엘레이맘25. 12. 18.
절대 사면 안되는 부동산
무지와 조급함이 만났을 때 지금 돌아보면, 그때의 나는 내 집 마련에 대한 욕망은 컸지만 부동산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은 거의 없는 상태였다. “부동산 안 하면 돈 못 번다”는 말을 지인들에게서 너무 자주 들었고, 분양 하나로 몇천, 몇억을 벌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마음은 점점 다급해졌다. 그러던 어느 가을날, 집 근처에서 유명 브랜드 아파트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분양된다는 광고를 우연히 보게 됐다. 대규모 단지, 좋아 보이는 입지. 그리고 무엇보다 내 마음을 사로잡은 한 문장. “계약금 500만 원만 넣어두시면, 나중에 꿈의 아파트를 받으실 수 있어요.” 지금 생각하면 황당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그 말이 구원의 손길처럼 느껴졌다. 500만 원이면, ‘인생에서 한 번쯤은 도전해볼 수 있지 않나’ 싶었다. 조합원 동의율이 96% 이상이고, 이미 공사 직전 단계라는 설명에 나는 그저 “곧 공사를 시작하겠구나”라고만 생각했다. 부동산 초보였던 나는 ‘조합’이라는 단어가 왜 위험 신호인지도 몰랐고, 그저 “분양이랑 비슷한 구조겠지” 하고 넘겼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바로 계약금을 입금했다. 그 순간만큼은, 나도 드디어 ‘내 집 마련’의 문턱에 들어선 기분이었다. 며칠 뒤, 지인에게 그 아파트 이야기를 꺼냈다. “그거 지역주택조합 아니야?” 나는 어리둥절했다. “몰라… 그런가 봐?” 지인은 거의 펄쩍 뛰다시피 했다. “조합 아파트는 절대 건드리는 거 아니야. 다들 ‘거의 다 됐다, 곧 된다, 이제 삽 뜬다’고 말해. 그 ‘곧’이 10년이 될 수도 있어. 아니, 그 이상일 수도 있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처음으로 ‘지역주택조합’을 검색했다. 그리고 몇 시간 만에 확실히 알게 됐다. 아, 이건 내가 꿈꾸던 아파트 분양이 아니라 악몽의 시작일 수도 있겠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