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레이맘26. 04. 24.
1억 연봉의 저소득층과 150달러의 나무집
최근 미국에서 화제가 된 노숙인이 지은 나무집 미국에 오기 전까지 필자는 노숙자에 대한 개념이 크게 없었다. 서울역에 가면 볼 수 있는 사회의 가장 취약계층, 혹은 사업에 실패해 거리로 내몰린 사람 정도의 생각만 갖고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미국에 온 이후로는 이들에 대한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미국의 자본주의 시스템 아래에서는 누구나 노숙자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원인은 개인의 나태함이 아니라, 노동의 가치를 갈수록 짓누르는 구조적 결함에 있다. 한국에서 연봉 1억은 한때 성공의 지표였으나, 이곳 LA에서 4인 가족이 정부 지원을 신청할 수 있는 저소득층 기준은 62,000달러(약 9,000만 원)다. 안전한 동네의 2베드 렌트비가 3,000달러를 넘는 현실을 생각하면, 연봉의 반 이상이 주거비로 사라지는 셈이다. 미국의 주택 가격은 2000년대 초반 이후 실질 임금 상승률의 두 배 이상 속도로 올랐다. 임금이 아무리 올라도 자산 가격 상승을 따라잡지 못하는 구조 속에서, 해고 한 번은 곧 거리로의 추락을 의미한다. 노숙은 게으름의 결과가 아니라, 이 시스템이 예정해 둔 낙오의 자리인 셈이다. 이 냉혹한 현실의 끝에 LA 도심 안에는 '스키드로(Skid Row)'라 불리는 지역이 있다. 여행객조차 절대 가지 말라는 경고를 받을 만큼 위험하게 여겨지는 이곳은, 보도블록 위에 세워진 텐트들이 끝없이 이어진 대표적인 노숙자 밀집 지역이다. 노인과 어린아이 할 것 없이 집을 잃은 수많은 사람이 모여 살고 있지만, 집을 잃었다고 해서 그들이 한순간에 범죄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이 잃은 것은 '집'이지, 그들의 '존엄'이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