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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사우루스

"둘기맘님, 제발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지 마세요"

너구리읽는 데 약 4

"구구구.. 흐으흐으흥구구구구구."

"이게 무슨 소리야.?"

"비둘기 울음소리인가봐. 주방 창틀에 맨날 재네들 모여서 울고 있어."

독자 여러분들은 비둘기가 어떻게 우는지 아시나. 비둘기는 우리나라 도심 어디에서든 흔히 볼 수 있는 새지만 사실 우는 소리를 아주 가까이서 들을 일은 많지 않다. 다가가면 날개를 푸득이며 멀어지는 것이 비둘기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는 구일역 신혼집에서 사는 동안 비둘기 우는 소리를 아주 정확하게, 또렷히 자주 들었다. 주방 싱크대에는 작은 창문이 하나 있는데 그곳에 늘 비둘기들이 자주 앉아서 울고 있기 때문이다.

비둘기들은 보통 "구구구"라는 소리를 내지만 "흥흐으으응"같은 신기한 소리를 내기도 한다. 다만 가장 정확한 표현은 "구구구"가 맞는 것 같다. ㅎㅎ

뜬금없이 비둘기 얘길 꺼낸 이유가 있다. 최근 엘레베이터 앞 복도에 공고문이 하나 붙었다. "제발 비둘기 먹이를 주지 마세요!"라는 간절한 외침이었다.

이곳에 살고 있는 한 세대가 지속적으로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는 바람에 입주민 피해가 심각한 수준으로 커졌다는 얘기다. 공고를 붙인 사람은 관리사무소 측으로 주민 여러분 모두의 동참이 필요하다고 했다.

사연은 이렇다. 우리 옆동 7층에는 한 노부부가 산다.(사무소 측으로부터 그렇게 들었다) 놀라운 점은 이들이 밖으로 통하는 작은 방 창문을 열어두고 창가에 비둘기 모이를 준다는 점이다. 이들의 이름은 편의상 '둘기맘'으로 칭하겠다.

둘기맘은 밤이고 낮이고 창가를 열어둔다고 한다. 비둘기들이 아마 방 안까지 들어와 있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문제는 비둘기들이 해당 창가에 떼를 지어 앉아있다 보니 비둘기 울음소리 소음, 아래 층 및 해당 세대 아래 주차 차량에 비둘기 똥 피해와 함께 악취, 실외기 기계설비 고장 등 엄청난 피해가 유발되고 있다는 점이다.

또 다른 문제는 둘기맘 세대 바로 뒷편에 있는 다른 아파트형 오피스텔에도 비둘기들이 다수 창가에 출몰해 해당 지역 주민들도 민원을 제기했다는 점이다. 아마도 저 비둘기들은 여기 둘기맘이 계속 밥을 주면서 불러모은 것이리라. 비둘기들이 창가에 떼지어 앉아 특유의 울음소리를 매일 내고 있으니 주민들의 불편, 불안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나와 꼬북이(아내)가 이 집에 이사온 지도 벌써 2년이 됐다. 이 집은 지상주차장과 지하주차장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이 집에 살면서 몇개 없었던 불만은 늘 지상 주차 때 발생했다.

특정 지역에만 주차하면 차 본네트와 차량 외관에 늘 '새똥 테러'를 당했었다는 점이다. 처음 한 두번은 '내가 재수가 없나'라고 생각했다가 그곳에 주차하면 늘 같은 일을 당하자 그냥 막연히 '이 장소 위를 비둘기들이 지나갈 때마다 똥을 싸나보다'라고만 생각했다. 차마 위쪽으로 밥을 주는 둘기맘이 있고 비둘기들이 그곳에서 매일 주기적으로(?) 용변을 보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새똥은 산성이다. 그대로 두면 새똥이 묻은 곳은 부식된다. 새똥 묻은 자동차를 본 주인의 심정은 이 글을 읽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다.(아주 드릅다ㅜ)

문제는 아파트 외벽이다. 자동차야 주인이 닦으면 되지만 아파트 외벽에 붙은 새똥들은 그대로 고착화돼 해당 벽면은 부식될 가능성이 높다. 아파트에 엄청난 피해를 주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둘기맘 세대 인근 벽은 새똥이 흘러내린 듯이 살짝 검정색을 띠고 있었다. 저곳은 계속 부식되고 있는 셈이다.

공고문을 보니 관리사무소 측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경고를 줬단다. 하지만 둘기맘은 문도 안 열어주고 통화도 거부하는 상태란다. 문을 열어주지 않으니 집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 길이 없다. 온 집안이 비둘기 서식지가 된 것은 아닐까.. 만약 그렇다면 악취나 내부 시설 파괴 등 실내는 거의 사람이 살기 어려운 상태가 됐을 수도 있다.(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 관리사무소 측 주장이다)

이쯤되면 둘기맘 부부는 그냥 소통을 거부한 것 같다. 배째라 식으로 나오니 지자체 직원이나 경찰이 와서 집 안에 칩입하지 않는 이상 이 사태를 막을 방법은 없어 보인다. 관리소 측은 "관리사무소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비자율적 조치와 행정적 주의 촉구는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고 했다.

이제는 강제적 조치가 나올 차례다. 관리사무소 측이 굳이 공고문까지 붙인 이유는 이제 개별 민원을 요청해달라는 얘기다. 둘기맘이 피해를 입힌 여러 사례를 사진 등으로 증거를 남기고 구청에 민원을 대거 접수해 결국 구청과 경찰 차원에서 이 일을 해결해야 할 것 같다는 얘기다.

새똥 출범 지역. 저 주차자리는 그래서 항상 비워져 있다. 옆 차는 이미 새똥 테러를 당했다.

그렇다면 둘기맘에게 적용 가능한 처벌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관리사무소장에게 물어보니 둘기맘 부부는 아주 여러 건의 위법을 저지른 셈이란다.

가장 직접적인 위반은 공동주택관리법이다. 이 법은 소음·악취·오염물질 등으로 다른 세대의 주거환경을 해치는 행위를 명확히 금지한다. 비둘기 울음소리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배설물로 차량과 외벽이 오염되고, 실외기·설비까지 고장이 나는 상황이라면 이는 단순한 민원이 아니라 ‘주거환경 침해’에 해당한다. 관리사무소의 경고 후에도 행위가 계속되면 시정명령·과태료로 이어질 수 있다.

또 폐기물관리법도 위반하는 셈이다. 창문 밖으로 모이 또는 음식물을 던지는 행위는 ‘음식물류 폐기물의 무단 투기’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지자체에 따라 과태료 기준도 마련돼 있어 몇 만원에서 수십만원까지 부과될 수 있다. 일부 지역은 ‘비둘기 먹이 금지 구역’을 지정해 조례로 금지하고 있기도 하다.

피해가 눈에 보이는 만큼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도 발생할 수 있다. 차량 도장면 부식, 아파트 외벽 오염, 실외기 고장, 청소비·보수비 증가 등은 모두 경제적 손해다. 그 원인이 특정 세대의 반복적·고의적 행동으로 소급된다면, 다른 입주민이나 관리주체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위생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비둘기는 각종 세균과 기생충을 옮길 수 있어 감염병 예방 차원에서 지자체의 개입이 가능한 영역이다. 만약 세대 내부가 사실상 ‘비둘기 서식지’처럼 변해 위생 위험이 발생한다면, 보건소가 현장조사에 나설 근거가 생긴다.

상황이 악화될 경우 형사 문제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관리사무소의 정상적인 업무를 반복적으로 방해하면 업무방해죄, 외벽·시설물 훼손이 명백하면 과실 재물손괴죄 등이 적용될 수 있다. 형사 처벌까지 가려면 고의성과 반복성이 필요하지만, 지금처럼 경고 불응·소통 거부가 지속된다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아침 출근길에 해당 세대를 바라보니 여전히 창문이 열려있다. 이렇게 추운 한 겨울에도 창문을 열어두다니.. 비둘기들을 너무 사랑해서 한 휴머니즘 차원의 일이라 해도 이 일로 야기되는 피해가 너무 크다.

선한 의도든, 습관이든, 누군가의 삶을 침범할 수 있다면 조심해야 하는 것이 공동체 생활의 기본이다. 해당 일을 벌인 사람들이 노부부라고 하니 고령층에 대한 고집과 아집 등 편견은 더욱 강화되고 이미지는 더 나빠졌다. 비둘기들도 먹고 살아야지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내 차에 묻은 새똥을 바라보면 마냥 그렇게만 생각하기도 어려운 일이다. 부디 이 일이 잘 해결돼 더 큰 일로 번지지 않길 바랄 뿐이다.

댓글14

  • 오늘을살자2025년 12월 14일

    실화탐사대인가 봤는데 비둘기 똥테러 장난아니던데요 근데 주위피해슨 진짜 나몰라라하더라고요 진짜 이웃 잘만나야해요

  • 도로롱2025년 12월 15일

    캣맘 얘기는 들어봤어도 비둘기맘이라니... 하 아파트 단지내에서 그것도 심지어 지상 주차장 있는 단지내에서 저런 분이 이웃이면 진짜 스트레스 받겠어요.. ㅠㅠ

  • 눈사라밍2025년 12월 15일

    헐..대체 비둘기한테 밥을 왜 주는걸까요ㅠ

  • 호비2025년 12월 15일

    그렇게 비둘기 밥 주고 싶으면 개인주택에 살아야지 남한테 피해주지말고

  • 아기새2025년 12월 16일

    헉 요즘에는 둘기맘도 나오나 보군요?ㅋㅋ . 몰랐어요 .. ㅎㅎㅎ 길냥이에이어서 둘기맘이라니..

  • 봄호랑이2025년 12월 16일

    와 비둘기 밥은 줄수 있는데 줘도 밖에서 줘야죠 아파트 창문에서 주는건 진짜 아닙니다..

  • 익명2025년 12월 18일

    아니 어떻게 아파트 창문에서 비둘기 밥을 줄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네요; 세상에 상식이 다른 사람들이 많군요..

  • 호잇2025년 12월 19일

    ㅋㅋㅋ헐 비둘기한테 왜 밥을 주는거에요?? ㅠㅠ

  • 새우깡2025년 12월 20일

    주변에서 하지말라는대도 저러는 저의가 궁금하네요 실제 위법한 행위라고 하니 꼭 제제가 필요해보이네요

  • 와사비2025년 12월 20일

    캣맘들은 꽤 봤는데 둘기맘이신분은 처음 보는 거 같네요. 약간 도시 속에서도 흉물 느낌인데 왜 저렇게 하는 지 모르겠네요

  • 말차우유2025년 12월 20일

    생각해보니 비둘기가 우는 소리를 들은 기억이 없어요. 그런데 캣맘은 익히 들었는데 둘기맘은 또 처음 들어 봅니다.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고 싶으면 차라리 공터에서 주지 왜 아파트 창가에서 주나요? ㅜㅜ

  • 스위티자몽2025년 12월 21일

    아무리 좋은 마음으로 비둘기에게 먹이를 줬다고 해도 이웃에게 피해를 주는 일은 없어야죠.. ㅜㅜ 비둘기 극혐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주변 사람을 전혀 배려하지 않은 행동이라고 생각해요.

  • 펜트하우스2025년 12월 24일

    음.. 자연에서 사는 동물이나 조류 등도 스스로 먹이를 찾을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하죠 특히 비둘기는 공동주택에서 피해를 많이 보기때문에 조심해야하는데.. 주민에게는 배려가 없고 비둘기에게만 인자한 분이네요

  • 말차우유2025년 12월 31일

    공원에서 비둘기에게 먹이 주는 분들도 사실 이해가 어려운데.. ㅋ 왜 저걸 아파트 단지 내에서 하는 건지.. 그냥 본인 집 안에서 애완새를 키우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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