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사우루스

압구정 2구역 수주 철회 ‘변심’… 몰래 선물까지 줬는데

호랑이읽는 데 약 2

서울 압구정2구역 재건축 수주전이 결과적으로 싱겁게 끝났다. 당초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대결구도가 형성되면서 관심이 집중됐던 사업지였다. 하지만 삼성물산 측이 공식적으로 사업에서 손을 떼면서 현대건설 수주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졌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위치한 ‘압구정 2구역(신현대 9·11·12차 아파트)’는 1982년 준공된 1924가구 아파트 단지를 탈바꿈시키는 서울 최대 규모 재건축 사업 중 하나다. 한강 조망권, 압구정역 초역세권, 현대백화점 인접 등 입지적 강점으로 주목을 받았다. 공사비는 평당 약 1150만 원, 총 2조7488억 원에 달한다. 조합은 오는 9월 최종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이었다.

이곳 터줏대감인 현대건설과 신흥 강자인 삼성물산이 맞붙으면서 공식 입찰을 앞두고 두 회사 경쟁은 한껏 달아올라 있었다. 삼성물산은 혁신 설계·초고층 브랜드·공사비 리스크 부담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접근을 펼쳐 왔다. 현대건설은 브랜드 전통·정서적 유대·금융 안정망 구축에 집중하며 안정적인 신뢰성을 강조했다.

삼성물산은 지난 5월초 압구정 아파트 맞은편에 프라이빗 라운지 ‘압구정 S.Lounge’를 개관해 조합원 등과 적극 소통한 데 이어 세계적 건축설계사 ‘포스터 앤드 파트너스’와 손을 잡고 혁신적 대안설계를 준비해왔다. 또한 5대 시중은행 및 주요 대형 증권사와 협업을 통해 최상의 금융조건을 제공할 계획이었다.

특히 삼성물산은 조합원을 상대로 어버이날 행사를 열고 카네이션이 담긴 선물 박스를 전달하는 등 물밑작업도 서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 결과 삼성물산이 직접 준비한 선물에는 백화점용 고급 쿠키도 들어가 있었다. 새로 문을 연 S.Lounge를 다녀간 조합원들에게도 디퓨저와 쿠키를 선물로 증정했다. 시공자선정총회 개최 전 이 같은 불법 홍보가 이뤄진다면 퇴출당하거나 입찰보증금을 몰수당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물산의 이 같은 노력에도 결정적으로 수주 경쟁에서 발을 뺀 이유는 조합 조건을 충족시킬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삼성물산은 압구정2구역을 세계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단지로 만들기 위해 글로벌 설계사와 금융사와의 협업을 추진해왔으나, 조합의 이례적인 입찰 지침으로 인해 준비한 내용을 제안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문제의 입찰 지침은 조합이 최근 대의원회의를 통해 확정한 사항이다. △대안설계 범위 대폭 제한 △모든 금리 CD+가산금리 형태 고정 △이주비 LTV 100% 초과 불가 △추가 이주비 금리 제안 불가 △기타 금융기법 제안 불가 등으로 구성됐다.

삼성물산의 이 같은 결정에 현대건설도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그간 시공권을 따내기 위해 무리한 혜택을 마련해놨기 때문이다. 특히나 압구정2구역의 ‘현대’ 브랜드 상징성을 키우기 위해 학교법인 서울현대학원과 유휴부지 개발과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현대고 인근 유휴 부지에 초등학교와 국제학교를 유치해 압구정동을 강남권을 대표하는 주거·교육·문화 복합 인프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을 공개했다. 현대고는 강남 8학군을 대표하는 명문 사립고로, 현대그룹 창업주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설립한 교육기관이다.

무엇보다 현대건설은 ‘압구정 현대(압구정 現代)’ ‘압구정 현대아파트’ 등 4건의 상표를 특허청에 출원하며 브랜드 보호에도 신경을 썼다. 삼성물산이 없었다면 수익성을 위해 애시당초 불필요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매물은 거의 품절 상태다, 매수 문의는 30~40대 전문가층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재건축 기대감으로 대기 매수자 다수라는 평가다. 최근 70평대 한강 뷰 매물 호가가 100억 원에 육박, 실제 거래는 96억 원에 이르렀다.

70층 초고층 설계로 인해 조합원이 보유한 108㎡를 같은 공급면적인 84㎡로 받을 경우 분담금이 약 2억 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간 평형 유지 시 분담금은 상대적으로 낮은 2억원 수준으로 예상되지만, 대폭 평형 확대 시 부담은 30억 원대 후반까지 내다보는 의견이 많다.

압구정2구역 재건축 수주전은 삼성물산의 전략 철회로 일단락됐다. 이를 통해 조합 입장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도 명확해졌다. 과도한 조건 제한은 시공사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반영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단지 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셈이다.

현대건설은 브랜드와 전통, 교육 연계 자산을 무기로 독주에 나설 수 있는 기회를 확보했지만, 앞으로의 과제는 조합 기대에 부합하는 실현 가능한 설계와 안정적 금융 조건의 실천 여부가 될 것이다.

댓글 21

  • 뽀송함 · 2025년 6월 24일

    결국 조합원 요구가 과도하다고 판단해서 삼성물산이 발을 뺐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걸까요?

  • 수도권닷컴 · 2025년 6월 24일

    안될 것 같으니 튄 거지

  • 따나따나 · 2025년 6월 24일

    압구정은 당연히 현대 아닌가요?

  • 떡상 · 2025년 6월 24일

    이야~ 고럼 현건이 수의계약이네 ㅋㅋㅋㅋ 현건이 갑이 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지금 즐겨라 압구정2 조합원들아

  • 안젤라 · 2025년 6월 24일

    압구정 현대라는 이름에서 주는 값어치 + 현대백화점까지 묶어서 개발

    애초에 삼성이 이기기 쉽지 않아요

  • haran · 2025년 6월 24일

    네 삼성물산이 뭐가 아쉽다고 조합원들이 해달라는거다해주겠어요 그거 안해도 잘 나갑니다

  • haran · 2025년 6월 24일

    삼성물산 측에서 계산 다 끝났고 이익없다 라고 판단해서 접은거죠 현대건설한테 질까봐? 삼성물산이요? 이기려고 마음 먹고 덤볐으면 우리나라에서 삼성물산 이길 수 있는 시공사가 있나요? 자본력도 압도적으로 삼성물산 우위인데요

  • 임천 · 2025년 6월 24일

    딴 데는 모르겠는데 압구정은 질 수도 있어 수익성 안난다는건 핑계고 사실은 현대쪽이 될 가능성이 높으니 접은거지 저거 져봐라 바로 삼성물산 2위라는 인식 박히는데 하겠으? 확실한 승리 아니면 안덤비지 지금 발 잘 뻈다 삼성물산아

  • 임천 · 2025년 6월 24일

    도망자 : 삼성물산

    2구역 버리고 4,5구역 몰빵? 과연 될까? ㅋㅋ

  • 하회탈 · 2025년 6월 26일

    "압구정현대" 상표까지 출원했자녀 ㅋㅋ 현대가 본진 지키려고 완전 애쓰는 느낌

  • 갓또기 · 2025년 6월 26일

    조합이 욕심부리다 오히려 현대 독점되서 별로일듯?

  • 치킨 · 2025년 7월 29일

    압구정 2구역 재건축 수주전이 삼성물산의 전략 철회로 일단락이 되었군요 이를 통해 앞으로 어찌될런지..

  • 와사비 · 2025년 8월 1일

    반응만 봐도 삼성물산이 발을 뺼 이유가 충분해 보이네요

  • 새우깡 · 2025년 8월 5일

    여기는 현대쪽이 유리해보이긴하네요

  • 호우호우 · 2025년 8월 7일

    하긴..삼성물산이 그럴리가 없겟지요..역시 발을 뺀이유가

  • 팽오리 · 2025년 8월 12일

    다 이유가 있었나보네유

  • 호잇 · 2025년 9월 7일

    현대쪽이 유리한거 같아요 ㅎ

  • 스위티자몽 · 2025년 10월 10일

    현대건설이 최종적으로 압구정 2구역 재건축 사업을 수주했다고 하던데 잘 되면 좋겠네요.

  • 말차우유 · 2025년 10월 10일

    조합 조건을 충족시킬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삼성물산이 발을 뺀 거였군요. 뭐든 너무 제한해도 오히려 해가 되기 마련이죠.

  • 오늘을살자 · 2025년 10월 12일

    진짜 조합원이 문제인곳도 많더라고요..하 이러면서 빨리되길 원하는건 문제가 있ㅛ

  • 창조경제 · 2025년 10월 12일

    진짜 경쟁하게해야지. 머리 잘못 썼네요. 이젠 분위기가 바뀌었겠어요.

함께 보면 좋은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