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부자들은 왜 언덕 위에 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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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의 다운타운 전경. / 픽셀
처음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왔을 때, 다운타운 쪽에 나가보려고 하니 주변 사람들이 치안에 대해 신신당부하던 기억이 납니다. “치안이 아주 좋지 않으니 거리에 걸어 다니지 말아라” “거리에 노숙자가 많고 노숙자가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으니 조심해라” 등 우려 섞인 목소리와 조언들이 이어졌죠.
아니, ‘꿈과 낭만의 도시’ LA가 아니던가? 이렇게까지 신신당부해야 할 정도일까? 영화 ‘라라랜드’ 속 로맨틱한 분위기만 상상하고 있던 저는 주위의 우려에 대해 그저 ‘기우겠지’ 하는 마음이 있었어요.
다운타운에 도착해 가고 싶었던 독립서점에 가려고 차에서 내려 몇 걸음 걷는 순간, 저는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담배 냄새와 오줌 냄새 같은 지린내가 뒤섞인 불쾌한 악취가 거리 전반에 만연해 있었던 겁니다.
'얼른 서점으로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하며 발걸음을 재촉하던 그때, 누군가가 “헤이, 레이디~”하며 눈앞에 불쑥 튀어나왔어요. 정말 어디서 나타난 건지도 모르게 갑자기 말입니다. 저는 당황한 나머지 한국말로 “엄마!”하고 외치고 말았죠. 그는 노숙자였습니다. 마트에서 이용하는 쇼핑 카트에 이것저것 자신의 짐들을 싣고 끌고 다니며 지나다니는 사람들에게 불현듯 말을 걸거나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요구하고 있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의 조언을 허투루 듣지 말아야겠구나 싶었죠. 이날 겪은 일련의 일들은 이후 다운타운에 나갈 때마다 흔히 겪는 일이 됐고, 지금은 다운타운에 갈 시 최대한 차로 이동하고 거리를 걷는 일은 최소화하며 아주 조심히 다니게 됐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의 베벌리힐즈 거리 풍경. / 베벌리힐즈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부자들이 언덕 위에 사는 이유?
LA 카운티는 88개의 도시로 형성돼 있는데요. 제가 살고 있는 곳은 LA 카운티 내 가족 친화적인 분위기의 한 도시, 사람들이 북적이는 구역과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언덕에 형성된 주택가입니다. (물론 저는 부자가 아니고, 집은 임대입니다.)
한국에 살 때는 편의시설이 가까운 것을 최고라고 여겼는데, 언덕 위에 거처를 구하게 된 것은 ‘치안’이 가장 큰 이유였죠.
한국은 도심지, 역세권, 교통 편의성, 인프라 접근성 등이 주거지를 선택할 때 중요한 요소로 꼽히고 집값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요. 미국은 이와 다르게 프라이빗한 환경, 희소성이 있는 지역, 좋은 전망 등이 높은 가치를 지니며 많은 이들이 주거지를 선택할 때 선호하는 요소로 꼽혀 집값을 높이는 경향이 있죠.
언덕 위 지역은 프라이빗하며 희소성이 있고, 바다나 도심 등 멋진 전망을 누릴 수 있기에 대부분이 선호하는 요소가 두루 갖춰진 지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LA 카운티 지역만 보더라도 베벌리힐스, 할리우드 힐스, 히든 힐스, 팔로스 버디스 에스테이츠, 롤링 힐스 등 언덕 위의 지역들이 부촌으로 여겨지며 많은 부유층이 이곳에 거주하고 있죠.
이뿐만 아니라 언덕 위 지역은 제가 앞서 언급한 ‘치안’에 있어서 좋은 환경을 형성합니다. 언덕 위에 위치한 집들은 경사가 가파르기 때문에 거주민이 아니라면 평지의 집들보다는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는 자연스럽게 안전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죠.
또한 집들이 고도가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창문을 통해 주변을 살펴보는 것이 쉬울 수 있는데요. 이는 외부를 감시하기 유리하고, 이웃끼리 서로 보안을 신경 써 주기에도 용이할 수 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베벌리힐즈 지도 및 주택 매물 분포. / 리얼터닷컴 화면 갈무리(지도 구글맵 제공)
언덕 위의 집, 얼마나 비쌀까?
그렇다면 언덕 위에 위치한 집들은 평지에 위치한 집들과 비교해 얼마나 비쌀까요?
LA 카운티 내에 언덕 위 위치한 부촌이 여럿 있는데요. 먼저 LA 카운티 전반의 주택 가격을 살펴보고 그 중 LA 카운티 서부의 대표 부촌 베벌리힐스, 남부의 대표 부촌 팔로스 버디스 에스테이츠의 주택 가격을 살펴보도록 할게요.
미국 부동산 정보 플랫폼 리얼터닷컴(realtor.com)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LA 카운티 전체에 매물로 나온 주택은 모두 6만9301가구 입니다. 해당 매물들의 주택 중간 가격은 99만9000달러(약 14억7163만원)입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베벌리힐즈의 A 주택 매물. / 리얼터닷컴 화면 갈무리
그렇다면 베벌리힐스와 팔로스 버디스 에스테이츠는 어떨까요? 먼저 베벌리힐스를 볼게요. 베벌리힐스에 매물로 나온 주택은 341가구, 해당 매물들의 주택 중간 가격은 650만달러(95억7385만원)로 형성돼 있고 최고가 매물은 1억2600만달러(약 1855억8540만원)입니다.
베벌리힐스의 개별 매물을 한번 살펴볼까요?
A) 1927년에 지어진 방 3개, 욕실 2.5개 1450스퀘어피트(약 40.8평)의 주택은 219만9000달러(약 32억3847만원)에 매물 가격이 형성돼 있습니다.
B) 1949년에 지어진 방 3개, 욕실 2.5개, 2281스퀘어피트(약 64.2평)의 주택은 248만8000달러(약 36억6408만원)에 매물이 올라와 있습니다.
같은 기간 팔로스 버디스 에스테이츠에 매물로 나온 주택은 261가구, 해당 매물들의 주택 중간 가격은 390만달러(약 57억4431만원), 매물 최고가는 2980만달러(약 439억1030만원)입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팔로스 버디스 에스테이츠 지도 및 주택 매물 분포. / 리얼터닷컴 화면 갈무리(지도 구글맵 제공)
이번에는 팔로스 버디스 에스테이츠의 개별 매물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팔로스 버디스 에스테이츠의 A 주택 매물. / 리얼터닷컴 화면 갈무리
A) 오션뷰를 누릴 수 있는 매물로, 1960년에 지어진 방 3개, 욕실 2.5개 2391스퀘어피트(약 67.3평)의 주택은 325만달러(약 47억8660만원)에 가격이 형성돼 있습니다.
B) 해안가와 인접해 있는 매물로, 1954년에 지어졌고 방 3개, 욕실 2개, 1813스퀘어피트(약 50.9평)의 주택은 209만5000달러(약 30억8552만원)입니다.
(사진: 픽셀, 베벌리힐스 홈페이지, 리얼터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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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2
릴리 · 2025년 4월 9일
예전에 들은 건데 일본은 바다와 강에 가까울수록 치안이 안 좋아서 집값 싸다고 하더라구요 그대신 산으로 갈수록 땅값이 비싸다고요 이점은 일본이랑 미국 비슷한 것 같네요 ㅎㅎ
구룡포과메기 · 2025년 4월 9일
일본은 지진 땜시
세은아빠 · 2025년 4월 9일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는 뷰 다들 좋아함 (나도 마찬가지)
토끼풀 · 2025년 4월 9일
미국 부촌 = 일본 부촌 = 국내 평창동이나 성북동 느낌인건가요..?
atm도비 · 2025년 4월 9일
어딜가나 찐 부자들은 산자락 저택에...
atm도비 · 2025년 4월 9일
미국에 아는 사람도 없고 살아본 적도 없어서 단편적인 지식만 습득하게 되어서 요런 생생한 글들이 마음에 쏙 듭니다 백만장자 많은 도시 1위가 뉴욕이고 6위 LA ..근데 미국 젊은 부자들 뉴욕이랑 LA 떠나고 있다고 하니 참 아이러니 한 것 같습니다
샤인머스캣 · 2025년 4월 9일
홍콩도 집값이 고도가 높을수록 비싸던데... 베벌리힐스랑 비슷한 이유일까요!!근데 최고가랑 가격차이가 완전 천차만별이네요??얼마나 다르길래 그런지 궁금해요😆
우린깐부 · 2025년 4월 9일
글쓴님 덕에~~한번도 가보지 못한 미국 생활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많은걸 알고가는것 같아요~~^^*역시 나라가 커서 그런지 부촌도 스케일이 다르네요~~~~아~죽기전에 살수있으려나~~ㅋㅋㅋ
웃으면된다고생각해 · 2025년 4월 10일
뷰좋은게 죽이긴하지ㅇㅇ전망대도 돈받잖어 와 근데 차이 심하긴하네 나도 미국한번 살아보고싶은데 살아볼날이 잇으려나;;;;노래에서나 들어본 웰컴투베벌리힐즈 살아보고싶네 쩝
습관의힘 · 2025년 4월 11일
여기 아니면 미국 이야기 접할길이 없는데 미국 이야기 많이 알게되서 신기하네요 ㅋㅋㅋㅋㅋㅋ 문화가 달라도 이리 다른가
마포경찰관 · 2025년 4월 11일
그런거 아니예요? 그냥 딱 우월심리? 나라들끼리 경쟁하듯이 더 높은 건물들 짓는다고 그러잖아요
그래야 더 부강해보인다고 딱 그정도 같은디
바로미터 · 2025년 4월 11일
결국 살기좋은동네라는게 단순한 부동산 스펙이 아니라 커뮤니티와 환경이 오랫동안 만들어지는거 같아요 부럽다 진심으루다가..
방구석분석가 · 2025년 4월 11일
으헉 36억짜리 집이면 제 인생 10회차쯤에 재도전하면 가능할듯요 비트야 올라라
팔로우미 · 2025년 4월 11일
하지만 한국이 쵝오임 다운타운 이런데 가봐 얼마나 무서운뎀 밤에는 특히 절대 못나가는곳이 미국이라구요ㅜ
각지사랑 · 2025년 4월 11일
운전 필수고 대중교통 개불편~ LA 살려면 운전습관 딥따 중요!
오아시스 · 2025년 4월 11일
ㅋㅋㅋㅋ팔로스 버디스 집값 57억 보고 아~ 이런 세상도 있구나 감상만 하고 갑니다
머니트리 · 2025년 4월 11일
한국은 너무 빠르게 바뀌는 걸 원하지만, LA 부촌들은 느려도 단단히 자리 잡은 느낌입니당 도시계획 차이도 느껴져요
빠꼬미 · 2025년 4월 11일
완전 그사세죠 ㅋㅋㅋㅋㅋ 쳐다도 안봐요 완전 다른 세상이라 그런가부다 함
집좀사자 · 2025년 4월 12일
역시 LA부촌은 클라스가 다르긴 하네요. 언젠간 꼭 살아보고 싶네요. 물론 그럴 일 없겠지만요. 다 가격이 비슷비슷한 줄만 알았는데, 거기서도 급이 나뉘는 군요. 씁쓸해지는 현실입니다.
Easy 부동산 in the USA · 2025년 4월 17일
미국의 경우에는 오션뷰를 누릴 수 있는 해안가의 집들도 인기가 좋은 편이랍니다😊
아기새 · 2025년 8월 18일
와 진짜 부촌은 다르기는 다른가 봅니다 .ㅠㅠㅠㅠㅠ 미국부자들은 완전 그들이 사는 세상이네
빅토리아 · 2025년 9월 18일
진짜 확실히 부촌은 느낌이 다른거 같아요 ..ㅋㅋㅋ 진짜 완전히 그들이 사는 세상이네요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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