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사우루스

9화 룰루레몬 테슬라 스타벅스의 진짜 의미

엘레이맘읽는 데 약 3

레깅스만 보면 이 심볼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미국에 처음 왔을 때, 내 눈을 가장 사로잡은 건 룰루레몬이었다.

내가 가장 입고 싶었던 브랜드였기 때문이다. 요가하는 사람이 이 정도는 입어줘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있었던거 같다.

그럼에도 한국에서는 쉽사리 손이 안나가는 고가 브랜드였지만,

여기선 마트에서도, 산책길에서도, 아이 픽업길에서도 당연하다는 듯 입고 있었다.

그 모습은 내게 꽤 낯설었다. 비싼 가격덕에 해외직구로나 사는 고가의 브랜드였는데 마치 이 동네의 교복처럼 느껴지다니..

"미국 사람들은 정말 다 잘 사나 봐."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알게 됐다.

이 소비는 ‘남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내 몸에 가장 편한 옷, 유모차끌면서 조깅하는 옷, 오늘 뭐입지 고민할필요없이 그냥 편하게 걸치고 나가는 바로 그런 옷이었다.

그들에게 룰루레몬은 비싸지만 남들도 다 가지고 있는 브랜드가 아니라 내 삶의 질을 높이고 좀 더 활기차게 만들어 줄수 있는 아이템일 뿐이었다. 

모델3, 모델Y뿐 아니라 최근엔 더 자주 보이는 사이버트럭

그다음으로 눈에 들어온 것은 도로를 가득 채운 테슬라였다.

솔직히 말하면, 한국에서 테슬라를 타는 사람을 보면

“오, 성공했나 보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리고 나도 성공하면 테슬라 한대 탈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 차의 기능이나 철학보다는

‘비싼 차’라는 이미지가 더욱 그 차를 매력적으로 만들고 있었다. 

하지만 이곳에선 달랐다.

친환경에 앞장서는 사람이라는 자부심, 경제적인 선택을 통해 삶을 합리적으로 살겠다는 사람들의 평범한 선택이었다.

'대단한 차'라기보단, '내 삶의 방향에 맞는 차'였던 것이다.

미국내 일반 마트안에 입점되어 있는 스타벅스

그리고 스타벅스.

한국에선 브랜드 자체가 가진 이미지가 중요했다. 커피한잔으로 내가 고급져 보일수 있는 브랜드였다. 내겐 공짜 쿠폰이 없다면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덕에 마시지 않았을 커피한잔. 서민이 마시기엔 비싸네 마네라는 논란까지 일으켰던 커피브랜드였지만 여기선 그저 동네 마트 어디에나 입점해 있는 커피한잔 이었다. 동네 마트에서 지인들과 인사하며 하루를 여는 루틴이자 스스로를 챙기는 작고 단단한 의식같은 느낌. 그게 다였다. 

한국에서는 늘 뭔가를 ‘빨리’ 해내야 하는 기분에 쫓겼다.

소비마저도, “뒤처지면 안 된다”는 압박에서 비롯된 선택이 많았다.

빠르게 변하는 트랜드를 너무 나몰라라 하는 삶은 불안감을 유발하는 요소가 되었다.

내가 가진 것들이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지를 생각하지 않는다는건 너무 아웃사이더적인 삶이였다.

그런데 여기선 달랐다.

브랜드의 유무가 중요한게 아니라 나다움을 표현할수 있느냐 마냐가 중요했다.

일상은 늘 나를 중심으로 흐르고 있었고 내가 한 선택은 온전히 나를 위한 선택이었다.

그 차이가 참 컸다.

주말마다 열리는 유기농 채소 마켓

그건 집을 고를 때도 마찬가지였다.

처음엔 이 동네 부동산 시장이 너무 조용해서 이상하게 느껴졌다.

“무슨 동네가 5년전 보다 고작 이 정도밖에 안 올랐대?”  코로나 탓인가 했지만 많은 집들이 매수매도가 10년에 한번 일어날까 말까 였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며 조금씩 이해하게 됐다.

여기선 집값이 ‘오르기 위해서’ 오르는 게 아니라, ‘살기 좋아서’ 오르는 구조였다. 이 동네가 내 동네다 싶으면 이사가는 일 없이 그냥 아이들 낳고 쭉 살아가는 방식.

산책로가 잘 되어 있고, 로컬 상점들이 살아 있고, 이웃과 눈인사를 나눌 수 있는 커뮤니티가 있는 동네.

동네 주민들이 서로의 cctv가 되어 주어 삶을 더욱 안전하게 만들어 주는 동네.

마치 한국에선 작은 시골마을에서나 볼법한 동네의 모습이었다. 

그런 요소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천천히 집의 가치를 만들어나가는 모습이 느껴졌다.

과연’부동산의 진짜 의미’는 무엇일까.

빠르게 올라 나의 자산가치를 높여주면 그게 곧 나의 행복과 직결되는 걸까?

세계 명상 1위국가 미국 (출처 : 나무위키)

얼마 전, 로컬 지인의 집에 간 적이 있다.

겉보기엔 평범한 단층집이었다.

하지만 가장 인상 깊었던 공간은 ‘명상실’이었다.

작은 방 하나에 요가 매트, 디퓨저, 낮은 조명 하나. 그 방은 오롯이 그녀 자신을 위한 공간이었다.

“이 방은 내가 하루 동안 겪은 불안과 스트레스를 치유하는 곳이야.”

그 말에 가슴이 찌릿했다. 예쁜 인테리어나 고급 가구보다 그 집에 흐르는 ‘삶의 방식’이 훨씬 멋졌다.

가끔은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한국에서 나는 얼마나 많은 것을 ‘남들에게 괜찮아 보이기 위해’ 선택해왔을까?

여기서는 그냥, 내가 좋아서 하는 일, 내 몸과 마음이 원하는 선택, 그런 것들이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

그리고 그런 작은 선택들이 조금씩 삶의 밀도를 높이고, 동네의 가치가 되고, 집의 매력이 되고,

결국은 ‘지속 가능한 삶’으로 연결된다.

주말이면 온가족이 다 함께 스포츠를 즐기는 풍경을 흔히 볼수 있다

그래서 요즘 나는 ‘얼마짜리’보다 ‘어떤 의미’가 담긴 선택을 하고 싶다.

브랜드보다 나 자신.

타인의 시선보다 내 루틴.

단기적인 오름보다 장기적인 축적.

그게, 내가 미국에서 찾은 가장 조용하고도 강력한 매력 포인트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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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3

  • 샤인머스캣 · 2025년 3월 31일

    역시 생각의 차이군요...🥺 룰루레몬 레깅스 하나도 비싸서 쩔쩔매고, 테슬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은 부자인줄 알았는데😅 역시 나라가 커서 시야가 넓은걸까요?ㅜㅜ 우리나라는 너무 남신경을 많이 쓰는것 같아요.. 엘레이맘님 글을 읽고 머리가 띵하네요🥺

  • 범내려온다 · 2025년 4월 1일

    유전적인 영향 무시 못합니다 미국이나 유럽 서양인들은 FAAH 유전자 활성이 낮아 현재에 만족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경쟁보다 삶의 질을 중요시 여기죠 반대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FAAH 유전자 활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현재에 만족하기가 어렵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발전하려고 하죠 행복보다는 성취를 중요시 여기고 실제로 성취했을 때 행복함을 느낍니다 그렇게 세팅되어 있습니다 노력으로 어느정도 극복은 가능하겠지만 유전적으로 그렇습니다

  • 일반 · 2025년 4월 1일

    음.. 서양인은 행복 자체를 중요시 여기구 우리는 성취를 통해 행복을 찾는다고 보면 될까요?

  • 범내려온다 · 2025년 4월 1일

    <@U3G1I7K1N> 그렇습니다. FAAH 유전자 활성이 낮으면 아난다마이드가 오래 지속되고 FAAH 유전자 활성이 높으면 아난다마이드가 빠르게 분해 되는데 여기서 아난다마이드가 행복을 결정하는 유전자입니다. 흔히 행복유전자라고도 불리죠. 아난다마이드가 많이 분비될수록 긍정적이고 행복한 감정을 쉽게 느낀다라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쉬울 겁니다

  • pipioi · 2025년 4월 1일

    아~ 우리가 행복지수 낮은건 다 조상님탓이네 ㅋㅋㅋㅋㅋ

  • 살랑 · 2025년 4월 1일

    미국은 상류층과 하류층 간 격차 크고 사는 지역도 달라서 서로의 존재를 잘 모르는 경우 많음 비교대상 자체가 비등비등하니 그럴만도

  • 정월대보름 · 2025년 4월 1일

    아 나도 미국 살아보고 싶다

  • 팀꼬레아 · 2025년 4월 1일

    사계절이 뚜렷한 게 장점, 단점으론 그런 곳에 살다보니 머리는 좋아졌지만 감정 기복 역시 심해졌다

  • 팀꼬레아 · 2025년 4월 1일

    이런 내가 몇년전 미국 샌프란시스코 갔다왔는데 날씨가 너무 좋아서 그런가 나도 기분이 계속 좋더라 여기에 몇 달 더 묵으면 나도 성격 좋아질 것 같다는 생각 들 정도 였어 날씨가 사람 기분에 꽤 영향 크게 주는 것 같다

  • 우린깐부 · 2025년 4월 1일

    정말 날씨 영향도 있는것 같긴하네요~~~^^;그래서 한국이 빨리빨리 문화가 생긴걸까요ㅎㅎㅎ계절이 자꾸 바뀌니...~~라고 조심스레 추측해봅니다^^;;하지만 미국인들의 저런 마인드는 참 부럽네요

  • 집좀사자 · 2025년 4월 2일

    흔히들 하는 말이 있죠. 미국 어디인진 모르겠는데 그 나라 사람들은 너무 여유롭고 다들 성격이 좋다고, 호주도 그런 말이 종종 있던데 날씨가 한 몫 하는 건 맞는 것 같습니다. 저도 호주 다녀와보니 사람들이 왜 이렇게 여유롭고 요즘 말로 럭키비키들 밖에 없는지 알겠더군요.

  • 나안아... · 2025년 4월 4일

    사계절이 뚜렷한것도 이제 옛날말 같아요,,,,ㅠㅠ제 체감상 붬여르으으으음갈겨우우우우울인데 그래서 요새 사람들이 더 척박해진걸까요,,ㅠㅠ우리 모두 여유갖고 살아보면 좋을텐데ㅜㅜㅜㅜ

  • 머니트리 · 2025년 4월 11일

    남 눈치 안 보고 나 중심으로 선택하는 삶이라는게 말은 쉽지만 행동은 어려운 것 같아요ㅜ

  • 오아시스 · 2025년 4월 11일

    멋진 이야기긴 한데 현실적인 여유가 있어야 가능한 삶 아닌가요? 요가방 꾸미는 여유조차 부러운 사람도 많을 듯 합니다 ㅎㅎㅎ

  • 수미칩 · 2025년 4월 11일

    저도 많이 놨어요 ㅋㅋㅋㅋ 괜히 브랜드 옷 입고 그랬는데 지금은 편하면 장땡이라며 ㅋㅋ

    내 정신이 편하면 그게 제일이랍니다~

  • 부릉이 · 2025년 4월 11일

    스타벅스 얘기 완전공감이요 한국에선 커피값보다 컵 이미지가 중요한 느낌인데 저 나라는 그냥 일상에 녹아있는 루틴 같으네요 그게 사실 맞죠

  • 파죽지세 · 2025년 4월 11일

    요즘 저도 바쁜 일상에 카페가서 커피 가볍게 30분 마시는게 그렇게 힐링 되더라구요

    좋아 보이려고 라는 것보다는 나 스스로를 편하게 해주는 찰나의 순간이 큰 행복이되었어요

    명상실도 그런 의미로 접근해야 할듯하네요^^

  • 대부호시대 · 2025년 4월 11일

    테슬라 타고 싶었는데 지금은 걷기 명상 중입니다. 차 없어도 심신이 건강해지는 중이네욬ㅋㅋㅋㅋ

  • 평화주의자 · 2025년 4월 11일

    전 아직 놓지 못했나봐요 ㅋㅋㅋㅋㅋㅋㅋ 테슬라 매장 다녀왔는데 눈뽕 지대로 하고 왔네요 ㅋㅋ 글 보고 반성중

  • 미스터차차 · 2025년 4월 11일

    부랜드보다 나 자신이라고 외치며!!!! 오늘도 나이키 양말에 아디다스 신발, 뉴발 트레이닝복 입고 나감! 나만의 믹스매치랄까

  • 구마야 · 2025년 6월 16일

    룰루레몬 브랜드 이름이 동양인들이 발음하기 어려워하는 영어라서 지었다던데? 인종차별이져

  • 아기새 · 2025년 8월 18일

    헉 저는 처음보는데 ㅎㅎ 진짜 .. 멋지기는 한데 ㅎㅎ 현실적으로 여유가 좀 있어야하느거죠 ...

  • 새우깡 · 2025년 10월 11일

    미국이랑 비교하면 우리는 너무 부동산 그 자체에 매몰 되어 있는 느낌도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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