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서 세현이가 다닐 초등학교까지는 걸어서 5분이다.

작년 3월, 6년 동안 전세로 살던 동탄역 시범우남퍼스트빌 25평을 나와

청계중앙공원 건너편 동탄역 시범한화 꿈에그린 프레스티지 33평으로 이사했다.

같은 동탄역 시범단지 안에서 걸어서 13분 거리를 옮긴 셈이다.

왜 살던 단지를 두고 굳이 옆 단지로 갔느냐는 질문을 가끔 받는다.

돌아보면 다 세현이 때문에 내린 결정이었다.

동탄역 시범우남퍼스트빌 25평 전세 6년

2019년 3월, 결혼하면서 동탄역 시범우남퍼스트빌 25평에 전세로 들어갔다.

보증금은 2억 초반이었다. 서울로 출퇴근해야 해서 걱정이 없지는 않았다.

그래도 동탄역과 백화점이 가까운 게 좋았다.

이듬해 세현이가 태어났고 어린이집도 유치원도 단지 근처에서 다닐 수 있었다. 아이 키우는 동안 이사를 안 다녀도 되니 그게 참 편했다.

전세 계약은 두 번 넘겼다. 2021년 3월에는 계약갱신청구권을 썼다. 2020년 7월 31일부터 시행된 제도라 보증금 인상이 5% 안에서 멈췄다. 2023년 3월에는 시세대로 다시 계약했다.

그때부터 다음 만기에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2027년 3월이면 세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화성청계초등학교까지 5분

집을 알아보면서 배정 학교부터 봤다. 학구도 안내서비스에서 찾아보면 전에 살던 단지는 아인초등학교 통학구역이고, 지금 사는 단지는 화성청계초등학교 통학구역이다. 카카오맵 도보 길찾기로 재 보면 전에 살던 단지에서 아인초등학교까지는 653m, 걸어서 11분쯤 걸린다. 지금 사는 단지에서 화성청계초등학교까지는 336m, 5분쯤이다. 동탄청계초라고도 부르는 그 학교는 단지에서 길 하나만 건너면 된다.

다만 학구도 안내서비스에는 참고용이라 실제와 다를 수 있다는 안내가 붙어 있다. 그래서 입학 전에 교육지원청 안내로 배정을 한 번 더 확인할 생각이다. 1,817세대나 되는 단지라 같은 단지 안에서도 동마다 학교까지 걷는 거리가 달라서 집을 보러 다닐 때는 평면보다 동 위치를 먼저 따졌다.

6분 차이가 별것 아닌 것 같아도 일곱 살 걸음으로는 이야기가 다르다. 아내와 나는 출근 시간이 비슷해서 아침이면 셋이 같이 집을 나선다. 세현이를 같이 데려다주고 각자 회사로 가는데 내년부터는 그 길이 학교로 바뀐다. 우리한테는 평수보다 몇 분 걷는지, 큰길을 몇 번 건너는지가 더 중요했다. 학교가 어떤지는 다녀 봐야 안다. 그래도 걸어서 몇 분인지는 미리 알 수 있었다.

같은 33평인데 공원 건너를 고른 이유

전에 살던 단지에도 33평은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로 보면 2024년 33평(전용 84㎡대)은 동탄역 시범우남퍼스트빌이 10억 5천만~11억 9천만 원, 동탄역 시범한화 꿈에그린 프레스티지가 10억 5천만~12억 9천만 원 사이에서 거래됐다. 가격만 놓고 보면 크게 다르지 않아서 고민이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아내는 살던 단지에 그대로 남고 싶어 했다. 6년 동안 익숙해진 동선이 있었고 세현이 친구들도 대부분 그 단지에 있었다. 백화점까지 가는 길도 전에 살던 단지 쪽이 더 가깝다. 익숙한 곳에서 평수만 넓히자는 아내 말도 틀린 데는 없었다.

그래도 결국 공원 건너를 골랐다. 세현이가 언젠가 혼자 학교에 갈 날을 생각하니 마음이 그쪽으로 기울었다. 길 하나만 건너면 5분이니 걱정이 덜했다.

집은 세 곳을 봤다. 기준은 학교 쪽에 가까운 동, 남향, 너무 낮지도 높지도 않은 층이었다. 남향은 고민할 것도 없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대부분 남향을 좋아하듯 나도 해가 잘 드는 남향집이 좋다. 그렇게 남향 10층대로 정해 2024년 가을에 계약했다. 잔금은 전세 만기에 맞춰 2025년 3월에 치렀다.

두 단지 비교 표: 세대수, 배정 초등학교, 도보 거리, 2024년 33평 실거래

출처: 국토교통부 실거래(네이버페이 부동산·호갱노노 재게시), 학구도 안내서비스, 카카오맵 도보 길찾기(단지 위치 표시 지점 기준). 2026년 11월 확인.

두 단지와 청계중앙공원, 화성청계초등학교·아인초등학교의 위치 관계 개념도

이사한 뒤로 집값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올해 6월에는 같은 평형이 18억 4천만 원에 거래됐다는 소식도 들었다. 숫자만 보면 잘 샀다는 말을 들을 만하다. 그래도 그 숫자를 보고 고른 집은 아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나도 모른다.

내년 3월, 세현이가 길 하나 건너 학교에 가는 첫날이 오면 이 선택을 어떻게 기억하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