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신고 하면 대출∙청약 막힌다...'결혼 페널티' 뭐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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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각각 연봉 4000만원을 받는 30대 직장인 A씨와 B씨는 지난봄 결혼식을 올렸지만 혼인신고서는 아직 서랍 속에 있습니다. 전세자금을 빌리러 은행에 갔다가 "혼인신고를 하면 안 된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버팀목 전세자금대출 소득 기준은 부부합산 연 5000만원 이하, 신혼부부 전용도 7500만원 이하입니다. 각자일 때는 둘 다 자격이 있지만 혼인신고를 하는 순간 합산 8000만원이 되면서 함께 탈락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결혼을 하면 권장해서 이익을 줘야 되는데, 결혼을 하면 더 손해가 되게 설계되어 있는 게 부분적으로 좀 있는 것 같다. 그거는 저희가 다 찾아내서 그렇게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보름 뒤인 지난 8일 이 대통령은 엑스(X)에 '청년들의 목소리로 찾은 결혼 페널티 22개'를 공개했습니다. 이 가운데 부동산 관련이 21개입니다.

대출 8개, 소득을 합치는 순간 자격이 사라진다
①디딤돌 내집마련 소득요건 완화=부부합산 연소득 6000만원 이하가 기본, 생애최초·2자녀 이상 7000만원, 신혼부부 8500만원입니다. 각자 4500만원을 버는 남녀는 미혼일 때 각각 자격이 있지만 혼인신고를 하면 합산 9000만원이 되어 신혼부부 기준마저 넘깁니다.
②버팀목 전세자금대출 소득요건 완화=일반 5000만원, 신혼부부 7500만원입니다. 서울 맞벌이 신혼의 평균 소득을 감안하면 사실상 결혼과 동시에 창구가 닫히는 구간입니다.
③보금자리론 소득요건 완화=부부합산 7000만원(신혼부부 8500만원)이 기본선입니다. 주택가격 6억원 이하 요건까지 겹쳐 수도권에서는 대상 주택 찾기도 쉽지 않습니다.
④전세사기 피해자 대상 주택대출 소득요건 완화=피해자 전용 디딤돌 대출도 부부합산 연 7000만원이라는 벽이 있습니다. 피해는 개인이 봤는데 구제 자격은 배우자 소득까지 합쳐 따집니다.
⑤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 신청대상 확대=본인뿐 아니라 배우자도 주택 소유 이력이 없어야 합니다. 결혼 전에는 생애최초였던 사람이 과거 집을 가졌던 배우자를 만나는 순간 자격을 잃습니다. 상속으로 잠깐 지분을 가졌던 경우도 걸립니다.
⑥신생아 특례대출 출산·입양요건 완화=2023년 1월 1일 이후 출생아를, 그것도 2년 이내에 출산·입양한 가구만 대상입니다. 결혼 후 임신·출산이 늦어지면 혜택 구간을 통째로 놓칩니다.
⑦신생아 특례대출 신청대상 확대=디딤돌은 무주택 세대주가 원칙이고 1주택자는 대환 목적만 허용됩니다. 배우자가 소형주택 한 채를 갖고 있으면 출산을 해도 신규 구입 자금은 빌릴 수 없습니다.
⑧신생아 특례대출 맞벌이 소득기준 확대=부부합산 1억3000만원, 맞벌이 2억원입니다. 22개 중 가장 문턱이 높지만, 넘어서는 순간 연 1%대 금리가 시중은행 4%대로 바뀝니다.

청약 6개, 결혼이 가점을 깎는 역설
⑨신혼부부 특별공급 혼인기간 가점기준 개선=공공분양 우선공급 가점표는 혼인기간 3년 이하 3점, 3년 초과 5년 이하 2점, 5년 초과 7년 이하 1점입니다. 결혼 생활이 길수록 점수가 깎이고 7년이 지나면 자격 자체가 사라집니다.
⑩신혼부부 특별공급 청약요건 완화=맞벌이 소득 기준은 2024년 3월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소득의 140%에서 200%로 올랐습니다. 그러나 물량의 70%가 걸린 우선공급 구간은 여전히 100%(맞벌이 120%)입니다. 소득이 조금만 늘면 당첨 가능성이 희박한 잔여공급으로 밀립니다.
⑪예비신혼부부 청약 확대=입주 전까지 혼인신고를 하면 신청할 수 있지만, 유형에 따라 제한이 남아 있고 혼인 예정 사실을 입증해야 합니다. 결혼 시점을 청약 일정에 맞춰야 하는 구조입니다.
⑫신혼부부 특별공급 및 주택대출 요건 확대=특공과 정책대출은 소득·자산·무주택 요건을 각각 따로 봅니다. 특공에 당첨돼도 대출 기준을 넘겨 잔금을 못 치르는 사례가 나옵니다.
⑬신생아 특별공급 출산당 청약기회 추가허용=특별공급은 1세대당 평생 한 번이 원칙입니다. 둘째, 셋째를 낳아 집이 좁아져도 다시 신청할 길이 없습니다.
⑭결혼 후 소형 2주택 보유세대 청약신청 허용=전용 60㎡ 이하이면서 공시가격 수도권 1억6000만원(지방 1억원) 이하 소형·저가주택은 한 채까지만 무주택으로 봅니다. 각자 원룸 한 채씩 갖고 있던 남녀가 결혼하면 두 채가 되어 곧바로 유주택 세대가 됩니다.

세제 6개, 6억 아파트 취득세가 8배로
⑮생애최초 주택 구입 취득세 감면 확대=취득가액 12억원 이하 첫 주택에 최대 200만원(공동취득 300만원)을 깎아주는데, 배우자도 주택 소유 이력이 없어야 합니다. 대출과 똑같은 '배우자 이력' 조항이 세제에도 있습니다.
⑯신생아 주택구입 취득세 감면 확대=출산일부터 5년 이내 12억원 이하 주택을 사면 취득세를 500만원 한도로 면제합니다(2028년 말까지). 다만 1가구 1주택이어야 해 배우자가 집을 갖고 있으면 대상에서 빠집니다.
⑰결혼 후 2주택자 취득세 중과 제외 확대=1주택자와 무주택자가 혼인신고 전에 무주택자 명의로 집을 사면 일반세율 1~3%입니다. 신고 뒤에 사면 배우자 주택까지 합산돼 조정대상지역에서 8% 중과를 맞을 수 있습니다. 6억원짜리 같은 집의 취득세가 600만원에서 4800만원으로 뜁니다(서울경제 8월 9일).
⑱일시적 2주택자 취득세 중과 제외 확대=종전 주택을 3년 안에 팔아야 일반세율이 유지됩니다. 기한을 넘기면 중과세액과 가산세가 추징됩니다. 각자 집을 갖고 결혼한 부부에게는 처분 압박이 그대로 걸립니다.
⑲주택담보대출 이자상환액 소득공제 확대=취득 당시 기준시가 6억원 이하 주택을 장기 주담대로 사면 연 600만~2000만원의 이자를 소득공제 받습니다. 그런데 연말 기준 세대 보유 주택이 2채 이상이면 배제됩니다. 각자 1주택이던 남녀가 결혼하면 두 사람 모두 혜택을 잃습니다.
⑳혼인 관련 세액공제 불이익 개선=결혼세액공제는 혼인신고를 한 해에 1인당 50만원씩 부부 최대 100만원을 생애 한 번 공제합니다. 2024년부터 2026년 말까지 한시 제도여서 올해가 마지막이고, 낼 세금이 적은 저소득 신혼은 혜택을 다 받지도 못합니다.
나머지 두 개는 ㉑기초생활보장·지자체 청년 월세 지원 수급자격 유지와 ㉒부부군인 주택수당 지급 확대입니다. 앞의 것은 결혼하면 가구 소득이 합산돼 수급에서 탈락하는 문제, 뒤의 것은 부부가 모두 군인이어도 주택수당은 한 사람 몫만 나오는 문제입니다.
방향은 이미 일부 드러났습니다. 재정경제부가 8월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는 결혼세액공제를 폐지하고 보조금으로 전환하는 방안, 따로 사는 무주택 부부가 각각 주택임차 소득공제를 받도록 하는 방안, 주택청약종합저축 소득공제 상시화가 담겼습니다. 근로장려금 맞벌이 소득 상한도 3800만원에서 4800만원으로 올랐습니다.
속도는 항목마다 다릅니다. ①~⑧ 대출 요건은 시행령·고시 사항이라 정부 결정만으로 비교적 빨리 손볼 수 있습니다. ⑨~⑭ 청약은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 사안입니다. 반면 ⑮~⑱ 취득세는 지방세특례제한법, ⑲는 소득세법을 고쳐야 해 국회를 거칩니다. 정부는 이달 말 내년도 예산안에서 개선 방안을 내놓을 전망입니다(머니투데이 8월 9일). 다만 대출 소득요건 완화는 가계부채를 늘려 현재의 대출 규제 기조와 부딪히고, 취득세 감면은 지방재정 감소로 이어집니다. 1인 가구 역차별 논란도 남습니다.
수요자는 네 가지를 챙겨야 합니다. 첫째, 판정 시점입니다. 취득세는 취득일, 청약은 입주자모집공고일, 대출은 신청 시점의 상태로 갈립니다. 순서만 바꿔도 수천만원이 달라집니다. 둘째, ⑤와 ⑮처럼 '배우자 이력'이 걸린 항목은 결혼 전에 쓰는 것이 유리한지 먼저 따져야 합니다. 셋째, 출산 계획이 있다면 ⑥~⑧ 신생아 특례가 소득 기준이 가장 넓고 사실혼 출산 가구도 포함됩니다. 넷째, 세법과 규칙 개정은 대개 시행일 이후 취득분·공고분부터 적용됩니다. 개선을 기다리다 시기를 놓치면 오히려 손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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