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문에 나온 분담금, 그대로 믿고 매수해도 될까요?”
재개발을 알아보다 보면 정비구역 지정 고시문을 확인하라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막상 열어보면 용도지역과 용적률, 각종 표와 도면이 이어집니다.
몇 층, 몇 세대를 짓는지는 찾겠는데, 정작 내가 얼마를 더 내야 하는지 판단하는 숫자는 어렵게 느껴집니다.
비례율이 높으면 좋은 건지, 종전자산이 낮게 나오면 불리한 건지도 헷갈립니다.
법에 따라 정비계획에는 분담금 추산액과 산출근거가 포함됩니다.
관련 내용은 정비계획 공람 자료와 정비구역 지정 고시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식 자료에 나온 숫자라고 해서 미래의 분담금까지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이번 글에서는 자양4동 A구역을 예시로, 고시문에서 비례율과 분담금을 확인하는 방법을 설명하겠습니다.
숫자를 찾는 데서 그치지 않고, 어떤 조건으로 계산됐고 무엇이 바뀌면 결과가 달라지는지까지 살펴보겠습니다.
1. 고시문에서 비례율과 분담금을 확인해보겠습니다
고시문을 열었다면 ‘분담금 추산액 및 산출근거’ 항목을 찾아보시면 됩니다.
문서에서 ‘비례율’, ‘종전자산’, ‘분담금’을 검색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자양4동 A구역 고시문에서는 다음 내용이 나옵니다.
① 추정 비례율 - 사업 전체의 총수입에서 총사업비를 뺀 금액이 종전자산총액의 몇 퍼센트인지 나타내는 비율

위 자료에 표시된 추정 비례율은 113.79%입니다.
그 아래에는 이 비례율을 계산한 세 가지 금액이 나옵니다.
총수입, 총사업비, 종전자산총액입니다.
총수입에서 총사업비를 뺀 금액이 종전자산총액의 몇 퍼센트인지를 계산한 결과가 113.79%입니다.
따라서 비례율을 이해하려면 수입과 비용뿐 아니라,
기존 토지·건물의 가치를 얼마로 추정했는지도 함께 봐야 합니다.
또한 113.79%라는 숫자가 매입가격 대비 13.79%의 투자수익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투자자는 실제 매입가격과 분담금, 보유비용을 부담합니다.
비례율과 투자수익률은 구분해야 합니다.
② 개별 종전자산 추정액 - 기존에 가진 토지·건물의 가치를 얼마로 추정했는지

위 자료는 공동주택과 단독주택·상가의 계산 방식을 구분하고 있습니다.
공동주택은 2023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에 보정률 2.5를 곱하는 방식입니다.
단독주택과 상가는 토지가액과 건물가액을 합산하도록 설명돼 있습니다.
여기서 계산한 금액은 정비계획 단계의 종전자산 추정액입니다.
감정평가금액이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③ 조합원(권리자) 분양가 추정액 - 새 아파트의 가격을 조합원에 얼마로 분양하는지

위 표의 ‘권리자 분양가 추정액’은 새 아파트의 조합원분양가 추정액입니다.
원하는 평형의 가격을 확인한 뒤, 오른쪽의 추정권리가액과 추정분담금을 연결해서 보면 됩니다.
추정권리가액은 앞에서 계산한 개별 종전자산 추정액에 비례율을 곱한 금액입니다.
조합원분양가에서 이 권리가액을 차감하면 추정분담금이 나옵니다.
표에 나온 조합원분양가를 전부 추가로 납부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번 물건으로 원하는 평형을 실제 배정받을 수 있는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이제 계산 결과를 확인했으니, 그 결과를 만든 공사비와 분양가를 살펴보겠습니다.
2. 고시문에 세부 내역이 부족하면 공람·재공람 자료를 찾아봅니다
고시문에서 비례율과 추정분담금을 찾았다고 확인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다음 질문이 남습니다.
“공사비와 분양가를 얼마로 넣어서 이 결과가 나왔을까?”
공사비를 낮게 잡거나 분양가를 높게 잡으면 비례율은 높아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계산 결과와 함께 입력한 조건을 확인해야 합니다.
고시문에 세부 내역이 부족하다면 해당 구역의 정비계획 공람·재공람 자료를 찾아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자양4동 A구역은 2025년 5월 재공람 자료에서 상세 수입과 지출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① 수입

수입 내역에는 조합원분양과 일반분양, 임대주택, 근린생활시설 등이 나옵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부분은 조합원분양 수입도 총수입에 포함된다는 점입니다.
일반분양 수입만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구조가 아닙니다.
조합원들이 새 아파트를 분양받는 금액 역시 사업 전체의 수입에 반영됩니다.
② 지출

지출 내역에는 공사비뿐 아니라 보상비와 관리비, 설계비, 감리비, 금융비용, 예비비 등이 있습니다.
따라서 공사비가 곧 총사업비는 아닙니다.
사업이 지연되면 공사비 외에도 금융비용과 운영비 등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③ 종전자산 추정액

수입과 지출 다음에는 ‘종전자산 추산액’을 확인해야 합니다.
이 표에는 구역 내 사유지 전체의 추정액과, 청산대상 등 비례율 계산에 반영하는 금액이 구분돼 있습니다.
비례율을 계산할 때 사용하는 것은 표 마지막의 ‘출자 종전자산 추정액’입니다.
자양4동 A구역 재공람 자료에서는 이 금액을 약 1조 6,751.34억원으로 추정했습니다.
비례율은 앞에서 확인한 총수입에서 총사업비를 뺀 금액을, 이 출자 종전자산 추정액으로 나눠 계산합니다.
따라서 수입과 지출만 확인해서는 부족합니다.
종전자산총액을 얼마로 설정했는지까지 확인해야 비례율의 산출근거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④ 공사비 및 분양가 변동표

이 자료에서는 공사비 단가를 3.3㎡당 813.7만원,
평균 일반분양 단가를 3.3㎡당 4,941.7만원으로 설정했습니다.
공사비와 분양가가 변했을 때 비례율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표로 제시돼 있습니다.
고시문의 비례율은 이런 가격과 비용을 넣어서 나온 결과입니다.
착공할 때도 공사비가 813.7만원일지, 일반분양할 때도 평균 분양가가 4,941.7만원일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따라서 지금의 분담금을 그대로 미래의 납부액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 아래 시나리오는 2025년 5월 재공람 자료를 기준으로 계산했습니다.
재공람 자료의 표시 비례율은 113.60%이며, 7월 최종 고시문의 113.79%와 구분해야 합니다.
3. 공사비·분양가·종전자산을 바꿔보겠습니다
고시문을 읽는 목적은 현재 숫자를 외우는 데 있지 않습니다.
어떤 조건이 달라지면 내 부담이 변하는지 이해하는 데 있습니다.
이번에는 재공람 자료의 조건을 바꿔보겠습니다.
공사비: 3.3㎡당 900만~1,200만원
평균 일반분양가: 3.3㎡당 9,000만원~1억2,000만원
공사비가 총사업비에서 차지하는 비중: 62.84% 유지
조합원분양가도 일반분양가와 같은 비율로 상승
공급 물량과 임대주택·상가 등 나머지 수입은 유지
아래 표는 공식 고시 내용을 바꿔 계산한 시나리오입니다.
미래 가격을 예측하거나 조합의 최신 추정치를 제시한 표는 아닙니다.
분양가는 향후 심의를 통과한다고 가정했습니다.
평당 분양가는 공급면적 기준의 사업 전체 평균 단가이며, 전용 84㎡ 특정 타입의 가격과는 구분해야 합니다.
3-1. 분양가가 올라가면 수입은 얼마나 달라질까?
이번 분양가 범위는 인근 신축 아파트의 실거래가격을 현재 가격 수준의 참고 기준으로 삼고,
향후 일반분양 시점까지의 가격 상승 가능성을 반영해 설정했습니다.
일반분양까지 최소 5년 정도 걸린다고 가정하면, 현재 가격뿐 아니라 그동안 주변 신축 가격이 달라질 가능성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에 평균 일반분양가를 공급면적 기준 3.3㎡당 9,000만원부터 1억2,000만원까지 나눠 적용했습니다.
다만 9,000만원이 현재 실거래로 확인된 사업 전체 평균가격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위 범위는 향후 분양가 심의를 통과하고 해당 가격에 분양된다고 가정한 시나리오입니다.
일반분양가와 조합원분양가를 같은 비율로 올리면 총수입은 다음과 같이 바뀝니다.

이 증가분에는 조합원들이 더 높은 가격에 새 아파트를 분양받는 금액도 포함돼 있습니다.
총수입이 증가했다고 그 증가분이 모두 조합원의 이익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3-2. 공사비가 올라가면 지출은 얼마나 달라질까?
공사비 비중을 전체 사업비의 62.84%로 유지했으므로, 공사비 외의 사업비도 함께 증가하는 계산입니다.

공사비 1,200만원 조건에서는 총사업비가 기존보다 약 9,463억원 증가합니다.
다만 실제 금융비용과 보상비, 설계비 등이 공사비와 동일한 비율로 움직이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 표는 비중을 유지한 단순 계산이며, 사업계획이 구체화되면 항목별로 다시 계산해야 합니다.
3-3. 종전자산총액도 바꿔서 계산해야 합니다
고시문에서 공동주택의 개별 종전자산을 추정하는 방식은 2023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에 보정률 2.5를 곱하는 것입니다.
현재 살펴본 일부 공동주택 매물은 이 방식으로 계산한 추정액보다 호가가 약 4배 높은 수준입니다.
이처럼 가격 차이가 크다면, 향후 감정평가에서도 고시문의 추정액이 그대로 유지된다고 가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공사비와 분양가를 높여 계산할 때는 종전자산이 높아지는 경우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이번에는 종전자산총액을 기존의 1.5배·2배·2.5배·3배로 나눠 적용했습니다.

호가가 고시문 추정액의 4배인 물건에 3배를 적용한다면,
현재 호가의 75%를 종전자산으로 가정하는 계산입니다.
다만 이것이 향후 감정평가액을 예측한 결과는 아닙니다.
호가는 실제 거래가격과 다를 수 있고, 특정 빌라의 가격 차이를 단독주택·다가구·상가까지 동일하게 적용할 근거도 부족합니다.
따라서 3배는 현재 호가와 추정액의 격차를 고려해 추가한 비교 조건이며, 최소 평가액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우선 구역 전체의 종전자산총액을 3배인 약 5조 254억원으로 적용해보겠습니다.
앞서 설정한 공사비와 분양가 조건을 넣으면 비례율은 다음과 같습니다.

※ 평균 일반분양가는 공급면적 기준입니다. 조합원분양가도 같은 비율로 올렸으며, 공사비가 총사업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2.84%로 유지했습니다.
종전자산총액이 높아지면 비례율은 낮아집니다.
그렇다고 비례율이 낮아진 만큼 내가 낼 분담금이 늘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내 종전자산평가액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비례율이 낮아졌더라도 내 종전자산평가액이 높아졌다면, 두 숫자를 적용해 권리가액을 다시 계산해야 합니다.
그 권리가액을 조합원분양가에서 빼야 실제 분담금을 비교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비례율이 몇 퍼센트인지보다, 최종적으로 내가 얼마를 더 내야 하는지입니다.
4. 지금 중요한 것은 비례율보다 사업이 실제로 진행될 가능성입니다
현재 단계의 비례율만으로 미래의 분담금이나 투자수익을 확정해서 판단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종전자산은 향후 감정평가에서 달라질 수 있습니다.
착공할 때의 공사비와 일반분양할 때의 분양가도 지금 확정할 수 없습니다.
조합원분양가와 공급 물량이 바뀌면 계산도 다시 해야 합니다.
투자자가 최종적으로 비교해야 할 것은
매입가격과 분담금, 보유비용을 합한 총 투자금과 미래 신축 아파트의 가치입니다.
입지가 좋거나 주변 주거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는 구역의 낡은 주택이 비싼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미래 신축의 가치가 현재 매입가격에 반영돼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기대를 실현하려면 사업이 실제로 진행돼야 합니다.
좋은 입지라도 조합설립과 인허가, 이주와 착공이 장기간 멈춰 있으면 신축의 가치를 실현하는 시점은 멀어집니다.
기다리는 동안 비용이 늘고, 중간 매도를 계획한 투자자의 자금 회수 일정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고시문을 읽은 뒤에는 주민 동의율과 주요 협의, 조합 운영,
다음 인허가 절차의 진행 상황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지금 중요한 것은 높은 비례율을 찾는 것보다, 미래 신축의 가치가 기대되면서 사업이 속도 있게 진행될 수 있는 곳을 합리적인 가격에 매입하는 것입니다.
고시문을 읽는다는 것은 숫자를 찾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그 숫자가 나온 조건과 앞으로 달라질 가능성까지 이해하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