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이 반토막 난 집을 팔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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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동안 우리는 8번 이사했다.
월세로 살던 시간도 있었고 집을 사고파는 시간을 반복하기도 했다.
우리에게 집은 단순한 거주 공간이라기보다 움직일 수 있는 자산에 가까웠다.
첫 매수는 상승장이었다. 1년 보유 후 매도했다.
그때 처음 알게 됐다.
부동산은 사는 것보다 파는 게 더 어렵다는 걸.
세 번째 매수에서는 조금 더 대담해졌다.
레버리지를 썼고 결국 투자금 1억이 반토막 났다.
그 일을 겪고도 나는 여전히 시장을 잘 모른다.
상승도 하락도 결국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되는 것 같다.
내가 체감할 수 있었던 건 시장 방향보다 잠깐씩 찾아오는 분위기의 변화였다.
거래가 줄고 사람들이 말을 아끼는 시기.
그 조용한 느낌이 오히려 더 선명하게 느껴질 때가 있었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방향을 맞히려 하기보다 감당 가능한 선택을 더 중요하게 보게 됐다.

그리고 한 가지는 오래 기억에 남았다.
1억이 반토막 났던 그 집을 매도하던 날, 나는 그 집을 우리에게 팔았던 이전 집주인을 다시 만났다.
그분은 집을 판 돈으로 항암 치료를 받고 계셨다.
건장했던 체구는 많이 마르셨고 엷게 웃으며 말씀하셨다.
“손해 보고 파네… 허허…”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그 말보다 많이 마른 체구와 표정이 자꾸 떠올랐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우리는 숫자를 보고 있었고, 그분은 삶의 한 시기를 정리하고 있었다.
그날 이후로 부동산을 조금 다르게 보게 됐다.
모든 집에는 사연이 있고 사람이 있다.
계약은 단순히 등기만 오가는 일이 아니었다.
조금 덜 가져가더라도 지나치게 몰아붙이지 않는 선택.
서로 어느 정도는 남는 거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나는 시장을 모른다. 예측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결국 선택에 대한 책임은 져야하니, 예전보다 무리한 선택은 덜 하게 되는 것 같다.
댓글9
햇님꽃님2026년 6월 30일
그 집주인은 정말 불쌍하네... 한쪽은 돈 잃고 다른 한쪽은 생명과 바꿔야 하는 현실이라니... 그래도 1억이 반토막 난 걸 생각해보면 결국 그런 고통도 잊혀지겠지? 요즘 아파트 보면 예전에는 그냥 괜찮았던 것들이 시간이 지나고 다른 지역 가보면 뭔가 느낌이 달라지지 않나? 하여간, 사람들이 하지 말라는 소리만 듣고 있지만... ㅎㅎ
함께하기2026년 6월 30일
요즘 부동산에 대해 진짜 많이 생각하게 되네요;; 글 읽으니 여러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나도 예전부터 분양가 비슷하면 다른 지역을 고려하게 되더라구요ㅋㅋ 이름만 들어도 괜찮은 아파트가 있는 것 같고 저 근처에 새로운 게 생긴다던데 그거 맞나요? 교통이 더 좋아지면 더욱 좋을 것 같고;; 결국 좋은 선택은 위치가 아닐까 싶습니다 ㅋㅋ
하예성2026년 6월 30일
맞습니다. 항상 저울질하고 셈을 해가며 보게되는것 같아요. 어렵습니다 매번 ㅠㅠ
오렌지나무2026년 6월 30일
글을 읽으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드는 게 사실이에요 집과 얽힌 사연들을 듣다 보면 단순한 자산이 아니라는 생각이 더 깊어지죠 근데 이런 이야기들이 자주 올라오니까 뭔가 교훈을 얻는 느낌도 드는 건 맞는 것 같아요 교통이 좋은 곳이 원픽인 건 사실인데 그 뒷이야기를 생각해보면 애매한 점도 있는 느낌이에요 결국 사람이 사는 곳이니 다양한 이야기들이 함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봐요 그 속에서 균형을 잘 잡는 게 정말 중요할 듯 합니다
세령별이맘2026년 7월 1일
솔직히 글 잘 쓰셨네요 인정합니다 긍정적으로 보이시는 것 같고 저도 그런 부분 은근 인정하긴 해요 그때 그 뭐 생긴다던 거 맞죠 아무튼 분양이든 매매든 결국 사람의 사연이 깊게 얽혀 있는 것 같아요
자가자가자식아2026년 7월 6일
사는건 기술, 파는건 예술...
팽오리2026년 7월 10일
진짜 사는것도 중요하지만 파는것도 너무 중요한것같아요..
눈사라밍2026년 7월 10일
이것도 경험이라고 봐야되겠죠?ㅠㅠ
어느여름2026년 7월 22일
숫자에만 얽매이지 않고 집과 삶의 의미를 깊게 돌아보신 글이라 가슴 묵직하게 읽었습니다. 무리하지 않고 감당 가능한 선택을 하겠다는 다짐이 마음에 남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