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딸 학군 이야기를 한참 하고 나니 결국 문제는 돈이었다.
대치동이냐 반포냐 고민 중에 문득 든 생각이 그래서 우리가 저 지역 아파트를 살 수 있나? 라는 것이었다.
회사에서 하루 종일 남의 돈 계산을 하면서 정작 우리 집 계산은 생각하지도 못했다.
강남 갈아타기 비용을 제대로 따져 보기로 하고 실거래가부터 찾아봤다.
옥수동 84㎡, 우리 집 값부터
지금 사는 옥수파크힐스 84㎡는 10월 1일에 26억 5,000만 원에 팔린 게 가장 최근 거래였다.
9월에는 24억 5,000만 원에 팔린 집도 있다.
같은 평수인데 층에 따라 2억이 갈린다.

얼마에 팔릴지는 내놓아 봐야 안다. 일단 26억 5,000만 원을 기준으로 잡았다.
대출은 2억, 사면 2년은 살아야 한다
대출이 막혔다는 건 작년 10월 대책 때부터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다.
그래도 막연히 알던 것과 우리 집 시세에 대 보는 건 달랐다.
25억이 넘는 집은 주택담보대출이 2억까지다.
대치동이든 반포든 우리가 볼 만한 집은 거의 다 25억을 넘으니, 어디를 사든 2억이 끝이다.
소득에 따라 이보다 더 줄 수도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이라 사면 2년은 직접 들어가 살아야 한다.
혹시나 했던 방법, 미리 사 두고 세를 놓았다가 딸 중학교 때 들어가는 건 역시 안 된다.
30억짜리 집이면 사고팔 때 취득세와 양쪽 복비만 1억 4,000만 원 가까이 된다.
양도세는 세무사에게 따로 물어보기로 했다.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선, 30억
단지를 고르기 전에 선부터 그었다. 집 판 돈에 모아 둔 돈과 대출 2억을 더하고 세금과 복비를 뺐다.
남편 정년도 멀지 않고 첫째 학비와 월세도 아직 나가니, 모아 둔 돈을 끝까지 털어 넣을 수는 없었다.
그렇게 계산해 보니 집값은 30억 안팎까지였다.
84㎡가 이 안에 들어오면 84㎡로, 안 되면 평수를 줄여서라도 보기로 했다.
대치동, 84㎡는 한 곳만 걸렸다

래미안대치팰리스, 동네에서 래대팰이라고 부르는 단지 84㎡는 44억으로 선보다 14억이 높았다.
59㎡는 올해 거래가 아예 없었다.


우리 집보다 새 아파트인 대치르엘 84㎡는 34억 5,000만 원, 거래가 많은 은마 84㎡는 34억 3,000만 원으로 둘 다 선을 4억 넘게 넘었다.
대치르엘 59㎡가 28억에 팔린 적이 있지만 직거래 한 건뿐이라 믿기 어려웠다.

선에 걸친 건 1999년에 지어진 대치현대 전용 85㎡ 하나였다.
30억 2,000만 원. 세금과 복비까지 넣으면 우리가 마련할 수 있는 돈을 1,000만 원쯤 넘는다. 아슬아슬하다.
반포, 평수를 줄여도 닿지 않았다

반포자이 84㎡는 10월에 42억에 팔렸는데, 7월에는 52억 거래가 있었다.
두 달 만에 10억이 빠진 거래라 장부였으면 다시 들여다봤을 것이다.
같은 84㎡라도 타입에 따라 최근 거래가 42억으로도, 50억 5,000만 원으로도 찍힌다.
어느 쪽이든 선과는 먼데, 59㎡로 줄여도 37억 2,000만 원이었다.

그러다 반포푸르지오 84㎡가 눈에 들어왔다.
2000년에 지어진 237세대짜리 작은 단지인데 올해 거래가 30억 안팎에서 고르게 이어졌다.
반포동이니 중학교는 반포자이와 같은 학교군에서 배정된다.
신반포역 바로 앞이고 잠원동과 붙어 있다.
중학교는 반포나 잠원에서 보내 보자던 생각과도 맞는다.

계산이 끝나고 남은 것
새 아파트는 평수를 줄여도 우리 선에 닿지 않았다.
30억 안에 들어온 집은 우리 집보다 열 살 넘게 많거나 방이 하나 적었다.
꼭 사서 들어가야 할까. 지금 집은 전세를 주고 대치동이나 반포에 전세로 먼저 들어가는 방법도 있다.
학교는 사는 곳 주소를 보고 배정한다.
어디로 갈지는 아직 못 정했다. 30억 안에서 어느 단지까지가 우리 집 몫인지 하나씩 따져 보는 중이다.
전세로 가면 얼마가 드는지는 아직 계산해 보지 못했다.

딸 학군 때문에 갈아타기를 결심하게 된 이야기는 이 글에, 대치동과 반포 학군을 비교해 본 이야기는 이 글에 적어 두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