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건너 광명만 변했다…구로 주민이 느끼는 상실감?
너구리읽는 데 약 3분

광명시 아파트 단지 모습.
“구로구민은 광명시와 비교해 상실감 같은 걸 느끼고 있다.”
얼마 전 인터넷 기사를 읽다가 장인홍 서울 구로구청장 인터뷰에서 이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상실감이라니. 구로구민은 광명시와 무엇을 비교하며 상실감까지 느낀다는 것일까.
이유를 읽어보니 꽤 의미심장했다.
구로구와 광명시는 목감천과 안양천을 사이에 두고 맞닿아 있다. 그런데 물길 하나를 건너면 도시의 풍경이 확연히 달라진다. 광명에는 20층이 넘는 신축 아파트들이 계속 올라간다. 과거에는 광명이 구로보다 개발이 더딘 지역으로 평가받았고 집값도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지금은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장 구청장은 인터뷰에서 광명시장에게는 도시계획 권한이 있지만 서울의 자치구청장에게는 권한이 제한돼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개발 속도의 차이가 단순히 구청장의 의지 문제가 아니라는 설명이었다.
나는 구로1동(구일역)에 산다. 이곳에서는 서부간선도로와 안양천 건너편으로 광명의 아파트 단지들이 보인다. 창문 밖을 내다보거나 안양천을 걷다 보면 새 아파트가 올라가는 풍경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가끔 광명에 갈 일이 생기면 동네 분위기가 확실히 달라졌다는 것을 느낀다. 신축 아파트가 들어서고 상가와 도로, 편의시설이 함께 정비되면서 도시 전체가 조금씩 새로워진 인상을 준다.
반면 구로1동은 시간이 멈춰 있는 듯한 느낌이 있다. 오래된 주택과 좁은 도로가 그대로 남아 있고, 눈에 띄는 대규모 개발 계획도 좀처럼 현실화되지 않는다. 물론 생활 인프라가 편리하고 조용한 주거환경이라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이 지역에 집을 소유한 주민들 입장에서는 이런 조용함이 반갑지만은 않을 것이다. 집값이 오를 만한 동력이 좀처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전세로 살고 있어 집값에 직접적인 이해관계는 크지 않다. 하지만 이곳에서 수십 년을 살아온 주민이라면 안양천 건너 광명을 바라보는 마음이 복잡할 것 같다.

구로차량기지. [출처 나무위키]
구로차량기지, 왜 이전해야 할까
장 구청장이 구로의 변화를 위해 가장 앞세우는 사업은 '구로차량기지 이전'이다. 구로동에 살지 않아도 한 번쯤 들어봤을 이름이다.
찾아보니 구로차량기지는 1974년 수도권 전철 1호선 개통과 함께 운영을 시작한 국내 최초의 철도차량기지다. 구로역 남쪽 약 7만 평 부지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이 땅 대부분은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 소유다. 서울시나 구로구가 독자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부지가 아니라는 뜻이다. 장 구청장이 개발에 어려움을 토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리 부부가 구로1동으로 이사 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아내 꼬북이가 동네에서 주민총회 비슷한 행사가 열린다는 이야기를 해준 적이 있다. 그때도 핵심 의제는 차량기지 이전이었다. 우리는 "구로차량기지는 왜 이렇게 이전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 걸까"라고 이야기를 나눴던 기억이 난다.
구로1동은 오른쪽으로 철도차량기지와 경부선 철도, 왼쪽으로는 서부간선도로와 안양천에 둘러싸여 있다. 주민들은 이런 지리적 단절 때문에 이곳을 '구일섬'이라고 부른다.
구일섬 이야기는 예전에도 여러 번 했지만, 실제로 살아보면 왜 그런 별명이 붙었는지 금방 이해하게 된다. 차나 도보로 이 지역을 벗어나려면 사실상 서북쪽과 동남쪽 두 길밖에 없다. 서울 한복판에 이런 동네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다.
실제로 지도상으로는 걸어서 5~10분 거리인데 철로와 차량기지가 가로막고 있어 30~40분씩 돌아가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차량기지만 이전돼도 교통의 혈이 뚫리면서 이 지역에 활기가 돌 수밖에 없다.
지도만 보면 구로1동은 신도림·고척·개봉과 매우 가깝다. 하지만 실제 생활 동선은 전혀 다르다. 바로 옆 동네도 철도와 차량기지 때문에 크게 우회해야 한다.
왜 그동안 이전되지 못했을까
구로 주민들이 차량기지 이전을 요구하는 이유는 단순히 낡은 철도시설이 보기 싫어서가 아니다. 이곳의 이전이 구로 개발의 출발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사를 찾아보니 구로차량기지를 광명시 노온사동으로 옮기고 기존 부지를 개발하는 사업은 10년 넘게 추진돼 왔다.
하지만 광명시가 서울의 기피시설을 떠넘기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대했고, 사업성 역시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2023년 이후 사실상 무산됐다.
이후 구로구는 새로운 이전 후보지와 대안을 찾고 있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서울 안에서 이 정도 규모의 부지를 확보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2021년 보궐선거 당시 차량기지 이전 문제 해결을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부지 대부분이 정부와 코레일 소유이다 보니 서울시가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은 아니다.
그랬던 차량기지 이전 문제가 최근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서울 서남권 주택 공급 확대 논의 때문이다.
정부가 영등포·구로 일대의 주택 공급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구로역 인근 차량기지 부지도 잠재적인 개발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부지 전체가 주거·상업·업무 기능을 갖춘 복합지역으로 개발된다면 수천 가구 규모의 주택 공급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부에서는 약 5000가구 공급이 가능한 규모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구로차량기지가 서울 도심과 여의도, 강남 접근성이 뛰어난 만큼 개발 가치도 충분하다고 평가한다.

구로1동 한 상점에서 구로차량기지 너머 상점까지 지도상 거리는 300~400미터 정도에 불과하지만 도보로 가려면 한바퀴를 둘러 약 40분을 걸어가야 한다.

[출처 챗GPT]
구로 주민들에게 돌아올 변화
사실 우리 부부에게 차량기지 이전은 당장의 문제는 아니다.
설령 국가철도망 계획에 반영되더라도 이전 부지를 선정하고 주민을 설득한 뒤 도시계획과 인허가, 착공을 거쳐 새로운 도시가 완성되기까지는 10년 이상 걸릴 가능성이 크다.
우리 부부는 올해 3월 전세 계약을 2년 연장했다. 앞으로 몇 번 더 연장한다고 해도 실제 개발의 혜택을 직접 누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하지만 이곳에 집을 소유한 주민들에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교통이 개선되고 생활권이 넓어지면 자연스럽게 지역 가치도 높아질 수 있다. 길이 뚫리면 버스 노선도 다양해지고 상권도 살아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구로동과 신도림 사이에 있는 구로역 상권은 구로1·2동 주민들이 걸어서 접근하기 어려워 활력을 잃은 측면도 있다. 생활권이 연결된다면 상권과 부동산 모두 새로운 활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사실 구로1동 주민들 입장에서 차량기지 이전의 가장 큰 의미는 단순한 땅값 상승이 아니라 '생활권의 복원'에 있다.
지금의 '구일섬'은 서울 한복판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단절된 공간이다. 차로도, 걸어서도 돌아가야 하는 길은 주민들의 일상을 불편하게 만들고 도시의 성장 가능성까지 가로막고 있다.
정부와 서울시, 구로구가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을 수 있을까. 해법을 찾는다면 구일섬이 더 이상 섬이 아닌 날, 구로의 시간도 다시 흐르기 시작할 것이다. 언젠가 안양천 너머를 부러워하지 않아도 되는 구로를 기대해 본다.
댓글 17
옥여사 · 2026년 8월 3일
구로1동 사는 입장에서 이런 이야기 듣는 게 진짜 애매하긴 한데 그냥 생활 편의성만 놓고 보면 일 진짜 많고 불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 사실 구로차량기지랑 그 주변이 너무 막혀서 이동하는 게 정말 귀찮고 불편했었거든 저도 광명 쪽 몇 번 가본 적 있는데 거기 분위기가 진짜 다르더라고 그럼 그 뭐 생긴다던 거 맞지 잘 기억은 안 나는데 그런 개발 좀 있으면 좋겠어 아파트 계속 올라가고 편의시설도 늘어나면 이쪽도 좀 변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 구로도 나름 생활하는 데는 편한데 주변에 발전이 없으니까 계속 정체된 느낌이 드는 건 사실인 것 같아
샤니 · 2026년 8월 3일
오… 글을 보니 구로랑 광명 분위기 정말 다르긴 하네요 ㄹㅇ 그쪽 아파트 많이 생긴다고 들었던 거 같긴 한데 그게 사실인가요? 지금 구로도 변화 필요할 거 같은데 괜찮은 교통망 생기면 진짜 달라지지 않을까요 헉 구로차량기지 이전 문제는 ㄹㅇ 쉽지 않겠죠? 그래도 잘 해결되면 구로 발전할 수 있을 듯 한데 어떻게 생각해요?
하놩 · 2026년 8월 3일
구로의 10년 뒤 모습이 정말 기대되긴하네요 근데 딘짜 생각해조니 요즘은 도로 하나 건너도 차이가 심하긴하더라고요
호롤롤 · 2026년 8월 3일
우와 구로가 진짜 많이 변할거ㄱㅌ네요 ~ ㅎ 주변이 발전하니깐 잘 발전할 수 있을거같ㅇ아요
껄껄껄 · 2026년 8월 3일
구로역과 온수역 사이 가면 뭔가 섬처럼 길이 끊긴 느낌이고 분위기가 그랬었는데요 광명은 정말 다른 분위기고 바뀌긴해야할 필요가 있어요
효쥬님 · 2026년 8월 3일
구로랑 광명이 이렇게 다른 줄 몰랐네요. 구로도 나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닌 것 같아요
포근포근쿠키 · 2026년 8월 3일
구로는 예전 느낌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나봐요. 지나가기만 해봤지 직접 들어가본 적은 거의 없어서..
파워에이드 · 2026년 8월 3일
헉 구로에 살면서 이 글을 보니 감정이 뭔가 오묘한 듯 체 광명은 진짜 많이 발전한 것 같고 구로는 여전히 제자리인듯? 교통이 고쳐진다고 하는데 그게 진짜로 될지 궁금한데 헉
서울초보 · 2026년 8월 3일
와 구로구에 살고 계신다니 정말 흥미로운 이야기네요 ㅎㅎ 구로는 생활하기 편한 동네라는 점에는 저도 동의해요 사실 주변 분위기나 개발 속도에 대해 아쉬운 점이 많다는 말도 이해가 가요 ㅋㅋ 아파트 값이나 지역 발전 상황은 조금 초라하게 느껴질 수 있죠 그런데 신혼부부 입장에선 조용한 환경이 큰 장점이 될 수 있다는 부분이 딱 맞는 말이에요 아이들 키우기엔 안전하고 한적한 공간이 끌리니까요 와 그래도 향후 개발 계획이 잘 이루어져서 발전하는 모습이 기대되네요 광명과의 비교도 자연스러운 것 같구요 교통편이 개선된다면 정말 집값도 올라갈 가능성이 높을 것 같아요 그 부분이 언제 현실이 될지 정말 기대가 되네요 ㅎㅎ
송이송2 · 2026년 8월 4일
구로차량기지에 대한 이야기가 예전엔 많았던 거 같아 그런데 진행 속도가 느리니까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크고 와 주민들 입장에선 상실감이 클 거 같아 이렇게 개발이 계속 지연되는데 과연 이 사업이 실제로 진행이 될 수 있을지 궁금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지켜봐야 할 듯해.
김차차 · 2026년 8월 4일
구로와 광명 비교해보면 확실히 재밌는 점들이 많은 인듯 체 사실 광명 쪽 개발 속도가 빠른 건 맞는데 구로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인 듯 해서 고민이 되기도 하네;; 주변 얘기 들어보면 아파트 값도 오르고 있으니 여러모로 불안한 부분이 있는 듯? 교통 좋아지면 생활 편의성은 더 높아질 것 같긴 한데 뭐가 확실히 해결될지는 알 수 없으니까 그렇다고 아예 희망이 없는 건 아닌 것 같고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봐;;
귤농장 · 2026년 8월 4일
구로에 사시는 분들의 마음이 정말 복잡하시겠다 싶습니다... 저도 아는 분이 구로에 계신데 광명은 정말 많이 변하고 있다고 하네요. 앞으로 좋은 변화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어느여름 · 2026년 8월 4일
구일섬이라 불리는 구로1동의 지리적 단절과 차량기지 이전 필요성을 잘 짚어주셨네요. 단순 가격을 넘어 생활권 복원이라는 관점에 깊이 공감하며 하루빨리 해법을 찾길 응원합니다!
샤니 · 2026년 8월 4일
구로와 광명 분위기 차이 진짜 느껴지긴 하죠 오... 교통 문제 해결되면 구로도 더 좋아질 텐데 아쉬운 부분 많아서 걱정도 되고 궁금하네요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헉 제자리 같기도 하고 ㅈㄱㅅ?
호잇 · 2026년 8월 4일
구로구도 변화가 생길것 같긴하네요 .. !! 도로하나에도 많은 변화가 있어지는데 어떻게 되어 질지가 참 .. 궁금하긴 합니다
무난무난이 · 2026년 8월 5일
구로와 광명 분위기가 확실히 다르지 않나요?? 아파트 사진 보니까 개발되는 과정이 흥미롭기도 하고요 요즘 광명이 많이 발전한다던데 구로도 변화가 필요할까요?? 구로차량기지 이전이 잘 진행된다면 어떤 변화가 기대될까요??
파전이 · 2026년 8월 5일
구로1동 교통 상황 정말 짜증나는듯;; 좁은 길 소음천지에 언덕까지있으니 걸어다니기도 힘들겠네; 개선될 가능성이 과연 있는지 내년이 되어도 모르겠고;; 구로차량기지 진행 여부도 궁금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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