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사우루스

30년 구축 살다가 신도시 신축 들어가니 천국인 줄 알았다

하예성읽는 데 약 2

처음 신도시 새아파트에 들어갔을 때 나는 진심으로 천국인 줄 알았다.

그 전까지 우리는 13평 남짓한 신축빌라 신혼집,

나홀로 아파트, 30-40년 넘은 구축 월세 아파트들을 오가며 살았다.

구축 월세에 살 때는 내 집이 아니다 보니 수리도 쉽지 않았다.

여름이면 모기와 날파리 때문에 힘들었고, 겨울에는 웃풍이 심해서 늘 이불로 만든 방한커튼을 달고 살았다. (5천/60이하의 집만 다녔다.)

그게 그냥 당연한 생활인 줄 알았다.

그러다 경기북부 신도시 새아파트를 보러 갔다.

처음에는 단순히 분양권을 매수 하기위해 임장을 간 거였다.

그런데 아이를 놀이터에서 잠깐 놀게 하는데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나도 여기 살면 좋겠다.”

결국 우리는 그 아파트로 이사하게 됐다.

입주 후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지하주차장이었다.

그 전까지는 늘 지상주차장이 당연했다.

비 오면 비 맞고,

겨울엔 찬바람 맞으며 짐 들고 올라가고.

그런데 지하에 주차하고 비 한 번 안 맞고 집으로 들어간다는 게 생각보다 훨씬 편했다.

심지어 주차칸도 넓었다.

도시 분위기도 낯설었다.

구도심은 오래된 나무들이 주는 분위기와 빽빽한 건물들이 있다면,

신도시는 건물 간격도 넓고 도로도 시원하게 뚫려 있었고, 무엇보다 전깃줄이 안 보였다.

나중에 교회 집사님들과 이야기하다가 내가 “새로 이사 간 집이 진짜 천국 같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심지어 하나님께 “천국도 이런 모습인가요?”라고 물어봤다고 했더니,

옆에 계시던 집사님이 웃으시면서 “왜, 집이 엄청 좋아서?” 하고 물으셨다.

그러자 다른 집사님이 “아니~ ㅇ집사님이 워낙 겸손해서 그래 ㅋㅋ” 라고 하셨는데,

사실 나는 진짜 그랬다.

40년 넘은 구축 아파트와 오래된 월세집만 오가다가 처음 신도시 새아파트에 들어가 보니 그 풍경 자체가 너무 낯설고 신기했다.

벌써 그때가 우리 가족 다섯 번째 이사였는데,

가족 모임에서 형부가 농담처럼 “신축 맛만 보고 또 이사 가는 거 아니야?” 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그때는 웃고 넘겼는데 결국 그 집이 지금까지 살았던 집들 중 가장 짧은 거주지가 됐다.

딱 6개월 살았다 . ㅋㅋ

현실은 또 달랐다.

당시 대출이자가 5%를 넘기 시작했고,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아나가는 부담이 생각보다 컸다.

거기에 신축 아파트 관리비와 겨울 난방비도 생각보다 꽤 부담이었다.

그러던 중 신랑이 갑자기 이직하게 됐고,

경기북부에서는 출퇴근이 어려워졌다.

그때는 주말부부만은 하고 싶지 않았다.

결국 우리는 신랑 회사 근처로 이사하게 됐다.

(다시 시작된 월세살이.)

지금 돌아보면 그 시절은 우리 가족이 처음으로 거주형태가 주는 “삶의 질”이라는 걸 체감했던 시간이었다.

그때 느꼈던 신축의 편안함과 분위기는 아직도 꽤 선명하게 기억에 남는다.

댓글 5

  • 옥여사 · 2026년 7월 1일

    신도시 갔을 때 느낌 진짜 신세계를 만난 기분이더라 ㄹㅇ 주차도 편하고 공원같은 공간도 많고 사람들도 많아서 좋았던 기억이 나는데 요즘 이자 부담이 커지니 이 부분은 좀 애매하긴 하네 그런 분위기가 주는 기분은 확실히 좋긴 해 회사 가까우면 사는 게 진짜 유리할 것 같은데 그런 상황이었다면 나도 더 고민했을 것 같아 그때의 편안함이 진짜 소중한 경험이지 않나 싶은데 어때 긴가민가 하네

  • ㄴㄴㄴ · 2026년 7월 8일

    소단지 살다가 대단지 살때도 비슷한 문화충격 있었져

    한 백세대 정도 되는 아파트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커뮤니티, 조경, 관리 시스템 등 3천세대정도 되는 대단지 살고 나지 이제 나홀로는 절대 못갈듯 하더이다

  • 팽오리 · 2026년 7월 9일

    신축에 살고싶은 1인..그치만 현실은 구축 ㅎㅎ

  • 바부팅 · 2026년 7월 10일

    신도시가 도로도 반듯하고 확실히 깨끗한 느낌이 있음

  • 눈사라밍 · 2026년 7월 13일

    구축을 아무리 애써서 리모델링해도 신축을 이길수없는걸까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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