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팔리니 가격을 내려야죠" 요즘 미국 집주인의 고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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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옆집 저번에 집 처분한다고 매물 올려놨다고 했잖아. 지금 시장에 내놓은 지 반년 됐는데 아직도 안 팔렸대."
몇 년 전만 해도 리스팅이 올라오자마자 오퍼가 몰리고, 집값보다 높은 금액에 계약되는 일도 흔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분위기가 꽤 달라졌어요. 집을 시장에 내놨다가 결국 판매를 포기하고 다시 거둬들이는 사례도 눈에 띄게 늘고 있습니다.
미국 부동산 정보 플랫폼 레드핀(Redfin)이 지난 4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전체 주택 매물 가운데 5.8%가 시장에서 철회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전년 대비 0.8%포인트 증가한 수치이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초기였던 2020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에요.
이런 분위기는 대도시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데요. 로스앤젤레스(LA)의 경우 지난 4월 등록이 철회된 매물은 전체의 7.8%였습니다. 매물 철회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은 10.7%를 차지한 애틀랜타였습니다. 이어 산호세(9.3%) 댈러스(7.8%) 시애틀(7.7%)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이처럼 요즘 미국 부동산 시장에서는 집이 안 팔리면 일단 기다리자는 분위기가 점점 강해지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집주인들의 기대와 달라진 시장 분위기
팬데믹 이후 미국 주택시장은 역사적인 호황을 경험했어요. 초저금리와 재택근무 확산, 주택 공급 부족이 맞물리면서 집값은 빠르게 치솟았죠.
그래서 당시에는 집을 조금 비싸게 내놓아도 금세 계약이 이뤄졌습니다. 오픈 하우스(Open House, 주택 매물을 잠재적인 구매자들이 자유롭게 살펴볼 수 있도록 개방하는 행사)를 하루만 열어도 수십 팀이 몰렸고 경쟁 오퍼가 붙는 일도 흔했죠. 판매자로서는 '조금 더 가격을 높게 불러도 되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하기 쉬운 시장이었습니다.
문제는 시장 분위기가 뒤집혔는데도 그 기억이 여전히 강하게 남아 있다는 점입니다. 최근 미국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약 6.5% 수준에 형성돼 있는데요. 팬데믹 시기 3% 안팎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같은 가격의 집이라도 월 상환 부담이 훨씬 커진 셈입니다. 이에 구매자들은 이전보다 훨씬 신중해졌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바로 계약을 체결했을 집도 이제는 비교하고, 망설이고, 가격 조정을 기다리죠.
이러한 상황임에도 일부 판매자들은 여전히 과거 시장 기준으로 가격을 생각하는 실정입니다. 그러다 보니 시장 반응과 판매자의 기대 사이에 간극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요즘 시장에서 가장 위험한 건 '애매한 가격'
최근 시장에서는 집 상태 자체보다 가격 전략이 아주 중요해졌습니다. 과거 판매자 우위 시장에서는 가격이 다소 높아도 결국 누군가는 샀는데요. 하지만 지금은 구매자들이 훨씬 냉정한 기조를 보이고 있어요.
"이 가격에 굳이 지금 사야 하나?"
"조금 더 기다리면 가격이 내려갈 것 같은데?"
이런 심리가 작용하며 구매를 주저하죠.
레드핀에 따르면 지난 2월 미국 전체 매물 가운데 34.2%가 가격을 내렸습니다. 이는 2012년 이후 2월 기준 가장 높은 수준이에요. 가격을 내린 매물의 평균 인하 폭은 4만915달러(7.3%)였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팔리지 않은 채 시장에 오래 남아 있는 집들도 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비싸도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매물을 등록하지만 몇 주가 지나도 반응이 기대에 못 미치고 오픈 하우스 방문객 역시 많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결국 가격을 내리거나 아예 리스팅을 철회하는 방향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시장에 오래 남아 있는 매물은 구매자들에게 생각할 여지를 남기기도 하죠. "왜 아직 안 팔렸지?"라는 질문이 시작되는 순간 협상력은 점점 구매자 쪽으로 기울기 시작합니다.
최근에는 판매자들의 분위기에 조금씩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합니다.
미국 부동산 정보 플랫폼 리얼터닷컴(Realtor.com)이 발표한 4월 월간 주택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기준 가격을 내린 주택 비율은 16.7%로 전년(17.9%) 대비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전문가들은 판매자들이 과거처럼 높은 가격으로 시작했다가 이후 가격을 인하하기보다는 처음부터 현 시장 분위기를 반영한 현실적인 가격에 매물을 등록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요즘 잘 팔리는 집들의 공통점?
요즘 같은 구매자 우위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빨리 계약되는 집들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작은 차이가 생각보다 크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현실적인 가격입니다. 최근에는 주변 시세보다 약간 낮게 시작해 관심을 끌고 여러 구매자를 모으는 전략이 다시금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지나치게 높은 가격으로 시작하면 부동산 플랫폼 내 조회수 자체가 크게 오르지 않는 경우도 많아요. 예전처럼 '일단 가격을 높게 올리고 반응을 보자'라는 전략은 역효과가 날 수 있습니다. 시장에 오래 남을수록 구매자들은 매물에 의문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집의 첫인상입니다. 요즘 구매자들은 집 상태를 굉장히 꼼꼼하게 봅니다. 특히 온라인 사진에서 느껴지는 첫인상도 중요해졌죠. 요즘 구매자 대부분은 온라인에서 집을 먼저 봅니다.
사진이 어둡거나 지저분해 보이면 실제 방문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자연광이 잘 들어오는 시간에 사진을 촬영하고, 불필요한 짐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집의 첫인상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살고 싶어지는 집'
미국에서는 집을 팔기 전에 '홈 스테이징(Home Staging)'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꼭 큰 공사를 하지 않더라도 가구를 조금 줄이고, 조명을 밝게 하고, 공간을 최대한 넓어 보이도록 작업하죠.
의외로 효과가 큰 건 짐 정리입니다. 옷장이나 팬트리가 꽉 차 있으면 수납공간이 넉넉해 보이기 어렵습니다. 공간을 여유 있어 보이게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향도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강한 방향제 냄새는 거부감을 줄 수 있어요.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생활감을 줄이는 것입니다. 냉장고 메모, 아이 장난감, 지나치게 개성 강한 인테리어나 소품은 구매자들이 공간 자체보다 현재 거주자의 생활에 시선이 머물게 만들 수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구매자가 '이 집에서 자신이 사는 모습' 상상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마무리
요즘 미국 부동산 시장은 확실히 과거와 달라졌습니다. 예전처럼 집을 내놓기만 하면 자연스럽게 팔리는 시장이 아니기에 가격과 상품성, 첫인상 등 신경 써야 할 요소가 훨씬 많아졌죠.
이에 따라 집을 파는 전략 역시 달라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높은 가격으로 시작해 시장 반응을 보는 방식이 통했다면 지금은 처음부터 현실적인 가격을 설정하고 집을 최대한 매력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해졌습니다.
최근 미국 시장에서는 단순히 좋은 집보다 현재 시장 상황에 맞는 가격과 매력을 갖춘 집이 더 경쟁력을 갖게 된 셈입니다.
(사진: 픽셀)
댓글 17
옐로우그린 · 2026년 6월 10일
근데 요즘 부동산 시장 이야기를 들으니까 미국 집주인들이 많이 힘든 것 같네요 ㅋㅋ 주변에서도 집 팔려고 여러 번 가격 조정해도 쉽게 안 팔린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결국 기다림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고 가격 조정이 주요 변수인 듯해요 신중한 구매자들이 많아지니 저도 시장 상황을 잘 살펴봐야 할 것 같아요.
도레미 · 2026년 6월 10일
정말 누구나 다 똑같은 것 같아요 인테리어 분위기와 금액 등 고려안할 수 없는게 없지요 ㅠㅠ 그래서 정말 계속 기다릴 수 밖에 없는게 현실이네요 ㅠㅠ
희수니 · 2026년 6월 10일
근데 가격이 내려가는 것도 중요하긴 하지만 집의 인상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특히 요즘처럼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는 더더욱 그렇죠 예를 들면 사진 하나로 매물의 느낌이 확 달라질 수 있으니까요 대체로 깔끔하고 정돈된 공간이 매력을 더하는 것 같더라고요 주변에서는 정리 잘 되어 있는 집들이 잘 팔린다고 하던데 내부 상태가 좋지 않다면 아무리 가격이 좋아도 구매자들이 망설이지 않을까요
원희 · 2026년 6월 10일
솔직히 처음엔 이 글 읽으면서 미국 시장은 그렇게 매력 없다고 생각했거든... 근데 계속 보니까 분위기가 생각보다 괜찮은 거 같기도 해 오... 집주인들이 힘들어하는 모습 보니까 신중해질 수밖에 없겠더라고 주변 학군 좋은 집들도 상황 보니 재정비는 필요한 듯? 이런 가격 조정은 국내랑 비슷한 거 같음...
공간의가치 · 2026년 6월 10일
미국은 셀러 우위 시장에서 균형으로 넘어가는 국면이라 집주인 입장에서 예전 같은 호가 고집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한국은 반대 분위기라 묘하게 비교되더라고요
같은 부동산이어도 시장 분위기 하나에 따라 이렇게 다른 고충이 생긴다는 게 흥미롭기도 하고 남의 일 같지 않기도 해요
팽오리 · 2026년 6월 10일
미국의 부동산시장이랑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은 비교를 하기 어려운 부분인것같아요
눈사라밍 · 2026년 6월 10일
미국도 집주인의 이런 고충이 또 있네요
수달 · 2026년 6월 10일
미국 부동산 시장 ㄹㅇ 분위기 이상함 ;; 예전엔 금방 팔리던 집들 요즘은 하나도 안 나가니 집주인들 고생하겠음 ;; 근데 그 뭐 생긴다던 거 맞지? 사람들 관심 어떻게 변할지 궁금하긴 하네 ㅋㅋ
어느여름 · 2026년 6월 11일
안 그래도 미국 모기지 금리가 높아서 거래가 예전 같지 않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매물 철회 비율이나 가격 인하 폭 같은 구체적인 수치로 보니 시장 분위기가 확실히 체감됩니다.
결국 "구매자가 이 집에서 사는 모습을 상상하게 만든다"는 본문의 말씀이 핵심이네요.
효쥬님 · 2026년 6월 11일
미국은 우리나라와 많이 달라서 비교하기는 좀 힘들죠, 근데 미국보면 우리나라처럼 아파트나 이런 게 거의 없어서 또 매력적이기도 하고.. 솔직히 살아보고 싶어요.
포근포근쿠키 · 2026년 6월 11일
근데 이게 보면 전체적으로 인구 수가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싶긴 합니다..
행복하자 · 2026년 6월 11일
헉 요즘 미국 시장 상황 보니까 가격 내려가도 판매자들이 힘든 모습이 보여서 복잡한 기분이네 ㅎㅎ 집 팔려는 분들 입장에선 정말 애매한 시점인 듯 솔직히 난 지금 예산도 여유롭지 않아서 더 지켜봐야 할 듯 ㅎㅎ
서울초보 · 2026년 6월 11일
요즘 출퇴근할 때 힘든 부분이 많아진 것 같아서 진짜 고민이다 ㅋㅋ 시내 가까운 곳에서의 인파가 예전보다 훨씬 많아져서 주차 공간 찾기가 어려워졌고 대중교통도 넘치는 느낌이더라 ㅎㅎ 예전에는 조금 여유가 있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체감적으로 막히는 도로가 많아지고 시간도 늘어나는 것 같아서 걱정스러워 와 사람들이 많이 몰리면 불편함도 커지잖아? 어떤 동네는 한가해도 다른 곳은 그렇지 않으니까 그렇게 느끼는 것 같기도 해 모르겠지만 결국 각자의 생활권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잘 참고해야 할 듯 ㅎㅎ
르엥 · 2026년 6월 11일
예전에는 집을 사기 위해 발품을 팔던 시기가 있었는데 지금은 많이 달라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정 주변에서 주차나 교통 문제로 불편하다 하는 경우가 자주 들리더라고요 인정 선택지가 과거에 비해 줄어든 것 같고 특정 지역은 혼잡해져서 고민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애매하긴 한데 지금 같은 시점에는 시간을 조금 더 두고 보는 게 좋을 것 같은 느낌이네요
스위티자몽 · 2026년 6월 13일
금리가 너무 무섭긴 하죠. 당분간은 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눈치싸움 엄청 치열할 것 같네요.
말차우유 · 2026년 6월 13일
첫인상 바꾸는 팁이 진짜 꿀정보네요. 안 팔려서 고민인 주변 지인들한테 당장 공유해줘야겠어요
호잇 · 2026년 6월 18일
집이 안팔리는것도 엄청난 고민이 될거 같아요 어떻게 하면 판매를 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하고 진행해야 할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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