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20년 강남 반값 전세…서울 저출산 파격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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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공급하는 장기전세주택2 ‘미리내집’이 다시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높은 전셋값과 대출 부담에 지친 신혼부부들에게 사실상 서울 핵심지 장기 거주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공급에서는 강남·서초·마곡·잠실 등 선호 지역 물량이 대거 포함되면서 경쟁이 한층 치열해졌다.

<미리내집 인포그래픽.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 갈무리>
이번 제7차 장기전세주택2 ‘미리내집’ 평균 경쟁률은 약 52대 1까지 치솟았다. 이번 청약에는 총 441가구 모집에 2만2924명이 몰렸다. 구체적인 경쟁률을 보면 송파레미니스 59㎡는 256대 1, 잠실래미안아이파크 59㎡는 259대 1, 서울숲아이파크 84㎡는 325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신규 공급 단지였던 힐스테이트동작시그니처 59㎡ 역시 19가구 모집에 3371명이 몰리며 177대 1 경쟁률을 나타냈다. 강남·송파뿐 아니라 동작·이문뉴타운·강동권까지 사실상 서울 전역에서 높은 경쟁률이 형성됐다.
미리내집은 서울시가 추진하는 장기전세주택2 정책 브랜드다. 신혼부부와 예비신혼부부를 대상으로 공급된다. 특히 ‘출산 연계형 장기 거주 플랫폼’ 성격을 갖고 있다. 기본적으로 최장 10년까지 거주할 수 있고, 입주 이후 출산 시 최장 20년까지 거주가 가능하다. 서울시는 이를 통해 주거 불안이 출산 기피로 이어지는 문제를 완화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실제 최근 서울 주거시장에서 가장 큰 문제로 떠오른 것은 집값 상승만이 아니다. 전셋값까지 동시에 급등하면서 신혼부부들의 서울 정착 자체가 어려워지고 있다.
현재 서울 신축 아파트 전세시장은 이미 일반 직장인 맞벌이 부부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평가가 많다. 반포·잠실·성동·용산 등 핵심 지역 신축 아파트 국민평형 전세는 이미 10억~20억 원 수준까지 올라온 사례가 적지 않다. 강남권 주요 신축 단지의 경우 15억 원 이상 전세도 흔한 수준이 됐다.
마곡·고덕·이문뉴타운 같은 신흥 주거지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마곡 신축 84㎡ 전세는 이미 7억~9억 원 수준이 일반화됐고, 고덕권 대단지 신축 역시 8억원 안팎 전세 시세가 형성되고 있다. 성동·마포·용산 등 주요 업무지구 접근성이 높은 지역 역시 8억~12억 원 수준 전세가 즐비하다.
문제는 전셋값 상승 속도가 소득 증가 속도를 크게 앞질렀다는 점이다. 서울 신혼부부 상당수는 전세보증금 마련을 위해 대출을 최대한 활용하고, 부모 지원까지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금리 상승 이후에는 보증금 규모보다 월 이자 부담이 더 큰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반응도 많다. 실제 5억~6억원 수준 전세대출만 받아도 연간 수천만원 수준 이자 부담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당수 신혼부부는 서울 외곽으로 밀려나거나 구축 소형 아파트, 반전세·월세 시장으로 이동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출퇴근 시간이 늘어나고 육아 부담과 삶의 질 저하 문제가 동시에 발생한다. 특히 맞벌이 부부에게 직주근접은 단순 편의가 아니라 생존 문제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미리내집은 사실상 ‘서울 핵심 생활권 장기 거주가 가능한 상대적으로 저렴한 공공 전세’ 역할을 하며 폭발적인 수요를 끌어냈다. 실제 공급 가격만 보더라도 민간 시세 대비 경쟁력이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도시주택공사 갈무리>
이번에 반포자이 59㎡는 약 9억5940만 원, 반포리체 59㎡는 약 9억480만 원, 래미안서초에스티지 59㎡는 약 8억5800만 원 수준이었다. 금액 자체만 보면 매우 높아 보이지만, 동일 지역 민간 신축 아파트 전세 시세와 비교하면 수억원 낮은 수준이다.
마곡 역시 마찬가지다. 마곡엠밸리 주요 단지는 59㎡ 기준 약 4억~5억원대, 84㎡ 기준 약 5억~6억원대 수준으로 공급됐다. 현재 민간 신축 전세 시세와 비교하면 상당한 가격 메리트가 존재한다는 평가다.
결국 이번 미리내집 경쟁률은 공공임대 선호 현상이 아니라 서울에서 감당 가능한 전세 자체가 사라지고 있다는 현실이 반영된 결과에 가깝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이번 청약 결과는 과거와 달리 중산층 맞벌이 신혼부부들까지 공공주택 시장으로 대거 유입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재 미리내집 소득 기준은 전용 60㎡ 초과 기준 맞벌이 3인 가구 월소득 약 1633만 원 수준까지 허용된다. 사실상 일반 중산층 맞벌이 상당수가 신청 가능한 구조다.
이는 지금 서울 주거시장이 단순 저소득층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이제는 연소득 1억원 이상 전문직 맞벌이 부부조차 서울 핵심지 내 집 마련은 물론 안정적 전세 거주조차 어려운 구조가 됐다는 의미다.
다만 미리내집 역시 한계는 분명하다. 가장 큰 문제는 공급 부족이다. 이번 경쟁률이 보여주듯 현재 공급 규모로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 일부 인기 단지는 사실상 로또 수준 경쟁률이 형성됐다. 신청은 가능하지만 실제 당첨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점에서 정책 체감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무주택 유지 조건 역시 논란 지점이다. 현재 신청자와 배우자는 최근 5년간 주택을 소유한 이력이 없어야 한다. 하지만 서울 집값이 급등한 상황에서 지방 소형 주택 처분 이력이나 부모와 공동명의 지분 등으로 인해 탈락하는 사례도 발생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실질적으로 서울 내 집 마련이 어려운 계층까지 지나치게 배제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자산 기준 역시 현실과 괴리가 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현재 총자산 기준은 일반 가구 기준 약 6억6200만 원 수준이다. 하지만 최근 서울에서는 전세보증금과 예금, 자동차 등만 합쳐도 일정 수준 자산이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소득은 높지만 서울 집값을 감당하기 어려운 맞벌이 전문직 부부들의 경우 정책 사각지대에 놓인다는 불만도 나온다.
결국 시장에서는 앞으로 자격 기준 완화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대표적으로 자산 기준 현실화, 생애 최초 주택 처분 이력 일부 예외 인정, 신생아 가구 추가 우대, 맞벌이 소득 기준 완화 등이 거론된다.
동시에 공급 확대 요구 역시 더욱 커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역세권 고밀개발과 재건축 기부채납 확대, 공공지원 민간임대 연계 등을 통해 서울 핵심지 장기전세 물량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서울 핵심지 공급 없이는 미리내집 정책 효과 역시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많다.
더 근본적인 질문도 남는다. 미리내집이 과연 ‘내 집 마련’의 대안이 될 수 있느냐는 점이다. 단기적으로는 충분히 강력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많다. 최근 고금리와 대출 규제 환경에서는 무리한 영끌 매수보다 장기 거주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이자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는 안정적으로 거주하면서 자산을 축적하는 전략을 선호하는 신혼부부들이 늘고 있다.

<미리내집 입주 자격. 서울도시주택공사 갈무리>
하지만 동시에 미리내집은 어디까지나 임대 모델이라는 한계도 존재한다. 장기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는 있지만 자산 형성으로 직접 연결되지는 않는다. 한국 사회에서 부동산은 단순 거주 수단이 아니라 핵심 자산 축적 수단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상당수 신혼부부는 여전히 언젠가는 내 집 마련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서울 집값이 장기적으로 다시 상승할 경우 공공임대 거주자와 자가 보유자 간 자산 격차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시장에서는 지분적립형, 장기분양전환형, 공공분양 연계형 같은 새로운 모델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서울 주거정책이 단순 공공임대 확대를 넘어 장기 거주 안정성과 내 집 마련 사다리를 동시에 연결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단순히 오래 사는 것만이 아니라 자산 형성 기회까지 연결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내 집 마련’이 가장 중요한 목표였다면, 지금은 ‘서울에서 오래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집 확보’ 자체가 핵심 목표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미리내집 열풍은 서울 주거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보여진다. 서울 생활권의 신혼부부라면 이번 기회에 미리내집 모집공고를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댓글 2
눈사라밍 · 2026년 6월 8일
새로운 모델의 필요성은 저도 요즘들어 더 느끼는 것 같아요
로렐라이 · 2026년 6월 27일
강남이 전세가는 생각보다 낫군요.. 좋은 정보 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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