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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 숨 돌려도 보유세는 어떡하나

보더콜리읽는 데 약 3

서울 강남구에 아파트 두 채를 보유한 A씨는 요즘 잠을 설칩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5월 9일 종료된다는 소식에 급하게 매도를 결정했지만, 토지거래허가 심사가 늦어지면서 계약조차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정부가 5월 9일까지 토지거래허가 신청분까지 중과 배제를 인정하기로 하면서 한숨은 돌렸습니다.

그런데 A씨에게는 또 하나의 고비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바로 6월 1일입니다. 이날을 넘기면 양도세 중과를 피하더라도 올 한 해 보유세 폭탄은 피할 수 없게 됩니다.

다주택자들 사이에 '5월 9일'이 절세의 마지노선으로 통하고 있지만, 사실 그 뒤에 또 하나의 벽이 있습니다. 6월 1일입니다. 이 두 번째 관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양도세는 아끼고 보유세에서 크게 당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양도세 중과 유예 기한 늦춰졌지만

2022년부터 이어져 온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2026년 5월 9일 종료를 앞두고 있습니다. 유예가 끝나면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가 집을 팔 때 세율이 크게 뛰게 됩니다. 기본 세율은 6~45%지만 조정대상지역에서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자는 30%포인트의 가산세를 더 내야 합니다. 양도차익에 최고 75%의 세율이 적용되고, 지방세까지 포함하면 82.5%까지 뛰게 됩니다.

10억원의 양도차익이 있다면 8억원 넘게 세금으로 내야 하는 셈이니 사실상 팔지 말라는 것이나 다름없는 중과세율입니다.

정부는 이 기한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지만,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발생하는 실무적 문제를 반영해 범위를 넓히는 보완책을 내놨습니다. 매매계약 체결분뿐만 아니라 토지거래허가 신청분까지 양도세 중과 적용을 배제하기로 했습니다. 매도 의사가 있는 다주택자가 토지거래허가 심사 절차로 거래에 제약을 받는 점을 고려한 조치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작동할까요. 다주택자가 2026년 5월 9일까지 시·군·구청에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한 경우, 이후 허가를 받고 매매계약을 체결하면 일정 기간 내 주택을 양도할 경우 양도소득세 중과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기존 조정대상지역인 서울 강남구·서초구·송파구·용산구 주택의 경우 매매계약일로부터 4개월 이내, 즉 2026년 9월 9일까지 양도해야 중과세가 배제됩니다.

2025년 10월 새로 지정된 조정대상지역 소재 주택은 계약일로부터 6개월, 2026년 11월 9일까지 양도를 마무리하면 됩니다.

토지거래허가 심사에는 통상 15일이 걸립니다.

보유세까지 피하기는 어려워

그런데 양도세 중과를 피한다고 해서 세금 문제가 끝난 것이 아닙니다. 여기서 '6월 1일의 함정'이 시작됩니다.

보유세, 즉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종부세)는 매년 6월 1일을 과세 기준일로 삼습니다. 6월 1일 당일에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이 그해 1년치 세금을 모두 부담하는 구조입니다. stoen12 이 말은 잔금을 6월 2일에 치르더라도 6월 1일 기준 소유자가 해당 연도 보유세 전액을 내야 한다는 뜻입니다. 하루 차이가 1년치 세금을 가르는 것입니다.

올해 보유세 부담은 예년과 차원이 다릅니다. 올해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19.67% 급등했기 때문입니다. 누진세 구조 탓에 세금 증가율은 공시가격 상승률을 훨씬 웃돕니다. 서울 강남3구와 용산·성동·마포·광진구 등 한강 인접 지역은 공시가격이 20% 이상 치솟았습니다.

서울 강남구에 전용 84㎡ 아파트 두 채를 보유한 다주택자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한 채의 공시가격이 지난해 13억원에서 올해 16억원으로 올랐고, 또 다른 한 채가 10억원에서 12억5000만원이 됐다고 가정해 봅시다. 두 채를 합산한 공시가격은 지난해 23억원에서 올해 28억5000만원으로, 5억5000만원이 늘었습니다. 다주택자 종부세 공제액인 9억원을 제외하면 과세표준 산정 대상이 19억5000만원에 달합니다. 여기에 공정시장가액비율 60%를 곱하면 과세표준이 11억7000만원으로, 종부세와 재산세를 합한 보유세가 수천만원을 넘어설 수 있습니다. 6월 1일 이전에 한 채라도 처분하지 못하면 이 세금이 고스란히 올해 부담으로 남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정부가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 등을 통해 올해 보유세를 더 늘릴 수도 있습니다.

정부는 이미 보유세 강화 신호를 여러 차례 내보내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미국 뉴욕(1%), 일본 도쿄(1.7%), 중국 상하이(0.4~0.6%)의 보유세 실효세율이 한국(0.15%)보다 훨씬 높다는 기사를 공유하며 관심을 드러냈습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도 주요 도시의 보유세를 연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만약 정부가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현행 60%에서 80%로 올린다면 어떻게 될까요. 공정시장가액비율은 공시가격에 곱해 실제 세금 계산의 기준이 되는 과세표준을 구하는 수치입니다. 현재 종부세에 적용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은 60%입니다. 이 비율을 높이면 과세표준이 늘어나 보유세 부담이 커지는 구조입니다.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은 법률을 개정할 필요 없이 시행령 개정만으로 가능해 정부 입장에선 부담이 덜한 카드입니다.

앞서 예로 든 다주택자의 종부세 과세표준은 11억7000만원에서 15억6000만원으로 한꺼번에 뛰어오릅니다. 세금 부담이 수천만원 단위로 불어나게 됩니다.

잔금 날짜 서둘러야

다주택자라면 세 가지를 점검해야 합니다. 첫째, 잔금 날짜를 서둘러야 합니다. 5월 9일까지 토지거래허가 신청을 마쳤더라도 잔금 청산이 6월 1일을 넘기면 올해 보유세를 온전히 부담해야 합니다. 계약서를 쓸 때부터 잔금 기일을 6월 1일 이전으로 명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매수자 역시 6월 1일 이후에 잔금을 치러야 그해 보유세 납부 의무를 피할 수 있어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집니다.

둘째,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 가능성을 시나리오에 포함해야 합니다. 6월 1일 이전에 비율이 올라가면 올해부터 즉시 적용됩니다. 6월 1일 이후에 인상되더라도 내년 세 부담 한도의 기준이 높아지는 효과가 생겨 결코 안심할 수 없습니다.

셋째, 세무 전문가와 함께 보유 주택별 올해 예상 보유세를 미리 계산해봐야 합니다. 공시가격 급등으로 지난해보다 세 부담이 50%까지 늘어나는 주택이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속출하고 있습니다. 아직 공정시장가액비율이 60%로 유지되고 세부담 상한이 작동 중인 지금이 상황이 그나마 낫습니다. 이 브레이크가 느슨해지기 전에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5월 9일은 양도세 중과를 피할 수 있는 마지막 관문입니다. 그러나 6월 1일이라는 두 번째 관문을 지나쳐서는 안 됩니다. 양도세 폭탄을 비켜가도 보유세 폭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두 관문을 모두 통과해야 비로소 올 한 해 세금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다주택자에게 남은 시간은 많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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