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고른 도시, 부동산이 따라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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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부동산 지도가 바뀌고 있다
새해가 밝았다. 2026년 1월 주간 집값상승률 1위에 서울도 아니고, 그렇다고 판교나 분당처럼 핫한 수도권 도시도 아닌 용인이 올랐다. 3주차에는 무려 0.68% 상승을 기록하며 6주 연속 전국 시·군·구 가운데 가장 높은 주간 상승률을 기록중이다. 또 하나 눈에 띄는 지역은 창원이다. 첫주 상승률 0.28%를 기록하며 5위에 올랐다. 용인이야 그렇다 쳐도, 창원? 많은 사람들에게 창원은 '경남 어디쯤 있는 도시'라는 막연한 이미지 정도였을 것이다. 그런데 이 두 도시가 1월 들어 높은 주간 상승률을 기록하며 전국 부동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단순히 집값이 오르는 게 아니라, 세상이 바뀌고 있다
이 이야기를 이해하려면 조금 시야를 넓혀볼 필요가 있다. 지금 세계는 AI라는 거대한 변화의 한가운데 서 있다. ChatGPT가 등장한 이후 불과 2년여 만에, AI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 모든 산업의 기반 기술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이 AI를 돌리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바로 반도체와 전력이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에서 용인과 창원이라는 이름이 등장한다.

서울 수도권 인기지역 사이에 나타난 용인과 창원
출처 : 직방 자료 재구성
용인: 반도체 전쟁의 최전선
용인을 떠올리면 보통 수지구의 좋은 학군, 강남 출퇴근이 가능한 베드타운 정도를 생각하기 쉽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 용인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그런 차원을 훨씬 넘어선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우리나라 시가총액 1, 2위를 다투는 이 두 거대 기업이 미래를 걸고 선택한 곳이 바로 용인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평택에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도 용인 남사와 이동읍에 또 다른 거대한 클러스터를 건설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원삼면에 대규모 단지를 짓고 있다.
왜 이렇게 돈을 쏟아붓는 걸까? 답은 간단하다. 반도체가 더 이상 '경기에 따라 오르락내리락하는 상품'이 아니게 되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경기가 좋으면 반도체 수요가 늘고, 나빠지면 줄어드는 순환을 반복했다. 하지만 AI 시대에 접어들면서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가 작년 한국을 방문했을 때를 기억하는가? 그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과 치맥을 하며 큰 화제를 불러모았다. 언론에서는 이를 '깐부 회동'이라고 부르며 갖가지 추측으로 이 만남을 해석했다. 젠슨 황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AI 칩을 만드는 사람이다. 그런데 그의 가장 큰 고민은 '반도체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느냐'였다. 아무리 좋은 설계를 해도, 그걸 실제로 만들어줄 공장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그래서 그는 한국으로 날아와 "제발 우리한테 반도체 좀 더 만들어달라"고 손을 내민 것이다.
이제 반도체는 단순한 부품이 아니다. 국가 전략 자산이고, AI 시대의 석유다. 그리고 그 석유를 캐내는 유전이 바로 용인에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용인의 부동산 상승은 단순히 투기 수요나 일시적인 열기보다는 실제로 고소득 일자리를 가진 사람들이 유입되면서 생기는 '실수요'장일 가능성이 높다.

용인 처인구 원삼면에 조성중인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조감도. 출처 : 용인시
창원: 전력 인프라의 숨은 강자
솔직히 말하면, 수도권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창원은 그다지 친숙한 도시가 아니다. "경남 도청 소재지" 정도의 정보를 가지고 있다면 양반이다. 그렇기에 창원의 반전은 더욱 흥미롭다. 오랫동안 굴뚝 산업 도시로만 인식되던 창원은 이제 AI 생태계의 '혈관'을 담당하는 도시로 재평가받고 있다. AI를 구동하기 위한 데이터 센터는 작은 도시 하나와 맞먹는 엄청난 전기를 쓰는데, 그 전력을 만들고 안전하게 보내는 장비들을 바로 창원의 기업들이 만들기 때문이다. 효성중공업의 변압기는 AI의 혈관이 되고, 두산에너빌리티의 원자력 및 발전 기술은 그 심장이 될 에너지를 책임진다. 여기에 방산 수출 호조와 조선업의 부활까지 더해지며 창원은 실질적으로 '돈을 버는 도시'의 면모를 갖추어 가고 있다. 이러한 산업적 성과가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다시 성산구와 의창구 같은 선호 지역의 집값을 단단하게 지탱하는 흐름은 산업과 부동산이 어떻게 맞물려 돌아가는지를 잘 보여준다. 결국 창원은 단순히 '지방 도시'가 아니라, AI 인프라의 혈관을 만드는 글로벌 거점이자, 방산과 조선이라는 탄탄한 제조업 기반을 가진 '진짜 돈 버는 도시'로 재평가받고 있는 것이다.

경남 창원시 창원대로변 창원국가산업단지 준공업지역과 녹지(공원)를 연결하는 공중정원 조감도. 출처 : 창원시청
평택의 교훈: 고통 뒤에 찾아온 희망
물론 이러한 변화가 늘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평택 고덕의 사례는 산업 도시가 겪는 진통과 회복의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거울과 같다. 고금리의 파고 속에 삼성전자의 공사가 일시 중단되며 한때 미분양이 6,400가구를 넘어서기도 했지만, AI 수요가 터져 나오며 공사가 재개되자 분위기는 금세 반전되었다. 불과 1년 만에 미분양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고 계약률이 90%대를 회복하는 모습은, 결국 확실한 산업 기반을 가진 지역은 고통의 시간을 지나 결국 제자리를 찾아간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여전히 금리와 대출 규제라는 변수가 남아 있지만, 평택의 회복은 진짜 수요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를 명확히 가늠케 한다.
부의 지도가 다시 그려지는 시간
결국 지금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것은 단순한 집값의 변동이 아니라, AI라는 거대한 기술 혁명이 사람과 돈의 흐름을 바꾸며 부의 지도를 다시 그리고 있는 과정인 것 같다. 서울에 집중된 규제의 틈새에서, 강력한 산업 동력을 가진 지방 거점 도시들이 매력적인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은 자연스러운 시대적 흐름과 맞닿아 있다. 이제 부동산을 바라보는 시선은 '어디가 유명한가'라는 고정된 틀을 넘어, '어떤 산업이 싹트고 얼마나 많은 고소득인력이 모여드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으로 향해야 한다.
2026년의 시작과 함께 용인과 창원이 보여준 신호는 앞으로 다가올 거대한 변화의 서막일지도 모른다. 익숙했던 과거의 방식에 머물기보다 세상이 어디로 흐르는지, 그 변화가 어디에 새로운 가치의 씨앗을 뿌리고 있는지를 조심스럽게 관찰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기다.
댓글 12
펜트하우스 · 2026년 1월 23일
창원과 용인이라면 그래도 수도권과 가까운 용인이 더 기대가 되는 지역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ㅠ 창원은 조금 더 있어야겠죠?
오늘을살자 · 2026년 1월 23일
와 AI의 시대인게 느낌이 확오네요 오늘 챗지피티에 저희집 미래좀 물어봐야겠는걸요
아기새 · 2026년 1월 26일
우와 확실히 ai시대라 많이 다르기는 하군요 ai가 부동산 지도 까지 바꾸다니 싱기하네요
빅토리아 · 2026년 1월 26일
평택도 좀 희망이 살아나고 잇는건가요 ㅎㅎ 실제로 체감상은 아닌거 같네요 ㅠㅠ
아파트사우루스 회원 · 2026년 1월 26일
AI 산업이 어떻게 사람을 끌어들이는지 보는 시각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앞으로 지역 보는 눈이 달라질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도로롱 · 2026년 1월 28일
용인과 창원이라니... 뭔가 예상하지 못한 지역이긴 한데 글을 읽어보니 납득이 가네요 ㅎ 요즘은 챗지피티로 주식도 한다고 하더라구요
스위티자몽 · 2026년 1월 30일
이제는 부동산도 AI를 따라가는 건가요? 갈수록 AI에 의존하게 되는 것 같은데 그만큼 시대가 발전하고 있다는 거겠죠..
와사비 · 2026년 1월 31일
이젠 산업 특수에 부동산이 크게 영향 받는 시대가 되었네요
새우깡 · 2026년 1월 31일
이젠 반도체 관련 산업이랑 연관 깊은 도시 부동산이 뜨는군요
말차우유 · 2026년 1월 31일
최근 들어 느끼는 건데, 부동산 흐름이 예전과 반복된다거나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은 버려야 하는 것 같아요. 확실히 시대가 변하고 있는 듯합니다.
호잇 · 2026년 1월 31일
ai산업은 진짜 많이 발전하고 있는거 같아요 부동산시장도 장악하는거 아닐까요
로렐라이 · 2026년 6월 27일
확실히 요즘 반도체 붐이라서 그런지 부동산까지 영향을 미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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