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사우루스

옆에 있으면 그냥 확~!!

양콩읽는 데 약 3

두달 전에 월세 계약을 했다.

전월세 매물이 귀하니 월세가 하나 나오자마자 웬 점잖은 중년 남자 손님이 오더니 바로 계약했다.

여기까지는 아주 평범했다.

계약하고 1주일 쯤 후에 살고 있던 세입자가 미리 이사를 나가고 집이 비었다. 거기서부터 사건이 시작되었다.

임대 목적물이 공실이 되면 이사 들어올 사람이야 좋겠지만 관리하는 측면에서는 분쟁 유발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

공실이 된 것을 안 새임차인이 집에 붙박이장도 설치하고 청소도 하고 싶다고 해서, 붙박이장 설치 건은 임대인한테 동의를 구해줬고 청소할 때는 가서 문을 열어주었다. (월세로 입주하는 임차인이 왜 방마다 붙박이장을 설치했는지는...아직도 미스테리다.)

그런데 잔금을 이틀 앞둔 어느 날,

또 와서 설치할 게 있다고 비번을 알려달라길래 시간 맞춰 나가서 열어주겠다 했더니 전화로 30분 넘게 온갖 짜증을 쏟아냈다.

'청소도 편하게 하고 붙박이장 설치도 편하게 할 수 있게, 아예 처음부터 비번을 가르쳐주지 왜 안 가르쳐주고 올 때마다 직접 와서 열어주냐 귀찮아 죽겠다'며 난리난리를 쳤다.

뭐 이런 손님들 종종 있으니까 그러려니 했다. 그래서 좋게 좋게 설명을 했다.

그런데 도저히 못 참겠다는 듯이 계속 시비를 걸고 막말까지 했다.

'내가 들어가 살 집에 내 돈으로 붙박이장 설치하는 것도 일일이 임대인한테 물어보고 비번도 안 알려주는 이렇게 까다롭고 못되먹은 부동산 처음'이라고 하다가 갑자기 분노조절에 실패했는지 목소리가 확 커지더니 급기야는 내질렀다.

"야! 나 그동안 이사를 2000번도 넘게 다녔는데 일단 계약만 해놓으면 다들 한 달 전이고 두 달 전이고 무조건 비번 알려줬어! 근데 너같이 이렇게 까다롭게 구는 부동산 때문에 너무 짜증난다아아아!!! "

하더니

"옆에 있으면 그냥 확~!!"

이라고 말했다. 내 귀를 의심했다. 확? 확! 어쩌겠다고!

그때까진 짜증나도 참고 조용조용 설명하다가 여기서 그만 나도 분노 조절에 실패했다.

"제가 중개사로서 불법이나 위법 행위, 혹은 과실을 행한 게 있으면 경찰서고 구청이고 아무데나 민원 넣으세요! 그리고 전국에 있는 아무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전화해서 '잔금 치르기 전에 임대인 동의 없이 마음대로 비번 가르쳐주고 마음대로 시설물 설치하게 하는 공인중개사 있으면 알려줘보세요!"

그리고 본인 짜증난다고 원칙대로 하는 중개사한테 말 함부로 하지 마세요!

이사하기 싫으면 하지 마세요!"

라고 퍼부었더니 갑자기 목소리가 개미 뒷발꿈치만 해져서 말을 빙빙 돌리더니 잔금을 바로 치르겠다고 했다.

그리고 1시간 후에 잔금이 입금되었다.

나는 전화를 끊고 혼자 리바이벌했다.

돈이 있으면 미리 잔금부터 치르고 마음대로 할 것이지.... 옆에 있으면 그냥 확~~~!

얼마 전에도 이와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전세계약한 세입자가 잔금 전날 집이 비니 청소좀 하면 안되겠냐고 물었다.

입주하는 사람이야 상황이 허락된다면 미리 깨끗히 청소해놓고 이삿짐 넣고 싶은 건 너무나 당연한 인지상정이라 집주인의 동의를 받아서 비번을 알려주며

"청소는 하시고 짐은 잔금 치른 후에 넣으세요!"

라고 이야기했다. 알았다고 하더니 다음날 아침 출근도 하기 전부터 짐을 넣고 있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집주인이 전화로 항의를 하길래 '잔금부터 치르고 짐 넣어야 한다'고 전달했더니,

젊은 부부가 중개사무소로 쫓아왔다. 그들의 항변은 이러했다.

그동안 수십번 이사를 다녔지만 모두 이사를 다 한 후에 잔금을 치렀다. 잔금부터 치르고 이사하는 경우는 처음 본다. 당신 말을 듣고 주변 사람들한테 물어봤더니 '그 부동산이 이상하다. 당연히 이사 먼저 하고 잔금치르는 거다'고 이구동성 말하더라

고 했다.

그래서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누구냐 그 말이 맞는지,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됐는지 내가 한번 통화해보겠다 했더니, 그냥 본인이 양보해서 잔금 먼저 치러주겠단 식으로 유야무야 넘긴 사건이 있다. .

도대체 잔금 치르기 전에 마음대로 들락거리고 이사부터 해도 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그런 사람들이 정말 있는지...

옆에 있으면 그냥 확~~ 예의바르게 물어보고 싶다.

댓글 26

  • 펜트하우스 · 2025년 11월 5일

    이사를 2000번 넘게 다녔다는 자체가 문제인 사람이네요 전세든 월세든 잔금치르기전에 누가 비번을 알려주나요.. 사실 시설물 설치도 문제가 될거 같은데요

  • 포근포근쿠키 · 2025년 11월 5일

    이거 조금 문제가 많은 상황이네요. 진심으로 누군가를 잘 만나야 한다는 건 맞는 이야기인 듯 합니다.

  • 청라룡 · 2025년 11월 5일

    아구 이사를 2000번 넘게 다녔다는게 과연 저렇게 내세울만한 일일까요..?어디서 언성부터 높이는지..?

  • 말차우유 · 2025년 11월 5일

    보통 임차인이 붙박이장을 설치할 생각을 잘 안 하는데.. 임대인이 동의해 준 것도 신기하고요. 그런데 비밀번호 때문에 저렇게까지 경우 없게 구는 건 너무 심한데요?

  • 스위티자몽 · 2025년 11월 6일

    대단한 세입자네요. 잔금 치르기 전에 비밀번호를 알려달라는 건 뭔가요? 저도 이사 다녀봤지만 잔금을 치러야 비로소 제 거주지가 되는 거지, 진짜 이해 안 됩니다.

  • 눈사라밍 · 2025년 11월 6일

    헉 진짜 세입자도 대단하네요 저렇게 이야길 하다니..

  • 현맘이 · 2025년 11월 6일

    이사 2000번이;;; 말이되나요?;; 뭔가 생각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 투성이네여;;

  • 봄호랑이 · 2025년 11월 6일

    와 진짜 상식이 없는 사람이네요 공인중개사도 보통 일이 아닙니다.. 어이가 없네요!

  • 봄호랑이 · 2025년 11월 6일

    그러게요 무슨 이사 2천번.. 사실이어도 비정상이고 웃기지도 않네요 참 ㅎㅎ

  • 봄호랑이 · 2025년 11월 6일

    그러게요 이사를 200번도 아니고 2000번 다녔다는 게 사실이면 그것도 평범한 사람은 아니네요.

  • 아아정복 · 2025년 11월 6일

    이사 2천번.. 어떻게하면 2천번을 하지 신가하네

  • 박하맛 · 2025년 11월 6일

    2천번의 이사는 .....정신이 힘든 분일까요?

    아니면 뭘 위해서 그런건가요?

    세상 힘들게 사시네요 고집쟁이같으니라고

  • 베테랑킴 · 2025년 11월 7일

    그냥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라는 생각을 가지신분이 정말 많아요...

  • 미니멀부자 · 2025년 11월 7일

    2천번 이사가 자랑이신건가요 ㅋㅋ 너무 막대하는 사람들이 많네요.

  • 미니멀부자 · 2025년 11월 7일

    그러게요. 너무 본인이 다 맞고 상식적이라는 말도 안되는 생각을 가지신분들이 많네요

  • 호잇 · 2025년 11월 7일

    와 이사를 2천번이나 할수 있나요 ...? ㅋㅋㅋ

  • 새우깡 · 2025년 11월 8일

    어딜가도 억지쓰고 강짜 부리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거 같아요 참 보기 안좋고 민폐죠

  • 와사비 · 2025년 11월 8일

    저런 사람들 상종하기 싫어서 그냥 넘어가는 분들도 많은데 단호하게 잘 대처 하셨네요

  • 아아정복 · 2025년 11월 8일

    아 진짜 이런분들 너무 싫어요 ㅠㅠ

  • 도기몬 · 2025년 11월 10일

    엥 이사를 2000번이나 다닐수가 있다고요...? 잔금도 안치뤘는데 누가 비번을 알려줘요 말도 안되는 ㅋㅋㅋ;;

  • 봄호랑이 · 2025년 11월 10일

    그러게요 상식 밖의 사람들이 너무 많이 존재하네요 정말 ㅎㅎ

  • 스위티자몽 · 2025년 11월 10일

    그러니까요. 저게 진짜인지 그냥 하는 말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사를 2천 번 갔다면서 저렇게 상식이 없으면 되나요?

  • 박하맛 · 2025년 11월 11일

    마자요 ㅜㅜ 저런사람들은 아예 말이 안통해서 실랑이 해봤자 속만 타고 속에 화만 남는것 같아요

  • 뽀뽄 · 2025년 11월 11일

    생생한 경험담이네요! 잔금 전 막무가내 손님 때문에 정말 황당하셨겠어요. 상식 밖의 행동에 그런 막말까지 들으셨다니 스트레스가 심하셨겠어요. 저도 같은 경험이 있다면 정말 분노조절이 어려울 것 같네요.

  • 베키 · 2025년 11월 12일

    잔금 전 시설물 설치와 이사 요청 논란, 실제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을 예방하는 팁이네요.

  • 눈사라밍 · 2025년 12월 5일

    진짜...상식밖의 행동을 하는사람들은 여전히 많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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