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야, 넌 커서 공항 옆에 살지 말거라
도땅읽는 데 약 3분

군대 훈련소에서 사격 연습을 하는데 선진 병영 문화가 덜 여물 때여서 그런지 귀마개를 주지 않았다. 아무것도 모르는 훈련병 도땅은 그냥 총을 쐈고 이후 영구적인 이명증을 얻었다. 슬픈 개인사이긴 한데 특별히 치료법이 있는 것도 아닌지라 그냥 의식하지 않고 살고 있다. 물론 스트레스가 심할 때는 증세가 심해지긴 하지만..
아무튼! 청각에 문제를 겪고 있거나 겪어본 사람들은 소음에 의한 스트레스가 얼마나 큰지 잘 알고 있는데 이런 사람들에게는 절대 권할 수 없는 주거지가 있으니 바로 김포공항 근처다. 김포공항에서 가까워질수록 소음을 넘어 굉음이 들려온다. 김포공항은 항공기 운항수가 무지막지해서 수분에 한대꼴로 비행기가 뜨고 내린다. 그러므로 사실상 낮 시간에는 상시적으로 소음과 함께 지내야 한다.

개인적으로 느꼈던 비행기 이착륙 소음은 마치 살아있는 생물과 같았다. 처음에는 신기했는데 여러 번 듣다 보니 시끄러웠다. 그러다 1~2년 정도 듣다 보니 적응이 되는 것 같았다. 그런데 또 4~5년 정도 살다 보면 여기선 못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즉 누구든 임장이나 집 보기를 통해 한두 번 들렸던 그 비행기 소음은 언젠가 더 크게, 더 힘겹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공항 소음이 있는 지역이 처음이라면 결코 이를 쉽게 여겨서는 안되며 모두가 적응하고 사는 거라 오해해서도 안된다.

<공항소음포털/소음지도> 김포공항 일대 소음지도
또 한 가지, 항공기 소음의 영향권도 결코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이륙과 착륙이 이루어지는 직선 루트 상당 범위가 소음 영역에 들어간다.

소음지도는 1종, 2종, 3종(가), 3종(나), 3종(다)로 나뉘어 지는데 김포공항 근처 주거지 중 소음영향권에 들어오는 범위는 3종부터다. 위의 이미지의 빨간색, 보라색, 파란색 범위라고 보면 된다.

김포공항의 소음지도를 보면 광명시 일대에서부터 김포시 일대까지 뻗어간다. 특히 활주로에 가까워질수록 비행기 고도가 더 낮아지기 때문에 더 자주 , 더 맹렬하게 , 더 파괴적으로 소음이 들리는 지역이다. 자 그럼 그 소음은 어느 정도일까? 일반적으로 항공기 소음은 데시벨(Db)이 아닌 웨클(WECPNL)이라는 단위를 사용했다. 그리고 최근에 다시 '엘디이엔'(Lden dB)이라는 단위로 바뀌었는데 지도를 보면 실시간으로 이것이 표기되니 확인할 수 있다.
자 그럼 일대 주택지들의 실제 소음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2024년 김포공항 소음측정결과>
평균의 함정에 속으면 안 된다. 비행기가 머리 위로 지날수록 소음이 커지는 것이 인지상정! 비행기 항로와 고도에 따라 지도에는 75까지도 찍힌다. 실제로 3종 구역의 구분도 Lden 61~75dB의 소음이 발생하는 곳을 기준으로 한다. (1종은 79 이상) 그럼 대략 70 Lden dB은 어느 정도 소음인지 GPT에게 물어봤다.

철도변 소음과 유사하다고 한다... 그렇다 철도 소음은 기다릴 때 한번 듣고 그만이다. 게다가 요즘은 스크린 도어도 잘돼있다. 그런데 항공기 소음은 스크린 도어로 막을 수 없을뿐더러 수분에 한대꼴로 비행기가 지니다 보니 (연휴철은 1분 내외로도..) 얼마나 심한 소음에 얼마나 자주 노출되는지는 쉽게 상상하기 어렵다. 말 그대로 살아본 자만이 알 수 있는 고통이라 하겠다.
자, 그럼 이런 소음공해를 안고 살아가는 주민들에게는 어떠한 보상이 없는가? 물론 있다. 냉방시설 설치 지원을 해주거나 (일회적), 매년 전기료 할인(약 20만 원)을 제공한다. 다른 보상 혜택도 있지만 일반적인 가정에서 받아볼 수 있는 것은 전기료 할인 정도... 그것도 일 년에 20만 원이다. 일 년에...

<소음포털 전기료 지원 신청 페이지> 신청 안 하면 못 받는다
사실 공항 일대 주민들의 소음 피해는 뉴스에서도 간간이 다뤄온 내용이다. 다만 소음이라는 특성상 이게 어느 정도인지 체감되는 바가 다르고 또 보도에서는 실제 소리를 담아 전달할 수도 없다. 소음측정기로 얼마가 찍혔느냐는 와닿지 않기 때문이다.

<LG헬로비전 서울경인 유튜브 캡쳐>
주거지로서 항공기 출몰지역은 예로부터 기피 당해왔다. 살아보면 좋지 못하다는 것을 누구나 알기 때문이다. 다른 공항 주변 주거지라면 마찬가지의 피해를 입고 있겠지만 특히 김포공항은 그 규모와 횟수가 너무 과하다. 하지만 그래봤자 어쩌하리 막상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중재해야 하는 높은 분들이 공항 옆에 살리가 만무하다. (뉴스 보니 가끔 시찰을 나가서 멍하니 비행기를 쳐다보긴 하시던데 무슨 생각 하셨는지 물어보고 싶다)
자, 이렇게 되면 누군가는 냉소적으로 '누칼협'을 말할 수 있다. '누가 거기 살라고 칼 들고 협박했냐..?' 라는 것이다. 하지만 공항 소음은 국가 시스템상의 문제이고 사회적이다. 구조적인 문제를 개인의 책임으로 치환하는 어리석은 발상이다. 물론 공항관련 결정은 손바닥 뒤집듯이 할 수 없다. 소음 해결도 물리적인 한계가 존재한다. 그렇다면 더 합리적인 타협, 그리고 진정성 있는 관심이라도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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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3
한양 · 2025년 3월 5일
오메 비행기 밑을 이리 자세히 볼 수 있을줄이야
고려하라 · 2025년 3월 5일
그래도 소음은 빈부격차가 없더이다. 신축,브랜드,역세권 대단지도 피해갈수 없음
보석7 · 2025년 3월 5일
비행기가 손바닥만해 ㅋㅋ
시그널보내 · 2025년 3월 6일
저 동네 비행기 소리 심한거야 익히 잘 알려져 있지요 양천구 신정동 아니면 신월동쪽으로 추측해봅니다
안비욘 · 2025년 3월 6일
우와.. 여기는 오히려 저층이 인기가 많을 것 같아요 고층은 비행기 소음 때문에 오히려 인기 없을 것 같아요
안비욘 · 2025년 3월 6일
근데 첫번째 사진 아파트가 어딘지 궁금하네요 ㅎㅎ
한양 · 2025년 3월 6일
양천구, 강서구에서 표 끌어 모으는 법 : 김포공항 이전 공약 내면 됨 ㅋㅋㅋ ㅋㅋ
바래기 · 2025년 3월 7일
비행기가 머리 위에서 날아다니는 건가요?
수G · 2025년 3월 7일
지인이 공항 근처 사는데 비행기 소음에 익숙해진건지 무뎌진건지 모르겠지만 까먹고 산다고 함 시끄러워서 못살겠다고 생각해본적 없다고 했고 어차피 문닫고 생활하면 모른다고 함
슈테른 · 2025년 3월 7일
저정도면 비행기 랜딩바퀴 보이겠는데욬?
케이던스 · 2025년 3월 12일
저도 청주공항에서 5키로 정도 떨어진 지역에 거주 중인데 소음지도에 표기된 곳이 아님에도.. 이곳은 군사·여객 겸용 공항이라 그런지 낮에는 전투기 출격 소음이 굉장히 심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어요ㅠㅠ 정말 이 점에 대해서는 대책이 필요할 듯 싶네요
키득 · 2025년 3월 12일
에이 ㅋㅋㅋ
나안아... · 2025년 3월 13일
제 지인도 공항인지 비행훈련장인지 주변에 사는데 소음때문에 스트레스 엄청 받아하더라고요?? 듣기로는 일년에 돈 얼마 나온다는데.. 얼마 안되는 보상금 말고 다른 대책이 필요할것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