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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도 해외직구가 가능하다구요?

엘레이맘읽는 데 약 3

루마니아의 패시브 모듈러 하우스

집도 해외직구하는 시대

믿기 어려운, 하지만 실제로 일어난 일

몇 달 전, 건축 관련 영상을 둘러보다 흥미로운 영상을 하나 발견했다."해외직구로 집을 사다." 처음엔 농담인 줄 알았다. 해외직구라면 전자제품이나 가구 정도를 떠올리는 게 보통 아닌가. 근데 집을 해외 직구로 사다니..과연 가능한 일인가?

그 영상의 주인공은 수년간 집짓기를 준비해온 사람이었다. 수많은 건축 박람회를 다니고, 국내외 시공사례를 검토하고, 단열재 하나하나까지 공부했다고 했다. 그러다 우연히 '패시브 프리패브 하우스(Passive Prefab House)'라는 개념을 알게 되었고, 이것이야말로 자신이 찾던 답이라고 확신했단다.

문제는 가격이었다. 국내에서 이 사양으로 집을 짓자니 건축비가 예상을 훌쩍 넘어섰다. 그렇게 고민하던 중, 그는 집도 해외 직구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발트해 연안의 작은 나라 라트비아에서 제작된 주택 모듈이 컨테이너선에 실려 한국으로 운송 되었고 국내 시공업체를 통해 기초공사와 모듈 연결을 완성했다. 운송 후 불과 일주일 만에 집이 완성되었다. 벽체도, 창문도, 천장도 모두 공장에서 완성되어 온 상태였다.

이 이야기를 읽으며 나는 자연스럽게 시골에 계신 시부모님을 떠올렸다.

겨울마다 반복되는 걱정

시부모님이 사시는 집은 20년도 더 된 단층집이다. 시골의 작은 땅에 지은, 아담하고 정겨운 집이지만 매년 겨울이 되면 걱정이 앞선다. 보일러를 최대로 올려도 방 안 구석구석 온도가 제각각이다. 거실은 후끈한데 안방은 냉기가 든다. 창문 틈새로 찬바람이 새어 들어오고, 아침이면 유리창에 이슬이 맺혀 흐른다.여름은 또 어떤가. 에어컨을 쉬지 않고 돌려도 집 안이 제대로 시원해지지 않는다. 단열이 제대로 안 되다 보니 밖의 더운 공기가 그대로 스며든다. 그래서 전기요금은 늘 부담이다. 그런데 만약에 그런 집을 지을 수 있다면 어떨까? 단열 걱정 없고, 난방비 걱정 없고, 항상 쾌적한 온도가 유지되는 집. 그런데 집을 짓는 비용은 기존 비용의 반값이라면?

패시브 프리패브, 두 단어가 만나다

'패시브(Passive)'와 '프리패브(Prefab)'. 두 단어는 각각 다른 의미를 담고 있다. 프리패브는 '어떻게 짓느냐'의 문제다. 공장에서 집의 주요 구조와 마감재를 미리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을 말한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실내 공장에서 작업하니 품질이 균일하고, 공사 기간도 대폭 줄어든다. 현장에서의 소음과 먼지, 폐기물도 최소화된다.

패시브는 '얼마나 효율적인가'의 문제다. 독일에서 시작된 패시브하우스 개념은 냉난방 에너지를 최소화하는 건축 설계 기준이다. 두터운 단열, 철저한 기밀성, 열회수 환기장치 등을 통해 에너지 손실을 극도로 줄인다. 독일 패시브하우스 연구소(PHI)의 인증을 받으려면 까다로운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이 두 가지가 결합된 것이 바로 '패시브 프리패브 하우스'다. 공장에서 정밀하게 만들어진, 에너지 효율 최고 수준의 주택. 빠르게 짓고, 오래 쓰고, 유지비는 낮은 집.

실제 라트비아 해외직구로 지어진 집 출처 : 주택백화점

왜 라트비아인가, 그리고 이 집은 왜 특별한가

라트비아는 발트해 연안의 작은 나라지만, 유럽 내에서 프리패브 건축 강국으로 꼽힌다. 영하 20도를 넘나드는 혹독한 겨울을 견디기 위해 수십 년간 고단열 주택 기술을 발전시켜온 덕분이다. 풍부한 침엽수림을 기반으로 한 목재 산업과 체계화된 공장 생산 시스템이 결합되면서, 높은 품질의 패시브 하우스를 합리적인 가격에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라트비아산 패시브 프리패브 하우스는 평당 400~600만 원 선에서 시작한다. 한국까지 운송·통관·시공비를 더해도 평당 700~900만 원. 국내에서 같은 사양으로 짓는다면 1,500만 원 이상이 필요한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그렇다면 이 집은 왜 그렇게 단열과 냉난방에 효과적일까? 비밀은 세 가지 핵심 기술에 있다.

첫째, 일반 주택보다 두 배 두꺼운 300mm 이상의 벽체에 고성능 단열재가 빈틈없이 채워진다. 둘째, 3중 로이유리 창호로 열 손실을 최소화한다. 셋째, 거의 밀폐 수준의 기밀성(0.6ACH 이하)을 유지하면서도 열회수 환기장치로 신선한 공기를 공급한다. 이 세 가지가 결합되면 겨울엔 난방을 조금만 해도 실내가 포근하고, 여름엔 외부 열기가 차단되어 냉방비가 거의 들지 않는다. 

한국의 시도

사실 한국에도 비슷한 시도가 없었던 건 아니다. 2019년, LG전자는 '스마트코티지'라는 이름의 프리패브 하우스를 선보였다. LG의 가전제품과 IoT 기술을 접목해 에너지 자립형 주택을 구현한 것이다. 태양광 패널로 전기를 생산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로 저장하며, 열회수 환기시스템으로 쾌적함을 유지한다. 국내 최초로 제로에너지건축물(ZEB+) 1등급 인증을 받았다. 기술적으로는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가격이 문제였다. 약 8평(27㎡) 규모의 단일 모듈이 1억 원. 평당으로 환산하면 1,250만 원이다. 아무리 에너지 효율이 뛰어나도 일반인이 선택하기엔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결국 이 제품은 대중화되지 못하고 전시용이나 특수 목적으로만 활용되고 있다.

무인양품 MUJI에서 선보인 MUJI HUT

집에 대한 생각, 이제 바꿔야 할 때

'해외직구 주택'이라는 표현이 처음엔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세계는 집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집은 반드시 한곳에 고정되어 있어야 하는가?" "집은 꼭 그 땅 위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지어져야 하는가?"

일본 무인양품의 '무지헛(MUJI HUT)'은 이동 가능한 원룸 스타일 주택으로, "내가 원하는 곳에 나의 공간을 둔다"는 개념을 제시한다. 테슬라는 태양광 패널과 파워월 배터리를 결합한 '테슬라 하우스'로 전력망에 의존하지 않는 지속가능한 주거를 실험하고 있다. 에스토니아의 'KODA'는 "거주공간이 도시를 따라 이동한다"는 철학으로, 필요에 따라 장소를 옮길 수 있는 모듈러 하우스를 선보이고 있다.

라트비아의 패시브 프리패브 하우스도 이런 흐름 속에 있다. 공장에서 정밀하게 제작되어 바다를 건너온 이 집은 우리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집에 대한 고정관념을 완전히 뒤엎었다.

물론 이 방식이 모두에게 정답은 아닐 것이다. 도심에서 직장과 가까운 곳에 살아야 하는 사람, 아파트 커뮤니티를 선호하는 사람에겐 여전히 기존 방식이 맞을 수 있다.

하지만 가끔은 이런 생각을 해본다.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집'이라고 하면 아파트 분양권과 청약 당첨, 수억 원의 대출만을 떠올려온 건 아닐까.

시골에 작은 땅이 있다면? 주말마다 머물 공간이 필요하다면? 은퇴 후 조용히 살 곳을 찾고 있다면?

그럴 때 한 번쯤, "집도 해외직구 할 수 있다던데?"라는 엉뚱한 질문을 던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답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그것도 의외의 형태로 있을지 모르니까.

댓글 31

  • 눈사라밍 · 2025년 10월 30일

    해외직구가 가능한집이라니 상상도 못했네요 ㅎㅎ대박..

  • 도기몬 · 2025년 10월 30일

    엥 생각도 못해본 방식이네요 ㅎㅎ.. 이동이 가능하다고는 해도 이렇게까지 광범위해지는게 가능한거였다니

  • 봄호랑이 · 2025년 10월 30일

    집을 해외 직구하다니 신박한 발상입니다 ㅎㅎ 역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부자될수있나봐요

  • 현맘이 · 2025년 10월 30일

    ㅋㅋㅋ 상상도 안해본.. 어떻게 해외직구가 가능한.ㅋㅋㅋ 진짜... 종잡을수없네여.

  • 박하맛 · 2025년 10월 30일

    알ㄹ 테ㅁ 쿠ㅍ 의 해외배송 에서 심심찮게

    판매하고 있는걸 봤어요 ㅋㅋ

    집앞에 놓아주세요 라는 배송메모는 불가능한 배송품이네요 ㅋㅋㅋ

  • 호잇 · 2025년 10월 30일

    집도 해외 직구가 된다니 ㅋㅋㅋ 생각보다 비싸지만 그래도 좋은데요 ?

  • 청라룡 · 2025년 10월 30일

    집이 해외 직구요?!.!..!전혀 생각지도 못해봤어요 ㅋㅋㄱㄱㅋ처음엔 에어비앤비도 너무 신기했었는데!

  • 베테랑킴 · 2025년 10월 30일

    와 특이한 방식이네요. 저도 몰랐는데 가격면에서 좀 그렇지만 독특한 시도인거 같아요

  • 미니멀부자 · 2025년 10월 30일

    이제는 주거라는 형태도 다양하듯이 이런 집.을 갖는다는것의 방법도 여러가지 나올거 같네요 ㅎ

  • 말차우유 · 2025년 10월 30일

    집까지 해외 직구가 가능하다니 너무 신기하네요. 가격은 저렴한데 단열과 냉난방에도 효과적인 집이라니.. 이런 집에 거주하면 냉난방비 걱정 덜겠어요.

  • 스위티자몽 · 2025년 10월 30일

    한국에서도 시도를 하긴 했었군요. 근데 금액적인 부분 때문에 대중화되지 못했다니 안타깝네요. 뭔가 금액을 줄일 방법은 없으려나요?

  • 봄호랑이 · 2025년 10월 31일

    집을 해외직구할수 있는 세상이라니 정말 시대 변화가 체감됩니다 ㅋㅋ

  • 봄호랑이 · 2025년 10월 31일

    앞으로 뭔가 방법이 나오지 않을까요? 저도 집을 해외직구할 만한 배포와 자산이 갖고싶네요 ㅎㅎ

  • 봄호랑이 · 2025년 10월 31일

    맞아요 시대가 변할수록 이렇게 신박한 방법들이 출현하네요 진짜

  • 와사비 · 2025년 11월 1일

    조립형 주택이 이젠 성능도 괜찮나보네요 우리나라엔 도입 되기가 쉽지 않아보이긴 하지만요

  • 새우깡 · 2025년 11월 1일

    외국은 주거 형태가 정말 다양하게 엤는거 같네요. 우리나라는 인구밀도 때문이더라도 쉽지가 않아보여요

  • 펜트하우스 · 2025년 11월 1일

    이러면 패시브 프리패브하우스를 올릴 땅만 있으면 주문만 해서 바로 올릴 수 있는 조립식주택이 되는거죠? 가격이 좋아서 괜찮을거 같은데 허가같은건 어렵지 않을까요?

  • 도기몬 · 2025년 11월 1일

    엇 저두 에어비앤비 처음 알았을때 신기했어요 ㅋㅋ 점점 발전한다고 생각하면 또 그럴 수 있다 생각이 들어요

  • 도기몬 · 2025년 11월 1일

    아무래도 그렇겠네요..흠.. 그래도 언젠가는 방법을 만들어낼것같기도 하네요.

  • 미니멀부자 · 2025년 11월 1일

    그런거 같아요. 성능은 좋지만 지금 우리 나라에 이게 잘 도입되고 반응이 어떨지는 ...

  • 베테랑킴 · 2025년 11월 4일

    아직은 우리나라에서는 딱 제대로 된 규제? 이런게 좀 애매한거 같긴해요

  • 아아정복 · 2025년 11월 6일

    우리나라랑 외국이랑 진짜 차이가 심한거같아요

  • 뽀뽄 · 2025년 11월 11일

    집도 해외직구라니, 정말 신선한데요! 새로운 주거 방식에 대한 시야가 넓어졌어요.

  • 베테랑킴 · 2025년 11월 11일

    맞아요 이동 가능하다는 정도는 이해가 되었는데 스케일이 해외직구일 줄이야 ㅋㅋ

  • 베키 · 2025년 11월 12일

    아파트만이 아닌, 집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다양한 주거 형태를 제시해 주셔서 유익합니다.

  • 도기몬 · 2025년 11월 14일

    고정관념을 벗어나는게 생각은 가능한데 실현시킬 수 있냐 없냐가 중요한 것 같네요.. 스케일이 너무 커가지고 ㅋㅋ

  • 도기몬 · 2025년 11월 14일

    오 그건 그렇네요 ㅋㅋ 그것도 생각 못해봤는데.. 쿠ㅍ 같은경우는 로켓이 되니까 다음날에 있을 주소를 기입하면 되지 않을까요 ㅋㅋㅋ

  • 도기몬 · 2025년 11월 14일

    처음엔 신박함으로 인해 많이 비쌀 것 같은데 시간 지날수록 편리함 여부에 따라서 달라지지 않을까 싶네요.

  • 도기몬 · 2025년 11월 14일

    도전성이 좀 다르다고 해야될까..? 저희 나라는 고정관념이 좀 센 편이기도 해서요.

  • 말차우유 · 2025년 11월 15일

    저도 글 읽으면서 너무 신박하다고 생각했어요. 해외 직구로 집을 받는다니 이렇게 집을 지을 수도 있구나 싶었네요.

  • 도로롱 · 2025년 12월 2일

    해외직구 개념이 집에까지 해당되는지는 처음 알았네요 ㅋㅋㅋ 뭔가 신기하기도 하고~ 해외에서만 가능하겠다 싶은데 우리나라 LG에서 도전했었다고 하니까 참 신기해요. 대중화 되면 어떨까싶네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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