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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한인타운 CGV 철수… 어떻게 OC는 살아남았나?

Easy 부동산 in the USA읽는 데 약 4

미국이지만 마음만 먹으면 한국처럼 살 수 있는 곳, 바로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입니다.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들도 많은 만큼 그 덕에 한국 식당, 카페 등도 참 많죠. K콘텐츠의 세계적인 인기로 로컬 카페에 가도 한국 음악이 흘러나오는 일은 너무나 익숙한 일이 됐습니다. 세계 각지에서 모인 이민자들 덕에 한국 문화뿐만 아니라 다른 각국의 문화들도 쉽게 접할 수 있어요.

특히 한국 영화관이 있다는 점은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너무나 큰 장점으로 다가옵니다. LA·OC 지역에 무려 두 지점의 CGV가 있었죠. 따끈따끈한 한국 영화 신작을 해외의 영화관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무척 놀랍고 반가웠어요. 영어 자막도 함께 제공돼 현지의 친구들도 쉽게 한국 영화를 즐길 수 있었죠.

LA 한인타운 마당몰의 CGV 지점은 지난 9월 21일부로 영구 폐점했다는 소식을 알렸다. 사진은 글 내용과 무관. / 사진=픽셀

그런데 최근 아주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됐습니다. 바로 LA 한인타운 마당몰의 CGV 지점이 지난 9월 21일부로 영구 폐점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지난여름에만 해도 해당 지점에서 한국 영화 '좀비딸'과 할리우드 영화 'F1 더 무비'를 관람했었는데 폐점했다는 소식에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주위의 많은 지인들도 "그 영화관에서 추억이 많았는데 아쉽다"고 입을 모았죠.

지난 3월 오렌지카운티(OC) 부에나파크 소스몰(The Source Mall)에 위치한 CGV 지점도 문을 닫았는데요. 이 지점은 다행히도(?) 곧 미국의 극장 체인 '리젠시 시네마(Regency Cinemas)'가 운영을 이어받아 'CGV 바이 리젠시 부에나 파크(CGV By Regency Buena Park)'라는 이름으로 재개장했어요. LA 한인타운 지점의 폐점 소식을 들은 지난 주말,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OC 부에나파크 지점을 찾았는데요. 여전히 CGV 간판과 인테리어가 유지되고 있는 것에 괜스레 반가운 안도의 웃음이 지어졌습니다. 한국 영화 상영도 여전했고요.

미국 CGV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LA, 부에나파크 등 지점 선택 화면이 나타난다. / 사진=미국 CGV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15년 만에 북미 사업 철수한 CGV

CGV는 2010년 북미 시장으로 극장 사업을 확장했는데요. 2010년 LA 한인타운 지점을, 2017년에 OC 부에나파크 지점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2021년 샌프란시스코에 대형 극장을 개관했죠.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영화관을 찾는 발길이 줄면서 극장 사업은 전 세계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아울러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성장하면서 높은 퀄리티의 콘텐츠를 집에서도 쉽게 시청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됨에 따라 관객들이 영화관을 직접 찾아가 영화를 관람하는 것의 기준이 더욱 깐깐해졌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악재가 맞물리면서 2023년 샌프란시스코 지점, 지난 3월 OC 부에나파크 지점이 잇달아 문을 닫았습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CGV는 글로벌 사업 전략을 재정비, 자회사의 스크린X·4DX 등 기술특별관 사업을 확대하는 전략으로 사업 방향을 전면 수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국 CGV 홈페이지 LA 지점 페이지에 '9월 21일 영구 폐점' 알림이 게시돼 있다. / 사진=미국 CGV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LA 폐점-OC 재개장... 이유는?

전면 폐점을 선언한 LA 한인타운 지점. OC 부에나파크 지점이 잠시 문을 닫았을 때, 개편 중이라는 공지가 있었던 것과는 달리 '영구적인 폐점'이라는 공지를 띄운 한인타운 지점이기에 재개장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극장 산업에 먹구름이 드리워진 상황이라지만, 한 지점은 운영 주체 변경으로 생명을 이어가고 한 지점은 사라지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부동산 상권의 특성이 두 지점의 운명을 가른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부에나파크 소스몰은 약 60만제곱피트(약 1만6861평) 규모의 대형 한인 복합 쇼핑몰입니다. 부에나파크 일대는 OC의 한인타운으로 지정돼 있기도 하죠. 넓은 주차장, 다채로운 상점, 카페, 식당, 엔터테인먼트 시설 등이 대거 입점해 있어 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습니다. 해당 몰에서 영화관은 유동 인구를 끌어들이는 앵커 테넌트(anchor tenant, 쇼핑몰 전체의 유동 인구를 끌어들이는 핵심 임차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요.

대형 쇼핑몰에서 극장이 사라진다는 건, 방문객들의 니즈를 크게 벗어나는 일이 될 겁니다. 친구나 연인의 만남, 가족 단위의 나들이 등 여가 시간을 즐길 때 영화 관람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인데요. 특히 대형 한인 복합 쇼핑몰의 특성상 한국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영화관이 있다는 점은 아주 매력적인 요소가 됩니다. 업종의 업황은 밝지 못한 상황이지만 해당 몰의 운영 구조상 영화관은 반드시 필요한 공간이라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한인타운 CGV 지점의 운영 당시 외관 풍경. / 사진=직접 촬영

건물주 입장에서 본 수익성?

반면 LA 한인타운의 마당몰은 상황이 다릅니다. 한인타운의 중심부에 위치한 소규모 복합 쇼핑몰 마당몰에는 식당, 카페, 서점, 대형 한인마트 등이 오밀조밀 들어서 있습니다. 유동 인구가 적지 않음에도 영화관을 찾는 이들보다는 다른 목적으로 마당몰을 찾는 이들이 훨씬 많은 실정이었죠. 부동산 수익성 측면에서 보자면 넓은 면적을 차지하면서 수익은 낮은 운영 리스크가 큰 업종이었던 겁니다.

현지 부동산 정보 플랫폼에 따르면 해당 몰의 월 임대료는 평방피트당 3달러~4.5달러 수준이며 세금, 보험, 유지 보수 비용은 임차인이 부담하는 트리플넷(Triple Net) 형태입니다.

종종 주말 저녁에 마당몰 CGV를 찾았을 때의 기억을 떠올려 보면, 식당과 마트 등에는 에는 사람이 많았으나 영화관에는 생각보다 사람이 적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영화관이 없어도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는 상권이라는 시각이 많죠.

건물주는 임대료만 받는다고 생각하기 쉬울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임대료의 안정성과 미래 가능성까지 함께 고려합니다. 영화관은 매출 성장성도 낮고, 철수할 경우 대체 임차인을 찾기도 어려운 대형 업종이기에 건물주에게는 '리스크 높은 임차인'으로 분류될 수 있죠. 반면 식당, 카페, 소매점 등은 교체 수요가 많기 때문에 건물주 입장에서 훨씬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물론 영화관 입장에서도 사정이 어려워져서 폐점 수순을 피하기 어려웠을 수 있겠으나 소스몰처럼 몰 전체에 극장이 필요한 구조였다면 바로 다른 체인이 들어섰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건물주와 극장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철수로 귀결된 것으로 보는 게 설득력이 있죠.

CGV 바이 리젠시 부에나 파크가 위치한 미국 오렌지카운티(OC) 부에나파크 소스몰의 풍경. / 사진=직접 촬영

지역 상권 내 기능의 중요성

극장에 가지 않아도 양질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시대가 옴에 따라 극장 산업은 수익 면에서 쉽지 않은 시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이 어려움 속에서도 OC 부에나파크의 CGV는 '극장이 필요한 공간 구조' 덕분에 재개장을 맞았고 LA 한인타운의 CGV는 '극장이 굳이 없어도 되는 상권 구조' 때문에 자취를 감추게 됐습니다.

임차인의 업종 경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공간이 지역 상권에서 어떤 기능을 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례가 됩니다.

LA 한인타운 CGV의 폐점에 개인적으로 크나큰 아쉬움을 느꼈는데요. 아마 현지 교민들 대부분이 같은 마음일 겁니다. 하지만 부동산 관점에서 보면 도시 공간의 전환 과정일 뿐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극장은 사라졌지만, 그 자리는 곧 다른 업종의 상점으로 채워지겠죠.

아직 공간 향방이 정확하게 정해지지 않았기에 논의 끝에 소스몰처럼 여전히 극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모아질 수도, 전혀 다른 매장이 들어설 수도 있겠습니다. 어떤 매장이든 시민들에게 오래도록 사랑받으며 명맥을 유지하고, 많은 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남겨줄 수 있는 곳이 자리 잡을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사진: 직접 촬영, 픽셀)

댓글 26

  • 팽오리 · 2025년 10월 1일

    이번에 CGV 철수 한다는 소식을 접했는데 이런이유 때문이였군요

  • 눈사라밍 · 2025년 10월 1일

    극장이 굳이 없어도 되는 상권구조라는게 따로 있는줄몰랐네요

  • 김다솔이에요 · 2025년 10월 1일

    요즘에는 아파트단지에도 영화관이생기고 하더라구요

  • 무슈 · 2025년 10월 1일

    아파트 단지안에 영화관생기면 진짜 좋을것같긴하네요

  • 아아정복 · 2025년 10월 1일

    에고 ㅠㅠ 앞으로는 아파트 단지내에도 영화관이 많이 생길것같네요

  • 호잇 · 2025년 10월 1일

    요즘은 극장이 많이 없어지더라구요 ..

  • 빅토리아 · 2025년 10월 2일

    요즘에 진짜 영화티켓도 너무 비싸고 .. 극장도 좀 없어지는 추세인거 같은데 .ㅠㅠ 상권이 중요한듯요

  • 아기새 · 2025년 10월 2일

    요즘에는 진짜 굳이 극장가지 않고도 충분한거 같더라구요 .. 우선 주변 상권이나 입지가 중요한듯해요

  • 베테랑킴 · 2025년 10월 3일

    그 공간이 지역상권에서 어떤 기능을 하느냐.. 이 말 공감합니다.

  • 미니멀부자 · 2025년 10월 3일

    그러네요 부동산의 입장으로 볼때는 도시 공간의 전환 과정일 뿐이네요.

  • 말차우유 · 2025년 10월 3일

    쇼핑몰에 극장이 있으면 좋긴 하지만, 사실 필수도 아니고 쇼핑몰 매출 상승에 극장이 큰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니죠. 극장 경쟁력이 점점 떨어져 가는 것 같습니다.

  • 스위티자몽 · 2025년 10월 3일

    LA 한인타운에 CGV가 있었군요. 근데 결국 폐점되었다니 안타깝네요. 하긴 요새 우리나라만 봐도 쇼핑몰에 극장이 굳이 없어도 되는 구조이긴 하죠.

  • 펜트하우스 · 2025년 10월 5일

    요즘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게 되지는 않더라고요 티켓도 비싸고요 워낙 OTT가 잘 되어 있기도하고요 코로나 영향으로 안가게 된 영향도 있는거 같아요

  • 오늘을살자 · 2025년 10월 6일

    이래서 사업시작할땐 상권분석이 진짜 중요한것 같아요 한국에서도 쇼핑몰엔 꼭 영화관이 있죠 :)

  • 뽀뽄 · 2025년 10월 7일

    LA CGV 폐점 아쉽네요. 상권 특성에 따라 운명이 갈리다니, 부동산 관점에서 흥미롭네요!

  • 치킨 · 2025년 10월 9일

    CGV는 예전부터 적자로 유명한 기업이기는 했죠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점포가 사라지는 느낌..

  • 베키 · 2025년 10월 10일

    CGV 미국 사업 철수 아쉽네요! 상권 분석으로 운명이 갈리다니, 부동산은 역시 냉정하네요.

  • 와사비 · 2025년 10월 10일

    수익성 떄문에 경쟁력을 잃어버렸군요

  • 새우깡 · 2025년 10월 11일

    영화관이어도 상권내에서 어떤 기능을 하는지가 중요한 거네요

  • 창조경제 · 2025년 10월 11일

    상권중요하죠 진짜 잘 분석해야해요 업종에 따라 다 다르니까

  • 현맘이 · 2025년 10월 20일

    cgv 한달에 한번씩은 가는곳인데.. 폐점이라고 하니. 좀 안타깝네여

  • 청라룡 · 2025년 10월 29일

    요즘은 티켓값도 비싸고..훨씬 저렴하게 양질의 콘텐츠를 볼수있다는게 큰 이유 같아요!

  • 포근포근쿠키 · 2025년 10월 31일

    상권이 얼마나 중요한지 진짜 잘 알게 되는 부분이에요ㅠㅠ 그리고 또 비싸다는 것도 문제,,

  • 뽀뽄 · 2025년 11월 12일

    극장의 업황보다 그 공간이 지역 상권에서 어떤 기능을 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인사이트, 깊이 공감합니다!

  • 베키 · 2025년 11월 12일

    LA CGV 폐점과 OC 재개장 사례로 본 상권 특성의 중요성, 흥미로운 분석이네요.

  • 스위티자몽 · 2025년 11월 12일

    사업하기 전에 주변 입지랑 유동인구.. 상권 분석하는 건 정말 중요한 부분 같아요.. 그게 바로 매출로 이어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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