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글세방에서 시작된 꿈(나무좋아)
나무좋아읽는 데 약 2분

열 달에 20만 원.
엄마가 내주신 사글세였다.
내겐 너무 큰 돈이라, 어른들의 돈 같았다.
엄마와 함께 버스를 갈아타고 도시에 도착했다.
자취촌은 ㄷ자로 방들이 늘어서 있고, 가운데에는 포도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내 방에는 노란 장판이 깔려 있었고, 창을 열면 논이 보였다.
부엌에는 연탄 아궁이와 삐걱거리는 수도꼭지가 있었다.
그래도 설렜다. 옷장과 접이식 상을 놓고 교과서를 정리하니 비로소 내 집 같았다.

그때 나는 열일곱.
낯선 도시에서 혼자 시작하는 삶이었다.
아침엔 밥을 지어 볶은 김치로 도시락을 싸고,
수업이 끝나면 자취방에 들러 밥을 먹은 뒤 야간 자율학습을 하러 갔다.
옆집 언니가 주인 댁 냉장고에 맡겨둔 김치를 조금 나눠주기도 했다.
나는 굶는 날이 많았지만 이상하게 통통했다.

저녁이 되면 창밖으로 보이는 야간 학교 학생들을 관찰했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 공부하는 학생들.
그들의 치열한 하루가 내 눈에 각인되었다.
주말이면 집으로 가는 길이 기다려졌다.
버스 창가로 스쳐가는 미루나무 길과 몽글 몽글 한 구름이 나를 위로했다.
그 시간 만큼은 자유롭고 평화로웠다.
집에 도착하면 엄마는 늘 없었다.
그래도 “엄마” 하고 불러본다.
대신 방을 정리하고, 가게를 치우고, 텃밭에서 채소를 따 저녁상을 차린다.
엄마는 힘든 몸으로 돌아와 내가 만든 반찬을 맛있게 드셨다.
그때 처음, 엄마의 삶이 얼마나 무거운지 느꼈다.
우리 반엔 정말 예쁜 아이가 있었다.
도시의 딸. 부잣집 딸. 새 신발, 다림질 된 체육복, 애교 섞인 목소리.
나는 매일 그녀를 관찰했다.
그 아이 옆에는 언제나 도시에 사는 친구들이 모여 있었다.
시골에서 올라온 자취생들과 완전히 달랐다.
그때 처음으로 단어 하나가 내 마음속에 깊이 박혔다.
‘부자’
맛있는 반찬이 가득한 도시락, 바나나를 까먹는 여유,
문제집과 학원, 소풍날 세련된 사복.
그 모든 게 내겐 다른 세상이었다.
나는 시궁창 냄새에 갇혀 있었고,
그들은 꽃잎을 날리고 있었다.
자취방으로 돌아가는 길은 늘 두려웠다.
굽이진 골목길에서 심장은 터질 듯 뛰었다.
울음을 꾹 참으며 걸었다.
밤새 방에 못 들어간 날도 많았다.
그러나 그 골목 끝에서 나는 다짐했다.
“부자가 될 거야.”
그리고 그 다짐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
사글세 방에서 시작된 내 꿈은 단순히 생존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때와 다른 사람이다
부자란
'나는 무엇을 소유했느냐' 가 아니고
'나는 어떤 사람이냐' 이다
태양처럼 당당하게 달빛처럼 따뜻하게
이 말은 제가 20대 때부터 나를 표현하는 문장으로 썼다
가진 게 없어도 당당하고 싶었고
가진 게 없는 이에게 따뜻하고 싶었다

댓글 30
스위티자몽 · 2025년 9월 6일
너무 추억 어리고 뭉클해지는 이야기네요.. 발전은 안전지대 밖에서 이루어진다.. 완전 명언입니다!
말차우유 · 2025년 9월 6일
맞아요. 변화를 두려워하면 발전도 없는 것 같습니다. 저도 돌이켜보면 늘 뭔가 바뀌는 게 무서웠던 것 같아요.
훠이 · 2025년 9월 6일
전 솔직히 안정적인거에만 투자를 하고 그래서 조금이라도 아니면 발전이 없엇던거 같아오
호우호우 · 2025년 9월 6일
발전이 있으면 변화가 일어날거지만 저는 그렇지 멋한거 같아요
호잇 · 2025년 9월 7일
발전이조금씩이라고 있으면 좋겠네요
김다솔이에요 · 2025년 9월 7일
사글세에서 뭐발전이된다면은 너무좋은일인데
치킨 · 2025년 9월 7일
변화를 두려워 한다면 발전이 없을 수 밖에 없을 거 같아요 변화를 두려워 하지말고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듯 해여
눈사라밍 · 2025년 9월 8일
투자는 약간 전투적으로 해야되는데 요즘같은 시국이라 그런지 더 조심스러운것같아요ㅠ
팽오리 · 2025년 9월 8일
부자 라는 그 단어가 참..사람을 욕심내게 하는것같아요 ㅎㅎ
새우깡 · 2025년 9월 8일
마음가짐에 따라 제 모습이 얼마든지 달라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네요
창조경제 · 2025년 9월 8일
변화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어야지만 가능한게 맞아요 변하지 않으면 돈도 못벌고 ..
오늘을살자 · 2025년 9월 8일
로망이 있 글이네요 이 이런 꿈이 이뤄 수 있는 시기인지 그것도 모르겠네요
나무좋아 · 2025년 9월 8일
소중한 댓글 감사합니다 코코님^^
나무좋아 · 2025년 9월 8일
소중한 댓글 감사합니다 .편백향님^^
나무좋아 · 2025년 9월 8일
충분히 공감합니다 . 소중한 댓글 감사합니다
훠이님^^
나무좋아 · 2025년 9월 8일
쉽지 않지요 .
소중한 댓글 감사합니다 호우님^^
나무좋아 · 2025년 9월 8일
좋은 글을 읽으며 스며드는 것도 발전입니다 . 소중한 댓글 감사합니다 .지니님^^
나무좋아 · 2025년 9월 8일
ㅎㅎㅎㅎ
나무좋아 · 2025년 9월 8일
소중한 댓글 감사합니다. 치킨님 ^^
나무좋아 · 2025년 9월 8일
맞습니다. 지금은 내 집 마련 시기지요. 경쟁자는 줄고 있습니다 선재적 수요억제정책을 보면 조금 알 듯 합니다 . 소중한 댓글 감사합니다 ^^
나무좋아 · 2025년 9월 8일
부자되야지요. 람쭌님 . 소중한 댓글 감사합니다 ^^
나무좋아 · 2025년 9월 8일
네. 공감합니다.
소중한 댓글 감사합니다 .오뎅님^^
나무좋아 · 2025년 9월 8일
소중한 댓글 감사합니다 . 창조경제님^^
나무좋아 · 2025년 9월 8일
공감합니다. 내집마련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정부가 더 힌트를 주는 것 같아요. 다만 잘 두드려가며 가야지요. 단숨이 아니라 긴 시간을 염두해두고 시작해야 할 것 같네요 ㅎㅎ 소중한 댓글 감사합니다.건물주님^^
미니멀부자 · 2025년 9월 8일
정말 내집 마련의 꿈.. 시기를 잘 아는게 중요한거 같아요.
베테랑킴 · 2025년 9월 8일
참.. 이런글을 보면서 다시 좀 마음가짐을 달리하게 되는거 같아요 감사합니다 ㅎㅎ
와사비 · 2025년 9월 9일
근데 확실히 저도 집 떠나면서부터 공부도 시작하고 배워가는게 많은 거 같아요
치킨 · 2025년 9월 9일
오 부자란 무엇을 소유했느냐가 아니라 어떤사람이다... 명언인데요? 돈만 많다고 부자가 아니죠
팽오리 · 2025년 9월 10일
발전은 안전지대 밖에서 이루어진다는말이 제일 공감되네요
펜트하우스 · 2025년 11월 5일
뭐든 절실해질때 더 노력하고 욕심도 내고 발전도하는거 같아요 요즘은 욕심을 내서 투자를 하고 싶어도 힘든 시기인거 같아서 도전하기 두려운데 다시한번 시작해봐야할거 같아요
함께 보면 좋은 글
부동산 뉴스, 나는 왜 흔들리나(나무좋아)
나무좋아25. 09. 04.

전세는 착각 월세는 고통. 집 산 친구만 웃는다 (나무좋아)
나무좋아25. 09. 02.

둔촌주공 공급폭탄에 대폭락 시작된다고요?
사다리경제24. 03. 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