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의왕 왕곡동 일대가 주목받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왕곡동은 의왕에서도 개발 기대감이 상대적으로 덜했던 지역이다. 기존 주거지가 형성돼 있었지만 대규모 택지개발로 들썩이고 있다. 이전까지는 주변에 개발제한구역이 넓게 자리 잡고 있었고, 철도 역시 1호선 의왕역에 대한 의존도가 컸다.
그런 왕곡동에 변화가 시작됐다. 정부가 지난 9월 의왕 오전·왕곡 공공주택지구를 공식 지정하면서 약 187만6000㎡ 부지에 1만4000가구 규모 새로운 주거지가 들어설 기반이 마련됐다.
왕곡지구를 중심으로 기존 의왕 도심과 신규 주거지가 연결되고, 인덕원~동탄선 의왕시청역과의 접근성이 개선될 전망이다. 여기에 의왕시가 왕곡역 신설과 월암역, 위례~과천선 의왕 연장 등을 잇달아 건의하면서 주변 교통망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이곳은 강남까지 차로 30분에 도달할 정도로 서울 접근성이 뛰어난 지역이다.
오전·왕곡 공공주택지구는 의왕시 오전동과 왕곡동 일원에 조성된다. 면적은 약 187만6173㎡, 공급 규모는 약 1만4000가구다. 사업기간은 2026년부터 2035년까지로 계획돼 있다.
1만4000가구라는 숫자는 의왕에서 상당히 큰 의미를 갖는다. 현재 의왕에서 추진되는 주요 개발사업 가운데 고천지구는 약 4600가구, 초평지구는 약 3000가구, 월암지구는 약 3500가구, 청계2지구는 약 2000가구 규모다. 왕곡지구는 이들 사업과 비교해도 상당히 크다. 의왕·군포·안산 3기 신도시의 의왕 지역 물량까지 더하면 앞으로 의왕에 들어설 주택 규모는 더욱 커진다.
왕곡지구가 관심을 받는 이유는 입지다. 왕곡동은 기존 의왕 도심과 연결돼 있으면서 새로운 철도망을 이용할 가능성이 있는 곳이다. 즉, 기존 시가지와 신도시의 중간에서 새로운 생활권을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
부동산에서 대규모 주택지구가 들어서면 교통이 필요하고, 교통이 좋아져야 기업과 상권도 따라붙는다. 왕곡지구에서 가장 먼저 봐야 할 철도는 인덕원~동탄 복선전철이다. 인덕원~동탄선은 경기 남부를 동서로 연결하는 광역교통축으로, 의왕 구간에도 역이 들어선다. 왕곡지구에서 가까운 곳에는 의왕시청역(가칭)이 예정돼 있다. 지구에서 약 700m 정도 떨어진 위치다.
의왕시청역은 왕곡지구의 교통환경을 바꾸는 핵심 시설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 기존 왕곡동 주민 입장에서는 1호선 의왕역을 이용하기 위해 이동해야 했던 생활권에 새로운 철도 선택지가 생기는 셈이다.
신규 입주민에게도 마찬가지다. 1만4000가구가 들어오는 대규모 주거지에 철도역이 가까이 있다면 향후 주거 선호도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여기에 왕곡지구에도 신규 노선 신설이 거론되고 있다.
왕곡지구 주변 집값, 어디까지 움직일까
대규모 공공주택지구가 지정되면 기존 주택이 먼저 관심을 받을 수 있다. 신규 택지 안에서 분양받는 것보다 기존 주택을 미리 확보하려는 수요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왕곡지구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오래된 빌라나 단독주택 소유자들은 향후 개발에 따른 보상과 주택공급 가능성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매수자 입장에서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왕곡지구가 개발되니까 지금 빌라를 사두면 나중에 아파트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공공주택지구 지정은 해당 지역을 공공주택사업으로 개발하기 위한 법적 절차가 시작됐다는 의미이지, 지구 안의 모든 기존 주택 소유자에게 새 아파트 입주권이 자동으로 부여된다는 뜻은 아니다. 보상과 이주대책, 주택공급 등은 향후 사업 절차와 관련 법령, 사업시행자의 기준에 따라 구체화된다.
특히 새 집을 사는 사람과 기존 소유자가 동일한 권리를 갖는다고 단정해서도 안 된다. 소유권을 샀다고 해서 기존 소유자의 모든 개발 관련 권리가 그대로 승계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하다. 따라서 왕곡지구 부동산 매매 시 어떤 권리를 승계받게 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공공주택지구는 지구 지정으로 끝나는 사업이 아니다. 지구계획을 세우고 토지와 건축물 등에 대한 조사와 보상 절차를 거쳐야 하며 이후 조성공사와 주택건설까지 진행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기존 토지와 건축물 소유자에게 적용되는 세부 기준이 구체화된다. 지금 단계에서 모든 권리를 확정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문제는 일부 시장에서 이 불확실성을 오히려 ‘입주권 프리미엄’으로 가격에 먼저 반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때 가장 위험한 사람은 매수자다.
왕곡지구 사업기간은 2026년부터 2035년까지다. 이는 지금 집을 사더라도 단기간에 모든 개발효과가 현실화되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대규모 택지개발은 지구 지정 이후 토지 보상, 조성공사, 공동주택 건설, 입주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왕곡지구는 단기 투자보다는 장기적인 도시 변화의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