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사업이 멈추면,
투자자의 매도 계획과 자금 회수 시점도 흔들립니다.
낡은 빌라에 수억원, 때로는 10억원 넘게 지불하는 데에는 신축 아파트로 바뀔 것이라는 기대가 들어 있습니다.
사업이 진행되면서 그 기대가 구체화될 것을 보고 투자하는거죠.
입주까지 기다리는 투자자도 있지만, 조합설립이나 사업시행인가 등 주요 절차 때 매도를 계획하는 투자자도 있습니다.
그런데 예상했던 단계로 사업이 넘어가지 못한다면 어떨까요?
기대했던 가격과 시점에 매도하기 어려워지고, 자금 회수가 늦어집니다.
그동안 대출이자와 보유비용도 부담해야하구요.
정비사업에서 사업 속도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중간에 매도할 계획이라도 사업 지연 리스크는 반드시 검토해야 합니다.
물론 사업 지연을 모두 예측할 수는 없지만, 확인할 수 있는 문제는 있습니다.
매입 이후 발생할 분쟁이나 공사비 갈등을 전부 예측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죠.
하지만 매입 당시 이미 드러난 문제와 해결 상황은 확인해야 합니다.
동의율이 오래 정체돼 있는지, 상가·교회와의 협의가 끝났는지, 총회가 취소됐다면 사유가 뭔지, 소송이나 공사비 갈등이 진행 중인지 등입니다.
문제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지연을 단정해서도 안 됩니다.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지, 다음 일정이 구체적으로 계획되고 있는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확인 가능한 리스크를 검토하고, 예상보다 사업이 늦어져도 감당할 수 있는 가격으로 매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래 사례들을 통해 어떤 이유로 사업이 지연되는지 살펴볼까요?
1. 상가 소유자의 권리를 둘러싼 갈등
신반포12차 — 상가 소유자를 조합원으로 인정하는 문제로 조합 업무가 멈췄습니다
신반포12차에서는 여러 사람이 가진 상가를 어떻게 취급할지가 문제가 됐습니다.
추진 측은 상가 전체를 하나로 보고 대표자 한 명만 조합원으로 인정했습니다.
상가 소유자들은 각자의 조합원 지위를 인정해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2018년 5월 보도에 따르면, 1심 법원은 조합설립인가를 취소했고 항소심 판결 때까지 인가의 효력도 정지했습니다.

<'상가 소유주도 조합원' 신반포12차 재건축 조합설립인가 취소, 머니투데이>
조합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상가 소유자의 권리를 제대로 반영했는지가 문제가 돼 조합 업무가 중단된 것입니다.
개포주공6·7단지 — 상가에 적용한 조건을 두고 다투면서 분양신청을 다시 준비하게 됐습니다
개포주공6·7단지는 상가 소유자에게 아파트를 받을 권리와 감정평가 조건 등을 정해 합의했습니다.
그런데 일부 아파트 조합원들이 상가 소유자에게 지나치게 유리한 조건이라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관련 총회에서 결정한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2026년 1월 보도에 따르면, 조합은 진행하던 분양신청을 철회하고 기준을 정비해 다시 신청받기로 했습니다.

<또 상가 갈등 … 개포 6·7단지 분양신청 중단, 매일경제>
상가와 합의했어도 그 합의를 결정한 절차에 문제가 생겨, 다음 단계로 진행하지 못하고 분양신청을 다시 준비하게 된 것입니다.
2. 종교시설의 보상·이주 문제
장위10구역 — 교회가 이전하지 않으면서 사업이 장기간 늦어졌습니다
장위10구역은 2017년 관리처분인가를 받았습니다.
이후 이주와 철거 단계를 진행해야 했지만, 사랑제일교회와의 문제가 남았습니다.
심지어 조합과 교회가 보상에 합의한 이후에도 교회의 이주가 이행되지 않아 사업이 장기간 지연되었죠.
결국 교회 부지를 사업구역에서 제외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바꿨고, 2025년 6월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가 보도됐습니다.

<"사랑제일교회 빼고 간다"…장위10구역 사업시행인가, 한국경제>
기존 계획대로 사업을 진행하지 못해 구역과 계획을 변경하는 절차까지 거친 것입니다.
성남 상대원2구역 — 대부분 이주했지만 남은 교회 때문에 철거가 멈췄습니다
2024년 12월 보도 당시 상대원2구역은 약 99%가 이주했고, 철거도 약 80% 진행됐습니다.
하지만 일부 교회가 이주하지 않아 시공사는 철거를 더 진행하기 어렵다고 통보하고 장비와 인력을 철수했습니다.
대부분 이주를 끝냈어도 남은 종교시설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철거공사가 멈춘 것입니다.

<상대원2구역 사업 중단 위기… 분당 전세대란 오나, 파이낸셜 뉴스>
이후 2026년 5월에는 상대원침례교회에 대한 보상금 지급과 이주 일정 합의가 보도됐습니다.
3. 기존 임대수입을 유지하려는 소유자들의 반대
연희동 28번지 일대 — 주민 반대가 커져 신속통합기획 추진을 접었습니다
연희동 일대에는 하숙집 등을 운영하며 임대수입을 얻는 소유자들이 있었습니다.
2024년 5월 보도에서는 하숙집 운영 소유자가 사업에 몇 년이 걸리고 얼마가 들지 불분명하다며 반대하는 상황을 소개했습니다.
연희동 28번지 일대는 반대 동의율이 약 30%로 집계됐고, 추진 측은 신속통합기획을 통한 재개발 추진을 접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수억원 분담금에 임대소득 잃어"…정비사업 반대 이유, 이데일리>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주민 동의를 모으는 단계에서 반대가 커져, 해당 방식의 재개발 추진이 중단된 것입니다.
사당21구역 — 주민 반대가 늘고 선정 조건도 해결되지 않아 다음 심사가 어려워졌습니다
사당21구역에서는 다가구주택을 임대하는 소유자들이 재개발 이후 임대수입이 줄거나 감정평가를 충분히 인정받지 못할 것을 우려했습니다.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는 부담도 제기됐습니다.
2026년 9월 보도에 따르면, 주민 반대율은 높아졌고 서울시가 후보지 선정 때 제시한 조건도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주민 반대 25% 넘은 사당21구역…신통기획 재개발 ‘기로’, 이투데이>
주민 갈등과 선정 조건이 남아 있어 다음 심사 절차를 바로 진행하기 어려워진 것입니다.
다만 사업 취소가 확정된 사례는 아닙니다.
4. 조합 내부 갈등
대조1구역 — 조합 갈등이 분양과 공사비 지급을 막아 공사가 멈췄습니다
대조1구역에서는 조합장 직무정지와 집행부 관련 갈등, 총회 개최를 막는 법적 다툼 등이 이어졌습니다.
그 결과 분양 관련 총회를 열지 못해 분양 절차가 늦어졌습니다.
공사비 미지급 문제까지 겹치면서 시공사는 2024년 1월 공사를 중단했습니다.
조합 내부에서 결정을 내리지 못한 문제가 분양과 자금 확보에 영향을 주고, 결국 공사 중단까지 이어진 것입니다.

<'한달째 공사중단' 대조 1구역, 조합장 직무대행 선임에도 '공회전'…"공사 재개 불투명", 아주경제>
이후 새로운 집행부 구성과 서울시의 조정 등을 거쳐 공사가 재개됐습니다.
북아현3구역 — 집행부가 모두 사퇴해 새 집행부를 구성하는 시간이 필요해졌습니다
2026년 1월 보도에 따르면, 북아현3구역에서는 집행부 해임을 요구하는 갈등 속에서 조합 집행부가 전원 사퇴했습니다.
사업을 이끌 집행부 공백이 생기면서 새로운 집행부를 뽑는 절차가 필요해졌습니다.
사업계획 변경과 총회 의결 등 해결해야 할 문제도 남아 있었습니다.
기존 업무를 계속 진행하는 데 어려움이 생기고, 집행부 재구성과 후속 절차에 시간이 더 필요해진 것입니다.

<북아현2구역은 가속, 3구역은 답보…같은 출발선 다른 시간표, 뉴스웨이>
5. 공사비와 시공사 계약을 둘러싼 갈등
둔촌주공 — 공사비 증액 계약을 두고 다투면서 공사가 약 6개월 멈췄습니다
둔촌주공에서는 공사비를 늘리는 계약 등을 두고 조합과 시공사업단의 입장이 충돌했습니다.
갈등이 해결되지 않으면서 2022년 4월, 공정률 약 52%에서 공사가 중단됐습니다. 공사는 같은 해 10월 재개됐습니다.

<6개월간 멈춘 둔촌주공 17일 공사재개…총회서 95% 찬성 통과, 연합뉴스>
이미 건물을 짓고 있었음에도, 공사비와 계약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약 6개월 동안 공사가 멈춘 사례입니다.
상계주공5단지 — 기존 계약을 해지한 뒤 새 시공사를 찾느라 사업이 늦어졌습니다
상계주공5단지에서는 높은 분담금과 계약 조건에 소유자들이 반발했고, 2023년 기존 시공사와의 계약을 해지했습니다.
이후 새로운 시공사로 한화건설을 선정한 시점은 2025년 9월입니다.
기존 계약을 정리하고 새 시공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사업 진행이 늦어진 것입니다.

<한화건설로 갈아탄 상계주공5단지, GS건설에 25억 배상>
2026년 7월 보도에서는 이 과정의 공사비 상승과 기존 시공사에 대한 손해배상 부담도 다뤘습니다.
땅꾸미기의 최종 결론
매입 전에 확인할 것은 문제의 존재와 해결 상황입니다
상가나 교회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위험하다고 판단할 필요는 없습니다.
반대로 “협의 중이다”, “곧 해결된다”는 설명만으로 해결됐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조합 공개자료와 추진주체 및 지자체 문의 등을 통해 다음 내용을 확인해야 합니다.

자료에서 확인된 사실과 추진주체의 전망은 구분해야 합니다.
해결 상황을 확인하지 못했다면, 투자 계산에서도 불확실한 조건으로 남겨둬야 합니다.
“중간에 팔면 된다”는 계획에도 지연 리스크를 반영해야 합니다
인허가 진행에 따른 가격 상승을 목적으로 매도할 계획이라면, 예상한 절차가 늦어질 리스크도 계산해야 합니다.
매도 시점을 얼마나 늦출 수 있는지, 그동안 필요한 이자와 보유비용은 얼마인지, 원하는 가격에 팔리지 않을 경우 자금 계획을 어떻게 유지할지 검토해야 합니다.
사업이 진행된다고 가격 상승이 보장되는 것도, 사업이 지연된다고 반드시 가격이 하락하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사업지연 리스크는 투자자가 예상한 매도 조건과 자금 회수 계획을 바꿀 수 있습니다.
상승장에서 높은 기대를 반영해 매입했다면, 하락장에서 가격 조정과 사업 지연이 겹치는 상황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사업 지연 리스크가 작은 곳을 선택한다고 모든 가격 하락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하락장에서 사업 자체의 문제로 인해 가격이 하락할 리스크를 줄이는 방향으로 사업지를 선택할 수는 있습니다.
정비사업 투자는 미래 신축의 기대에 돈을 지불하는 투자입니다.
매입 전에는 확인 가능한 사업 지연 리스크를 검토하고, 확인할 수 없는 리스크는 매입가격과 자금 여유에 반영해야 합니다.
이 글을 쓴 땅꾸미기가 궁금하시다면, 아래에서 더 자세히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