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세제개편안에서 고령 1주택자 특례가 주목받는 이유는 양도세 감면액의 크기만이 아닙니다.
세금이 사람의 거주지를 움직이도록 설계됐다는 점에서 상당히 이례적인 제도이기 때문입니다.
2026년 세제개편안에는 고령 1주택자가 수도권 주택을 처분하고 비수도권으로 이주할 경우 양도소득세를 한시적으로 깎아주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만 65세 이상, 1세대 1주택, 수도권 소재 주택, 일정한 거주기간 등의 요건을 충족하고 집을 판 뒤 6개월 안에 비수도권으로 이주해 실제 거주하면 2027년에는 양도세의 50%를 최대 5억 원까지, 2028년에는 30%를 최대 3억 원까지 감면한다는 내용입니다.
정책의 목표는 명확합니다. 수도권에 집중된 주택과 인구를 일부 지방으로 이동시키고, 은퇴한 고령층이 지방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도록 세금이라는 유인을 제공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세금을 줄여준다고 사람이 실제로 이동할까요.
이 질문을 조금 더 깊게 들여다보면 이번 제도가 단순한 양도소득세 특례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고령자의 주거와 지방소멸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풀 것인지 보여주는 하나의 실험이라는 점이 보입니다.

지방으로 이주할 이유는 세금 하나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사람이 어디에서 살지를 결정하는 데에는 부동산 가격만큼이나 생활 인프라가 큰 영향을 미칩니다. 젊은 사람이라면 직장과 출퇴근 시간이 가장 중요할 수 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가정이라면 학교와 학원, 보육시설이 중요합니다. 고령층이 되면 기준이 달라집니다. 병원과 약국, 대중교통, 장보기, 문화생활, 가족과의 거리 등이 중요한 조건이 됩니다.
특히 오랜 기간 수도권에서 살아온 사람이라면 단순히 주택 한 채만 옮기는 것이 아닙니다. 수십 년 동안 형성된 인간관계와 생활 동선까지 함께 옮겨야 합니다. 그래서 이번 특례를 실제로 활용하려는 고령자에게는 “얼마나 세금을 아낄 수 있는가”보다 “지방으로 옮긴 이후 어떤 생활을 할 것인가”가 훨씬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정부도 고령자 지방이주를 세금 하나로만 해결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세제개편안에는 지방주택과 관련된 여러 세제지원이 함께 제시돼 있습니다. 정책 전체의 방향은 고령자의 지방 이동과 지방에서의 주거 선택을 세제 측면에서 지원하는 데 있습니다. 그러나 세금은 이주의 ‘계기’가 될 수는 있어도 지방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는 ‘환경’까지 만들어주지는 못합니다.
오히려 지방 생활을 준비하는 정책은 이미 다른 곳에서도 시작됐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정부가 고령자 지방 이주를 세제개편안에서 갑자기 처음 이야기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미 농촌체류형 쉼터와 농촌 체류형 복합단지 등을 통해 도시민의 농촌 체류를 늘리는 정책을 추진해 왔습니다. 당시 정부는 농촌체류형 쉼터를 도시민의 주말·체험영농과 농촌 체류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고, 농촌 체류형 복합단지를 통해 체류·여가·체험·관광을 묶어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보도자료에서 특히 눈에 띄는 표현이 ‘4도3촌’입니다. 도시에서 나흘, 농촌에서 사흘을 보내는 식의 생활 형태를 통해 농촌에 새로운 생활인구를 유입시키겠다는 구상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촌 체류형 복합단지에 소규모 거주공간과 텃밭, 주민 교류·체험 프로그램 등을 결합하는 방안도 제시했습니다.
이 정책과 이번 양도소득세 특례를 나란히 놓고 보면 재미있는 장면이 나타납니다. 한쪽에서는 도시민이 농촌에 머무는 것을 장려하고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실제 지방 이주를 조건으로 세금을 깎아주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둘의 생활 방식이 반드시 같은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농촌에서 사흘을 보내고 도시에서 나흘을 보내는 사람에게는 ‘농촌 생활’이 될 수 있지만, 세법상 양도세 감면을 받기 위해서는 비수도권으로 주민등록을 옮기고 실제 거주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일주일 가운데 상당 기간을 지방에서 보내지만 수도권에도 생활 기반을 유지하는 사람은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가 궁금해집니다.

4도3촌 시대에 세법상 거주는 어디까지인가
이 부분은 앞으로 상당히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농촌체류형 쉼터 정책이 보여주는 것처럼 우리 사회의 주거 형태는 점점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한 곳에만 사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평일에는 도시에서 생활하고 주말에는 농촌에서 지내는 사람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부모가 지방에서 살고 자녀가 수도권에서 사는 가족도 많습니다.
그런데 세법에서는 특정 혜택을 주기 위해 ‘거주’라는 개념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특례도 마찬가지입니다. 개정안은 단순한 주민등록 이전만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과 배우자가 비수도권으로 주민등록을 옮기고 실제 거주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행정의 어려움이 생깁니다. 예를 들어 70세 부부가 수도권 집을 팔고 충남에 집을 마련했다고 해보겠습니다. 주민등록도 충남으로 옮겼습니다. 그런데 부부 중 한 명이 수도권에 있는 병원에서 정기적으로 치료를 받고 있고, 자녀가 있는 수도권에서 한 달에 열흘 정도 머문다면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요.
또 다른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지방에 농지가 있는 사람이라면 농번기에는 지방에 오래 머물고, 겨울에는 수도권에서 생활할 수도 있습니다. 정부가 농촌 체류를 장려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이런 사람들의 생활을 단순히 ‘지방 거주’와 ‘수도권 거주’로 나누기는 쉽지 않습니다.
첨부된 비판 자료에서도 바로 이런 문제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지방으로 주민등록을 옮겨놓고 수도권과 지방을 오가며 생활하는 경우 실제 거주 여부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가 명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물론 실제 세법 적용에서는 개별 사실관계를 따져야 합니다. 주민등록이 지방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실제 거주가 자동 인정되거나, 수도권에 자주 왔다고 해서 곧바로 거주가 부정된다고 단순화해서도 안 됩니다.
하지만 제도의 요건에 ‘실제 거주’를 넣었다면 그 판단 기준이 충분히 구체적이어야 한다는 문제는 남습니다.
감면제도가 커질수록 사후관리도 어려워집니다
세금 감면은 처음 설계할 때보다 사후관리가 더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특례가 대표적입니다. 정부안에서는 양도 후 6개월 안에 지방으로 이주하지 않거나 실제 거주하지 않는 경우뿐 아니라, 이후 5년 안에 수도권 주택을 취득하거나 수도권으로 다시 이주하는 경우에도 감면세액을 추징하도록 했습니다. 감면받은 주택을 5년 안에 다시 사는 경우 역시 추징 사유가 됩니다.
정책적으로 보면 이해할 수 있는 장치입니다. 예를 들어 수도권 집을 판 뒤 잠시 지방에 주소만 옮겨놓고 감면을 받은 다음 곧바로 수도권으로 돌아온다면, 지방 이주를 유도한다는 제도의 취지와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일정 기간 동안 지방 거주를 유지하도록 하는 사후관리 규정이 필요하다는 논리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사람의 인생은 계획대로만 움직이지 않습니다. 5년이라는 기간 동안 건강 상태가 바뀔 수 있고, 배우자의 상황이나 자녀의 사정이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지방에 내려갔다가 의료 문제로 수도권에 돌아와야 하는 상황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때 세법은 개인의 사정을 어디까지 고려할 수 있을까요. 현재 공개된 개정안은 추징 사유를 상당히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지만, 실제 생활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상황을 모두 법률 문구로 담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런 부분은 향후 법률과 시행령, 실제 집행 과정에서 더욱 세밀하게 다뤄져야 할 부분입니다.
‘실제 거주’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논란도 생길 수 있습니다
이번 제도를 둘러싼 비판 가운데 하나는 실거주 확인 문제입니다. 첨부 자료에서는 지방으로 주민등록을 옮겨놓고 수도권과 지방을 오가는 방식으로 제도를 이용할 가능성을 문제로 제기합니다. 이런 주장이 실제로 얼마나 발생할지는 현재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제도 설계상 중요한 질문인 것은 분명합니다.
세법에서 ‘실제 거주’를 판단하려면 결국 여러 자료를 종합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주민등록, 주택 사용관계, 가족의 생활관계, 각종 생활 사실 등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이번 특례처럼 감면액이 최대 5억 원에 이르는 제도라면 과세관청 입장에서도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사후관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납세자 입장에서는 어디까지 자료를 준비해야 실제 거주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 예측 가능성이 중요합니다. 세법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 지점입니다. 납세자가 지켜야 할 행동을 요구하는 것과 납세자가 그 행동을 했는지를 판단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법에서 “비수도권에 실제 거주한다”고 정해놓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실제 생활의 경계가 모호한 상황에서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지까지 납세자가 예측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세금으로 지방을 선택하게 만드는 정책의 한계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고령자의 지방 이주를 세금으로 지원하는 정책에는 또 하나의 질문이 따라옵니다. 지방으로 내려가고 싶은 사람에게 세금 혜택을 주는 것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세금 혜택 때문에 원래는 수도권에 계속 살고 싶었던 사람까지 지방 이주를 선택하게 하는 것이 정책적으로 어떤 효과를 낼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특히 고령자의 경우 주거 이전에는 경제적 비용뿐 아니라 사회적 비용도 발생합니다. 평생 살아온 지역을 떠나면서 인간관계가 끊어질 수 있고, 병원 접근성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자녀와의 거리가 멀어질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지방에서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고 더 여유로운 생활을 시작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 더 일반적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이 제도의 정책 효과는 단순히 “몇 명이 지방으로 이주했는가”만으로 평가하기보다 몇 명이 실제로 장기간 정착했는지, 지방에서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지까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세금 감면을 통해 주택 거래가 발생하는 것과 지방에 생활인구가 늘어나는 것은 서로 다른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세제와 지방정책이 따로 움직여서는 안 됩니다
농촌체류형 쉼터 정책을 보면 정부도 이미 이 문제를 단순히 주택 가격만으로 접근하지 않고 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촌체류형 쉼터에 대해 개인 소유 농지에 일정 규모의 가설건축물 형태로 설치할 수 있도록 하고, 농촌 체류와 영농체험을 연결하는 정책을 추진했습니다. 또한 농촌 체류형 복합단지는 소규모 거주공간뿐 아니라 텃밭과 주민 교류·체험 프로그램 등을 함께 구성하도록 했습니다.
이런 정책이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사람을 지방으로 보내는 것만으로는 지방소멸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실제로 살 수 있는 주거공간이 필요하고, 의료와 교통이 필요하며, 일상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합니다. 지역 주민과 새로 유입되는 사람 사이의 관계도 필요합니다.
결국 지방 이주를 세금으로 유도한다면 세금 제도와 주거정책, 의료정책, 교통정책, 지역생활 정책이 함께 움직여야 실제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커집니다. 양도소득세 5억 원 감면만으로 지방이 서울보다 살기 좋은 곳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납세자가 지금 확인해야 할 것은 ‘5억원’이 아닙니다
현재 이 제도는 아직 확정된 시행 법률이 아닙니다. 재정경제부는 2026년 8월 3일 세제개편안을 발표했고, 이후 입법예고와 부처협의를 거쳐 9월 1일 정부안을 확정했습니다. 하지만 정부안 확정은 곧바로 법률 시행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향후 국회 심의와 의결, 공포 등의 절차가 남아 있습니다.
따라서 65세 이상 수도권 1주택자가 실제로 집을 팔 계획이 있다면 현재 발표된 감면액만 보고 매도 시점을 결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자신이 특례의 요건에 들어갈 수 있는지부터 살펴봐야 합니다.
양도일 현재 65세 이상인지, 1세대 1주택인지, 해당 주택에서 양도일 현재 2년 이상 계속 거주했는지, 보유기간 중 총 5년 이상 거주했는지, 제3자에게 양도하는지, 양도 후 6개월 내 비수도권으로 이주할 수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그리고 지방 이주 후 5년 동안 수도권 주택을 취득하거나 다시 수도권으로 이주할 가능성이 있는지도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이 가운데 하나라도 불확실하다면 단순히 ‘5억 감면’이라는 숫자로 의사결정을 해서는 안 됩니다.

좋은 세제는 사람의 선택을 존중하면서 작동해야 합니다
이번 특례를 둘러싼 논쟁은 단순히 양도소득세를 많이 깎아주느냐 적게 깎아주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정부가 고령자의 지방 이주를 지원하려는 정책 목표를 가지고 있다면 세금이라는 수단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반면 세금을 통해 주거 이전을 유도할 때는 실제 생활과 세법상의 요건 사이에 생길 수 있는 간극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첨부된 비판 자료가 이 제도를 ‘탈세 유도 세법’이라고 표현한 것은 이러한 사후관리와 실거주 확인 문제에 대한 강한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탈세가 발생한다고 단정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와 집행자료가 필요합니다. 현재 단계에서는 그런 가능성을 제기하는 것과 실제 탈세가 발생한다고 판단하는 것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히려 지금 필요한 것은 제도가 실제로 시행된다면 정상적으로 지방으로 이주하는 사람에게는 충분한 혜택을 주면서도, 주소만 옮기는 식의 편법은 방지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는 것일 것입니다.
그리고 납세자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세금 감면을 받기 위해 지방으로 이주할 것인지 결정하기 전에 감면액과 생활비를 비교하고, 의료·교통·가족관계까지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세금은 인생의 결정을 대신해줄 수 없습니다. 집을 팔아 세금을 줄이는 것과 지방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것은 서로 연결된 문제이지만 같은 문제는 아닙니다. 양도소득세 특례는 지방 이주를 선택한 사람에게 경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지방 이주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특히 65세 이후의 주거 이전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세금 몇 억 원을 아끼는 것과 앞으로 5년, 10년 동안 어디에서 누구와 어떤 생활을 할 것인지를 비교해봐야 합니다.
이번 제도가 실제로 지방의 생활인구를 늘리는 정책으로 자리 잡을지는 앞으로의 시행 과정에서 확인할 문제입니다. 정부가 의도한 만큼 고령자의 자발적인 지방 이주가 늘어날 수도 있고, 반대로 세금 혜택만으로는 생활권을 옮기기 어렵다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아직은 결과를 단정할 단계가 아닙니다.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세금만이 아니라 그 사람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래서 고령자 지방이주 양도세 특례를 제대로 평가하려면 감면 한도 5억 원만 볼 것이 아니라, 그 혜택을 받은 사람이 지방에서 실제로 정착하고 살아갈 수 있는지까지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그것이 이 제도가 단순한 세금 감면을 넘어 실제 지역균형발전 정책으로 기능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