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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9000 시대, 금투세는 정말 지금 꺼내야 할 카드인가

두꺼비세무사읽는 데 약 5

환호 뒤에서는 다른 계산이 시작 되고 있습니다

코스피가 9000을 넘었다는 소식에 다들 들떠 있습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코스피 3000도 버겁다, 한국 증시는 박스피다, 저평가는 숙명이다 같은 말이 당연하게 오갔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9000을 지나 1만까지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시장이 뜨거워지자 또 다른 이야기도 함께 커지고 있습니다.

이 정도로 올랐으면 금융 투자 소득세를 다시 논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입니다. 주식으로 돈을 번 사람들에게 세금을 더 걷어야 한다는 주장, 초과이윤을 사회적으로 재분배해야 한다는 주장이 조금씩 힘을 얻고 있습니다.

조세 형평성이라는 관점에서 이런 문제제기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어야 한다는 원칙도 중요합니다. 자산시장 호황의 과실이 일부에게만 집중되는 문제도 살펴봐야 할 부분입니다. 다만 그 반대편에는 지금 이 흐름을 불안하게 지켜보는 수많은 주주들이 있습니다.

코스피가 올랐다는 이유 만으로 투자자에게 다시 과세 불확실성을 던지는 것이 맞는지, 시장 호황을 세금 걷을 기회로만 보는 것이 자본 시장에 도움이 되는지는 따로 짚어볼 문제입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마다 목표지수를 다시 손 보고 있고, 투자 관련 커뮤니티에는 코스피 9000을 자축하는 글과, 금투세가 다시 논의될까 걱정하는 글이 나란히 올라오고 있습니다. 지수가 오른 것은 분명 반가운 일인데, 그 반가움이 온전히 반가움으로만 남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코스피 9000, 그냥 만들어진 숫자가 아닙니다

지난 6월 18일, 코스피는 종가 기준 9063.84로 마감하며 사상 처음 9000선을 돌파했습니다. 전 거래일보다 199포인트, 2.25퍼센트가 오른 수치였습니다. 시가총액은 7413조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고, 올해 상반기 상승률은 115.1퍼센트로 G20 국가 가운데 1위를 기록했습니다. 글로벌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가 늘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커졌고, 이 흐름을 타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하루 만에 1조 2710억 원을 순매수했습니다.

이 숫자들을 나열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코스피 9000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숫자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실제로 비반도체 업종의 코스피 선행 주가수익비율은 12.7배까지 올라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홍콩 항셍지수의 11.2배, MSCI 신흥국 지수의 11.7배를 넘어선 것은 물론, 5월 기준으로는 영국 러셀지수의 12.7배까지 따라잡았습니다. 다만 코스피 전체 선행 주가수익비율은 여전히 8.7배 수준에 머물러 있는데,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수익비율이 각각 5.8배, 6.2배로 극도로 낮게 유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익은 폭발적으로 늘어났는데 주가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생긴 착시입니다.

인공지능 인프라 확대, 조선과 방산과 원전 같은 전통 제조업의 턴어라운드, 여기에 정부의 주주 의무 강화와 밸류업 프로그램이 겹치면서 만들어진 재평가입니다. 투자자들이 오랜 기간 손실을 견디고, 기업들이 실적을 쌓고, 정책이 뒷받침되면서 만들어진 결과라는 뜻입니다.

박스피라는 꼬리표를 이제야 떼고 있습니다

한국 주식시장은 오랫동안 저평가를 받아왔습니다. 기업은 돈을 벌어도 주주환원이 약했고, 대주주 중심 경영이 강했고, 물적분할이나 중복상장 이슈로 일반 주주들이 손해를 보는 일이 반복됐습니다.

그래서 한국 주식은 장기투자하면 안 된다, 오르면 팔아야 한다, 미국 주식이 답이다, 국장은 결국 배신한다는 말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정설처럼 통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주주 권익을 강화하겠다는 정책, 기업 지배구조 개선, 자사주 소각, 배당 확대, 반도체 업황 회복과 인공지능 투자 확대가 겹치면서 한국 증시를 보는 눈이 달라졌습니다.

이 흐름은 일부 부자들만의 잔치가 아닙니다. 올해 상반기에만 개인투자자들은 상장주식을 64조 3000억 원, ETF를 55조 3000억 원 순매수했습니다. 합치면 120조 원에 가까운 규모입니다.

특히 ETF 거래대금이 전체 증시 거래대금의 30퍼센트를 처음으로 넘어섰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ETF 시가총액이 전체 증시의 6퍼센트에 불과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만큼 많은 개인이 종목 하나에 몰빵하기보다 분산투자로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예전 같으면 대형주 몇 종목에 집중되던 개인 자금이, 이제는 지수 전체나 특정 산업군에 나눠 담기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국민연금도 이 시장과 연결되어 있고, 퇴직연금도 마찬가지이며, ISA와 연금저축, IRP로 노후를 준비하는 평범한 국민들도 이 시장 위에 서 있습니다. 이제 주식시장은 큰손들만의 카지노가 아니라 많은 국민의 노후 준비 수단이자 자산 형성 수단, 기업 성장에 참여하는 통로가 되었습니다.

시장이 이렇게 넓어진 만큼, 시장에 던져지는 정책 신호 하나하나가 미치는 영향의 범위도 예전보다 훨씬 넓어졌다는 뜻입니다.

시장이 좋아지자 다른 목소리도 커졌습니다

문제는 시장이 살아나자마자 다른 목소리가 함께 커졌다는 점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4월 9일 거래세와 양도소득세 체계를 손봐야 한다며, 돈을 버는 사람은 세금을 내고 벌지 못한 사람은 내지 않아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았습니다.

6월 19일 브리핑에서는 주식시장의 양극화가 자산 양극화로 이어진다며 이를 완화할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도 6월 1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금융투자소득세를 부의 재분배이자 금융 세제 선진화 방안이라고 표현했고, 오는 7월 세제개편안에 관련 논의가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지방선거 이후 세금 폭탄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시장에 퍼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시장이 겨우 살아나자마자 다시 금투세 이야기가 나오니,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이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시장이 떨어질 때는 책임져주지 않더니, 오르니까 세금부터 걷겠다는 것인가 하는 물음입니다. 이 불만을 가볍게 볼 일은 아닙니다.

왜 하필 지금 다시 나오는가

금투세가 다시 거론되는 배경에는 세수 문제도 있습니다. 2024년 폐지가 확정될 당시, 정부는 이 결정으로 연평균 1조 3000억 원가량의 세수가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 국내 투자자 보호가 폐지의 명분이었지만, 재정 당국 입장에서는 부담이 남는 선택이었던 셈입니다.

그런데 지수가 9000까지 오르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시장이 커진 만큼 세원도 커졌다고 보는 시각이 나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재정건전성을 고민하는 입장에서는 지수 상승이 세수를 늘릴 기회로 보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재정적 필요와, 투자자가 느끼는 정책 신뢰의 문제가 서로 다른 층위에 있다는 점입니다. 정부 입장에서 합리적인 세수 확보 논리가, 투자자 입장에서는 지수가 오를 때마다 반복되는 과세 시도로 읽힐 수 있습니다.

세수가 부족하면 다른 재원을 찾아야 하고, 그 과정에서 자본시장이 검토 대상에 오르는 것 자체는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다만 그 검토가 지수 상승이라는 타이밍에 맞춰 나오면, 투자자들은 정책의 논리보다 타이밍을 먼저 읽게 됩니다. 지금 시장에 필요한 것은 세수를 어떻게 확보할지에 대한 논의이지, 지수가 오를 때마다 재현되는 과세 시그널이 아닙니다. 이 온도차를 좁히지 않으면 논의는 계속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한 번 겪어본 롤러코스터입니다

여기서 짚어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금융투자소득세는 이미 한 차례 국회 문턱을 넘었던 제도입니다. 2020년 세법 개정으로 신설되어 2023년 1월 시행이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2022년 정부는 시행을 2년 미루기로 하면서 시행 시기가 2025년 1월로 늦춰졌습니다. 이후 2024년 1월 민생토론회에서 아예 폐지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이 나왔고, 그해 11월 여야가 사실상 폐지에 합의하면서 12월 국회에서 최종 폐지가 확정됐습니다. 도입되었다가 유예되고, 유예되었다가 폐지되고, 이제 지수가 오르자 다시 논의 테이블에 올라오는 셈입니다.

이 흐름 자체가 투자자에게는 세율 하나보다 훨씬 큰 부담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장기투자를 하려면 최소한의 룰이 안정되어 있어야 합니다. 언제 세금이 생기는지, 부담이 어느 정도인지, 손실과 이익은 어떻게 통산되는지, 건강보험료 같은 다른 제도와는 어떻게 연결되는지까지 알아야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제도가 도입과 유예, 폐지를 반복하면 투자자들은 결국 이렇게 느끼게 됩니다. 한국 주식은 기업 실적보다 세법과 정치 일정이 더 무섭다는 생각입니다.

예측 가능성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주식투자는 결국 예측 가능성 위에서 이루어집니다. 기업의 실적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 정상입니다. 그런데 세법이 지수 상승 뉴스가 나올 때마다 흔들린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실제로 이런 상담을 종종 받습니다. 반도체 우량주를 5년 넘게 들고 있던 한 40대 투자자는 최근 매도 시점을 놓고 고민이 깊어졌다고 했습니다. 기업 실적이 아니라 세제개편안 발표 일정부터 확인하게 됐다는 것입니다. 오래 들고 가겠다던 원래 계획은, 제도가 언제 바뀔지 모른다는 불안 앞에서 자꾸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이런 흔들림이 한 사람만의 이야기라면 크게 문제 삼을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정책 발표를 앞두고 미리 파는 움직임이 시장 전체에서 반복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장기투자 대신 단기매매가 늘고, 정보에 빠른 큰손들은 먼저 움직입니다. 결국 시장에 남는 것은 정보가 느린 개인투자자와, 연금을 통해 장기로 투자하고 있는 평범한 국민들입니다.

부동산 세금 정책을 봐도 비슷한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세금이 정권마다 오르내리면 시장은 정책 자체를 신뢰하지 않고, 지금은 버티면 언젠가 풀릴 수 있다는 식으로 학습합니다. 주식시장이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부동산과 결정적으로 다른 지점이 있습니다.

집은 팔고 싶어도 거주 문제, 임차인 문제, 대출 문제가 얽혀 있어 바로 처분하기 어렵습니다. 반면 주식은 계좌 안에서 버튼 하나로 몇 초 만에 정리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정책 불확실성에 대한 반응 속도가 훨씬 빠르고, 자금이 국내 시장을 떠나 해외로 옮겨가는 속도도 빠릅니다. 세제가 불안정하다는 인식이 퍼지면, 부동산보다 주식시장에서 그 충격이 먼저, 그리고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어야 한다는 원칙 자체는 존중받아야 합니다. 자산시장이 좋아진 과실이 일부에게만 집중되는 현상도 살펴봐야 할 문제입니다. 다만 그 논의를 코스피가 9000을 넘었다는 이유만으로 서둘러 다시 꺼내는 것이 맞는지는 다른 질문입니다.

제도가 도입, 유예, 폐지를 반복해온 지난 4년의 경험은 투자자들에게 이미 뚜렷한 학습효과를 남겼습니다. 지수가 오를 때마다 세금 이야기가 나온다면, 투자자들은 지수가 오르는 것을 반가워하기보다 다음 세제개편안 발표일부터 걱정하게 될 수 있습니다.

댓글 11

  • 뽀로뽀로미 · 2026년 7월 10일

    코스피 9000인데 나만 돈 못벌었나...

  • 온잇 · 2026년 7월 10일

    오... 금융투자소득세 이야기가 다시 오르네요. 제가 회사를 다니면서 주가는 물론 정책도 신경 써야 하다 보니 걱정이 조금 많습니다. 주변에서도 요즘 주식 투자자들이 세금 걱정으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곤 하거든요. 물론 세수 확보는 중요하지만 주가가 상승한다고 해서 세금을 또 거두겠다는 게 옳은지 의문이 드네요. 좋은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면 그 기회를 더욱 잘 활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그렇게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한대지 · 2026년 7월 10일

    근데 예전에 세금 관련해서 말 많이 나온 것 같음 요즘 또 이런 얘기가 나와서 좀 의아하긴 함 주식 시장 돌아가는 거랑 세금이 급하게 연관되는 건 좋은 것 같진 않음 그냥 기분 좋게 투자하고 싶었는데 불안 요소가 커지는 거니까 그게 좀 걱정스럽네 좋은 방향으로 논의가 되면 좋겠는데 과연 어떻게 될지 애매하긴 함

  • 눈사라밍 · 2026년 7월 11일

    금을 지금 사야될지 말아야될지 고민중이예요

  • 팽오리 · 2026년 7월 11일

    시장이 좋아지니 또 다른 불만이 나오는건..

  • 빅토리아 · 2026년 7월 11일

    코스피 그런거 잘 모르지만 사실

    공부를 좀 해야 겠어요 .. 투자하고 싶어도 몰라서 잘 못하네요

  • 건축학개론 · 2026년 7월 11일

    모든 세금은 다 그럴듯한 명분이 있죠. 하지만 그 제도를 구성하는 기획 자체가 순수하지 않으니까 문제죠. 정권이 자신들의 인기를 위하여 국민의 세금을 자기들 쌈짓돈처럼 선심쓰는데 베풀다가, 시장이 돌아갈만하면 그걸 다시 각종 세금을 붙여서 삥뜯어가는 악순환이 국가 세금제도를 불신하게 만드는 거죠.

  • 부동산입문 · 2026년 7월 11일

    금투세는 좀 생소하지만 눈여겨 봐야겠어요 ㅎㅎ투자하려면 세금도 피하지 못하겟군요ㅠㅠ

  • 공간의가치 · 2026년 7월 13일

    시장 좋을 때 마다 투기를 잠재울 카드가 늘 비슷하니 투자자 입장에서는 좀 찜찜하긴하죠

    형평성도 좋긴한데 시장흐름을 완전 꺾어놓진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말차우유 · 2026년 7월 15일

    ​이제 겨우 불붙은 시장인데 찬물부터 끼얹으려 하네요. 세금 걷기 전에 제발 기초 체력부터 키워주길 간절히 바랍니다..

  • 스위티자몽 · 2026년 7월 15일

    장기 투자 좀 해보려는데 제도 흔들리는 걸 보니 마음이 심란해져요.. 그냥 맘 편하게 길게 가고 싶은데 세금 걱정은 미리부터 해둬야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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