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사우루스

여기서는 못 살아, 지금 갈아타기 해야 해

언제나쏨읽는 데 약 3

2023년 상반기에 신혼집을 매수했어요. 이때만 하더라도 아이를 가질 생각이 전혀 없었고 단순히 저희 부부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선택할 수 있었던 10평대 아파트.

그렇게 부부 둘이서 1년을 살았습니다. 10평대 아파트는 둘이서 살기에 넓지도 않았지만 좁지도 않았습니다. 딱 좋았어요.

그런데 뭐든지 장담은 하는 것이 아닙니다....... 결혼을 하니 생각이 바뀌더라구요. 아이를 절대 가지지 않겠다던 생각이 아기를 가지려고 엄청 노력하지는 않겠지만 생기면 낳자고 바뀌었고, 생각이 바뀜과 동시에 아기가 저희 부부에게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출산을 했어요. (2025년 8월)

엄마가 저의 산후조리를 도와주고 아기를 봐주겠다고 하셔서, 아기를 낳고서는 계속 엄마집에 있었습니다.

엄마집에 있으면서 아기와 생활하는데, 막연하게 10평대인 신혼집에서 아기를 키우기에는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신혼집이 구축 아파트라 수납이 좋은 편은 아닌데, 아기 짐이 생각보다 너무 많아서요.

아직 아기가 어리니까 못 살 정도는 아닐 것 같은데 아기가 기어다니고 걸어다니기 시작하면 좀 좁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실이 좁아서 좀만 기어가다가 다시 돌아와야 하고, 좀만 걸어가다가 다시 돌아와야 하는데 그게 좀 마음이 걸렸습니다.

그래서 슬슬 갈아타기를 해야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만 하던 중에 9.7 공급대책이 나왔습니다. 9.7 공급대책의 주요 골자는 강남3구 + 용산구의 LTV가 50%에서 40%로 강화된 것.

LTV가 줄어들면서 해당 지역 내의 15억 이하 아파트들을 매수할 때 대출이 줄어들었고, 이뿐만 아니라 이전에 시행된 6.27 대출규제로 주담대 최대 한도가 6억으로 줄면서 마포, 성동, 강동, 광진, 동작구 등으로 불씨가 퍼지다 못해 아주 불이 붙은 상황이었습니다. 계속해서 신고가 랠리가 펼쳐졌습니다.

실거래가는 거의 다 신고가인데 호가는 그보다 높은 상승장임에도 불구하고 갈아타기를 마음먹었습니다. 이때가 2025년 9월 중순이었어요.

아기를 위해서 갈아타야겠다고 다짐을 했지만 당장 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엄마집에서 당분간 있을 예정이었거든요. 그런데 왠지 지금 갈아탈 곳을 리스트업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저희의 가용 자금 및 대출 가능 금액을 파악해서 예산을 정하고, 그 예산 내에 들어오는 아파트들을 쫙 리스트업했습니다.

지금이라고 생각한 이유는 네 가지였습니다.

1. 어차피 갈아타기를 해야함

2. 이렇게 오르는 거 봐서는 또 규제를 할 것 같음

3. 우리 평수(10평대)에도 온기가 왔음

4. 타이밍 맞추기는 쉽지 않고 그냥 생애주기에 맞춰 갈아타기를 하자

일단 출퇴근이 어느 정도 가능한 거리, 가격, 그리고 2023년도 초 거래량. 딱 이 세 가지만 보고 일단 리스트업을 했습니다.

**2023년도 초 거래량을 본 이유는 이때 금리 인상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었었고 거래가 안 되던 시기였기에, 이때 거래가 된 단지라면 어느 정도 환금성이 되는 단지라고 파악했습니다.**

아기를 재우고 늦게까지 남편과 함께 열심히 네이버부동산과 아실을 보며 어디로 이사를 가는 게 좋을까를 알아보고 있었는데요.

부모님이 그 모습을 보시더니 얼마 정도의 아파트를 보고 있냐, 어디로 이사를 가려고 하냐 등등 여쭤보시더라구요. 그래서 다 말씀드렸습니다. 저희의 현재 가용자금, 대출력, 그래서 보고 있는 단지들.

애매한 서울보다는 경기도 한 지역의 대장 아파트도 괜찮겠다 싶어서 구성남도 보고 있었어요. 엄마가 한 번 서울을 벗어나면 다시 들어오기 힘들다면서 자금을 보태주겠다고 하더라고요?! 전혀 생각하지도 않았는데 갑작스러운 엄마의 제안이 너무나 감사했고 거절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증여세 신고 완료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조금 더 급지를 높여서 다시 리스트업을 했고 남편은 재개발으로 눈을 돌립니다. 자금이 있다면 재개발을 해보고 싶었다면서, 부동산의 꽃은 재재(재건축,재개발)이라면서, 지금이 그 기회인 것 같다고 말이죠.

부부는 일심동체라고, 남편이 재개발 매물을 보고 저는 재건축 매물로 다시 리스트업을 했습니다.

남편이 보고 있는 재개발을 1순위로 보되, 만약 그게 안된다면 제가 리스트업한 아파트로 가기로 이야기를 했습니다.

사업 속도도 괜찮고 사업성도 좋은 재개발 구역을 찾았고, 그 중 실거주가 가능한 매물과 가격대도 얼추 맞는 매물이 있어서 남편이 정말 하루가 멀다하고 계속해서 부동산에 연락했습니다. 부동산 사장님께 전화해서 잔금을 좀 길게 할 수 있는지, 네고는 안 되는지 등등을 이야기하고, 은행에도 전화해서 대출이 얼마나 나올지 물어보고, 구청에도 전화하고 조합사무실에도 전화하며 해당 매도인이 다물권자는 아닌지 등등.

그러는 동안 저는 제가 리스트업한 아파트들 매물을 살펴봤는데요. 정말 실시간으로 매물이 변하더라고요. 이틀 전에 봤던 매물이 사라지고, 호가는 계속 높아져갔습니다.

그런 와중에 남편은 재개발 매물을 보러 갔는데요.....?

(다음편에 계속)

댓글 14

  • 인생은아름다워 · 2026년 6월 23일

    아이 낳고 보니 평수 진짜 중요하더라;; 나도 회사 주변 재건축 지역 알아보는데 가격 오르기 전에 결정해야 할 듯;; 주변 분들 대출 규제 때문에 불안해하는 얘기 많이 하던데 9.7 대책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겠음;; 아기가 크기 전에 넓은 집으로 갈아타는 게 나을듯 인정.

  • 눈사라밍 · 2026년 6월 23일

    타이밍이라는게 확실히 있기는 한 것 같던데..

  • 똥깡쥐맘 · 2026년 6월 23일

    아기랑 살면 공간 부족할 거 같아서 걱정되죠;; 경기도 대장 아파트로 다들 눈을 돌리는 건 맞는 듯 ㅎㅎ 서울 나가면 다시 못 돌아온다고 하던데 그 말 진짜 맞는 거 같아요 결국엔 오르면 껌값이나 다름없겠죠;;

  • 도레미 · 2026년 6월 23일

    저도 아이가 생기고 나니 바라보는 모든게 다 달라지더라구요 ㅠㅠ 아이가 어릴때는 큰집이 낫겠더라구요 재개발도 고려하게 되네요

  • 껄껄껄 · 2026년 6월 24일

    아이가 생기기 전엔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도 괜찮았어요 아이가 자라면서 좁은게 현실적으로 너무 와 닿는데 지금은 어디로 갈 수도 없는 상황이 되었고요 서울을 나가면 서울로 들어가기 힘들다는말 공감해요

  • 어느여름 · 2026년 6월 24일

    아기가 기어 다니고 걸어 다닐 미래를 그리며 생애주기에 맞춰 과감히 갈아타기를 결심하신 안목이 정말 멋지십니다! "한번 서울을 벗어나면 다시 들어오기 힘들다"며 자금을 보태주신 든든한 친정엄마의 특급 구원투수 제안 덕분에 더 좋은 상급지를 노릴 수 있게 되신 걸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 푸른빛 · 2026년 6월 24일

    오... 10평대ㄹㅇ 작겠지; 가격 비슷하면 경기도 대장 아파트가 낫지 않아?

  • 똘맘 · 2026년 6월 24일

    와 진짜 애 생기니까 모든 게 확 바뀌는 거 인정 ㅋㅋ 나도 신혼 때는 작은 집 괜찮았는데 애 생기면 고민 한가득 생길 듯. 회사 근처 재개발도 괜찮아 보이고 나는 출퇴근이 더 중요해서 그런 것도 계속 신경 쓰게 됨. 근데 엄마 도움 받는 거 진짜 좋지 난 부모님 도움 없이 혼자 다 해야 하니 갈아타기 쉽지 않을 듯. 앞으로 어떤 집으로 갈지 기대되네.

  • 말차우유 · 2026년 6월 27일

    아기 키우다 보면 짐도 늘고 동선도 정말 중요한데, 평수 넓혀 가시는 판단 무조건 응원해요! 좋은 단지 찾으시길 바라요.

  • 브라키오 · 2026년 6월 27일

    평수 넓으면 삶의 질이 다르긴 해요.. 진짜 정리도 그렇고 여러가지로.. 그리고 아이가 어릴땐 몰라도 자라면서 좁은집에 사는거 정말 힘들긴 한거 같아요..

  • 스위티자몽 · 2026년 6월 27일

    23년 거래량까지 보시다니 분석력이 엄청나시네요! 기준이 확실하셔서 어디를 고르셔도 무조건 상급지 성공하실 거예요.

  • 신혼두두 · 2026년 6월 27일

    아이가 있고 없고가 집에 큰 차이가 있죠... 아이고 실시간으로 변하는 매물 땜에 고생 많으셨겠어요 ㅠㅠ

  • 하놩 · 2026년 6월 28일

    저도 갈아타기를 해야할 것 같아서 알아보는데 쉽지않네요 ㅜㅜ글을 읽으면서 저도 더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이듭니다

  • 효쥬님 · 2026년 6월 28일

    갈아타기가 진짜 중요한데 도대체 어디로 가야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ㅠㅠ 무조건 직장 가까운 곳이 나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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