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새 은마 사업성 '뚝', 추가분담금 '쑥'...무슨 일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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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마 전경.
강남 재건축의 상징인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지난 4월 24일 또 한 번 정비계획을 손질했습니다. 지난해 11월 최고 49층·용적률 331%대의 청사진을 확정한 지 불과 5개월 만입니다. 이번 변경 고시는 올해 2월 통과된 통합심의 결과를 반영한 세부 조정이 핵심입니다. 그런데 정비계획 변경으로 재건축 여건이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했는데 사업성은 뚝 떨어졌습니다. 재건축 사업성 가늠자인 '비례율'이 확 내려간 것입니다.
'비례율'이 무엇인지부터 짚어두겠습니다. 재건축 사업에서 비례율은 사업성을 판단하는 핵심 지표입니다. 계산식은 간단합니다. '(총수입 - 총지출) ÷ 종전자산 총액 × 100'입니다. 비례율이 100%이면 사업 전후 자산 가치가 그대로 유지된다는 뜻이고, 100%를 넘으면 재건축으로 이득을 보고, 100%를 밑돌면 조합원 입장에서 자산 가치가 줄어드는 셈입니다. 비례율이 높을수록 조합원의 권리가액(비례율 × 종전자산 평가액)이 커져 추가로 내야 하는 분담금이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비례율 94%→83%...11%포인트 급락
이번 변경안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대목은 추정 비례율의 급락입니다. 지난해 11월 고시 당시 94.17%였던 비례율이 이번 4월 변경안에서는 83.14%로 무려 11.03%포인트 떨어졌습니다. 이미 지난해 11월 고시 시점에도 비례율은 100%를 밑돌았는데, 반년도 안 되어 추가로 11%포인트 이상 내려앉은 것입니다.

왜 이렇게 됐을까요. 역설적이게도 주범은 '오른 집값'입니다. 비례율 계산식의 분모인 종전자산 총액이 크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1월 고시에서는 종전자산 총액을 11조5363억 원으로 추정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4월 변경안에서는 15조1661억 원으로 3조6298억 원(32%)이나 늘었습니다. 종전자산 추정의 기준이 되는 시점이 2025년 1월에서 2026년 3월로 바뀌면서, 그 사이 강남 아파트값이 치솟은 게 그대로 반영됐습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31평형(전용 76㎡)의 적용 종전자산 단가는 지난해 11월 2억4000만 원에서 이번에 3억1000만 원으로 뛰었고, 34평형(전용 84㎡)은 2억7000만 원에서 3억5000만 원으로 올랐습니다. 여기에 공사비 등 총지출도 6조4638억 원에서 8조1016억 원으로 1조6378억 원이나 증가했습니다. 일반분양가를 3.3㎡당 8000만 원에서 9400만 원(으로 대폭 올렸음에도 이를 상쇄하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집값이 오르면 좋은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올 수 있습니다. 맞습니다. 내 집 가격이 오른다는 사실 자체는 반가운 일입니다. 그러나 재건축 사업 안에서는 종전자산이 올라갈수록 비례율을 끌어내리는 역설이 발생합니다. 내 집값이 오른 만큼 권리가액은 커지지만, 새 아파트 분양가도 함께 오르면서 정작 분담금 부담은 줄어들지 않거나 오히려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국평 추가분담금 1억8000만→3억2000만원
비례율 하락은 고스란히 조합원 분담금으로 이어집니다. 이번 변경안에 담긴 추정 분양가를 보면, 가장 선호도가 높은 '국평' 전용 84㎡의 조합원 분양가는 32억3000만 원입니다. 지난해 11월 고시에서 제시된 27억2700만 원보다 약 5억 원 이상 높아졌습니다. 전용 59㎡도 24억4800만 원으로 기존 대비 4억7000만 원가량 올랐습니다.

은마 재건축 조감도.
실제 분담금이 얼마나 될지를 구체적으로 따져보겠습니다. 현재 34평형 소유주의 종전자산을 평균 35억 원으로 가정하면, 비례율 83.14%를 적용한 권리가액은 약 29억1000만 원이 됩니다. 새 아파트 전용 84㎡를 분양받으려면 분양가 32억3000만 원과의 차액인 약 3억2000만 원을 현금으로 더 내야 합니다.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계산하면 권리가액이 25억4259만 원, 분양가 27억2700만 원과의 차액으로 약 1억8000만 원 안팎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부담이 크게 늘어난 것입니다.
다만 이 수치들은 어디까지나 추정치입니다. 종전자산 감정평가는 관리처분계획인가 시점에 다시 이뤄지고, 일반분양가도 확정 전까지 변동 가능성이 있습니다. 강남 집값이 계속 오른다면 종전자산 가액도 더 높아질 수 있어 비례율이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은마 조합원 비용 40억 vs 일반분양가 32억
은마아파트 34평형은 올해 초 실거래가 기준으로 35억~40억 원대에 형성돼 있습니다. 이 시세에 매입하면 조합원 지위를 얻게 됩니다. 취득세(일반세율 기준 3.5%내외), 중개보수, 기타 비용까지 포함하면 35억 원짜리 물건에 실제로 드는 총비용은 36억5000만 원을 훌쩍 넘습니다. 여기에 앞서 계산한 추가분담금 3억 원 안팎까지 더하면 전용 84㎡ 새 아파트를 받기 위해 필요한 총 투입 비용이 40억 원에 육박하게 됩니다.
반면 일반분양 물량을 청약으로 받을 때 예상 분양가는 3.3㎡당 9400만 원 수준, 전용 84㎡ 기준으로 32억3000만 원입니다. 단순 가격만 보면 일반분양이 훨씬 유리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분양은 청약 경쟁률이 극심하고 당첨을 장담할 수 없다는 점, 조합원 물량은 원하는 동·호수 배정에 유리하다는 점에서 단순 비교는 어렵습니다. 다만 현재 시세에 은마를 매수해 조합원이 되는 길은 사실상 30억 원대 이상의 여유 자금이 필요한 '현금 부자들의 게임'이 되어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통합심의 반영...달라진 것들
이번 4월 변경 고시에서 비례율 외에 달라진 내용들도 살펴봐야 합니다. 통합심의 결과를 반영해 근린공원 면적이 1만1400.7㎡에서 1만864.5㎡로 536.2㎡ 줄어든 반면, 소공원은 6278.3㎡에서 6814.5㎡로 같은 면적만큼 늘었습니다. 공원부지 내 보도구간을 공원에서 제척해 소공원과 연동한 결과입니다.

은마 재건축 배치도.
주차장도 소폭 넓어졌습니다. 주차장 면적이 6278.3㎡에서 6814.5㎡로 536.2㎡ 확대됐습니다. 역세권 완화 적용 용적률도 331.94%에서 331.92%로 미세하게 조정됐습니다. 건물 배치 관련 건축한계선도 통합심의 결과에 따라 차도부속형·보도부속형 전면공지 폭원이 일부 수정됐습니다.
총 5893가구 규모와 공공주택 1104가구(공공임대 909가구, 공공분양 195가구)라는 큰 틀은 변경 전과 같습니다. 공공분양 195세대 역시 이번 변경에서도 유지됐습니다. 민간 정비사업에서 처음으로 역세권 용적률 특례를 적용해 공공분양을 도입하는 모델은 그대로입니다.
이제 은마는 조합 설립이라는 다음 관문을 향해 달려가야 합니다. 정비계획과 지구단위계획이 확정된 만큼 조합설립인가가 사업의 실질적인 다음 스텝입니다. 조합이 설립되면 사업시행계획인가, 관리처분계획인가, 이주·철거·착공으로 이어지는 긴 여정이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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