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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이란에서 났는데, 왜 우리 동네 집값이 움직일까?

엘레이맘읽는 데 약 4

황당하지만 사실인 이야기

솔직히 이런 생각,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이란이 어디 있는지도 잘 모르는데, 거기서 전쟁이 났다고 우리 집값이 흔들린다고?"

맞다. 황당하게 느껴지는 게 정상이다. 그런데 실제로 그렇게 된다. 2026년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합동 공습으로 이란 전쟁이 시작됐다. 국제 유가는 2주 만에 60% 가까이 급등했고, 원달러 환율은 일시적으로 1,500원을 돌파했다. 코스피에서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주담대 금리 상단은 6.5%를 넘어섰다.

바다 건너 중동의 포성이 어떻게 우리 동네 집값까지 건드리는 걸까. 그리고 "정부를 이기는 시장은 없다"고 직접 선언한 이재명 정부의 집값 억제 의지는 이 예상치 못한 변수앞에서 어떤 흐름을 보일까.

전쟁이 집값에 닿는 세 개의 파이프

세계 경제는 하나로 연결된 그물망이다. 한 곳을 잡아당기면 멀리 떨어진 곳도 흔들린다. 이란 전쟁이 우리 집값까지 건드리는 경로는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 — 기름값이 모든 것을 움직인다

이란은 전 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20% 이상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끼고 있다. 이 길목이 위태로워지면 국제 유가가 순식간에 뛴다. 유가가 오르면 전기요금, 가스비, 교통비, 공산품 가격이 줄줄이 따라 오른다. 인플레이션이 재점화되는 것이다.

그런데 물가가 오르면 부동산에는 역설적인 일이 벌어진다. 현금의 가치가 떨어지는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사람들은 땅과 건물 같은 실물 자산으로 눈을 돌린다. 정부가 세금으로 다주택자를 압박하더라도, 집값이 세금보다 더 빠르게 오른다면 버티는 쪽이 이득이 되는 계산이 성립해버린다.

두 번째 — 환율이 오르면 우리 지갑이 얇아진다

전쟁이 나면 전 세계 투자자들이 불안해진다. 불안할 때 사람들이 찾는 건 달러다. 달러 수요가 급증하면 원화 가치는 내려간다. 수입하는 모든 것의 가격이 오르고, 가계의 실질 구매력이 줄어든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으면 수출 기업들의 수익성도 흔들리고, 전반적인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다.

세 번째 — 금리를 내리고 싶어도 못 내린다

집값과 가장 직접적으로 연결된 파이프다. 올해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있었다. 금리가 내려가면 대출 이자가 줄고 집 살 여력이 생기며 거래가 살아난다. 그런데 물가가 오르면 중앙은행은 금리를 내릴 수 없다. 고금리가 예상보다 오래 이어지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다. 금리가 실제 영향을 미치기 까지는 6개월에서 1년이 걸리지만, 심리는 즉각 반응한다. 투자 시장에서 가격은 늘 선반영되기 때문이다. "금리 인하가 어렵겠네" 하는 순간부터 거래가 얼어붙기 시작한다. 가격보다 거래량이 먼저 움직이는 이유다.

강력한 정부 vs 거대한 파도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억제 의지는 역대 정권 중 가장 강하다. 대통령이 SNS에 직접 올린 말은 단호했다.

"재연장하는 법 개정을 또 하겠지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정부를 이기는 시장은 없다."

5월 9일, 4년간 유지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끝난다. 2주택자는 최대 3억 2천만 원, 3주택자는 최대 6억 8천만 원의 세 부담이 추가된다. 대출은 이미 틀어막혔다. 25억 초과 아파트는 대출이 단 2억 원이다. 국무회의에서 부총리가 "아마 마지막 기회"라고 보고하자 대통령은 즉석에서 "'아마'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심지어 다음 정부도 뒤집지 못하도록 법률로 못 박겠다는 지시까지 내렸다.

그러나 전쟁은 이 의지를 네 방향으로 흔든다. 첫째, 인플레이션이 세금보다 빨리 집값을 올리면 버티기가 이득이 된다. 둘째, 고금리가 지속되면 다주택자들이 팔기를 포기하면서 매물이 잠기고 거래가 얼어붙는다. 셋째, 건설 원가 상승으로 신규 공급이 줄어들어 주택 부족이 심화된다. 넷째이자 가장 근본적인 문제로, 경기가 나빠지면 집값 억제보다 민생이 더 급해진다. 역대 모든 정부가 경기침체 앞에서 규제를 완화했던 것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상황의 문제였다.

대통령은 보유세를 "핵폭탄 같은 최후의 수단"이라 표현했다. 진짜 막히면 쓰겠다는 뜻이기도 하고, 지금은 쉽게 꺼내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전쟁이 경기를 짓누를수록 세금 카드는 역설적으로 꺼내기 더 어려워진다. 안 꺼내면 집값이 또 오른다. 이것이 현 정부가 직면한 딜레마의 본질이다.

여기에 구조적 문제가 하나 더 있다. 강남은 단순한 동네가 아니라 전국 집값의 기준점 역할을 하는 시장이다. 강남 집값이 오르면 "강남이 20억이니까 성남이 10억은 합리적이지"라는 식으로 전국의 눈높이가 올라간다. 전쟁으로 주식과 코인이 흔들리면, 불안해진 돈들은 결국 "그래도 강남 아파트가 제일 안전해"로 몰린다. 이 흐름은 역사적으로 반복되어 왔고, 정부 입장에서는 강남을 잡지 못하면 어떤 규제도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무주택자, 지금 어떻게 해야 하나

복잡한 분석을 모두 걷어내고 나면 핵심은 단순하다. 지금은 공격보다 방어의 시간이다. 그러나 멍하니 기다리는 것과 준비하며 기다리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전쟁이 빨리 끝나는 시나리오라면, 5월 전후가 짧은 기회의 창이 된다. 세금을 피하려는 다주택자들이 급하게 내놓는 매물이 잠깐 나온다. 이 타이밍을 잡으려면 지금부터 임장을 다니고, 대출 한도를 확인하고, 원하는 지역의 적정 가격을 머릿속에 입력해두어야 한다. 준비 없이는 구경만 하다 끝난다.

전쟁이 6개월에서 1년 이상 이어지는 시나리오라면, 어느 순간 정부가 한발 물러서는 신호가 나올 수 있다. 그 순간 서울과 수도권 시장은 즉각 반응할 것이다. 반면 지방은 경기 침체로 오히려 가격이 빠지는 시기가 온다. 지방 실거주 목적이라면 그때가 저점 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어떤 시나리오가 오든 지킬 원칙은 세 가지다. 대출은 월 소득의 30% 이내로 제한할 것. 입지는 절대 타협하지 말 것 — 침체기에 가장 먼저 무너지고 가장 늦게 회복하는 것이 입지 나쁜 집이다. 그리고 실거주 목적이라면 완벽한 타이밍을 기다리다 삶의 기회를 놓치지 말 것. 실거주자는 10년을 보고 산다.

IMF 직후, 2008년 금융위기 직후에 산 사람들이 결국 가장 큰 수혜를 입었다. 역사는 불확실성의 시간이 지나간 자리에 기회가 있었음을 반복해서 증명했다.

"지금은 손가락 위에 방아쇠를 올려두고 기다리는 시간이다. 어떤 신호가 오면 움직일지 미리 정해두고, 대출·자금·임장을 준비해두는 것. 그것이 지금 무주택자가 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행동이다."

전쟁은 바다 건너 이란에서 났다. 하지만 기름값, 환율, 금리라는 세 개의 파이프를 통해 우리 동네 집값에 정확하게 닿는다. 정부의 강한 의지와 전쟁의 거대한 파도가 맞붙은 지금, 어느 쪽이 이길지는 아무도 모른다. 분명한 것은 하나다. 준비된 사람에게만 기회가 보인다.

사진 출처 : istock, chatGPT생성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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