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사우루스

1화 우리가 집을 세준 이유

엘레이맘읽는 데 약 3

미국행: 꿈을 향한 첫 발자국

2024년 5월, 드디어 미국 발령이 났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 순간이었다. 남편과 나는 발령 소식을 듣고 동시에 외쳤다. "진짜?! 우리 미국 간다고?!" 흥분과 설렘에 밤잠을 설쳤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수많은 사람들이 미국행의 이유로 아이들의 교육을 꼽는다. 나 역시 이 점에 깊이 공감한다. 한국에서의 치열한 교육 경쟁을 떠올리면, 미국의 교육 환경은 상대적으로 여유롭고 아이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내가 미국행을 원한 이유는 그렇게 일반적인 이유가 아니었다.

미국에 가야 한다고 결심한 이유는 다소 엉뚱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바로 "우리 집을 세주기 위해서"였다. 2017년부터 시작한 자산 공부를 통해 나는 부동산이란 자산이 얼마나 유연한 자금 운용책인지 깨닫게 되었다. 특히 한국에서는 부동산이 장기적으로 우상향을 이어온 '불패의 역사'를 가진 투자 수단이라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부동산을 소유한다는 것은 단순히 집 한 채를 소유하는 것을 넘어, 경제적 우위를 확보하는 강력한 수단이었다.

예를 들어, 내가 전세를 준 집의 전세가가 상승한다면, 이는 곧 내가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의 여력이 커진다는 뜻이다. 그리고 투자 여력이 커진다는 것은 두번째 월급이 생길수 있다는 의미였다. 은행에 적금 계좌를 두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이야기다.

그러나 한국에서 집 두 채를 보유하며 이를 자산으로 굴린다는 것은 상당한 자금력을 필요로 했다. 더구나 부동산 투자는 금리의 영향을 크게 받는 특성상, 핑크빛 미래만을 기대하며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투자할 경우 큰 리스크를 동반할 수 있었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 부부는 감당 가능한 범위 내에서만 투자하고자 했다.

그렇기에 우리는 한 채의 집을 가장 효과적으로 굴릴 방법을 고민했다. 내가 내 집을 자금책으로 활용하려면 실거주 한채, 투자용 한채가 아니라 내가 사는 바로 그 실거주 한채를 세 놓아야 했다. 마침 남편의 회사는 해외 근무 기회가 많은 곳이었고, 그중에서도 미국은 가장 경쟁이 치열한 지역이었다. 우리에겐 어정쩡한 목표보다 더 강한 동기부여가 되는 곳이었다.

자산 공부와 내 집 마련의 여정

남편과 나는 부모의 도움 없이 신혼을 시작했다. 처음엔 "맞벌이로 열심히 살면서 조금씩 돈을 모아 집도 사고 안정된 삶을 꾸리자"는 단순한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결혼을 준비하던 중 찾아온 첫아이의 존재는 모든 계획을 바꾸어 놓았다. 나는 일을 그만두고 육아에 전념해야 했고, 외벌이로 살아가는 현실은 매달 경제적 압박을 안겼다.

“외벌이로 몇 년을 일해야 집을 살 수 있을까?” 우리는 현실의 무게를 견디며 매일 밤 깊은 대화를 나눴다. 문제를 회피하기보다는 마주하며 답을 찾고자 했다. 그러다 자연스럽게 자산 공부에 뛰어들었다.

책을 읽고, 강의를 듣고, 실패를 경험하며 우리는 자산과 투자라는 새로운 세계를 알아갔다. 인플레이션 때문에 현금의 가치는 갈수록 떨어졌고, 저축만으로는 우리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었다. 그래서 투자라는 단어가 우리에게 한 줄기 빛처럼 느껴졌다.

부동산, 그리고 대장주 아파트

부동산 공부를 하며 깨달은 것 중 하나는 사람들이 집을 고를 때 너무 단순한 기준을 따른다는 것이었다. 가장 흔한 질문은 "지금 내 돈으로 살 수 있는 집이 어디인가?"였다. 하지만 이는 부동산 투자에서 피해야 할 접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돈을 기준으로 고르면 선택의 폭이 좁아지고, 장기적인 가치 상승을 놓치기 쉽기 때문이다.

부동산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그 동네에서 사람들이 가장 살고 싶어 하는 집을 찾는 것이다.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집은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며, 이는 곧 자산 가치 상승으로 이어진다. 단순히 예산에 맞는 집을 찾기보다,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입지와 편의시설, 그리고 미래의 가능성을 살피는 것이 핵심이다.

그렇게 마음에 드는 집을 선택한 후에는, 내가 그 집을 매수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을 계산하고 자금 마련 방법을 찾아야 한다. 자금 마련은 말처럼 쉽지 않다.

만약 지금 벌고 있는 급여로 충분하지 않다면, 허리띠를 졸라매는 절약이 필수가 된다. 우리는 외식을 줄이고, 불필요한 소비를 최대한 억제하며 작은 돈도 알뜰히 모았다. 흔히 티끌모아 티끌이라는 말을 하지만 씨드머니를 키울때 티끌은 결코 티끌이 아니다.이 티끌을 모아본 사람만이 더 큰 돈을 모을수 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하지만 절약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투자 공부를 시작했다. 적금 대신 투자 상품에 여유 자금을 조금씩 불려 나가는 방법을 고민했다. 수익을 낼 수 있는 전략을 배우기 위해 책과 강의에 매달렸다. 이 모든 과정은 집을 사기 위한 준비의 일부였다.

당시, 우리는 회사 사택에 살고 있었다. 회사 사람들 사이엔 사택에 사는 사람은 절대 내 집 마련을 못한다는 미신같은 이야기가 떠돌고 있었다.

사택의 무료와 다름없는 혜택에 익숙해져 씀씀이만 커지고 결국은 돈을 모으지 못한다는 이야기였다. 그러나 나는 우리지역에서 가장 비싼 분양가를 가진 대장주 아파트에 청약을 넣기로 결심했다.

내가 청약을 넣었다는 이야기는 사람들에게 강한 의구심을 자아냈다. 그들이 의심할수록 내 마음속에선 오기가 더욱 커졌다. 이 아파트는 단순한 집이 아니었다. 나에게는 우리의 미래와 꿈을 연결하는 다리였다.

미국행 비행기에서의 짜릿함

1년 후, 우리는 분양받은 아파트에 세를 놓고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인천공항의 출국 게이트를 지나면서 나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이 순간만큼은 오랜 시간 품어왔던 꿈을 향해 당당히 나아가고 싶었다.

비행기가 이륙하던 순간, 창밖으로 보이던 익숙한 한국의 풍경이 점점 멀어졌다. 그 순간의 감정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머릿속에는 수많은 장면들이 스쳐 지나갔다. 힘든 현실과 수많은 고민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던 우리의 결심이 결국 우리를 이 비행기에 태웠다는 사실이 벅차올랐다.

미국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나는 조용히 웃었다. 이 짜릿함은 단순히 미국행이라는 결과 때문이 아니었다. 이것은 우리가 꿈꾸었던 미래를 향해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섰다는 실감이었다. 수많은 반대와 의구심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걸어왔던 길이 이제 결실을 맺고 있었다.

🌸 뉴글 인기 콘텐츠 더 보기

댓글 34

  • 레고 · 2025년 1월 20일

    생각을 실천할 수 있는 용기 👍

  • 다둥이네 · 2025년 1월 20일

    혹 그럼 한국 거주지 주소 기입할 때 동사무소로 해두셨나요? (궁금)

  • 마음조각 · 2025년 1월 20일

    집주인이 이민간 집이면 세입자 입장에선 살고싶을때까지 살수있으니 오히려 더 좋은 조건이겠어요

  • 엘레이맘 · 2025년 1월 21일

    감사합니다☺️

  • 엘레이맘 · 2025년 1월 21일

    네 동사무소 주소로 되어있어요

  • 엘레이맘 · 2025년 1월 21일

    이민은 아니고 주재예요😆

  • 용가리 · 2025년 1월 21일

    부동산에 대한 열정과 필력이 느껴집니다.

    서막이 이 정도니 2화가 더욱 기대되네요.

  • 낙원의삶 · 2025년 1월 21일

    주재 기회 살려서 상급지로 옮겨놓는게 정석인거 같습니다

  • 비가오잖아 · 2025년 1월 21일

    주변 국가 여행다니기도 좋을 듯 갔다와보신 곳 중에 좋으셨던 곳 있으셨는지요?

  • 그러덩가 · 2025년 1월 21일

    나도 미국가서 스테이크 마음껏 먹고 싶다(미국 주재로 가면 스테이크 자주 먹을 수 있는 줄 아는 1인)

  • 청춘이다 · 2025년 1월 21일

    집 사두고 간 거 정말 잘하셨네요 현명하시네요 ^^

  • 일반 · 2025년 1월 21일

    미국에서 살면 어떤 느낌이에요? 한국이랑 많이 다른가요? 한번도 미국에 가본 적이 없어서 너무 궁금하네요 다음 글도 기다리고 있을게요~

  • 엘레이맘 · 2025년 1월 21일

    감사합니다😍

  • 엘레이맘 · 2025년 1월 21일

    열심히 공부하고 머리를 굴려보고 있습니다😉

  • 엘레이맘 · 2025년 1월 21일

    아직은 미국주변국 둘러볼 여유가 없었네요😅

  • 엘레이맘 · 2025년 1월 21일

    코스트코가면 맛있는 프라임스테이크가 10만원어치 사면 몇일을 먹긴 할만큼 양이 많아요 근데 식당에선 엄두가 안나네요 비싸요😓

  • 엘레이맘 · 2025년 1월 21일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엘레이맘 · 2025년 1월 21일

    미국에 직접 와보니 세계 경제1위국의 위엄이 느껴졌네요 다음글도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 haran · 2025년 1월 21일

    와..제목에 끌려 들어오긴 했는데 미국 내용인거 보고 바로 뒤로 가기 누르려다가

    처음 보는 분이어서 좀 읽어는 볼까 했거든요 근데 다 읽었어요.

    미국에 관심 없는데도 재미있게 봤어요

  • 부동산초짜 · 2025년 1월 21일

    제 지인 중에 한명은 주재원 되자마자 급매로 집 내놓고 갔다가 최근에 들어왔는데요 집값이 너무 올라서 이제 한국에서 집 산다고 엄청 후회하더라구요 그때 집 팔지 말고 전세나 월세 돌릴 걸 하구요 그당시 제가 절대 팔지 말라고 말렸는데 집값 떨어질 것 같다고 팔고 가더니 지금 와서는 엄청 후회하네요

  • 팀꼬레아 · 2025년 1월 21일

    식재료비는 괜찮고 외식이나 인적 서비스 받는 일들은 팁때문에 훨씬 비쌀걸

  • 마름모 · 2025년 1월 21일

    살아보진 않고 여행으로 몇 번 가본 거가 전부이긴 하지만 뭐든 비싸요 그나마 고기값 야채 과일값 정도 괜찮고 다~비쌌어요 기름도 비쌌구요

  • 엘레이맘 · 2025년 1월 22일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기쁘네요~2화도 기대해주세요^^

  • 엘레이맘 · 2025년 1월 22일

    맞아요 저도 주변에서 그런 사례를 들은적이 있어서 집을 파는 부분은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 리알토리 · 2025년 1월 22일

    미국 안가보고 미국마트 물가 싸다고 하는 사람 많은데 실제 가보면 결코 싸지 않음 외식에 비해 저렴하단거지 한인슈퍼도 다니고 하면 돈 나가는 거 순삭임 아님 고기만 먹고 살아야 하는데 한국인이 그럴 수가 있나

  • 사랑의연탄 · 2025년 1월 22일

    향수병은 없으신가요? ㅎㅎ

    요즘 옛날처럼 미국이 한국보다 살기 좋지 않다는 말도 있더라구여

  • 사랑의연탄 · 2025년 1월 22일

    아얘 거기서 정착할거면 상관이 없는데 그게 아니라 돌아올 거라면 집은 안파는게 맞다봐요 만약 판다면 더 좋은 곳으로 전세끼고 사는 게 베스트져

  • 조미니 · 2025년 1월 23일

    더 좋은 집으로 이사갈 좋은 기회222222

  • 따나따나 · 2025년 1월 24일

    살던집 전세 주고 보증금 들어온걸로 달러에 투자하는 분들도 있더라져~

  • 엘레이맘 · 2025년 1월 24일

    옛날을 누린분들은 그런말씀 하실수 있을거 같은데..여전히 미국은 기회의 땅으로 여겨질만큼 매력적인 곳이네요 아직음 향수병이 없어요😆

  • 엘레이맘 · 2025년 1월 24일

    저희도 집없이 왔다면 현재 처지가 얼마나 달랐을까 하는 생각을 꽤 하게 되네여 투자 여력이 있으니 옵션이 늘어나네요^^

  • 캐치볼 · 2025년 1월 24일

    울 언니도 전세끼고 사놓고 나갔어요 생각보다 전세 금액도 크고 집 값도 쌔서 나중에 집 가격 떨어지면 어쩔려고 그래 라고 했더니 언니 왈 들어올떄는 미래의 나에게 맡긴다 라고 했엇거든요 지금 그집이 2배 올랐... 엘레이맘님도 꼭 그러시기를 바랄게요 두배 이상 시세차익 고고~

  • 연시은 · 2025년 1월 24일

    좋은 기회 현명하게 활용하셨네요 굳

  • 팽오리 · 2025년 10월 8일

    요즘은 이렇게 투자 하는 사람들도 정말 많이 늘어나는 것 같아요

함께 보면 좋은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