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국평' 공시가, 노원 3100만원 오를 때 압구정은 14억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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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안이 나왔습니다. 공동주택은 아파트·연립주택·다세대주택을 말합니다. 한국부동산원이 산정합니다. 단독주택 공시가격은 올해 초 한국부동산원이 일부 표본을 뽑아 결정한 표준주택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자치단체가 산정합니다.
공시가격은 희비가 엇갈리는 양면의 동전과 같습니다. 올랐다는 것은 그만큼 시세·몸값이 높아졌다는 뜻이기에 반가운 소식입니다. 하지만 세금 부담도 뒤따르는 터라 마냥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특히 올해는 고가 주택일수록 공시가격이 큰 폭으로 뛰면서 희비의 명암이 선명하게 갈릴 것으로 보입니다.
비싼 집일수록 공시가 더 올라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극심한 양극화를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상승률의 지역별 편차가 큽니다. 올해 상승률은 전국 9.16%, 서울 19.67%입니다. 전국 기준으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 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며, 서울은 2021년(19.8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습니다. 실거래가 상승률(13.29%)보다도 훨씬 높습니다.

이는 통계 방식의 차이 때문입니다. 실거래가는 상승률을 기하평균으로 산출하는 반면, 공시가격은 총액 단순 비교 방식을 씁니다. 고가 주택이 많이 오르면 같은 비율로 오른 중저가 주택보다 총액이 훨씬 더 많이 늘어 공시가격 상승률이 높아지게 됩니다. 공시가격 상승률이 실거래가와 큰 차이를 보인다는 것은 비쌀수록 많이 올랐다는 방증입니다.
공시가격 평균가격과 중위가격 차이에서도 양극화가 드러납니다. 공시가격 평균은 전국 2억8592만5000원, 서울 6억6507만3000원이고, 중위가격은 각각 1억7500만원, 4억100만원입니다. 서울 평균가격이 전국의 2.33배로 지난해 2.14배보다 격차가 더 벌어졌습니다. 중위가격 대비 평균가격 배율도 전국 1.63배, 서울 1.66배로 지난해보다 높아졌습니다. 평균가격과 중위가격의 격차가 커졌다는 것은 비싼 집이 더 많이 올랐다는 뜻입니다.
같은 전용 84㎡ '국평'을 비교해보면, 서울에서도 노원구 중계동 청구3차는 지난해 8억600만원에서 올해 8억3700만원으로 3100만원 오르는 데 그친 반면,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14차는 지난해 38억8500만원에서 올해 52억8200만원으로 13억9700만원이나 뛰었습니다.
고가 주택의 공시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인 공시가격 12억원 초과 주택이 올해 48만7362가구로, 지난해 31만8308가구의 1.5배를 넘어섰습니다. 이 가운데 85%인 41만여 가구가 서울에 있습니다. 고가주택 내에서도 초고가 주택의 상승폭이 더 컸습니다. 공시가격 30억원 초과 주택은 지난해 2만2512가구에서 올해 5만869가구로 두 배 이상 늘었습니다.
초고가 주택의 공시가격 급등은 상위 10위에서도 확인됩니다. 올해 상위 10개 단지의 공시가격은 128억2000만~325억7000만원으로, 평균 192억8800만원입니다. 올해 상위 10개 단지 가운데 지난해와 겹치는 곳이 8개이며, 이들의 공시가격 총액은 올해 44.1% 급등했습니다.

나란히 서 있는 에테르노청담(왼쪽)과 워너청담(오른쪽).
'톱10'에 오른 새 얼굴 누구?
올해 '톱10'에 처음 이름을 올린 단지들도 관심을 끕니다. 강남구 청담동 워너청담 전용 341.6㎡가 224억8000만원으로 4위에 올랐습니다. 이 단지는 1위인 에테르노청담 바로 옆에 지난해 말 준공한 곳입니다. 건축물대장에 등재된 날짜는 지난해 12월 30일입니다.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공시 대상은 지난해 12월 31일까지 준공 후 건축물대장 작성까지 마친 단지입니다. 준공했더라도 건축물대장에 오르지 않았으면 공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일부 재건축 단지들이 준공 시점과 건축물대장 등재 시점의 차이로 공시 대상에서 빠지기도 합니다. 정비사업이 아닌 일반 아파트는 대개 준공 후 곧바로 건축물대장에 등재됩니다.
워너청담은 지하 4층~지상 20층 규모입니다. 층마다 한 가구씩 총 16가구가 들어서 있으며, 전용면적은 185~341㎡입니다. 슈퍼펜트하우스인 341㎡는 18~20층 3개 층에 걸쳐 있습니다. 분양가는 120억~250억원, 슈퍼펜트하우스는 350억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국내 최초로 집 안에 승용차를 주차할 수 있는 스카이 가라지(Sky Garage)를 도입한 것으로 유명하며, 가수 지드래곤(권지용)이 분양받은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워너청담 스카이가라지.
전용면적 기준으로 공시가격 톱10을 다시 산출하면 용산구 한남동 나인원한남이 1위입니다. 공시가격을 전용면적으로 나눈 결과, ㎡당 공시가격은 나인원한남 9922만원, 성동구 성수동1가 아크로서울포레스트 7560만원, 에테르노청담 7018만원 순입니다.
올해 공시가격 7위에 오른 용산구 한남동 코번하우스는 낯선 이름입니다. 새로 지은 단지일까요. 확인 결과, 2006년에 준공된 3층 7가구짜리 연립주택입니다. 지난해 전용 273.69㎡와 273.65㎡가 합병해 547.34㎡의 매머드급 주택이 탄생하면서 공시가격이 치솟았습니다. 두 집을 합친 사람은 가수 이혜영의 남편인 MBK 부재훈 대표로 알려져 있으며, 이미 보유하고 있던 두 집을 합친 것입니다.
성동 '원룸'도 종부세 대상
공시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종부세 과세 대상인 12억원 초과 주택의 면적 기준도 낮아졌습니다. 서울에서는 방 하나짜리 원룸도 종부세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강남구 삼성동 현대힐스테이트 2단지 전용 43㎡가 지난해 9억2700만원에서 올해 12억2700만원으로, 성동구 성수동1가 트리마제 전용 35㎡가 지난해 11억7300만원에서 올해 14억9700만원으로 뛰었습니다. 송파구 가락동 국내 최대 단지인 헬리오시티 전용 49㎡도 11억4100만원에서 14억4500만원이 됐습니다.
강북 대장주로 꼽히는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와 목동 재건축 추진 단지들의 전용 59㎡도 12억원 초과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경기도에서는 분당과 과천의 전용 59㎡가 12억원을 넘겼습니다. 분당 판교 봇들마을4단지가 지난해 9억2700만원에서 올해 12억2700만원으로, 과천시 중앙동 과천푸르지오써밋이 10억5400만원에서 14억4800만원으로 올랐습니다. 1기 신도시 재건축을 추진 중인 분당 서현동 시범삼성과 수내동 양지마을 1단지 금호 전용 84㎡도 공시가격이 15억원 안팎으로 오르면서 올해 처음으로 12억원을 넘어서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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