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 20억, 분양가는 5억...3040에 '딱'인 '반의 반값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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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17단지 토지임대부 조감도.
시세보다 저렴하다는 분양가 상한제 단지조차 손에서 멀어진 고분양가 시대입니다. 대출 한도마저 대폭 줄어든 상황에서 무주택자들의 시선이 '반의 반값 아파트'로 향하고 있습니다.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입니다.
토지임대부는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한 건물값만 받다 보니 분양가가 두 번에 걸쳐 확 내려갑니다. 그래서 시세 대비 '반의 반값'이 되는 것입니다. 최근 분양에 들어간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17단지를 통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을 알아봅니다.
두 번 깎은 '반의 반값' 아파트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은 공공(SH 등)이 토지 소유권을 보유하고, 건축물 소유권만 수분양자에게 넘기는 주택 형태입니다. 아파트 분양가의 상당 부분이 땅값임을 감안하면, 건축비만 부담하기 때문에 분양가가 시세의 4분의 1 수준까지 낮아집니다.
마곡 17단지는 첫 토지임대부 본청약 단지입니다. 2023년 9월 '마곡10-2단지'라는 이름으로 사전청약을 진행했습니다. 총 577가구로, 임대를 제외한 분양주택은 381가구입니다. 전용 59㎡ 355가구, 84㎡ 26가구입니다. 이 중 사전청약 당첨자 몫인 175가구를 제외한 206가구가 이번 분양 물량입니다.
청년(30가구)·신혼부부(30)·생애최초(30)·신생아(30)·철거민(1) 등 162가구가 특별공급으로 공급되고, 나머지 44가구가 일반 분양분입니다. 특별공급 물량 구성을 보면 사실상 젊은 층을 위한 분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단지는 지하철 5호선 마곡역·송정역이 가깝고, 9호선·공항철도를 이용하면 여의도·강남·인천공항까지 빠르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서울식물원·한강공원·마곡중앙공원 등 녹지 환경도 풍부합니다. 이미 공사가 상당 부분 진행된 후분양이어서 입주 예정 시기가 8월 28일~10월 26일로, 5개월 뒤면 바로 입주를 시작합니다.
건물 분양가는 3.3㎡당 1235만 원으로, 전용 84㎡ 기준 4억3900만 원 선입니다. 마곡지구 시세와 비교해 볼까요. 마곡엠밸리7단지 같은 크기가 올해 1월 19억8500만 원에 거래됐습니다. 20억 원을 눈앞에 두고 있으니, 마곡 17단지 분양가는 시세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셈입니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마곡 17단지 분양가는 같은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는 다른 공공분양 단지의 건물 분 가격보다 비싼 편입니다. 지난해 12월 LH가 분양한 과천 주암지구 같은 크기의 건물 분 가격은 3억5800만 원이었습니다. 마곡 17단지가 22% 더 비쌉니다.
이는 그만큼 더 잘 지었기 때문입니다. SH가 추진하는 '백년주택(고품질 공공주택)' 전략에 따라 분양가가 높아졌습니다. 마곡 17단지는 엘리베이터를 넉넉히 배치하고, 승강기 앞 홀 공간도 민간 고급 단지 수준으로 넓혀 개방감을 높였습니다. 층간 소음에 강하고 내부 평면 변경이 용이한 무량판 구조를 채택했으며, 지하주차장 층고도 높였습니다. 여기에 인텔리전트 설비와 에너지 절감형 친환경 설계까지 도입했습니다.
저렴한 대신 토지임대료 월세 내야
토지임대부는 '월세' 아파트이기도 합니다. 토지 임대료를 월세 형식으로 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토지 임대료는 토지 감정평가액에 은행 3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이자율을 적용해 산정합니다. 전용 59㎡는 월 66만3900원, 84㎡는 월 94만6000원입니다.
임대료가 부담스럽다면 임대료의 최대 60%를 보증금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전환 적용 이율은 2.18%입니다. 전용 84㎡의 임대료를 60% 전환하면 월 임대료가 37만8000원으로 내려가는 대신, 보증금이 3억1200만 원이 됩니다. 다만 토지 임대료와 전환 보증금은 입주 시점의 이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토지임대부 분양가가 주변 시세의 4분의 1 수준이라고 해서 시세 차익이 그만큼 될 것으로 기대하면 안 됩니다. 토지가 없기 때문에 시세가 일반 아파트보다 낮게 형성됩니다. 서초지구 등의 토지임대부를 보면 시세가 일반 아파트의 70% 수준입니다. 토지임대부인 호반써밋서초파크뷰 전용 84㎡의 최고 실거래가가 14억5,000만 원인 반면, 인근 일반 아파트인 서초힐스는 19억4000만 원까지 거래됐습니다. 이를 감안하면 마곡 17단지 전용 84㎡의 시세는 14억 원 안팎으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분양가보다 9억 원가량 저렴한 셈이니 매력은 충분합니다.
전매제한 10년, 거주의무 5년
토지임대부는 분양가가 저렴한 대신 거래 규제가 셉니다. 전매제한 기간이 10년으로, 일반 공공분양의 통상 3년보다 훨씬 깁니다. 5년 거주의무 제한도 적용됩니다.

마곡17단지 평면도.
전매제한 기간 내에 불가피한 사정으로 팔아야 할 경우에는 공공에 되팔아야 합니다. 거주의무기간 경과 전에는 분양가에 정기예금 이자 수준만 받을 수 있어 시세 차익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거주의무기간이 지난 뒤에는 분양가에 감정평가 금액과 분양가 차액의 70%를 추가로 받을 수 있습니다.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은 앞으로도 줄지어 나올 전망입니다. 앞서 사전청약을 진행한 고덕강일 3단지가 오는 8월, 마곡 16단지가 내년 2월 각각 본청약할 예정입니다. 이재명 정부 또한 토지임대부를 주요 공공분양 모델로 발전시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자금 여력이 많지 않은 3040세대라면,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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