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집 행복하게 사는 법? "집주인이 착해야 해요"
너구리읽는 데 약 3분


"형, 집에 문제가 생겼는데 집주인이 수리를 안 해줘. 이거 내가 고쳐야 하는 거야?"
최근 한 지인이 전화로 털어놓은 하소연이다. 집에 전력 공급이 끊긴 것 같아 살펴보니 두꺼비집이 고장이 났다는 얘기다. 그래서 집주인에게 연락을 했더니 왜 그런 걸 자기에게 얘기하냐고 그 정도는 알아서 해결하라는 식으로 답이 왔단다. 지인은 "애초에 '내 집'이라면야 당연히 본인이 해결해야 하지만, 임대차 관계에서 전기 같은 주요 설비는 원래 집주인의 몫이지!. 아..정말 집주인 뽑기 실패한 것 같아"라고 흥분했다.
우리나라처럼 전월세 제도가 확산된 곳에서 지인의 사연은 사실 흔한 얘기다. 벽지가 벌어지고, 샤워기에서 물이 새고, 싱크대 하수가 막히는 등 집안 곳곳에서 문제가 생길 때마다 세입자들은 늘 같은 질문 앞에 선다. "이건 내가 내야 하나, 집주인이 해줘야 하나?"
나와 꼬북이가 입주한 신혼 전셋집도 비슷한 문제를 겪었었다. 내가 사는 곳은 구일역의 아파트형 오피스텔인데 입주 전 바닥 상태가 좋지 않았다. 심한 곳은 바닥 부분이 오래돼 헐어 있었다. 당연히 집주인에게 이 부분을 얘기했지만 "내가 해줄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그냥 살라"라는 답을 받았었다.


지인이 집주인과 전기 수리 문제로 갈등을 빚은 메시지 내용.
꼬북이는 분노했지만 나는 앞으로 재계약도 해야하고 집주인과 날을 세워 여러가지로 좋을 게 없으니 일단 우리 돈으로 해결하자며 꼬북이를 설득했었다. 등기를 보니 이 집은 집주인이 2013년에 매입했고 11년간 2세대가 각각 5년, 6년씩 전세를 살다 나갔다. 우리가 이 집을 마음에 들어한 이유도 한 집에서 세입자가 5~6년씩, 전세치고는 매우 장기간 살다 나갔기 때문이었다. 이는 집주인과 세입자가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고 집도 살기에 큰 문제가 없었다는 얘기이기도 하니까.
하지만 매입 후 집은 한번도 수리한 적은 없는 것 같다. 집 문고리와 바닥재, 각종 주요 설비 등은 낡아서 언제 문제가 생겨도 이상하지 않을 수준이었다. 내가 집주인이라면 10년 정도 지난 장판에 당연히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한 번 정도는 교체하지 않았을까. 그는 이 문제에 전혀 관심이 없는 듯 했고 심지어 장판 문제는 '들어와서 살 세입자가 직접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듯 했다.
임대차법은 어떤지 찾아봤다. 우리나라의 「주택임대차보호법」과 민법은 원칙적으로 집주인이 임대 목적물을 '쓸 수 있는 상태'로 유지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민법 제623조는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목적물을 사용·수익하게 할 의무가 있으며, 이를 위하여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를 진다"고 명시한다. 쉽게 말해, 집을 빌려준 이상 기본적인 시설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보장해야 한다는 뜻이다.
즉, 보일러, 전기 배선, 수도, 창호, 벽체 등 집의 주요 구조·설비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집주인이 수리 의무를 져야 한다. 반대로 세입자가 고의나 과실로 파손했을 경우에는 당연히 세입자가 책임을 진다. 예컨대 아이가 뛰놀다 창문을 깨뜨렸거나, 부주의로 세면대를 부쉈다면 이는 세입자의 부담이다.
하지만 법조문이 이렇게 명확함에도 현실은 다르다. 실제 현장에서는 '그건 세입자 몫'이라며 책임을 떠넘기는 집주인이 적지 않다. 세입자가 권리를 알지 못하거나, 알더라도 관계 악화를 우려해 소극적으로 대응하다 보면 결국 본인 지갑을 열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니 세입자들 사이에서 "집주인 잘 만나야 한다"는 말이 돌게 되는 것 같다. 같은 문제라도 어떤 집주인을 만났느냐에 따라 결과가 극명히 갈리기 때문이다. '월세 좀 깎아줄테니 그냥 참고 살아라'고 말하는 집주인은 사실 어떻게 보면 되게 괜찮은 임대인일 수도 있다.
아는 부동산 중개인에게 이 문제를 물어봤다. 간혹 일단 자기 돈으로 고치고 향후에 청구하겠다는 세입자가 많단다. 문제는 이렇게 자비로 수리한 비용을 나중에 청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법적으로는 집주인에게 청구할 권리가 있지만, 증빙을 꼼꼼히 남기지 않으면 소송이나 분쟁조정으로 가야 한단다. 그 과정이 번거롭고 시간·정신적 비용이 커서 결국 대부분은 '그냥 손해보고 말자'는 식으로 넘어간다. 이러다 보니 집주인 입장에서도 책임을 회피하는 게 '먹히는 전략'이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 중개사 말로는 국토교통부 산하에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가 운영되고 있고, 세입자가 수리 비용을 청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존재 한단다. 실제로한국부동산원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한 사건에서는 전세 세입자가 보일러 배관 동파로 약 40만원의 수리비를 부담한 뒤 임대인과 갈등을 빚었다.

출처:국토교통부
조정위는 보일러 수리 역시 임대인의 유지·수선 의무에 속한다고 판단했고, 세입자가 선지출한 수리비를 차임과 상계하는 방식으로 합의가 이뤄졌다. 즉, 세입자가 먼저 고치더라도 영수증과 증빙만 있으면 임대인에게 비용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하지만 인지도가 낮고, 절차가 길어 세입자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는 편이라고 한다. 분쟁조정 신청 후 결과가 나오기까지 수개월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보니 다들 포기하는 것이다.
이 모든 이야기는 결국 하나로 귀결된다. 집주인을 잘 만나는 것도 운이다. 아내인 꼬북이가 강서구 전세집 보증금을 날릴 뻔(허그 보험금 신청 상태)한 것도 집주인이 "후속 세입자가 없으면 너에게 줄 돈도 없다"고 배째라 식으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좋은 집주인이라면 어떤 식으로든 세입자의 소중한 돈을 돌려줄 노력이라고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여전히 전월세를 찾는 이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세입자들은 집의 보증금과 월세 규모, 위치와 교통, 학군과 편의시설만 따질 게 아니라, 집주인의 태도까지 감안해야 하는 셈이다. 등기 서류만으로는 이 임대인이 '좋은 집주인'인지 알 수 없으니, 계약 전 '집 주요 설비 보수에 대한 부분'을 명확히 해두고 계약하는 것이 조금이라도 손해를 줄이는 방법이 될 것 같다. 전월세를 살며 속편하게 사는 길이 법보다 집주인의 성격, 태도, 그리고 운에 달려 있는 것이 다소 서글픈 현실이기는 하지만.
댓글 35
김다솔이에요 · 2025년 10월 5일
집주인을 착한사람만나는것도 정말 행운인것 같아요.
호잇 · 2025년 10월 5일
너무 공감이에요 ㅠㅠ 예전에 자취할때 살았던 집주인이 정말 좋았거든요
말차우유 · 2025년 10월 5일
완전 공감되는 글이네요. 전월세 살더라도 진짜 집주인을 잘 만나야 마음 편히 거주하죠. 특히 월세는 집주인이 다 관리해 줘야 맞다고 봐요.
스위티자몽 · 2025년 10월 5일
저도 예전에 전세 거주할 때 생각나네요. 전세 거주 기간 동안 뭐 해달라고 하면 다 거절하고 무시하더니 집 나갈 때 벽지 진짜 조금 뜯어진 거는 다 수리하고 가라며 으름장을 놓더라고요.. ㅜ
아아정복 · 2025년 10월 6일
집주인이 착하면 너무 좋죠 ㅠㅠ 완전 공감됩니다
무슈 · 2025년 10월 6일
맞아요 집주인이 착하면 좋은점들이 많은거같어요
눈사라밍 · 2025년 10월 6일
집주인 착한사람 만나는것도 정말 큰 복중 하나인것같아요
팽오리 · 2025년 10월 6일
진짜 착한 집주인 만나는것만으로도 사는동안 마음이 편안할것같아요
치킨 · 2025년 10월 6일
집주인이 착라면 전월세사는 사람이 편하기는 할거 같아요 ㅎ 저는 주인이 착한 사람이긴 해여 ㅋ
펜트하우스 · 2025년 10월 6일
집주인 잘 만나는것도 진짜 중요한거같아요 사는 동안 걱정없이 살 수만 있다면 그거야말로 복이라 생각해요
빅토리아 · 2025년 10월 6일
진짜 집주인 잘 만나야 한다는게 맞는 말인거 같아요 이번에 뼈저리게 느꼇습니다
아기새 · 2025년 10월 6일
진짜 집주인 잘 만나야죠 특히 전세ㅜㅜㅜ 월세도 그렇기는 하지만 전세는 더 ㅠㅠ
오늘을살자 · 2025년 10월 6일
아니 장판 도배도 보일러도 안해준다니 넘 충격적이네요 여태 전 좋은 집주인만 보고 살아왔네요
뽀뽄 · 2025년 10월 7일
집주인 뽑기 정말 중요하네요! 법보다 집주인 성격이 더 좌우하는 현실이 씁쓸하지만, 계약 전 명확히 해두는 게 현명할 것 같아요.
아아정복 · 2025년 10월 8일
맞아요 집주인 잘만나야 한다든 말이 괜히 하는 말이 아닌거같아요
미니멀부자 · 2025년 10월 8일
공감합니다. 물론 양방 서로 배려도 중요하고 어느정도 조율은 필요하지만
집주인 잘 만나면 그것 또한 정말 복이죠
베테랑킴 · 2025년 10월 8일
정말 집주인 잘 만나는것도 엄청난 복이에요. 깐깐하면 정말 말도 안되는걸로 힘듭니다.
베키 · 2025년 10월 10일
집주인 뽑기 운이라는 말이 정말 와닿네요. 임대차 계약 시 집주인과의 소통이 정말 중요하겠어요!
와사비 · 2025년 10월 10일
집주인 잘만나는 게 진짜 복인 거 같아요
새우깡 · 2025년 10월 11일
제 주변에도 집주인 잘만난 친구 있는데 참 부럽더라구요 그게 복인 거 같아요
창조경제 · 2025년 10월 11일
진짜 윗집 옆집 아래집 그리고 집주인 다 잘만나야합니다
치킨 · 2025년 10월 11일
전월세집 사는데 집주인이 별로인 사람이면은 세들어와 사는 사람 진짜 피곤하죠 ㅜ 근데 그건 반대입장이어도 똑같아요ㅋㅋ
무슈 · 2025년 10월 12일
집주인이 착하면 달라지는점이 많은거같아요
아아정복 · 2025년 10월 17일
집주인 잘만나는것도 정말 운인것같아요
봄호랑이 · 2025년 10월 17일
하 진짜 이렇게 집주인한테 고쳐달라고 해야 하는 스트레스 때문에 매매로 왔다죠.. 정말 집주인이 중요해요.
도기몬 · 2025년 10월 18일
집주인이 착해야 좋아요 정말.. 좋은분들은 오히려 집관리를 꼼꼼히 해주시더라고요. 생각치 못한 부분까지 신경써주시기도 하고요.
현맘이 · 2025년 10월 19일
집주인도 케바케인세상이네요...
청라룡 · 2025년 10월 20일
집주인분을 좋은분 만나는게 진짜 평생 쓸 운 다 쓰는것 같아요!!
현맘이 · 2025년 10월 23일
좋은 집주인 만나는거도 정말 천운인거같아요.
박하맛 · 2025년 10월 24일
얌체들 엄청 많은거 같아요 뭐 망가져서 해달라고 전화하면 안들리는 척하는 우리집 주인어르신님이 생각나네요
포근포근쿠키 · 2025년 10월 25일
진짜 전월세 사는 사람들은 집주인 만나는 게 제일 중요하죠 .. 물론 집주인은 세입자를 잘 만나야ㅠㅠ
뽀뽄 · 2025년 11월 12일
사소한 수리 갈등부터 보증금 분쟁까지, 임대차 관계에서 집주인 운이 정말 중요하군요.
베키 · 2025년 11월 12일
집주인의 태도가 세입자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 '좋은 집주인 뽑기'의 중요성을 깨닫습니다.
박하맛 · 2025년 11월 15일
어떻게 착하냐도 중요하더라구요 너무 착해서 아무나 다 주차하다가 모르는 차주랑 싸운적도 많아요 흑 ㅠ
박하맛 · 2025년 11월 15일
ㅋㅋㅋㅋ딱 맞는 말이에요 ㅋㅋ 집주인 뽑기 ㅋㅋ. 아직 좋은거 뽑아보진 못했어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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