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사우루스

"같은 평수인데 왜 더 비싸?" 이유는 '설계'에 있었다

Easy 부동산 in the USA읽는 데 약 4

"구축 34평 아파트에서 10년을 살았어요. 친구가 신축 34평 아파트로 이사를 가서 놀러 갔는데, 34평이 아닌 것 같은 거예요. 훨씬 넓어 보였죠. 자세히 살펴보니 거실과 주방이 넓게 트여있고 드레스룸 같은 수납공간도 효율적으로 배치돼 있더라고요. 같은 면적이라도 설계 방식에 따라 체감 공간이 이렇게나 달라질 수 있다는 걸 깨닫는 순간이었어요."

전통적으로 아파트를 선택할 때 가장 먼저 보는 요소는 '평수'였죠. 방이 몇 개인지, 거실 크기가 얼마나 큰지 등 면적이 아파트를 구매하는 데 있어 핵심 요소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아파트 선택 기준이 조금 달라지고 있는데요. (물론 평수의 중요도가 떨어졌다는 말은 결코 아닙니다. 여전히 매우 중요하죠.) 똑같은 평수라 하더라도 집의 설계에 따라 활용도, 쾌적함, 프라이버시 보호 수준 등이 달라지면서 평면 설계가 집값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된 겁니다.

같은 평수더라도 복도 공간이 길게 형성돼 있으면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면적은 줄어듭니다. 반면 거실과 방을 효율적으로 배치하고 알파룸, 드레스룸, 팬트리 등을 잘 배치한 집은 체감상 더 넓은 평수인 듯 느껴지죠.

국내 아파트는 4인 가구가 살기 편한 면적과 구조를 중심으로 많이 공급돼 왔습니다. 전용 59㎡, 84㎡ 등이 대표적인데요. 이른바 '국민 평수'라는 말까지 통용되고 있죠. 하지만 이제 1인 혹은 2인 가구가 많아지고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이 과거와 달라지면서 아파트 설계도 다변화하고 있습니다.

독특한 현관 구조는 물론 실용적인 수납공간, 세대 분리형 평면까지. 평범하지 않은 설계가 주택 예비 구매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판상·타워형보다 중요한 건 '설계'?

국내 아파트의 평면 구조를 살펴보면 대표적으로 판상형과 타워형이 있습니다. 양쪽 모두 장, 단점이 있는데요. 판상형은 긴 직사각형 형태로 동 전체가 길게 뻗어있고 거실, 방 등이 남향으로 설계되는 경우가 많죠. 채광, 환기에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대규모 고밀도 개발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타워형은 중심 코어를 기준으로 각 집들이 X, Y, ㅁ 모양 등 여러 형태로 배치되는 구조입니다. 좁은 면적의 땅에도 많은 세대를 형성할 수 있죠. 하지만 일부 세대는 채광이 불리한 방향에 놓일 수 있고 내부 구조가 효율적이지 않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갈 무렵이었던 2022년,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시대에 주거 공간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인에 대한 질문에 가장 많은 응답자가 '내부 평면구조'(28.8%)를 꼽았습니다. '내부 평면구조'는 전 연령대에서 고르게 1순위에 꼽혔어요.

이제는 판상형이냐 타워형이냐보다, 얼마나 똑똑하고 효율적으로 설계되었는지가 더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설계가 중요한 이유 3가지

설계가 중요하게 여겨지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1) 체감 면적

같은 30평이라도 설계에 따라 실제 '쓸모 있는 공간'은 달라집니다. 복도와 코너가 많은 집은 활용도가 떨어지고 오픈형 구조와 알파룸이 있는 집은 넓게 느껴지죠.

2)생활 방식의 변화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홈카페·홈짐 등 집 안에서 이뤄지는 활동이 많아졌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방의 개수'보다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해졌습니다.

3) 미래 가치

효율적인 설계는 집값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강력한 매력포인트가 될 수 있죠. 향후 재판매하거나 임대할 때에도 설계는 차별화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같은 평수라도 평면 구조가 우수한 세대는 프리미엄이 붙는 현상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주목받는 설계 요소는?

1) 현관 구조

현관이라고 하면 예전에는 단순히 출입구 역할에 그쳤는데요. 이제는 집안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공간으로 진화했습니다. 현관에서 집안이 훤히 바로 보이는 것이 아닌, 중문이나 가벽, 복도형 구조를 활용해 프라이버시를 확보하는 것을 선호하는 이들이 많아졌습니다.

2) 수납공간 강화

팬트리(식료품 저장 공간)나 알파룸(취미·공부·재택근무 등을 위한 다목적 공간)처럼 수납과 활용도가 높은 공간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무조건 넓은 거실보다 수납과 공간 활용이 뛰어난 집에 대한 수요가 늘었습니다.

3) 세대 분리형 평면

최근에는 다세대 가구나 부모-자녀 동거가 많아지면서 세대별 독립성을 보장하는 '세대 분리형' 평면이 인기입니다. 두 세대가 각각 출입구, 욕실, 주방 등을 독립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해 프라이버시와 생활 편의를 극대화합니다.

설계와 집값의 상관관계?

주택 설계가 집값에 실제로 영향을 줄까요? 답은 "Yes"입니다. 같은 단지, 같은 평수라도 방향·베이 수·환기 구조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곤 해요. 앞서 언급했듯이 실거주·재판매 모두 선호도가 높아 프리미엄이 붙죠.

예를 들어 서울 강남권 아파트 단지에서 같은 전용 84㎡라도, 남향 4베이 판상형은 실거래가가 북향·타워형 대비 5천만 원~1억 원 이상 높게 형성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통풍·채광·환기 조건이 좋아 실거주 선호도가 높고 매수자 경쟁이 심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베이 수에 따라서도 실거래가 차이가 나기도 합니다. 모 아파트의 경우 전용 84㎡ 타입 3베이와 4베이 매물에서 실거래가 차이가 수천만 원 나는 실정입니다. 4베이는 거실+방 3개가 전면으로 배치돼 체감 넓이가 크고 채광이 균일해 신혼부부나 아이 키우는 가구의 수요가 몰립니다.

충남 천안시 '한양수자인 에코시티' 전용 84㎡B타입 평면도. / 사진=한양

혁신 평면 구조 도입한 사례는?

최근 국내에서는 다양한 혁신 평면 구조를 선보인 아파트 단지들을 다수 볼 수 있었습니다. 몇 단지의 사례를 함께 살펴보도록 해요.

지난해 입주를 시작한 충남 천안시의 '한양수자인 에코시티'는 30평대 아파트임에도 무려 5.5베이 구조를 도입했습니다. 50~60평대 대형 평형에서 볼 수 있던 설계인데요. 드레스룸·파우더룸·현관창고까지 제공하면서 수납 활용도와 동선 효율성을 높였습니다.

전용 84㎡B타입은 전용 면적이 84.96㎡지만 서비스 발코니(확장 등)를 포함하면 실사용 면적이 134.34㎡나 돼 약 40평의 공간감을 누릴 수 있습니다. 또한 84㎡A과 84㎡B 타입의 경우 세대 분리형 타입으로 구성됐습니다. 한 집 안에서 별도의 출입문과 생활 공간을 누릴 수 있는 것이죠.

경기 수원시 광교의 '파크자이더테라스'는 저층부에 테라스를 특화했다. 사진은 해당 단지 전경. / 사진=GS 건설

경기 수원시 광교의 '파크자이더테라스'는 저층부에 테라스를 특화했습니다. 아파트와 타운하우스의 장점을 결합했죠. 집 안에서 누리는 테라스 조경의 쾌적함과 심미성이 높은 만족감을 제공합니다.

정리

과거에는 집을 선택할 때 '평수'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었지만, 이제는 설계의 디테일이 집값을 좌우하는 시대입니다. 현관의 배치, 수납공간의 유무, 나아가 세대 분리형 구조 적용 여부까지. 이러한 요소들이 소비자 만족도는 물론, 가격 프리미엄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처럼 집 안의 작은 구조적 혁신이 거주 만족도를 높이고 실거래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평면은 단순한 설계도를 넘어 '집의 가치'를 결정짓는 핵심 키워드로 떠올랐습니다.

작은 구조 차이가 집값을 좌우하는 시대. 미래 가치를 생각하며 평면을 꼼꼼히 따져본다면 보다 현명한 주택 선택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사진: 픽셀, 한양, GS건설)

댓글 24

  • 김다솔이에요 · 2025년 9월 17일

    같은평수여도 요즘은 브랜드아파트와 입지 이런것들을 생활권 따지면은 어쩔수 없나봐요

  • 팽오리 · 2025년 9월 17일

    설계에 따라서 더 비싸고 아닌게 있는줄 처음알았네요

  • 눈사라밍 · 2025년 9월 17일

    체감면적 무시 못하는것같아요 작은평수인데 커보이고 큰평수인데 작아보이고 ㅎㅎ

  • 오늘을살자 · 2025년 9월 17일

    설계에 따라 비싸지는건 몰랐네요 설계와 구조에 따라 같은 평수에도 다르고 또 서비스면적도 시도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달라 보이기도 하죠

  • 창조경제 · 2025년 9월 17일

    같은평수여도 다르고 같은 아파트여도 동마다 다르고 한게 다 이런 이유군요

  • 빅토리아 · 2025년 9월 17일

    같은 평수여도 진짜 구조가 얼마나 잘 빠지냐가 중요한거 같더라구요 .. 설계에 따라서 다른거군요

  • 아기새 · 2025년 9월 17일

    진짜 .. 확실히 같은 평수라도 다르기는 한거 같아요 . 서비스 면적이 얼마냐 되냐에 따라서도 다르구요

  • 치킨 · 2025년 9월 17일

    로얄층이나 조망권 등 다른점때문이지 않을 까 싶었는데 설계 때문에 그럴 수 있겠군요

  • 베키 · 2025년 9월 18일

    아파트는 평수보다 설계! 체감 넓이, 생활 방식, 미래 가치까지 영향을 줘요.

  • 호잇 · 2025년 9월 19일

    같은 평수라도 비싼 이유가 있었네요..! 처음알았어요 구조를 얼마나 잘짜는것에 따라달라지네요

  • 미니멀부자 · 2025년 9월 20일

    공감합니다. 같은 평수라도 구조를 어떻게 빼느냐에 따라서 확실히 체감상 공간감이 다르더라구요

  • 베테랑킴 · 2025년 9월 20일

    설계의 디테일이 정말 중요한거 같아요. 저는 수납공간 많게 배치 나온게 좋네요

  • 말차우유 · 2025년 9월 20일

    맞아요. 분명 같은 평수인데 뭔가 더 넓어 보이고 그런 집이 있더라고요. 이게 설계 방식의 차이 때문이었군요.

  • 스위티자몽 · 2025년 9월 20일

    예전에는 저도 무조건 30평대 아파트가 좋다고 생각했는데 요즘 나오는 20평대 아파트들 보면 구조가 잘 나와서 그런지 평수 대비 커 보이는 느낌이 좀 있어요.

  • 아아정복 · 2025년 10월 2일

    어떻게 설계하냐에 따라서 천지차이인거같아요

  • 무슈 · 2025년 10월 2일

    처음부터 어떻게 구조를 얼마나 잘 짜는지에 따라 다른거같아요

  • 펜트하우스 · 2025년 10월 4일

    같은 평수지만 방향이라던가 구조에 따라 집이 넓고 좁아보이는 효과가 있더라고요 같은 평수면 넓어 보이는 곳이 선호도가 높을거고 그만큼 가격도 높겠죠ㅜ 그래도 생활권을 우선으로 편한게 좋을거 같아요

  • 와사비 · 2025년 10월 11일

    이젠 평수 뿐 아니라 내부 설계도 중요해진 시대가 되었군요

  • 새우깡 · 2025년 10월 11일

    확실히 같은 평수라도 설계구조에따라 천차 만별이더라구요 느껴지는 게

  • 박하맛 · 2025년 10월 26일

    비용차이가 그렇게 날줄은 몰랐네요

    평수나 방향만 좀 차이날줄 알았거든요.

    진짜 하나 더 배우고 갑니다

  • 박하맛 · 2025년 10월 27일

    평수 진짜 신기하더라구요 제 친구네 아파트에 놀러갔었는데 평수가 쫙 잘빠져서 집 커서 넘 좋겠다고 말했는데 실평수 22평이라고 해서 놀랬어요 한 30평은 그냥 넘는줄 알았거든요

  • 현맘이 · 2025년 11월 5일

    이사도 몇번 다녀뵈.. 평수와 구조.. 반비례하는거 같아서.. 한가지만 골라서 살기 참 힘들더라구여ㅠ

  • 말차우유 · 2025년 11월 12일

    맞아요.. 저도 이번에 신축 아파트 입주한 친구네 가보고 집 구조가 너무 좋아서 마냥 부러웠네요. 괜히 신축이 좋다고들 하는 게 아니죠.

  • 포근포근쿠키 · 2025년 11월 13일

    같은 평수라 해도 구조에 따라 진짜 다르긴 하더라고요. 가격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건 인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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