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소득 분리과세 개정안, 부동산 중심의 자금흐름 과연 바뀔 수 있을까?
두꺼비세무사읽는 데 약 4분

지난 7월 31일, 기획재정부가 2025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많은 부동산 투자자들이 기대(혹은 걱정)했던 양도소득세, 상속세, 증여세 개편은 이번에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시장의 주목을 받은 내용이 하나 있다. 바로 고배당 상장기업에 대한 배당소득 분리과세 제도다.
이 제도는 부동산에 집중돼 있는 민간 자금의 흐름을 주식시장으로 유도하고, 주식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정부의 의도가 담겨 있다. 단기적으로는 세 부담 완화를, 장기적으로는 금융투자 활성화를 겨냥한 조치로 볼 수 있다.
부동산 중심의 자산 포트폴리오가 일반화된 지금, 과연 이 제도가 자금흐름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 이번 글에서는 새롭게 발표된 고배당기업에 대한 분리과세 제도의 주요 내용을 정리하고, 만약 개편안이 이대로 시행될 경우 배당소득만 있는 거주자와 주택임대소득만 있는 거주자 사이에 어떤 세 부담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을지 살펴보려 한다.
고배당기업에 대한 배당소득 분리과세, 어떤 제도일까?
① 고배당 상장법인이란?
고배당 상장법인이란 전년 대비 현금배당이 감소하지 않은 기업 가운데 아래 두 가지 요건 중 하나를 충족하는 기업을 말한다.
1) 배당성향 40% 이상인 경우
2) 배당성향 25% 이상이고, 직전 3년 평균 대비 5% 이상 배당 증가한 경우
여기서 배당성향이란 ‘1주당 배당금 ÷ 1주당 순이익‘으로 계산되는 지표로, 기업이 벌어들인 순이익 중 얼마를 배당금으로 지급하는지를 나타낸다.
기획재정부는 분리과세 대상이 될 상장사 수를 전체 2,629개 중 약 350개사(13.3%)로 추산하고 있다. 다만, 여러 증권사 분석에 따르면 실제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기업은 이보다 더 적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② 분리과세란? 어떻게 적용되는가?
분리과세란 다른 소득(근로,사업,연금 등)과 합산하지 않고, 별도로 세율을 적용하여 납세의무를 종결하는 방식이다.
현재도 금융소득(이자, 배당소득)이 2천만 원 이하인 경우 14% 세율을 적용하여 분리과세하고 있지만, 이번 개편안은 이 기준을 2026년~2028년 3년간 한시적으로 대폭 확대한다. 2천만 원 초과~3억 원 이하의 경우 20%, 3억 원 초과의 경우 35%의 세율 구간을 추가하는 방식이다.
③ 누구에게 유리할까? 개정안의 취지는?
그렇다면 이번 개편안의 수혜자는 누구일까?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배당소득 외의 다른 소득만으로 이미 상당히 높은 종합소득세 세율 구간을 적용받으면서도 배당소득을 연 2천만 원 이상 수령하는 자가 절세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시가배당률 5%를 가정할 경우, 연 2천만 원의 배당소득을 받기 위해서는 약 4억 원 상당의 주식을 보유해야 한다. 더 나아가 배당소득으로 연 3억 원을 받으려면, 무려 60억 원어치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그와 동시에 배당소득 외에도 이미 수억 원의 소득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는 일반적인 투자자의 범주에 속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국, 개편안의 실질적인 목적은 대주주 오너 일가에게 배당소득으로 인한 세 부담을 절감 해주어, 이를 통해 국내 기업의 배당 성향을 높이고자 하는 목적이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한국의 최근 10년 평균 배당성향은 약 26%로, 미국(42%)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낮은 배당 성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적 되어왔고, 정부는 이를 개선하고자 일정 기준을 충족한 기업에 세제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유도하려는 것이다.
그럼 우리는?
이쯤에서 우리가 궁금한 것은 따로 있다. 과연 이번 개편안이 우리 주변에 있는 훨씬 더 현실적인 투자자들, 예를 들면 다른 소득 없이 배당소득만으로 생활하는 은퇴 이후 고령층이나 배당 파이어족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배당소득은 종합과세가 되는 경우 그로스 업, 비교산출세액, 배당세액공제 등 복잡한 계산구조를 갖지만, 이 글의 맥락에선 중요하지 않기에 세부 설명은 생략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 과세구조 상 그로스 업 대상 배당소득만 있는 경우 약 1.3억 원까지는 지급 시 공제되는 14% 원천징수 세액만으로 납세의무가 종결된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에 해당하더라도 다음 해 5월 종합소득세 신고 시 추가 납부할 세액이 없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개편안이 그대로 적용되어 분리과세가 강제 적용된다면 어떨까? 2천만 원 초과 ~ 3억 원 이하인 배당소득에 대해 20%의 분리과세 세율이 부과된다. 즉, 기존에 14%로 종결됐던 사람들에게는 세 부담이 늘어나 오히려 증세가 발생하는 구조이다.
이번 개편안에는 해당 제도가 강제 분리과세인지, 선택적 분리과세인지 명확하게 규정되지 않았다. 만약 강제로 적용된다면, 상당수의 일반 배당 투자자에게는 오히려 세금이 늘어나는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주택임대소득과 비교한다면?
이번 세제 개편의 큰 목표 중 하나는 부동산 시장에 머물러 있는 자금을 증권시장으로 이동시키는 것이었을 것이다. 개편안이 발표되기 전부터 정부는 이미 ‘코스피 5000 시대’를 국정 과제로 제시한 바 있다.
그렇다면, 소득세 측면에서 배당소득과 주택임대소득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정말 기조에 따라 부동산 투자 자금을 증권시장으로 이동해야할까? 위와 동일한 가정으로 다른 소득 없이 주택임대소득만으로 생활하는 이를 기준으로 세 부담을 확인해보자.
주택임대소득만 있는 경우, 주택임대소득 합계액이 2천만 원 이하라면 분리과세 선택이 가능하다. 이 때에는 구청에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하지 않더라도 수입금액의 50%를 경비로 인정해주며 최소 2백만 원의 공제금액도 기본으로 적용되어진다.
주택임대소득이 2천만 원을 초과한다면 종합소득 합산과세대상에 해당하게 되지만, 이 때에도 기준경비율 현재 약 15%를 적용받아 일부 필요경비를 인정받을 수 있다. 즉, 약 9천만 원까지는 개편안 개정과 무관하게 주택임대소득이 소득세 측면에서 유리함을 알 수 있다.
물론, 타 소득이 없다는 가정과 함께 소득세 외 다른 세금이나 준조세(건강보험료 등)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단순 비교라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세제 개편안 하나만으로 부동산 자금이 증시로 옮겨가길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앞으로의 시장 상황은 어떻게 될까?
이번 세제 개편안의 고배당기업 배당소득 분리과세 제도는 결국 오너 일가 또는 다른 소득이 이미 높은 고소득 투자자에게 절세효과와 배당 유인을 제공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국내주식의 대주주 양도소득세 최고세율이 25%에 머물러 있다는 점에서 경영자 입장에서는 배당보다 기업 내 이익을 유보하여 기업가치를 높이는 방식이 더 매력적일 수 있다.
게다가 이번 개편안에는 상장주식 양도소득세 부과기준을 종목당 보유금액 10억 원 이상으로 환원하는 내용과 증권거래세 세율을 2023년 수준으로 환원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이 역시 증시에 더 많은 자금이 유입되도록 유도하기는커녕, 오히려 유입 장벽을 높일 수 있다.
물론 아직은 확정된 법안이 아닌 개편안이며, 발표 직후인 지금도 여당 내부에서조차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보니, 향후 충분히 여러 의견을 종합하고 내용이 수정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제시된 안만을 놓고 본다면, 정부가 기대하는 대로 부동산에서 주식시장으로의 자금이동을 실현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댓글 21
아아정복 · 2025년 8월 11일
좀더 부동산에대해 잘 알고갔습니다
눈사라밍 · 2025년 8월 11일
사실상 배당수익의 수혜를 받으려면 많이 받아야되네요 ㅎㅎ
무슈 · 2025년 8월 11일
배당수익관련해서 잘알고갑니당
베테랑킴 · 2025년 8월 11일
이쪽으로는 잘 몰랐던 부분인데.. 배당수익 관련 더 공부해봐야겠네요!
미니멀부자 · 2025년 8월 11일
배당소득. 관심있었는데 좋은 정보 공유 감사합니다~!
훠이 · 2025년 8월 11일
와 정말 부동산 알아도 알아도 계속 나오는거 같네요ㅠ
호우호우 · 2025년 8월 11일
저는 배당 이런건 들어보기는 햇는데 이거보니 그나마 알겟네요
치킨 · 2025년 8월 11일
상장주식 양도소득세 부과기준을 종목당 보유금액 10억원 이상으로 환원하는 내용이 개편안에 포함되어있군요..
빅토리아 · 2025년 8월 12일
배당소득 분리과세... 너무 어려운 부분이네요 ㅠㅠㅠㅠ. 배당관련해서 공부를 더 해야 겠어요
아기새 · 2025년 8월 12일
부동산 자금 흐름도 확실하게 알아두어야 도움이 많이 될거같습니다 ~ ㅎ 정보 감사합니다!!
창조경제 · 2025년 8월 12일
법개정도 파급효과까지 진짜 잘 생각해서 했음 좋겠습니다 과세에 대해서 모르던부분인데 알고갑니다
헤일리 · 2025년 8월 12일
저도 알고싶었던 내용입니다 정독해야겠어여
오늘을살자 · 2025년 8월 13일
유리하나 아니나는 정말 상황에 따라서 다른것 같기는 합니다 ~! 그래도 알아둬야 내가 잘 이용할 수 있는것 같아요
호라이즌 · 2025년 8월 14일
참고해서 진행해야겠네요 감사합니다~ㅎㅎ
말차우유 · 2025년 8월 14일
투자를 하려면 바뀐 세법이나 세금 관련한 부분도 진짜 잘 파악해두는 게 좋겠네요. 덕분에 새로운 정보 알고 갑니다
스위티자몽 · 2025년 8월 14일
주식은 소액으로 시작할 수 있지만, 부동산은 그렇지 않아서 말씀하신 것처럼 부동산에서 주식 시장으로 현금이 넘어가는 흐름이 가능할지 모르겠네요.
호잇 · 2025년 8월 15일
정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
치킨 · 2025년 8월 18일
국내주식의 대주주양도 소득세 최고세율이 25%에 머물러 있다는 점에서 경영자 입장에서 보면 기업가치를 높이는게 매력적이겠균요
새우깡 · 2025년 9월 3일
확실히 정부가 원하는 방향과 법안이 좀 맞지 않아보이네요
와사비 · 2025년 9월 4일
개정안으로 흐름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쉽지 않아보이네요
베키 · 2025년 10월 10일
고배당 분리과세, 취지는 알겠지만 일반 투자자들에겐 역효과 날 수도 있겠네요! 부동산에서 주식으로 자금 이동 쉽지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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