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사우루스

재개발·재건축 계획·지침을 잘 살펴야 하는 이유(feat. 성수3 설계지침 위반 논란)

Mr.리퍼비시먼트읽는 데 약 4

최근 서울 성동구 성수3지구에서 설계 공모를 둘러싸고 큰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논란 핵심은 ‘설계지침 위반’인데요. 성수3지구 정비계획에는 ‘50층 이상 초고층 건물은 두 개 동까지만 허용한다’고 명확히 규정돼 있는데, 일부 건축사가 이 기준을 어기고 다섯 개 동을 제안한 설계안을 냈습니다.

문제가 불거지면서, 관할지자체인 성동구청도 "당연히 상위 계획을 따라서 설계를 해야한다. 규정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며 사실상 ‘원칙 준수’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밝혀진 것이 이 설계안이 조합에 제출되기 전에 거친 전문가 심의위원회를 통과했다는 것인데, 이과정에서 심의위원 전원이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다방면으로 이유를 알아보니, 단 하루만에 진행되는 심의위원회에서는 '당연히' 상위계획을 준수했다는 것을 전제로 해서 검토를 하기 때문에 놓친 것 같다는 말이 들립니다.

설계지침을 위반한 건축사사무소는 향후 인허가에서 문제가 있으면 설계를 수정하면 된다는 식으로 주민들에게 설명을 한 모양입니다만, 성동구청에선 '입찰자격박탈'도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제가 성수3지구 이야기를 꺼낸 것은 단순한 설계 문제나 수주경쟁을 다루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ㅎㅎ

계획과 절차에 따라 진행되는 도시정비사업의 근본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고 꺼낸 이야기입니다.

도시정비사업은 절차법적 성격이 강해, 상위 계획과 앞선 절차를 어기면 이후 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은 재개발·재건축에서 ‘계획과 절차를 제대로 따르는 것’이 왜 중요한지 차근차근 살펴보겠습니다.

도시정비사업은 계획과 절차의 위계 속에 움직인다

재개발, 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은 크게 ‘기본계획→정비계획→사업시행계획→관리처분계획’이라는 4단계 법정 절차로 진행됩니다. 각 단계는 독립된 행정 절차 같지만, 실제로는 위에서 아래로 엄격한 위계와 법적 구속력이 작용합니다.

기본계획: 시·도 단위로 도시 전역의 장기 정비 방향을 설정합니다. 서울시는 대략 10년 주기로 노후 주거지 정비 필요지역을 지정하고, 재개발·재건축 등 사업 유형과 목표 주택 수를 구체화합니다. 도시 전체 균형 발전을 고려하는 큰 그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정비계획: 개별 구역에서 실제 사업 범위와 구체적 규제를 정합니다. 쉽게 말해 재개발, 재건축을 통해 짓는 단지와 건물의 '총 한도와 한계'를 정하는 것입니다.

용도지역, 최고 층수, 용적률, 도로 계획, 공공기여 기준 등이 이 단계에서 확정됩니다. 정비계획은 단순한 권고가 아니라 법적 구속력을 지니며, 이를 벗어난 설계·시행계획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습니다. 성수3지구의 ‘50층 이상 초고층 주동은 두 개 동까지만 허용’이라는 규정이 대표적입니다.

사업시행계획: 한 마디로 '새로 지을 건물의 구체적 내용'을 정하는 단계입니다.

정비계획을 바탕으로 실제 건축 설계, 인허가, 시공사 선정 등 사업 실행 준비를 구체화합니다. 설계안은 정비계획의 틀 안에서 만들어져야 하며, 불일치 시 행정 절차에서 제재가 가해집니다. 설계와 시공 외에도 환경영향평가, 교통영향평가 등등 이 건물이 생김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해당 구역과 인근 지역의 영향을 모두 검토하는 단계입니다.

관리처분계획: 새로 지을 것이 사업시행계획에 따라 정해졌으니, 구축건물과 땅의 가치를 평가하고 새로 생긴 건물을 어떻게 나눠가질지 정해야겠죠? 이것이 관리처분계획의 핵심 내용입니다.

전문용어로 '종전자산평가', '조합원 권리 배분', '조합원 분양', '분양예정자산평가', '분담금 산정' 등 민감한 문제를 결정하는 단계입니다. 흔히 들어들 보신 '비례율'도 이때 사실상 확정이 됩니다.

왜 설계는 정비계획을 따라야 할까?

설계는 단순히 ‘멋지고 창의적인 건물을 만드는 작업’으로 보이기 쉽지만, 재개발·재건축에서는 ‘법과 계획의 테두리 안에서’ 이뤄져야 합니다. 여기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도시 전체 계획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입니다. 예컨대 성수3지구처럼 한강변에 인접한 주거벨트는 도시 미관과 환경, 인프라 계획 등 다방면과 연계돼 있습니다. 당장 성수3 옆에만 해도 1지구, 2지구, 4지구가 있죠. 여기에 초고층 건물 개수와 높이를 제한하는 것은 일조권, 경관, 교통 혼잡 완화, 주변 지역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한 결과입니다. 이를 무시하면 인근 지역까지 피해가 갈 수 있죠.

둘째, 사업의 안정성과 신뢰 확보를 위해서입니다. 재개발·재건축은 수백, 수천 세대 주민이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입니다. 정비계획과 사업시행계획이 불명확하거나 절차를 벗어나면, 조합원 간 분쟁, 행정소송, 인허가 지연 등 문제가 발생하기 쉽습니다. 이는 결국 사업 지연과 비용 증가로 이어지니, 모두에게 손해입니다.

셋째, 법적 구속력과 행정 절차의 일관성 때문입니다. 절차법으로 진행되는 도시정비사업에서는 상위 계획이 하위 절차를 제약합니다. 기본계획, 정비계획에서 정한 규칙을 위반하는 설계는 인허가 불가 판정을 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설계자는 법적 테두리를 철저히 준수해야 하고, 심의기관도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합니다.

‘정비계획=가이드라인’이라는 오해의 위험성

해당 설계안을 낸 건축사사무소는 성수3지구 논란에 대해 ‘정비계획은 가이드라인일 뿐’이라는 주장을 주민설명회에서 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매우 위험한 인식입니다.

정비계획은 단순한 권고나 참고 자료가 아닙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과 하위 법령에 근거한 ‘법적 구속력 있는 계획’입니다. 이를 벗어난 사업 추진은 무효나 취소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이드라인’이라는 말로 규정을 유연하게 해석하려는 시도는 사업의 투명성과 공공성을 훼손하는 결과를 낳습니다.

‘가이드라인’ 오해는 한 번의 사례에서 끝나지 않고, 후속 사업들에 ‘전례’를 남길 수 있습니다. 만약 성수3지구처럼 정비계획을 벗어난 설계가 허용된다면, 다른 지역도 너도나도 규정을 무시하고 사업을 추진하려 들 것입니다. 결국 도시계획의 통일성과 공공성은 크게 훼손될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일견 이해는 갑니다. 시공사들도 '대안설계'라는 명목으로 계획을 벗어난 설계와 계획을 제안하고 우선 뽑힌 다음 계획변경을 시도해보고, 안되면 어쩔 수 없었다는 식의 일들을 계속 해왔으니까요. 높이제한을 풀어서 118m 건물을 짓겠다고 했다가, 안 돼서 조합과 지속적 갈등을 빗고 있는 '한남2구역'이 대표적이죠.

아마 이번에 지침위반 설계안을 낸 건축사사무소도 그런 생각을 저변에 깔고 일단 지르고 보자는 식으로 제안을 했을 가능성도 배제 할 수 없습니다.

일단 뽑고 나면, 다시 바꾸는 데 시간과 비용이 엄청나게 많이 발생하니까요.

재개발·재건축은 단순한 건물 짓기가 아닙니다. 수천 세대의 삶과 지역사회의 미래가 걸린 복잡한 사업이며, 그만큼 법적·행정적 절차가 촘촘하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성수3지구 설계지침 위반 논란은 우리에게 ‘도시정비사업은 절차법’이라는 기본 원칙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 줍니다.

도시계획과 정비사업에서 ‘상위 계획 준수’, ‘철저한 절차 이행’, ‘투명한 심의 운영’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이를 무시하면 결국 사업 지연, 주민 불만, 법적 분쟁 등으로 돌아오고, 도시 발전의 큰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성수3지구 논란이 마무리될 때까지 행정기관과 조합, 건축사 모두가 원칙을 준수하고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그리고 이 사례가 앞으로 모든 도시정비사업에 경종이 되어, 우리 도시가 더욱 공정하고 체계적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더 많은 정보와 조언을 얻고 싶다면?>

Mr.리퍼비시먼트의 단톡방과 유튜브를 찾아주세요~

단톡방 <----- 클릭!

유튜브 <----- 클릭!

장귀용의 부린캠프(부동산기초, 재개발·재건축 분석투자)#재개발 #재건축 #부동산 #도시정비 #경매 #부동산정책 #부동산이슈 #부동산투자 #건설 #건축 #아파트 #빌라 #근생 #상가 #신탁 #조합 #도시개발open.kakao.com

장귀용 기자의 부린캠프(Mr.리퍼비시먼트)건설·부동산 전문기자 장귀용(필명 Mr.리퍼비시먼트)이 쉽고 정확하게 알려주는 부동산 이야기! 어려운 용어는 NO! 초보자도 이해할 수 있도록 알기 쉽게 풀어드립니다. 부동산 시장의 흐름부터 건설 트렌드, 투자할 때 꼭 알아야 할 정보까지 한눈에! 특히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이 막막하게 느껴졌다면 '부린캠프' 채널이 딱입니다. 믿을 만한 정보, 정확한 분석으로 건설·부동산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드릴게요!YouTube

댓글 25

  • 호잇 · 2025년 8월 3일

    제대로 안보면 큰일 나겠는데요 ㅠㅠ

  • 호우호우 · 2025년 8월 3일

    이거 몰랏다가 보면은 헉 할거 같은데요..에이고

  • 새우깡 · 2025년 8월 4일

    가이드라인으로 수준으로 내고 접근하는 건 피해야할 거 같네요

  • 팽오리 · 2025년 8월 4일

    시행사업이 나오고나서 진척이 안되는경우도 많이 있었어서ㅠㅠ

  • 눈사라밍 · 2025년 8월 4일

    재개발.재건축은 공부를 해도 계속 어려운 부분인 것 같아요 단어도 어려운게많고ㅠ

  • 미니멀부자 · 2025년 8월 4일

    저도 관심이 있어서 많이 공부하고 있지만.. 규제도 그렇고 어렵긴 합니다 ㅜㅜ

  • 베테랑킴 · 2025년 8월 4일

    우왕 정말 재건축 재개발은 용어도 좀 어렵고.. 많이 공부해야해요.

  • 무슈 · 2025년 8월 4일

    진짜 조심해야겠어요

  • 아아정복 · 2025년 8월 4일

    앞으로 재개발관련해서 공부 많이해야겠어요

  • 훠이 · 2025년 8월 4일

    이것도 잘 알아보지 않으면..재개발 해도 좋은건 아닌거 같아요

  • 치킨 · 2025년 8월 4일

    도시계획과 정비사업에서 상위계획 준수 빛 철저한절차이행 그리고 투명한 심의 운영은 반드시 해야하는 것이군요

  • 말차우유 · 2025년 8월 4일

    재개발 재건축 계획 지침을 잘 살펴봐야하는군요.. 이건 몰랐는데 덕분에 공부했습니다

  • 스위티자몽 · 2025년 8월 4일

    이 부분은 진짜 주의 깊게 잘 봐야겠어요. 재개발, 재건축도 진짜 잘 알아보고 들어가야겠네요.

  • 김다솔이에요 · 2025년 8월 5일

    재개발 재건축 정말 주의깊게봐야하는 것중 하나인것 같아요

  • 헤일리 · 2025년 8월 5일

    몰랐던 내용.. 잘 보고 갑니다!

  • 호라이즌 · 2025년 8월 5일

    잘 정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주의하며 알아봐야겠네여

  • 아아정복 · 2025년 8월 12일

    진짜 잘 살펴보고 선택해야겠어요

  • 창조경제 · 2025년 8월 13일

    진짜 읽어도 모르는경우가 많고 어디서 찾아봐야하는지도 모르는경우가 태반이더라고요 큰돈투자하면서

  • 오늘을살자 · 2025년 8월 14일

    지침이어도 꼭 반드시 따라야하는건가 정말 헷갈리네요 이런거 통일하면 너무 좋을텐데 말이죠

  • 치킨 · 2025년 8월 18일

    정비계획이 곧 거이드라인이라는 오해는 참으로 위험한 인식일 수 있겠군요 잘 알아야겠습니댜

  • Mr.리퍼비시먼트 · 2025년 8월 18일

    가이드라인이 아니라 반드시 지켜야하는 기준이죠~

  • Mr.리퍼비시먼트 · 2025년 8월 18일

    하위계획은 상위계획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 빅토리아 · 2025년 10월 6일

    재개발 지침을 확실하게 알아두면 투자에도 더 도움이 많이 될거 같아요 ㅎ 잘 봤습니다

  • 베키 · 2025년 10월 11일

    성수3지구 설계 논란, 도시정비사업은 절차법이란 걸 다시금 깨닫네요! 원칙 준수가 정말 중요해요.

  • 청라룡 · 2025년 11월 10일

    재개발 지침이란게 또 있군요!!! 몰랐어요ㅎㅎㅎㅎ

함께 보면 좋은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