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헬스장' 덕분에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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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얄파크시티 단지 내에 있는 놀이터 모습.[출처 DK아시아]
나는 일주일에 1~2회 헬스장에 간다. 직업 특성상 저녁 술자리 미팅이 많아 운동을 꾸준히 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몸짱이 되려고 헬스장에 가는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건강을 위해 가는 ‘생존파’ 회원이다.
하지만 결혼 전 용인에 살 때는 헬스장에 한 번 가려면 큰마음을 먹어야 했다. 내가 살던 곳은 용인시 처인구에 위치한 능원리라는 곳이다. 이곳에는 고려 시대 위인 중 하나인 정몽주의 묘가 있어 지역명에도 ‘능’이 들어간다.
이곳은 신축 빌라들이 대거 들어서며 생활 인프라가 많이 확장됐지만, 젊은 사람이 갈 만한 헬스장은 없는 사실상 시골 동네다. 그래서 나는 헬스장에 가려면 차를 끌고 분당 시내까지 30분 정도 가야만 했다. 헬스장에 갈 때마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큰 결심을 해야 했던 이유다.
구일역 신혼집의 가장 큰 장점은 지하 1층에 헬스장이 있다는 점이다. 입주민은 등기부등본만 내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추가 1인당 3개월에 5만 원만 내면 된다.
물론 시설 수준은 대형 피트니스 센터에 비하면 매우 떨어진다. 헬스장 입구 문을 열고 들어가면 사우나와 한약재가 섞인 듯한 정겨운(?) 냄새가 난다. (왜 이런 냄새가 나는지는 아직도 미스터리다.) 기구들은 낡았지만, 나 같은 ‘생존형 헬스파’에게는 안성맞춤이다. 사람도 거의 없어서 누구 눈치 볼 필요 없이 여러 기구를 실컷 이용할 수 있다.
집 지하에 헬스장이 있을 때의 가장 큰 장점은, 자고 일어나서 반팔에 반바지, 떡진 머리, 눈곱이 낀 얼굴로도 편하게 갈 수 있다는 점이다. 편리한 접근성 덕분에 요즘에는 주 2~3회 정도는 꼭 헬스장에 가고 있다. (아내인 ‘꼬북이’는 이곳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인근의 필라테스를 다닌다. ㅎㅎ)

구일역 신혼집 단지 내에 있는 헬스장 모습.
과거에 지어진 아파트 단지에는 노인정, 놀이터, 간혹 독서실이 있는 정도였다. 하지만 요즘 고급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을 보면 두 눈이 휘둥그레진다. 헬스장부터 수영장, 독서실, 카페, 놀이방, 골프장, 편의점까지 없는 게 없다. 마치 아파트가 ‘굳이 단지 밖으로 나가지 마세요’라고 하듯, 입주민들이 단지 내에서 모든 것을 이용할 수 있도록 최고급 시설을 갖춰 놓았다.
나는 지하 헬스장 하나에 이렇게 만족하며 사는데, 다른 시설까지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하곤 한다. 아이가 있었다면 키즈카페도 자주 이용하지 않았을까 싶다.
2년 전쯤인가, DK아시아가 인천 서구에 리조트형 아파트 단지인 ‘로열파크시티’를 분양하며 기자들을 대거 대동해 현장을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 후배 기자가 현장 방문 기사를 작성한 적이 있는데, 단지 내부가 정말 고급 리조트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했다. 이런 곳에 살면 하루하루가 정말 행복하지 않을까? 현재 이곳에 입주한 사람들의 기분이 사뭇 궁금해진다.
다만 관리비 문제는 또 다른 이야기다. 기사를 살펴보니, 2000년대 후반부터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이 골프장, 헬스장, 수영장 등 체육시설을 시작으로 점차 주부들을 위한 카페나 놀이방, 고급 루프톱 등으로 진화했다고 한다. 이런 시설들은 건설사 입장에서 유지·관리 비용이 많이 들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부담은 결국 입주민들에게 전가된다.



레미안 포레스티지 단지 내에 있는 커뮤니티 시설 모습.[사진 레미안 홈페이지]

로얄파크시티 단지 내에 있는 커뮤니티 시설 모습.[사진 로얄파크시티 분양 홈페이지]
초고급 아파트 입주민이라면 관리비에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요즘은 일반적인 신축 분양 아파트들도 커뮤니티 시설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이는 입주민들의 선택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단순히 서비스 인프라를 누리는 것뿐만 아니라, 커뮤니티 시설은 집값에도 영향을 주지 않을까 싶다.
지난 회에서 난방비 문제를 다루며 관리비가 월세 못지않게 높아지고 있다는 반응이 많았다. 전기세와 가스비 부담이 점점 커지는 상황에서 커뮤니티 시설 관리에 따른 비용도 결국 입주민의 몫이 될 수밖에 없지 않을까?
평소 커뮤니티 시설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이 정도 관리비는 감수할 수 있다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주변 지인들에게 취재해 보면, 단지 내에 어떤 시설이 있는지도 잘 모르고 이용도 하지 않는 사람도 많았다.
어떤 지인은 단지 내 키즈 강좌가 있어서 몇 번 아이를 데리고 참석했는데, 세 번째 방문부터 다른 엄마들이 말을 걸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웃들이 알아보기 시작하면 불편하다며 이제는 커뮤니티 시설을 이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결국 커뮤니티 시설이 많다고 해서 모두가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일부에게는 삶의 질을 높이는 필수적인 요소일 수 있지만, 다른 일부에게는 그저 관리비를 높이는 애물단지일 수도 있다.
앞으로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은 점점 더 고급화되고 다양해질 것이다. 하지만 그에 따른 관리비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내가 실질적으로 이용할 시설이 있는가’, 그리고 ‘그만큼의 비용을 감당할 가치가 있는가’를 따져보는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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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2
뉴글배꾸미 · 2025년 3월 16일
제가 새 아파트 살고 싶은 이유는 세가지인데요. 넉넉한 주차공간, 단지 내 조경시설, 커뮤니티 시설이랍니다~
샤인머스캣 · 2025년 3월 16일
용인에 사셨다니 괜스레 반갑네요!!ㅎㅎㅎ 능원리는 정말 불편하죠ㅠㅠ 저도 저희집 오피스텔 아래 헬스장 하나, 좀 걸어서 하나 있는데 가격이 좀 더 비싸더라도 집 바로 밑에 있는 헬스장으로 가게 되더라고요!!! 동천에 있는 아파트는 사우나도 있다던데 그런 커뮤니티 시설이면 대환영일 것같아요ㅎㅎㅎ
키득 · 2025년 3월 16일
와... 1층에 헬스장 있는 거 진짜 부럽다...
집좀사자 · 2025년 3월 17일
퇴근하고 집에 오면 8시, 헬스장에 가려고 해도 집에서 너무 멀어 꺼려지는데 1층에 헬스장 있고, 나중에 아이가 태어나면 아이를 위한 커뮤니티 시설도 있을 거라 생각하면 좋을 것 같긴 하네요. 다만 말씀하신 대로 관리비 부분이 저도 신경 쓰일 것 같습니다.
이지현 · 2025년 3월 18일
구축도 구축 나름이지요 😆
아아한잔 · 2025년 3월 18일
맞음 구축도 괜찮은 곳 많음 오히려 요즘 신축 거품낀곳 많고 부실공사 문제도 있어서 차라리 구축이 나은것같기도 함
아아한잔 · 2025년 3월 18일
얼어죽어도 신축이라고? 그러다 진짜 얼어죽는수가있음
달빛이내린다 · 2025년 3월 18일
아무리 그래도 구축밭 신축은 필승입니다
달빛이내린다 · 2025년 3월 18일
새 아파트가 좋은 건 사실이지만 옥석가리기는 필요합니다
웃으면된다고생각해 · 2025년 3월 22일
요새 아파트 ㅎㄷㄷ하네ㅋㅋㅋㅋㅋㅋ 신축 부실 공사 말이 많아서 선뜻 못가겟음 층간소음도 에바라던데 커뮤니티시설에 신경 쓰는거보다 집 좀 똑바로 지엇으면ㅇㅇ
우린깐부 · 2025년 4월 13일
우와~~~^^저런곳은 관리비가 얼마나 되는지 궁금해요^^;제가 듣기론 저런 시설 발달한 곳은 가족이 많을수록 이득이고 가족이 적을수록 불리하다던데~~ㅋㅋㅋ
아기새 · 2025년 9월 25일
진짜 새아파트 너무 좋아요 .. 근데 커뮤니티가 진짜 중요하기는 한거 같더라구요 특히 대단지 부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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