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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 책임준공? 너 누군데? (ft.시공사 빽으로 공사비 빌리기)

Mr.리퍼비시먼트읽는 데 약 3

오늘은 PF(프로젝트파이낸싱)와 '책임준공확약'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말들은 많이 들어봤는데, 정확한 개념을 모르겠다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재개발·재건축을 비롯한 우리나라 건설사업 대부분은 '대출'을 통해 사업비를 조달합니다. 적게는 몇백억에서 많게는 조단위에 이르는 공사비를 현찰로 조달하기 어려울테니 당연한 것이겠지요.

원래 프로젝트 파이낸싱은 중동에서 유전을 개발할 때 처음 등장했습니다. 석유 시추에는 막대한 자금이 들어 갑니다. 문제는 성공확률이 극히 낮다는 것 입니다. 터지기만 하면 수백배, 수천배의 이익을 내는데, 실패하면 파산에 이를 정도로 타격을 받는 것이죠.

그래서 투자사들은 자신들의 유전들을 묶어서 공동 투자를 하고, 한 곳에서라도 유전이 터지면 이익을 공유하기로 하고 유전을 개발했습니다. 프로젝트의 전망을 보고 이에 투자하는 금융상품이라는 의미에서 '프로젝트 파이낸싱'이라는 개념이 생겨난 것 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PF의 구조와 개념이 조금 다릅니다. 우리나라 금융권에선 PF 대출을 해줄 때, 그 사업의 성공가능성이나 전망만 보고 돈을 빌려주지 않고 '이중 안전장치'를 마련해 둡니다.

1. 사업이 일어난 땅을 담보로 잡습니다.

2. 신용에 따라 수수료와 금리를 책정합니다.

결국 우리나라의 PF는 담보대출이면서 동시에 신용대출인 것입니다.

문제는 신용입니다. 땅은 시행사나 조합에서 담보를 제공하면되는데, 신용은 단시일에 만들 수가 없죠. 특히 우리나라 시행사들은 자본금과 신용도가 대기업에 비해 크게 떨어집니다. 재개발·재건축을 추진하기 위해 임시로 만든 법인인 조합은 더 말할 것도 없지요.

여기서 '건설사'의 역할이 생기게 되는 겁니다. 우리나라 상위 건설사들은 대부분 대기업의 계열사입니다. 당연히 신용과 자본금 측면에서 다른 업체에 비해 월등히 우수합니다. 건설사들은 이를 이용해 시공권을 획득하면 자신들의 신용을 통해 시행사나 조합의 신용을 보강해주고 대출을 받도록 도와줍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건설사들은 단순히 공사비만 받고 건물을 지어주는 '도급공사'라 할지라도, '금융조달'에 관여하게 되면서 사업의 성패를 함께 나누는 '운명공동체'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사이에서 건설사가 파산했을 때를 대비해서 '보험'을 들어놓는 것이 주택도시금융공사(HUG)의 '보증제도'입니다.

문제는 신용을 보강해주기 위해서 '연대보증'을 서면 그 금액만큼이 '채무'로 잡힌다는 것입니다. 채무가 늘어나서 부채비율이 올라가면 유동성이 줄어들고 신용이 하락하는 문제가 생기지요.

'책임준공확약'이 바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개념입니다. 시공사가 사업비대출에 대한 '공동책임'을 지되 계약으로 약속한 시기까지 건물을 준공하면 채무를 떠아는 부담을 면제해주는 구조를 만들어서 그 기간까진 신용보강으로 발생한 대출을 장부상엔 '채무'로 반영하지 않는 것입니다. 만약 책임준공을 지키지 못하면 '연대보증'과 마찬가지로 건설사가 빚을 대신 갚아야 됩니다.

이렇게 쌓인 재무부담은 당장 부채가 아니지만 언제든 채무가 될 수 있다고 해서 '우발채무'라고 불립니다. 강원도가 지급보증을 이행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발생한 '강원중도개발공사 사태'와 이로 인해 촉발된 금융업계의 PF 상환 요구 러시, 그 결과로 발생한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 등이 모두 이 우발채무 구조와 연관된 일들입니다.

이런 구조를 가지고 있다보니, 시공사가 정해지고 PF가 일어나게 되면 조합과 시공사의 갑을 관계가 역전되는 것입니다. 조합에서 시공사의 요구를 따르지 않거나 관계가 틀어질 경우 시공사가 책임준공 실패의 원인을 조합으로 돌리면 조합에서 막대한 채무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사상 초유의 공사중단 사태를 빚었던 둔촌준공 사태를 보면 공사비 증액 비용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이 공사지연에 따른 금융비용이었습니다.

이 구조를 알고나면 최근 시공사를 구하기 힘들어진 시장 상황도 좀 더 명확한 이유를 알 수 있게 됩니다. 건설사들의 공시자료를 보면 건설과 리조트, 패션부문이 통합돼 있는 삼성물산을 제외한 10대 건설사 모두 자산에 비해 '부채+우발채무'의 규모가 커진 상황입니다.

추가 수주를 하려면 기존에 수주했던 현장의 공사를 마쳐서 밀어내기식으로 우발채무를 해소해줘야 합니다. 그런데 지방사업을 중심으로 분양성이 나오지 않으면서 차일피일 사업종료가 미뤄지면서 정체현상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건설사들이 부담이 더 늘리기 어려워진 상황된 것이지요.

전문가들은 현재 꽉 막힌 PF상황을 해소하려면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서 지방사업이 정리되거나, 원래 사들였던 값보다 훨씬 낮게 땅을 처분해서 사업성을 완화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원가부담을 낮춰야 하는데, 인건비는 최저임금에 발목잡혀있고 시멘트와 철강가격은 해당 업계의 사생결단식 가격방어(인상)에 맞닿드려있습니다.

정부에선 최근 PF해소방안으로 기존 PF 중 부실자산을 공매, 경매로 처분하고, 신규 PF에선 자기자본 비율을 높이겠다는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그런데 들리는 풍문에 따르면 PF자산의 대부분을 쥐고 있는 증권업계와 저축은행업계에선 손해를 반영하지 않기 위해서 부실PF를 서로 돌려막기 하며 버티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PF시장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아직은 더 지켜봐야 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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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

  • 펨맨 · 2024년 11월 18일

    그래서 자기자본비율 높은 PF를 우대해줄 거라는 말이 나오나보군요

  • 사자부동산 · 2024년 11월 18일

    자기자본 줄인다던데 개천에서 용나기 더욱 힘들어 지는 개발사업 이네요

  • Obeisance · 2024년 11월 19일

    좋은 정보글 잘 읽었습니다. 좋은 참고가 될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 쿠크다스 · 2024년 11월 19일

    제가 자주 보는 유튜버중에 라이트하우스라는 분은 PF대출에서 터질거라고 얘기를 하시더라구요 앞으로 어떻게 될지 궁금합니다.

  • 오렌지쥬스과 · 2024년 11월 19일

    PF 대출, 터질게 곧 터지지 않을까 싶긴합니다... IMF 때보다 힘들다고 하던데 정부 자금으로 막는데도 한계가 있을 것 같아요. (높은 금리 등)

  • 훠이 · 2024년 11월 20일

    Pf대출 이거 잘못하면 난리일거라 하던데 이거 이야기엿군요

  • 오늘도화이팅 · 2024년 11월 29일

    정부자금으로 막는데 한계가 올 텐데.. 그때 어떻게 될지 걱정이네요. 글 잘 봤습니다

  • 세은아빠 · 2024년 11월 29일

    삼성물산은 다른 곳 대비 시공하는 갯수가 적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 말차우유 · 2024년 11월 29일

    삼성물산은 돈 안 되는 곳은 시공 안 한다고 했던 섯 같은데.. 이 글을 읽으니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 걱정입니다

  • 스위티자몽 · 2024년 11월 29일

    PF 대출.. 이거 진짜 문제라고 들었는데.. 언제고 터지긴 터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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