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사우루스

민법에 다 나와 있어요!

양콩읽는 데 약 3

낡고 오래된 빌라 매물이 접수됐다.

집주인은 발코니 창문 틈으로 빗물이 스며든다고 했다.

현장을 확인한 나는 외벽 실리콘 공사를 먼저 하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며칠 뒤 연락이 왔다.

"공사했더니 비가 와도 이제 안 새요."

문제가 해결된 것이다.

집 상태도 깔끔했고 가격도 시세보다 저렴하니, 매매계약은 순조롭게 체결됐다.

잔금과 소유권 이전등기도 아무 문제 없이 마무리됐다.

그런데 일주일쯤 지났을까. 외출했다 돌아오니 직원이 말했다.

"매수인 아들이 왔다 갔어요. 인테리어 공사를 마쳤는데 아랫집으로 물이 샌다고 부동산이 누수 있는 집을 팔았다며 한참 화를 내고 갔어요."

순간 고개를 갸웃했다.

인테리어를 끝낸 뒤에 누수가 시작됐다고?

흠.....

며칠 후,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받아보니 그 집 인테리어를 한 업체 대표였다.

"이 집 누수 있어요. 저는 욕실 인테리어만 했는데 원래부터 있던 누수예요.

그러니까 이건 매도인이 100% 수리해줘야 합니다. 법에 나와 있는 거 아시죠?"

황당했다.

무엇보다 왜 제3자인 인테리어 업체가 법률 판단을 해서 매수인에게 알려주고, 중개사에게까지 전화하여 매도인 책임을 요구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계약 당시나 잔금 때는 확인되지 않았던 누수가 욕실 인테리어 공사 이후 발생했다면, 공사 과정과의 관련성도 살펴봐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러자 그는 자신 있게 말했다.

"부동산 하시는 분이 법을 잘 모르시네. 저도 예전에 부동산 오래 했어요.

민법에 하자담보책임 있잖아요.

집 팔고 나면 2년 동안 생기는 하자는 다 매도인이 책임지는 겁니다."

집 팔고 나면 2년 동안 생기는 하자는 매도인이 책임지는 거라고?

어느나라 민법을 들먹이는 것인지, 근거 없는 자신만만함에 어이가 없었다.

'아... 그래서 매수인 아들이 그렇게 확신하며 찾아왔던 거구나.'

다시 물었다.

"그 말씀이 민법 몇 조 몇 항입니까? 잔금 후 2년 동안 발생한 모든 하자를 매도인이 책임진다는 조항을 저는 본 적이 없는데요?"

그는 다시 자신 있게 말했다.

"있어요. 분명히 있어요. 못 보셨구나! "

분명히 있다고? 그렇다면 확인해야지.

"제가 지금 운전 중이니 그 조항을 캡처해서 문자로 보내주세요.

확인되면 바로 매도인께 전달해서 수리비 보내드리라 하겠습니다."

그러나 30분이 지나도 문자는 오지 않았다. 답답해서 다시 전화를 걸었다.

인테리어 업자는 그제야 머뭇거리며 말했다.

"...제가 잘못 본 것 같습니다."

잘못 본 게 아니라 그런 조항은 없다니까.

"민법상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이 있다고 해서 잔금 후 2년 동안 발생한 모든 하자를 무조건 매도인이 책임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 사건에서 매도인 책임을 주장하려면 최소한 잔금 이전부터 이미 누수가 존재했고,

이번 욕실 인테리어 공사와는 무관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합니다.

그런 자료가 있습니까? 공사 전 사진, 누수 흔적, 점검 기록 등 객관적인 증거가 있어야 합니다.

욕실공사와 무관한 기존 누수라는 자료를 가져오시면 매도인께 전달하겠습니다.

하지만 확실하지 않은 법률 해석으로 매수인에게 단정적으로 설명해 분쟁을 키우는 것은 신중해야 합니다."

그는 말을 못하고 머뭇거리다가, 갑자기 생각난듯 다시 한마디 했다.

"그런데 계약 전에 창문 틈으로 누수돼서 공사했다면서요?

그건 매수인에게 반드시 설명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걸 설명하지 않은 중개사님 책임이 큰데요?"

그것도 맞지 않다.

과거 누수가 있었으나 이미 수리되어 현재 하자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라면, 과거 수선 사실을 설명해야 할 의무는 없다. 더구나 외벽 실리콘 작업은 하자라고 볼 수도 없는 사안이다.

실제로 법원도 같은 취지로 판단했다.

매수인이 입주 후 주변 사람들로부터 예전에 누수 수리를 했다는 사실을 듣고 공인중개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에서, 법원은 공인중개사의 확인·설명 의무는 현재 존재하는 하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며, 과거 수선공사 사실까지 포함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시했다.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2017. 7. 17. 선고 2017가합83).

판례까지 설명해 주자 그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마지막으로 말했다.

"앞으로는 인테리어는 전문가답게 하시고, 부동산 관련 법률 문제는 정확히 확인한 뒤 말씀하시기 바랍니다.

확신에 찬 잘못된 한마디가 멀쩡한 거래를 분쟁으로 유도할 수 있습니다."

매도인 하자담보책임 point!

1. 계약 성립 시가 기준

2. 매수인이 하자가 있다는 걸 안 날로부터 6개월 이내 문제 제기

3. 계약 이전부터 진행된 하자라는 것을 매수인이 입증해야

4. 매수인이 하자 있는 것을 알았거나 과실로 인해 알지 못한 때에는 적용 X

5. 하자 때문에 계약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경우에만 계약 취소 가능. 그 외에는 손해배상 청구만 가능

댓글 23

  • 샤니 · 2026년 7월 8일

    오... 이런 사례 보면 ㄹㅇ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구나. 나도 예전에 찜했던 집이 누수 때문에 고생한 적이 있어서 헉 그 기분 알 것 같아. 동네 주차 문제랑 같이 고민해야 해서 원 상태를 잘 알아야겠더라구. 이런 건 중개사가 잘 설명해줘야 하는데 이런 일 많이 발생하나? 혹시 주변에서 이런 일 들어본 적 있어?

  • 햇님꽃님 · 2026년 7월 8일

    예전엔 이 동네가 별로 좋지 않았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항상 불안한 분위기였던 거 같거든요ㅎㅎ 요즘은 사람들이 이쪽으로 자꾸 이사 오는 걸 보니 교통도 나아지고 변화가 있는 걸로 보이네요... 가끔 지나치면 예전과 많이 달라진 게 신기하긴 합니다... 이제는 동네 분위기가 완전히 바뀐 거 같고 이런 지역 변화가 꽤 흥미롭습니다...

  • 구름구름 · 2026년 7월 9일

    이런 오래된 빌라 ㄹㅇ 찝찝한 느낌이지 차라리 요즘 발전하는 다른 지역에 투자하는 게 낫겠다 ㄹㅇ 교통도 좋고 새 아파트도 많더라 요즘 내가 사는 동네였다면 좀 고민했을 듯??

  • 팽오리 · 2026년 7월 9일

    이런경우도 있네요 진짜 저희도 집 사고 왔는데 누수 심해서 고생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ㅠ

  • 눈사라밍 · 2026년 7월 9일

    공사해도 샌다는건 말이 안됩니다ㅠ

  • 선율 · 2026년 7월 9일

    예전에 누수 문제로 한바탕 시끌시끌했던 거 생각남 ㅋㅋ 이런 일도 있구나 싶고 매물 상태가 쪼끔 괜찮기는 한가 보네 가격대비 나쁘지 않으면 잠재력 쩔듯 ㅋㅋ

  • 온잇 · 2026년 7월 9일

    오... 이런 사연을 보니 정말 집 상태에 대한 확인은 필수인 것 같습니다 주변에 비슷한 구축들이 많아서 비교해보면 솔직히 교통은 좋은데 여기 매물은 아무래도 애매한 부분이 있는 듯하네요 저는 직주근접을 고려해야 해서 더 살펴봐야겠어요 혹시 주변 구축들은 어떤지 아시는 분 계신가요

  • 하놩 · 2026년 7월 9일

    모르고있었으면 처리해줬어야할수도 있었던건데...이거 참 유용한 정보네요

  • 식사마 · 2026년 7월 10일

    집을 매입할때 신경써야 할 것들이 한두가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용 이야기 들어보면 누수 문제로 분쟁이 많던데 꼭 체크해둬야겠어요 유용한 정보 감사합니당

  • 푸른빛 · 2026년 7월 10일

    오... ㄹㅇ 누수 문제 귀찮지 ㅜㅜ 오래된 빌라들 다 비슷한 거 같아 이거 애매한 문제이지 않나? 과거의 문제를 지금까지 끌고 가는 건 진짜 힘들어 맞지?

  • 부자가된다 · 2026년 7월 10일

    그럼 저런경우 어떻게 해야되나요? 솔직히 욕실 인테리어 하다가 생긴 문제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 유자차차 · 2026년 7월 10일

    인테리어 업자가 스스로 찔려서 더 저리 나서는 느낌인데요...

  • 호롤롤 · 2026년 7월 10일

    이런거 보면 잘 알고 있는게 이득이 많은거같아요 모르고 있었는데 여러가지 정보 얻어갈 수 있어서 다행이네요

  • 오색찬란 · 2026년 7월 10일

    그거 그 뭐 생긴다던 거 맞지ㅋㅋ 출퇴근은 여기가 별로인가 싶은데 개인적으로 회사 근처가 아니라서 잘 못 느꼈어ㅋㅋ 그래도 요즘 그쪽 지명도가 조금 올라오는 거 보니까 변화는 있는 듯하네 인정

  • 구마야 · 2026년 7월 10일

    오... 예전에 교통 개선 얘기 많이 하더니 요즘은 어떨지 궁금하네 주차 공간 부족한 거면 가격 괜찮아도 패스할 수도 있지 아쉽다 진짜

  • 공디도 · 2026년 7월 10일

    동네 분위기 변화가 눈에 띄는군요 요즘 어떤 사람들이 유입되고 있는지 참 궁금한데 새로 생기는 것들은 대체 뭔지 아시나요

  • 수달 · 2026년 7월 11일

    ㄹㅇ 예전 상황이 어떤지 희미하게 생각나는 듯한 기분;; 누수 문제도 복잡했던 것 같은데 인테리어가 괜찮아졌다면 좀 아쉽지;;; 요즘 비슷한 사례가 많아서 그런지 변화하는 동네 느낌이 나고 주변 반응이 정말 궁금한 상황이네;;

  • 시월의꽃 · 2026년 7월 11일

    이 글 읽어보니 옛날 주택은 아무리 고쳐도 마음속 불안감 여전한 것 인듯 인정. 하자담보 책임이 항상 적용되는 건 아니니 이런 점에서 애매한 부분 많잖아 특히 인테리어 업체가 법률 문제에 확신하는 게 좀 이상한 것 같음 자신감이 지나친듯. 확실히 매도인 책임은 간단하지 않은 느낌이야. 이런 복잡한 거래가 많은 지역일수록 갈등 더 커질 것 같아서 주의 깊게 봐야 할 것 같음.

  • 서울초보 · 2026년 7월 11일

    부동산 거래에서 과거 누수 문제와 같은 사항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은 항상 유의해야 할 포인트인 것 같아요 ㅋㅋ 요즘 거래량이 적고 금리가 높다 보니 이런 일이 생기면 서로의 불신이 더 커질 수 있을 것 같죠 ㅎㅎ 매도인의 책임에 대해 확실히 아는 분들이 적어서 혼란스러운 것 같네요 와 과거 문제를 어떻게 설명할지가 정말 중요해 보이고 누수가 이전에 있었는지 여부를 입증하는 것도 거래에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물론 이런 상황은 항상 다를 수 있으니 조심하는 게 좋겠죠 ㅋㅋ

  • 파전이 · 2026년 7월 11일

    예전 빌라들 보니 꽤 다르긴 한듯?? 요즘은 하자 문제보다 외부 인프라가 더 눈에 띄는 듯;; 예전엔 그쪽에 집이 있었던 것 같은데 교통은 진짜 별로였던 듯... 지금은 많이 바뀌었을까 모르겠음??

  • 건축학개론 · 2026년 7월 11일

    오래된 서민형 빌라는 함부로 계약하면 안됩니다. 동네 따라 차이는 있지만, 아파트 단지처럼 관리가 체계적으로 되는 것도 아니고, 지역별로 누수나 주차같은 자잘한 문제들이 너무 많아요.

  • 로또가답이다 · 2026년 7월 12일

    근데 요즘 인테리어 업체들이 법 무시하고 막 나서는 경우 꽤 많은 듯... 주변에서도 이런 얘기 자주 들음 결국 다들 불신하고 싸움만 하는 거 아냐 예전엔 잘못된 정보로 뭔가 분쟁나면 뉴스에 나오던 거 같은데 지금은 그게 점점 심해지는 느낌이네...

  • 공간의가치 · 2026년 7월 13일

    진짜 단순계약만 진행하시는분들도 많은데 이런 하자까지 먼저 짚어주는게 실력인거죠 ㅎㅎ

    매수자 입장에서는 수백만원 차이가 날수잇으니 계약전에 꼼꼼하게 따져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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