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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가 친 사고에 집주인이 세금…아리송한 '세입자'

보더콜리읽는 데 약 2

세입자를 둘러싼 흥미로운 판결이 잇따라 눈길을 끕니다. 세입자가 친 사고의 책임을 집주인이 떠안기도 하고, 돈 한 푼 안 내고 사는 사람이 '세입자'로 인정받기도 합니다. 우리가 익숙하게 쓰는 '세입자'라는 세 글자가 법정에서는 생각보다 훨씬 묵직한 단어임을 보여주는 판결들입니다.

세입자가 숙박업 했더니 집주인이 세금을

먼저 부산 수영구의 한 오피스텔로 가보겠습니다. 집주인은 2019년 분양가 3억여원에 이 오피스텔을 임대사업용으로 분양받아 취득세를 전액 면제받았습니다. 임대주택 공급을 늘려 서민 주거를 안정시키자는 취지로 주어지는 혜택입니다. 그런데 세입자 두 명이 전입신고도 하지 않은 채 이 집을 인터넷 숙박공유 사이트에 올려 손님을 받았고, 결국 신고 없이 숙박업을 한 혐의로 처벌받았습니다. 계약 조건을 보면 보증금은 2000만원, 월세는 130만원, 기간은 1년이었습니다. 오피스텔은 주거용으로도 사무실로도 쓸 수 있어 이런 분쟁이 특히 잦습니다.

수영구청은 임대의무기간인 4년 안에 이 오피스텔이 임대 외의 용도로 쓰였다며 면제했던 취득세 1800여만원을 추징했습니다. 집주인은 "사고를 친 건 세입자인데 왜 내가 무느냐"며 추징처분 취소 소송을 냈습니다. 1심은 집주인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알고도 빌려줬다면 집주인 책임"

대법원도 처음에는 집주인에게 유리한 원칙부터 확인했습니다. 세금 규정은 법 문언대로 엄격하게 해석해야 하므로, 추징 대상이 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임대사업자 본인의 행위로 한정된다고 봤습니다. 세입자가 한 일을 곧바로 집주인에게 돌릴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단서가 붙었습니다. 세입자가 주거 아닌 용도로 쓸 것을 알면서도 빌려줬다면, 집주인이 스스로 그렇게 쓴 것과 마찬가지로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대법원 2026년 1월 29일 선고 2025두35061 판결). 이 집주인은 같은 건물에서 중개사무소를 운영하고 관리인까지 맡아 사정을 알 만한 위치였고, 보증금이 적고 월세가 높은 1년짜리 계약도 통상의 주거용과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결국 추징은 적법하다고 결론 났습니다.

이 판결을 분석한 하희봉 로피드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임대사업자에게 주어지는 세제 혜택은 그 집이 실제로 주거용으로 임대된다는 조건이 붙어 있다"며 "세입자가 사무실이나 숙박업소로 쓰는 것을 알고도 눈감으면 면제받은 세금을 다시 물어야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 변호사는 "계약서에 주거 외 용도 금지라고 적어두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위반을 알게 되면 시정을 요구하거나 계약을 정리해 용인하지 않았음을 분명히 해두는 편이 안전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세입자'는 누구인가

이처럼 '세입자'는 집주인의 세금까지 좌우하는 단어입니다. 그런데 정작 누가 세입자인지를 두고도 법정 다툼이 있었습니다. 돈을 내지 않고 공짜로 사는 사람도 세입자일까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은 세입자를 '세를 내고 남의 집이나 방 따위를 빌려 쓰는 사람'으로 정의합니다. 글자 그대로라면 대가를 내는 것이 세입자의 핵심입니다. 부산고등법원도 이 사전적 의미를 근거로, 어머니 소유 무허가주택에 무상으로 살다 재개발로 이주하게 된 거주자에 대해 "대가의 지급 없이 무상으로 거주하는 자는 세입자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부산고법 2021년 10월 29일 선고 2021누22180 판결). 그 결과 이 거주자는 주거이전비 1418만원을 받지 못하고 이사비 100만원만 인정받았습니다.

그런데 대법원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성남 재개발 구역의 비슷한 사건에서, 대법원은 무상거주자도 세입자에 포함된다며 원심을 파기환송했습니다(대법원 2023년 7월 27일 선고 2022두44392 판결). 상위법인 토지보상법은 주거용 건물의 '거주자'에게 보상하라고 정할 뿐 대가를 따지지 않는데, 하위 시행규칙이 '세입자'라는 단어를 빌미로 무상거주자를 빼버리면 법이 정한 보상 대상을 멋대로 좁히는 셈이 된다는 것입니다. 짐을 옮기는 이사비는 무상거주자에게도 주면서 주거이전비만 막을 이유가 없다는 형평 논리도 더했습니다. 2020년 12월 시행규칙이 '무상으로 사용하는 거주자'도 세입자에 포함된다고 못 박은 점도 근거가 됐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세입자가 사업시행계획 인가고시일까지 그 집에 계속 살고 있었어야 하고, 그 사실을 입증할 책임은 보상을 청구하는 세입자 본인에게 있다는 조건도 달았습니다.

두 판결이 향하는 곳은 분명합니다. 법원은 '세입자'를 사전적 의미에 가두지 않고 그 제도가 무엇을 위한 것인지를 따져, 보호의 폭을 넓히기도 하고 책임을 지우기도 했습니다. 무상거주자 보상은 재개발·재건축 현장에서 가족끼리 사는 거주자에게도 길을 열어줬고, 오피스텔 추징은 "세입자가 한 일"이라는 방패가 늘 통하지는 않음을 보여줍니다.

그러니 집주인이라면 세입자가 집을 어떻게 쓰는지 무관심해서는 안 됩니다. 위반을 알고도 방치하면 면제받은 세금을 고스란히 토해내는 일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무상으로 가족을 들여 사는 거주자라면, 재개발 보상에서 자신도 세입자로서 권리를 챙길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익숙한 단어일수록, 법정에서는 전혀 다른 무게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댓글 16

  • 인생은아름다워 · 2026년 6월 24일

    여기 예전에 뭐 들어온다 하지 않았나 ;; 세입자 관련 진짜 복잡함 ㄹㅇ 집주인 입장에서는 억울할 듯. 예전에도 비슷한 사건 많았던 것 같은데 다들 세금 문제에 휘말리더라 ;; 결국 좋은 듯? 세입자가 책임 져야 할 경우도 많아서 다를 수도 있을 것 같음.

  • 공디도 · 2026년 6월 24일

    세입자 문제 진짜 골치 아프지 않나 예전에 임대사업 해야 하나 고민했었는데 복잡해서 바로 포기했거든 집주인들 스트레스로 터질 듯한데 요즘 금리랑 거래량도 이 모양인데 집주인들은 어떻게 하려는지 이해가 안 가네 거기 뭐 생긴다던가?

  • 정수빈 · 2026년 6월 24일

    근데 부산 수영구는 분위기 진짜 좋긴 하더라 집주인들 스트레스 많을 듯해

  • 어느여름 · 2026년 6월 24일

    법정에서 '세입자'라는 단어의 무게감이 생각보다 훨씬 묵직하다는 게 실감 나네요. 세입자의 불법 숙박업을 알고도 방치하면 집주인이 취득세 추징을 당할 수 있다는 판결이나, 무상 거주자도 보상 기준에 따라 세입자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 모두 임대인 입장에서 정말 유의 깊게 봐야 할 정보 같습니다.

  • 솔레임 · 2026년 6월 25일

    이런 경우 집주인 입장에서는 골치 아픈 문제이지 싶습니다 세입자 관리가 중요한 시점인 것 같고 솔직히 요즘 금리나 대출 부담이 커서 무주택자가 더 힘든 것 같습니다 다들 어떻게 대처하는지 궁금하네요??

  • 곰탱이 · 2026년 6월 25일

    수영구 분위기 좋긴 한데 지금 세입자 집주인 둘 다 힘든듯 ;; 세금 문제 생각하면 매물 가치도 애매함 3억으로 시작하는 오피스텔은 리스크 크지 않나 싶음

  • 세르미온느 · 2026년 6월 25일

    교통은 괜찮은데 이런 상황이면 솔직히 투자 관점에서는 어정쩡하네;; 세입자 문제 때문에 집주인도 대출 부담에 눌릴 것 같아서 가격이 계속 오르긴 힘들지 않을까 싶어 원래 좋았던 수영구도 이런 논란 때문에 매력이 떨어질까 걱정되네

  • 희수니 · 2026년 6월 25일

    근데 수영구는 언덕이 좀 많은 편이어서 주차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을 가능성이 있겠던데 그 부분은 괜찮은지 모르겠음 차가 많아지면 더욱 복잡해질 것 같은데 말이지

  • 김차차 · 2026년 6월 25일

    세입자와 관련된 판결들이 최근 많이 나오고 있는듯 한데 개인적으론 너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고 생각됨 ;; 특히 오피스텔의 경우 임대기간을 지키는 게 좀 애매해서 결국 집주인만 피해보는 게 아닐지 우려되더라. 그래서인지 집주인들이 요즘 더 스트레스를 받는 듯한 기분임; 궁금한 건 정부의 대책 같은 게 제대로 체크되고 있는 건가 싶은데 ;;

  • 도레미 · 2026년 6월 25일

    분위기상 서로가 너무 힘든거같아요 ㅠㅠ 세입자를 잘만나야한다는게 느껴지는데요 역시 뭐든 사람을 잘 만나야하네요

  • 팽오리 · 2026년 6월 26일

    헐 이런경우도있네요..

  • 브라키오 · 2026년 6월 27일

    세입자도 집주인도 잘 만나야되는 세상 ㅠㅠㅠㅠ

  • 말차우유 · 2026년 6월 27일

    ​앞으로 오피스텔 계약할 때 불법 숙박업 금지 특약이라도 꼼꼼히 넣어야 할까요? 집주인분들 진짜 조심하셔야겠어요.

  • 스위티자몽 · 2026년 6월 27일

    이제 세입자 들일 때 전입신고 하는지 끝까지 확인해야겠네요. 임대인 하기도 참 깐깐하고 무서운 세상입니다.

  • 효쥬님 · 2026년 6월 28일

    진짜 전입신고까지 되어야 한다는 게 참 어려운 일이긴 한 것 같아요. 이래저래 어렵네요 ㅠㅠ

  • 공간의가치 · 2026년 7월 7일

    집 내놓는게 이렇게 리스크가 많은 일인지 임대인되보기전엔 잘 모르는 거같네요..

    황당한 일이네요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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