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도 비웃는 집값…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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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일부 지역은 강력한 규제로 묶여 거래량이 눈에 띄게 줄었지만, 시장은 조용하지 않다. 거래가 줄어든 자리를 실거래 신고가가 채우고 있다. 서울 곳곳에서 신고가 거래가 잇따르며, 집값 상승 흐름은 오히려 더 또렷해지고 있다.
새해 들어서도 분위기는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둘째 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상승 폭을 키운 0.21%를 기록했다. 지난해 2월 초 상승 전환 이후 49주 연속 상승이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보면 서울 아파트값은 8.98% 오르며 2006년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과거 강력한 부동산 규제가 시행되던 시기의 상승률을 웃도는 수치다.
수도권 전체로 시야를 넓혀도 흐름은 크게 다르지 않다. 경기도는 선호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했고, 인천은 하락했지만 수도권 평균으로는 상승세가 유지되고 있다. 거래는 줄었지만 가격은 오르는, 이른바 ‘거래 절벽 속 가격 상승’이라는 익숙한 장면이 다시 펼쳐지고 있다.
전문가들의 전망도 비교적 한 방향을 가리킨다. 올해 역시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의 집값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공급 부족이 가장 큰 이유다. 주택 착공 물량은 줄고, 준공 물량은 더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3기 신도시를 포함한 대규모 공급 계획은 지연되고 있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로 민간 공급도 위축된 상태다. 반면 주택의 핵심 수요층인 30대 인구는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
여기에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과 이미 시중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도 변수로 작용한다. 실제로 광의통화(M2)는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히 증가했다. 집값을 끌어내릴 뚜렷한 요인보다, 떠받칠 요인이 더 많다는 인식이 시장 전반에 퍼져 있다.
이쯤 되면 많은 이들의 머릿속에는 익숙한 질문이 떠오른다.
“이럴 때 집을 사야 하는 것 아닐까.”
한국 사회에서 집은 단순한 주거 수단을 넘어왔다. 집은 자산 형성의 핵심이었고, 노후 대비의 기본이었으며, 사회적 성공의 상징이었다. 집값이 오르는 국면에서는 이 믿음이 더욱 강화된다. ‘지금 사지 않으면 영영 기회를 놓친다’는 불안감이 판단을 서두르게 만든다.
하지만 바로 이 지점에서, 이미 비슷한 길을 먼저 걸어간 미국의 사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집값과 금리가 동시에 오른 캘리포니아는 한국과 닮은 점이 많다.
캘리포니아에서 내 집 마련은 오랫동안 성공의 증표였다. 집을 사는 순간 ‘이제 자리를 잡았다’는 말을 자연스럽게 듣곤 했다. 월세는 임시적인 선택이었고, 집을 사는 순간부터 삶은 안정 궤도에 오른다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지금의 캘리포니아에서 집을 산다는 것은 과거와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진다. 그것은 더 이상 단순한 자산 취득이 아니라,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지속될 비용 구조를 감당하겠다는 선택에 가깝다.
집값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집을 유지하는 비용’
집값 통계를 발행하는 California Association of REALTORS에 따르면 지난해 캘리포니아 평균 주택 가격은 한화 기준 이미 약 12억 원을 넘어섰고, 샌프란시스코의 단독주택 평균 가격은 20억 원을 웃돈다. 문제는 집값 자체보다 그 뒤에 따라오는 숫자들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6%를 넘는 상황에서 집값은 자산의 크기라기보다, 매달 빠져나가는 현금의 크기로 체감된다.
예를 들어 18억 원짜리 집을 사기 위해서는 계약금만 약 3억 6천만 원이 필요하다. 여기에 각종 대출 수수료와 세금, 클로징 비용을 더하면 집에 들어가기 전부터 수억 원의 현금이 묶인다. 이 돈은 더 이상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는 자산이 아니다.
집을 소유한 뒤의 부담은 더욱 현실적이다. 모기지 상환금만 해도 월 800만 원을 훌쩍 넘는다. 여기에 매년 집값의 약 1% 수준으로 부과되는 재산세, 산불과 지진 위험을 반영한 주택 보험료, 노후화에 따라 반복되는 유지·보수 비용이 더해진다. 콘도나 타운하우스라면 관리비도 별도로 발생한다.
이 모든 비용을 합치면 샌프란시스코에서 집 한 채를 유지하는 데 드는 실제 월 주거비는 1100만 원에서 많게는 1200만 원에 이른다. 같은 지역에서 비슷한 규모의 주거 공간을 임대할 경우 월세는 약 600만 원 수준이다. 집을 소유하는 선택은 매달 500만 원 이상의 추가 지출을 전제로 한다.
집값 상승은 모든 비용을 덮어주지 않는다
집을 사는 이들이 기대는 마지막 논리는 분명하다. 시간이 지나 집값이 오르면 지금의 부담은 정당화될 수 있다는 믿음이다. 그러나 이 기대가 현실이 되려면 조건이 많다.
집값 상승폭이 이자 비용과 세금, 유지비를 모두 상쇄하고, 집을 사지 않았을 경우 얻을 수 있었던 투자 수익까지 넘어야 한다. 이미 가격이 충분히 오른 대도시에서는 이 계산이 점점 불리해진다. 집값이 오른다고 해서 곧바로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에서 이 같은 인식이 확산되면서, ‘소유’ 대신 ‘유연성’을 선택하는 가구가 늘고 있다. 집을 사는 대신 임대하면서 차액을 투자해 자산을 분산시키는 방식이다. 이는 집값이 영원히 오르지 않을 수 있다는 현실 인식에서 출발한다.
한국도 미국과 비슷한 흐름이 예상된다
한국의 상황이 미국과 완전히 같다고 볼 수는 없다. 제도도 다르고, 문화도 다르다. 그러나 집값이 이미 높은 수준에 도달했고, 대출 부담이 커졌다는 점에서 닮은 점은 분명하다.
집은 여전히 중요한 자산이다. 안정적인 거주 공간이자 삶의 질을 좌우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제 집은 더 이상 자동으로 부를 만들어주는 자산이 아니다. 집은 투자이기보다 삶의 방식에 대한 선택에 가깝다.
이제는 질문이 달라져야 한다. 집을 샀는지, 아직 못 샀는지를 묻기보다, 그 선택이 자신의 소득 구조와 재무 계획, 그리고 감당할 수 있는 위험 수준에 맞는지 묻는 것이 중요해졌다.
집값이 오르는 국면일수록, 조급함은 가장 위험한 조언이 된다. 한국 역시 이제 ‘집을 소유하는 것’ 하나만을 정답으로 삼기보다, 다양한 주거와 자산 형성의 경로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댓글 10
아기새 · 2026년 1월 20일
지금도 집값이 이미 비싼데 ㅜㅜ 앞으로 집값은 더 오르겟죠..ㅠㅠ 너무 부담스럽네요..
빅토리아 · 2026년 1월 20일
집값 상승세가 엄청 나네요..ㅜㅜ 규제를 하는데도 집값은 계속 오르는거 같고 참 힘드네요..
오늘을살자 · 2026년 1월 20일
진짜 이젠 평생벌어도 집을살수없어요 얼마나 대출받는지 생활이 가능한지 현실을 잘 파악하고 내집마련해야할것같아요
팽오리 · 2026년 1월 22일
더이상 올라갈 집값이 있다는게 충격입니다..
펜트하우스 · 2026년 1월 28일
서울괴 경기도 수도권 인접 지역은 상승인데 왜 인천은 하락일까요 ㅠㅠ 매매가 안되니 전세라도가 전세대란을 만들고 집주인들은 득을 보니 참 아이러니하네요
호잇 · 2026년 1월 28일
집값은 상승하고 대출 규제는 있고 ㅠㅠ 어렵네요
말차우유 · 2026년 1월 28일
지금 집값이 제일 쌀 때다... 한참 이런 말이 돌았었는데 여전히 이 말이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문제는 역시 대출이죠. 더 이상 대출받아서 살 수 있는 집값이 아니에요. ㅜ
스위티자몽 · 2026년 1월 28일
규제도 비웃는 집값.. ㅜㅜ 웃프지만 너무 맞는 말이라 공감이 많이 됩니다. 거래량은 주춤해도 집값은 계속 올라가는 것 같더라고요. 오히려 규제 때문에 전세만 더 귀해졌어요..
와사비 · 2026년 1월 31일
확실히 그동안의 부동산과 이후의 부동산의 성격이 점점 변하는 거 같네요
새우깡 · 2026년 1월 31일
이제는 집 보유에서 집값상승만으로 돈 쓰는 시대는 아니게 되어가나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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