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공급 대책 '3원칙'이 안 보이는 9·7주택공급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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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국토부
‘많이, 싸게, 빨리.’ 주택공급 대책의 3원칙입니다. 역대 정부의 주택공급 대책을 뜯어보면 대개 이 원칙으로 설계됐습니다.
공급대책은 단기 대책이 아니라 중장기 대책입니다. 체감도가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때문에 즉각적인 반응이 나오는 수요억제 대책과 달리 충격의 정도가 커야 합니다. 당장 눈앞의 사탕을 손대지 않고 참게 하려면 미래의 사탕이 지금보다 훨씬 더 많고 달콤할 것이란 기대를 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주택공급 대책 역시 그런 기대감을 줘야 하고 그 기대감의 핵심이 ‘많이, 싸게, 빨리’입니다. 조만간 저렴한 집이 많이 나온다는데 굳이 지금 집을 살 필요가 없겠죠.
노태우·이명박 주택공급 대책 성공 이유는
역대 정부의 주택공급 대책이 효과를 낸 때를 꼽아보면 1990년대 초반 노태우 정부의 ‘200만호 공급’과 2010년대 초반 이명박 정부의 ‘보금자리주택’ 정도를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분당 등 1기 신도시를 포함해 90~95년 주택이 대거 공급되면서 88년 올림픽을 거치며 치솟던 집값이 진정됐습니다. 국민은행 통계를 보면 87~90년 4년간 주택가격이 전국적으로 연평균 14% 정도씩 치솟았습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값 연평균 상승률은 20%였습니다. 앞서 1988년 200만호 발표가 무색했습니다. 그러다가 실제로 주택이 쓰나미처럼 몰려오자 집값이 썰물처럼 빠졌습니다. 통계청 주택통계를 보면 86~90년 5년간 주택이 전국적으로 106만가구 늘었는데 91~95년엔 2배 정도인 205만가구가 들어섰습니다. 당시 주택공급 대부분이 아파트였습니다. 90년까지 5년간 증가량이 81만가구였는데 91~95년은 2배가 넘는 183만가구였습니다. 다락같이 오르던 집값이 입주가 급증하기 시작한 91년부터 하락세로 돌아서 95년까지 약세를 이어갔습니다. 이때의 주택공급 효과는 무엇보다 ‘많이’가 주효했습니다. 대책 발표보다 실제 공급이 집값을 잡았습니다.

출처: 국토부
노무현 정부를 거치며 급등하던 집값이 2008년 이명박 정부 이후 반전됐습니다. 수도권 아파트값은 확 꺾였습니다. 그런데 지방 집값은 오히려 상승폭이 커졌습니다. 2008년 하반기 금융위기 충격을 받았지만 수도권과 지방의 집값 반응이 달랐던 것입니다.
수도권과 지방에 미친 금융위기의 경제적 영향이 다소 달랐겠지만 수도권 집값 약세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게 이명박 정부의 보금자리주택 공급 대책입니다. 보금자리주택은 ‘미니 신도시'급의 공공택지에 공공이 공급하는 공공분양인데 이전 공공분양과는 달랐습니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풀어 개발하면서 땅값을 낮춰 분양가를 대폭 낮출 수 있었습니다. 대상지로 강남도 포함됐습니다. 강남 보금자리주택은 ‘반값 아파트’로 불릴 정도로 분양가가 저렴했습니다.
주택수요자는 인기 지역에 저렴한 아파트가 공급된다는 기대감에 ‘대기 모드’로 들어갔던 것입니다. 보금자리주택은 실제 공급된 물량은 당초 발표보다 많이 줄었습니다. 실제 공급 효과보다는 ‘저렴하게’가 수요를 잠재웠습니다.
대책 발표 후 1~2년 내 분양
집값 급등기였던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도 주택공급 대책을 내놓았지만 집값 안정에 실패한 것은 ‘많이’든, ‘저렴하게’든 한방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빨리’도 없었습니다. 대책 발표는 긴가민가하고 실제로 분양해야 내 손에 잡히는 공급이 되는데 말입니다. 노태우 정부 때는 88~92년 4년간 2000만가구를 건설하겠다고 했고 실제로 1991년 9월 말 기준으로 208만가구의 실적을 달성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여기서 건설은 인허가 기준입니다. 이때 급증한 인허가가 1995년까지 준공 쓰나미로 이어졌던 것입니다.

출처: 국토부
이명박 정부도 2008년 보금자리주택 정책을 발표했고 불과 1년 뒤부터 강남 등 시범지구 분양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분양은 착공 무렵의 분양이 아니라 미리 분양하는 ‘사전예약’이었습니다.
노태우·이명박 정부의 주택공급 대책 공통점이 대책 발표 후 1~2년 내에 분양까지 들어가 공급을 체감하게 했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그럴듯한 주택공급 대책도 고질적인 문제가 ‘희망 고문’입니다. 분양이 하세월이어서 주택수요자가 실감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재건축 등 도심정비사업은 조합 내분, 인허가 난항, 공사비 급증 등으로 기어가고 공공이 주도하는 3기 신도시 등은 당초 약속한 분양 일정도 맞추지 못하고 연기하기 일쑤입니다.
이재명 정부의 9·7주택공급 대책은 많지 않고 싸지 않으며 빠를 것 같지도 않습니다. 시장이 기대보다 실망스러운 반응을 보이는 이유입니다.
어쩌면 한 방이 없는 공급대책이 정부가 제대로 노린 대목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부동산세제와 마찬가지로 괜히 건드려 시장을 요동치게 하기보다 집값 불안이 크지 않은 현 시장 분위기를 가능하면 깨지 않는 범위에서 공급대책을 만든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댓글 19
청춘이다 · 2025년 9월 12일
이번 정책 알맹이가 하나도 없...
쿠우올라 · 2025년 9월 12일
무주택자는 집 사지 말고 유주택자는 살고 있는 곳 살라는 거죠
팀꼬레아 · 2025년 9월 12일
한 줄 요약 : 내 임기 동안 부동산 거래 x
김다솔이에요 · 2025년 9월 13일
결론은 돈있는 사람들만 신명나는 세상이군요
빅토리아 · 2025년 9월 14일
진짜 뭐든 돈이 잇어야 하는 새상이 점점 더 되는거 같내요 ㅠㅠ 참 정책이 너무 너무 답답하네요 ㅠㅠ
뽀뽄 · 2025년 9월 14일
효과적인 공급 대책은 '많이, 싸게, 빨리'가 핵심인데, 지금은 부족해 아쉬운 점이 많다는 내용이네요.
미니멀부자 · 2025년 9월 15일
진짜.. 공급 대책이.. 이게 맞는건지 모르겠네요..
베테랑킴 · 2025년 9월 15일
맞아요 지금 상황에서는 부족한 부분이 많이 아쉽네요. 한방이 없다는 느낌...
호잇 · 2025년 9월 15일
지금 상황에서는 .. 아쉬운 부분들이 정말 많죠
무슈 · 2025년 9월 16일
하루 빨리 부동상이 완만해지길 바랍니다
말차우유 · 2025년 9월 16일
이번 9.7 정책은 뭔가 아쉽다는 반응이 큰 것 같더라고요. 추가적인 규제가 어떻게 나올지도 걱정이고요.
스위티자몽 · 2025년 9월 16일
많이, 싸게, 빨리가 주택 공급 대책의 3원칙이었군요.. 설명해 주신 거 읽어 보니 진짜 9.7 부동산 대책은 이 3원칙이 보이질 않네요..ㅜ 많이도 모르겠고 빨리는 더 어려울 것 같아요.
오늘을살자 · 2025년 9월 17일
뭔소리인지 하나도 모르겠는 정책.. 그래놓고 본인은 만족해하고 무주택자를 위한거가 맞나 이게 참
팽오리 · 2025년 9월 29일
많이 싸게 빨리가 3원칙이였다니..지금의 대책이랑은 완전 먼 이야기같네요
치킨 · 2025년 9월 29일
2030년까지 서울 및 수도권에 135만호를 공급하겠다라.. 과연 저렇게 공급이 잘 이루어질 수 있을지..?
펜트하우스 · 2025년 10월 10일
주먹구구 정책 ㅠ 집없는 사람은 계속 무주택. 유주택자는 이사는 못가는.. 집값도 공급도 현재는 안되는 상황이네요
와사비 · 2025년 10월 11일
공급 대책에 대해서 뚜렷한 원칙이 없는 건 우려스럽네요. 오히려 규제가 강하게 나오면 더 위축 될 거 같은데
새우깡 · 2025년 10월 11일
좋게 말하면 장기적 관점으로 보겠단 거고 나쁘게 말하면 공급 대책을 지금은 놓은 수준인 거 같네요
포근포근쿠키 · 2025년 11월 13일
부동산 정책은 정말 다양해지기도 하지만 문제가 되기도 하네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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