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사업 투자 기본지침서①] 대전환의 시대, '부동산=정비사업'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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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서울의 주택 공급은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빼놓고 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정비사업의 수많은 이해관계와 복잡한 절차, 들쭉날쭉한 정보, 어려운 용어 속에서 입문자들이 방향을 잡는 건 쉽지 않습니다. [정비사업 투자 기본지침서]는 정비사업이 생소한 부린이들을 위해 정비사업의 기초를 알려드리기 위한 연재물입니다. 막연하고 어렴풋한 지식만으로 투자를 해온 ‘투자자’에겐 정비사업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제공해 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1. 꽉 찬 도시 서울, 대개조가 필요하다
서울은 이미 ‘꽉 찬 도시’입니다. 2025년 기준, 인구 밀도는 1㎢당 약 16,000명을 넘으며 세계 주요 도시 중에서도 가장 높은 편에 속합니다. 주택이 모자라다고 느끼는 것이 당연한 밀도입니다. 3개 도심으로 집중된 도시기능은 안 그래도 복잡한 도시를 더욱 숨 막히게 하는 요소입니다.

게다가 서울 내 전체 주택의 약 45%가 준공 30년 이상 된 노후 주택입니다. 신도시 개발과 대규모 택지 조성은 거의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새로운 주택 공급을 위해서는 기존 도시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재개발·재건축은 단순히 재산상 이득을 위해서 추진하는 사업이 아닌 '공공사업'인 것 입니다.

정비사업은 단순히 오래된 건물을 허물고 다시 짓는 것을 넘어, 도시 기능을 재설계하고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방점을 둡니다. 더 나아가 친환경 인프라 도입, 교통망 개선, 공공 공간 확대 등이 병행돼 지속 가능한 도시로 전환하는 핵심 전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마포나 성수 등 구도심을 벗어나 초기에 개발된 지역들은 노후화로 인해 가치가 떨어졌다가, 최근 재개발과 재건축이 진행되면서 엄청난 부촌으로서 가치를 되찾고 있습니다.
최근엔 정부와 서울시도 지역별 특성과 주민 요구에 맞춘 맞춤형 도시정비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각종 정비사업 활성화 정책을 도입하고, 공공과 민간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2. 거의 유일한 주거공급 수단, 재개발과 재건축
이런 상황에서 재개발과 재건축은 서울 내 신규 주택 공급의 거의 유일한 수단으로 꼽힙니다. 서울은 이미 도시화율이 100%에 다달았습니다. 수도권 전체로 봐도 97%입니다. 이제 신도시 개발과 신규 택지 조성은 공간과 환경의 한계로 더 이상 이뤄지기 힘든 상태인 것입니다. 따라서 노후 주거지를 고밀화하거나 노후도를 개선하는 정비사업이 핵심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재개발이 뭐야?
재개발은 지역 전체를 새롭게 재구성하는 정비방식입니다. 상하수도와 도로도 새로 깔고 집도 새로 짓습니다. 쉽게 말해 동네 메인 도로가 차 한대도 지나다니기 힘든 곳, 사람 한 명이 겨우 다닐만한 보행도가 있는 곳. 이런 곳이 재개발 대상지가 됩니다. 그래서 주로 빌라나 단독주택이 밀집한 노후 주거지가 재개발의 대상이 됩니다.
재건축은 뭐야?
재건축은 도로 같은 기반시설은 잘 갖춰져 있어서 거의 건물만 새로 지으면 되는 사업을 말합니다. 그래서 주로 오래된 아파트가 대상지가 됩니다. 도로가 잘 정돈된 타운형 빌라도 재건축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3. 정책 변화 본격화…규제의 대상에서 지원의 대상으로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부와 지자체에서도 이제 정비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모양새입니다. 과거에는 투기 우려와 부동산 과열 논란으로 부정적인 인식이 강했지만, 현재는 도시 안전과 주거환경 개선,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필수 불가결한 수단으로 인식이 전환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른바 88대책을 통해 발표한 ‘하이패스법’(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개정)과 ‘촉진법’이 대표적인 정비사업 활성화 정책으로 꼽힙니다. 추진요건 완화, 용적률 상향, 공원녹지법 완화, 주민 동의 기준 조정 등 다양한 내용이 담겨 있지요.
핵심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요건 완화·지원
•예비추진위·추진준비위에 토지등소유자 정보제공
•정비계획입안·요청동의서를 통해 추진위·조합설립까지 동의한 것으로 간주
•조합설립요건 75%→70%(상가 동의요건 1/2 → 1/3)
용적률·공원녹지법 완화
•용적률 완화 : 역세권 - 법적상한의 1.3배, 비역세권 – 1.1배
•공원녹지 : 대상지역(5만㎡→10㎡) 변경 *약점은 여전(1000가구)
4. 서울 외곽지 정비사업의 새로운 기회
특히 서울 외곽지는 이러한 정책적 흐름을 타고 새롭게 조명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인프라 부족, 토지 소유권 분산, 주민 간 이견 등으로 재개발·재건축 사업성이 낮아 주목받지 못했지만, 정부의 정비사업 활성화 정책과 서울시의 ‘규제 철폐’ 정책 등이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규제철폐 정책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공시지가에 따라 ‘공공기여를 축소’해주는 사업성 보정계수 도입으로 부담을 완화했습니다.
둘째, ‘용적률 상한 확대’로 추가 개발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사업성을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셋째, ‘적극적인 종상향’ 검토로 외곽 지역 용도지역 상향과 용적률 확대가 추진되고 있습니다.
넷째, ‘입체공원’ 도입으로 공원녹지 의무 공공기여로 손실되는 대지면적을 축소할 수 있게 됐습니다.

변두리·소규모도 걱정마
이와 함께 ‘모아타운’과 ‘가로주택’ 등 소규모 정비 활성화 정책도 활발히 추진 중입니다. 큰 덩어리들은 재개발과 재건축으로 주거를 개선하고, 그 사이사이 구석구석은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을 통해 중소규모 주거단지를 만드는 전략입니다.
5. 대규모 공급지 순환정비의 시대: 시대별 주거지 흐름
이러한 정부와 서울시의 정비사업 활성화 정책으로 정비사업이 본격화되면, 서울시는 새로운 변곡점을 맞이하게 됩니다. 바로 '지역별 순환정비'의 기틀을 마련하게 됩니다.
•서울은 625전쟁 이후 폐허가 됐다가, 전후 복원사업을 통해 현대화의 첫발을 디뎠습니다.
•1960~70년대에는 마포, 이촌, 여의도 등 한강변을 중심으로 한 중산층 주거지가 조성되었습니다. 마포가 한국, 서울에서 처음으로 '아파트'가 들어선 동네입니다.
•1970년대 후반부터는 반포, 잠실 등 강남권이 대규모로 개발되며 도시 확장의 신기원을 열습니다.
•1980년 초반에는 구로, 광명 일대의 공업지역 주변에 대단위 주공아파트가 들어서며 산업 근로자의 주거지로 확산되었습니다. 강남, 반포, 잠실 개발로 밀려난 서민층을 수용하기 위한 곳으로 개포동 일대에도 아파트가 들어섰습니다.
•1980년대 후반에는 목동신시가지가 개발됩니다.
•1990년대에는 창동, 상계 등 노원구가 베드타운으로 개발돼 서울 동북부 주거지 공급을 담당했습니다. 서쪽에서는 이어서 가양, 등촌 일대에도 택지가 개발되죠.

이 지구들이 개발완료되고 입주한 시점에 서울은 현대 대도시로의 면모를 갖추게 됩니다. 개발도상국 대한민국과 수도 서울을 구성하는 주거지가 이때 1차 완성됩니다. 지금 추진되는 정비사업 활성화는 이 시점을 기준으로 앞쪽의 지역을 정비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즉, 목동을 위시해서 구로·광명, 창동·상계, 가양·등촌, 수서·개포가 주 대상지가 될 것이고, 규제 등 여러가지 이유로 순서가 밀린 여의도 일대도 마무리가 될 것입니다.
자, 다시 1990년대로 돌아와 봅니다. 1997년 일명 'IMF'로 불리는 외환위기가 왔죠.
IMF를 극복한 후 다시 과밀화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도시(엣지시티)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됩니다.
이게 바로 1997년 발표한 '새서울타운발전구상'입니다. 첫 주자로 2002 월드컵에 맞춰 월드컵경기장과 공원을 만들었고, 주거용지를 개발하고 기업이 들어왔습니다. 이렇게 완성된 것이 상암동과 DMC입니다.
이제 선진국 반열에 들어선 대한민국과 수도 서울입니다. 그리고 마곡지구와 위례신도시가 개발됩니다.
현재 진행 중인 정비사업들이 본 궤도에 오를 때 쯤 되면 상암동과 DMC 재건축 이야기가 논의되겠지요. 그리고 이어서 마곡지구와 위례신도시도 정비가 필요한 시점이 올 겁니다. 그 후엔? 다시 마포로, 강남으로 옮겨가겠지요.
6. 1기 신도시의 노후화와 노후계획도시정비
1기 신도시(분당, 일산, 평촌, 산본, 중동)도 현재 30년이 넘어 노후화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1기 신도시는 1990년대 초 서울 인구 분산과 주거 수요 해소를 위해 조성된 곳으로 시기 상으로는 노원 상계지구와 비슷한 시기에 조성됐습니다.
이들 신도시는 기존 용적률이 높은데다, 베드타운 성격이 강해 자족 기능이 부족한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워낙 많은 가구가 동시다발적으로 공급된 곳이라 정비사업의 속도조절도 관건입니다. 자칫 공사기간 동안 지역전반에 걸친 슬럼화나 공동화현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죠.
이 때문에 정부는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을 통해 1기 신도시를 순환 정비 방식으로 재탄생시키려 합니다. 자족 기능 보강, 교통 및 생활 인프라 확충, 주거 환경 개선 등을 목표로 하며, 장기적으로 각 신도시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다만 지역별 주민 합의와 사업성 차이로 정비 속도에는 다소 차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7. 엣지시티, 준도심의 시대 열린다: 서울의 중심지 개발 전략
도심 과밀 문제와 균형 발전을 위해 ‘엣지시티’가 새로운 도시 공간 모델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엣지시티란 도심 외곽에 위치하면서 상업, 업무, 주거 기능이 복합된 새로운 경제 중심지로, 판교 테크노밸리, 마곡, 디지털미디어시티(DMC), 송도 등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서울시는 기존 강남·여의도·종로 3대 업무지구 외에 7개의 광역 중심지와 12개의 지역 중심지를 육성해 다핵 구조로 전환하는 개발 전략을 추진 중입니다. 이를 통해 도심 혼잡 완화, 지역별 균형 발전, 혁신 경제 거점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엣지시티 개발은 첨단산업, 문화·예술, 창업 생태계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서울 경제 전반의 다변화와 경쟁력 강화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관건은 7개 광역중심지가 주변 지역을 이끌어나가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것이냐일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일자리 유치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입니다.
다른 지역들은 이런 부분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습니다만, 가산대림과 창동상계가 서울시의 고민일 것입니다. 지금은 사양사업이 돼버린 제조업 기반으로 성장했던 구로구의 가산대림 지역과 베드타운으로 개발된 탓에 일자리 자체가 전무한 창동상계지역에서의 일자리 창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일단 두 지역 모두 교통은 좋은 편이라 장기적으로는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8. 지방의 정비사업과 광역생활권: 산업과 도시의 연결
지방도 정비사업이 필요합니다. 다만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일어나는 '초고밀화'와는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지방의 부동산의 핵심은 '직주근접지 개발'과 '구도심 정비'가 될 것입니다. 현재 지방 도시들은 구도심 공동화와 산업단지 쇠퇴 등으로 경제 활력이 저하되고 있습니다. 산업단지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고, 구도심에 새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 관건입니다.
투자의 관점에서 지방은 접근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서울, 수도권에 비해 현격히 낮은 가격은 낮은 문턱으로 작용하고 이는 새로운 기회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래의 원칙을 유념한다면 지방도 충분히 공략한만한 건덕지가 있을 것입니다.
1. 지방정부에선 구도심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일 것
2. 지방일수록 수요를 지탱해주는 '지박령'들이 반드시 있다
3. 지박령들은 부동산 투자 관점보단 본인들의 주머니 사정에 따른다
4. 지방에선 정비사업의 효과를 아직 잘 모르는 경향이 있다다
그리고 정부에서도 지방에 적용할 만한 정책을 계속해서 고심하고 있습니다. 뉴빌리지 같은 사업이 대표적입니다.
유념해야할 문제는 분양성과 자금조달에 대한 우려가 아직 크다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지방 살리기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듯 합니다.
댓글 7
숲속 · 2025년 5월 28일
굉장한 인사이트가 있는 글이네요 어렵지만 정독했습니다
멘토스 · 2025년 5월 29일
어찌보면 지금이 정비사업 마지막 찬스 아닐까
스티브집스 · 2025년 5월 29일
지방일수록 수요를 지탱해주는 '지박령'들이 반드시 있다
캬~ 매우 공감하고 맞는 말씀ㅋㅋ
oyuha · 2025년 5월 30일
아흑 재개발재건축은 역시 어렵네효
아기새 · 2025년 7월 25일
요즘 정비 사업 인기가 좋은가 보군요 ~~ 저도 정독하면서 일단 글로라도 배워보겠습니다!!!.
새우깡 · 2025년 9월 8일
내용이 좋아서 거슬러 왔는데 앞으로는 정비사업의 시대가 될 거 같네요
호잇 · 2025년 10월 10일
그러네요 ㅎㅎ 정비사업이 시작될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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