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살이를 하며 알게 된 우리집의 치명적인 단점
너구리읽는 데 약 3분


사진 픽사베이
나는 결혼 전까지 전기 요금이나 수도 요금, 관리비, 난방비 등을 직접 납부해 본 적이 없다. 그것은 함께 살던 아버지의 영역이었다. 그래서 한 달에 각종 공과금이 어느 정도 수준으로 나오는지 아예 알지 못했다.
요즘은 직접 전기 요금과 수도 요금, 난방비 고지서를 보며 공과금을 낸다. 수치까지 꼼꼼히 보면서 말이다. 전기 요금이 전달보다 더 나온 달엔 원인을 분석한다. 그러다가 전기량을 전달보다 줄여 전기 요금을 아끼고 나면 묘한 뿌듯함을 느끼곤 했다.
그런 내게 요즘 난방비는 새 골칫거리가 됐다. 우리는 2024년 3월 이 집에 입주해 당해 11월부터 보일러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1~2월에는 거의 매일 보일러를 가동했다. 그동안 도시가스비(난방비)가 몇 천원 수준으로 나오다 11월부터 6만원, 12월 13만원, 1월 18만원, 2월 20만원으로 난방비가 급증했다.
뉴스에서 보던 난방비 폭탄급은 아니지만 우리집의 공과금 비중에서 갑자기 난방비가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 25평형에 두 사람이 살고 있는 집 기준으로 20만원 정도의 난방비는 적절한 것일까?. 올 겨울, 나와 꼬북이가 난방 버튼 앞에서 제일 많이 한 말은 아마도 "아우, 배달비를 줄이면 줄였지, 너무 춥다! 그냥 키자!"였다. ㅎㅎㅎ
난방비 얘기를 꺼낸 이유는 이 집의 치명적인 단점(?)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이 집은 아파트형 오피스텔이라 베란다가 없다. 통창과 집이 바로 연결되는 구조다. 그래서 외풍이 심하다. 난방('실내모드'가 아닌 '온돌'모드)을 켜도 외풍이 있는 통창 인근은 바람이 솔솔 들어온다.
나는 가끔 컴퓨터가 있는 내 방에서 잠을 잔다. 내가 술이라도 먹고 온 날에는 코를 너무 심하게 골아서 꼬북이가 많이 힘들어할 때가 있다. (한번은 꼬북이가 참다 참다 폭발했는지 자다가 내 코를 손으로 때린적도 있다.ㅜㅜ) 이럴 때 나는 아픈 코를 부여잡고 새벽에 베개를 챙겨서 내 방으로 피신(?)을 간다.


내 방 매트리스 베개 위쪽으로 통창이 나있다. 평상시에 블라인드를 내리고 살지만 외풍을 막기엔 역부족이다.
이 집에 입주했을 당시 베란다가 없는 형태라 외풍은 어느 정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외풍은 내 예상보다 더 거셌다. 나는 내 방에 책상과 TV 탁자, 매트리스 배치 때 외풍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통창 쪽으로 얼굴을 두는 방식을 택했다. 원래 벽 구석으로 얼굴을 파묻고 자는 습관이 있어서다. 전기담요를 깔아 바닥은 뜨끈하지만 공기는 늘 차가웠다.
'외풍 방지'를 검색하면 각종 방법들이 나온다. 하지만 뾱뾱이나 문풍지 등을 붙여도 한기가 들어온다는 후기가 많았다. 몇몇 사람은 샷시를 아예 교체하거나 난방텐트를 방에 들여놓는 방법 등을 쓰는 것이 좋다고 추천했다.
하지만 나는 굳이 그런 번거로운 방법을 쓰는 것보다 캠핑 때 쓰는 온풍기를 방에서 틀고 잤다. 방은 금방 뜨끈해지지만 너무 건조해 목이 아팠다. 그래서 가습기도 샀다. 이제는 이 방식이 많이 익숙해졌다. (대신 전기 요금이 많이 나온다)

거실 모습. 커튼을 조금만 걷어도 이 사이로 바람이 많이 들어온다.
거실도 마찬가지다. 통창 창가 근처만 가도 바람이 솔솔 들어와 춥다. 얇은 커튼과 두꺼운 커튼을 함께 설치해 그나마 외풍을 막아주고 있다. 하지만 외풍 때문에 난방비는 더 나올 수밖에 없다. 첫 겨울살이를 하며 얻은 교훈이다.
이 집은 2004년에 지어져 약 20년 정도 된 구축이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요즘 건설된 신축과 예전에 지어진 구축은 창호의 기밀성은 물론이고 벽면의 단열재 용량 등 근본적인 차이가 많이 난다고 한다. 외풍을 막지 못하는 구축 아파트는 추울 때 실내 온도를 높이려면 신축과 비교해 훨씬 많은 에너지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 기사를 보니 실제로 비슷한 전용면적에서 구축과 신축의 난방비 차이는 컸다. 국토교통부 공동주택관리 정보시스템(K-apt)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신축) 전용 84.97㎡의 평균 난방비는 약 13만원이었지만 해당 단지 인근 반포미도(1986년 준공) 전용 84.96㎡의 평균 난방비는 22만원이 나왔단다.
적어도 난방비 측면에서는 신축과 구축 간 격차가 컸다. 비싼 아파트일수록 관리비가 비싸겠지만 전기요금이나 난방비 등 비용 절감 측면에서는 신축이 더 유리한 것 같다. 아파트도 부익부 빈익빈화 됐다고 볼 수 있는 것일까. 앞으로 우리가 새 집을 구할 때 또 하나의 조건으로 반드시 '외풍'을 고려해야 할 이유가 생겼다.
어제는 주말 휴일 아침이었다. 꼬북이가 기상 후 내 방을 찾았다. 난방을 켰지만 내 방 온풍기가 어찌된 영문인지 새벽에 꺼져 있었던 날이었다. 내 방에 들어선 꼬북이가 "방이 냉골이다"라며 나를 안쓰럽게 쳐다봤다. 그리곤 오늘은 안방에서 자라고 했다. 일단 어서 빨리 제발, 봄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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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6
달빛이내린다 · 2025년 3월 3일
1월달에 난방비 많이 나와서 아낀다고 2월달에는 좀 추워도 살짝만 틀었는데 여전히 많이 나오더군요.. 후...
구룡포과메기 · 2025년 3월 3일
윗집 아랫집 옆집이 난방을 안하면 집 데워지는데 시간이 더 오래걸려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끝집이거나 탑층일 때도 영향 받습니다 이런 영향도 무시못합니다
일반 · 2025년 3월 4일
그래서 이변 겨울에 난방온도 좀 낮추고 옷 하나 더 껴입고 버텼네요 보일러 청소도 자주 했구요 그래도 진짜 추운날엔 부질없더라구요
마음조각 · 2025년 3월 4일
전기료, 수도세, 난방비, 물가 안오른게 없어요
제3의눈 · 2025년 3월 4일
12월달부터 가격이 재작년보다 더 나왔고 나름 아낀다고 춥게 지냈는데도 두 배 나왔습니다..
두근반근 · 2025년 3월 4일
올 겨울이 유독 추워서 더 그럴거에요
오로라 · 2025년 3월 5일
작년 여름에 난방이 올랐던게 지금 나타나는거래요 ~
오로라 · 2025년 3월 5일
올 겨울 난방비 폭탄 맞앗네요 따뜻하게 살았음 억울하지라도 않지 동일면적보다 10만원은 더 나온 거 같아요 보일러가 노후되서 그런건지 금액이 올라서 그런건지 이제 날이 빨리 풀렸으면 좋겟ㅎ네요 ㅠㅠ
그러덩가 · 2025년 3월 5일
이젠 아파트 살면서 달달이 월세 내듯 관리비 내야 하는 세상이 되어버림
칸나꽃 · 2025년 3월 5일
웃풍이 심한가요??
칸나꽃 · 2025년 3월 5일
단열이 중요하긴 합니다 그리고 외풍의 유무 밑에층 뻥뚫린 필로티인지도 중요합니다.
칸나꽃 · 2025년 3월 5일
샤시만 잘 정비해도 실내온도 많이 올라갑니다. 계량기쪽 돌아가는데가 천천히 돌아간다거나 배고나청소한지 오래되었으면 이부분도 체크해보시기 바랍니다.
수도권닷컴 · 2025년 3월 6일
층간소음 신축이냐 추운 구축이냐 그나마 신축 층간소음 완화될 거란 이야기 있으니 정말 다행입니다
우린깐부 · 2025년 3월 14일
작년에 비해서 저희 집도 5만원가량 올랐어요..^^; 전 그래서 다이소에서 뽁뽁이 사다가 남편이랑 하루 날 잡고 온집 창문이란 창문에 다 도배를 해놨네요ㅎㅎ 그래도 조금은 나아지더라구요~~ 우풍이 있으시다면 해보시길...
샤인머스캣 · 2025년 3월 15일
저는 신축 오피스텔 살고있는데 지금 월세보다 관리비가 더나왔어요 😩 관리비 25만원 너무한거 아닌가요ㅠㅠㅠ 난방비만 몇만원 더 올랐어요ㅠㅠㅠ 살아가기 팍팍하네요ㅠㅠ😭😭😭
팽오리 · 2025년 10월 8일
요즘은 단열 진짜 잘 되어있다던데 저희는 구축이라 단열이 최악이네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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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촌 트리지아 줍줍,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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