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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방식vs조합방식, 뭐가 낫죠?

Mr.리퍼비시먼트읽는 데 약 4

최근 신탁방식을 선택하는 재개발·재건축이 많이 늘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대충 이런 생각들이 깔려있습니다.

1. 초기 자금 조달이 유리할 것이다.

2. 조합보다 더 전문적일 것이다.

3. 조합보다 부정·비리가 적을 것이다.

4. 시공사나 협력업체 선정을 잘 이끌어 줄 것이다.

5. 공정관리·비용관리를 잘 해줄 것이다.

설명에 들어가기에 앞서서 신탁방식이 뭔지, 조합방식이 뭔지, 그 외엔 다른 방식은 없는지 설명해드리고 가면 더 좋겠죠?

재개발·재건축은 일반적으로 아시고 계신 것보다 훨씬 다양한 방식으로 추진을 할 수 있습니다.

1. 관리처분 조합방식 = 흔히 우리가 아는 재개발‧재건축 방식입니다. 기존 소유주들이 가지고 있던 건축물과 토지를 조합이 모두 가져온 다음 새로운 건축물에 대한 권리와 비용(분담)을 산출해 배분하는 방식입니다.

2. 환지처분 조합방식 = 환지방식은 건축물과 토지를 거둬들여서 새로운 건축물과 토지를 조성하고, 권리금액 만큼 건축물과 토지를 나눠주는 것입니다. 관리처분 방식은 기존에 필지를 통합해 지분으로 나눠주지만, 환지방식은 각각 필지 또는 건축물로 쪼개서 다시 나눠주게 됩니다. 요즘엔 거의 찾아보기 힘든 방식입니다.

3. 토지등소유자방식 = 소유주가 20인 미만일 때, 조합을 만들지 않고 바로 사업시행인가를 받아서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입니다. 토지등소유자의 4분의 3 이상 및 토지면적의 2분의 1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됩니다.

4. 공공시행방식 = LH나 SH가 공동시행자나 사업시행자로 나서 진행하는 방식입니다. 공공재개발‧공공재건축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구청이 직접 사업시행을 할 수도 있습니다. 최근 서대문구청이 진행 중인 유진상가개발 사업이 이에 해당합니다. 소유주들의 땅을 수용한 다음 새 단지를 만들고, 기존 소유주들에게 입주권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5. 신탁방식 = 신탁업자가 사업시행자가 되는 방식입니다. 소유주들이 땅과 건축물을 신탁에 위탁하고, 신탁사가 모든 절차를 추진합니다. 원래 시공사 등 모든 협력사도 신탁사가 선정하는 것인데, 최근엔 시공사 선정은 소유주들의 투표결과에 따르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만, 아주 특수한 상황에서만 적용되는 것들이라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자 그럼 우리가 궁금했던 신탁방식은 얼마나 장점이 있을까를 알아보겠습니다.

신탁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아무래도 초기 사업비를 쉽게 조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초기 협력사들의 용역비용을 처리하거나, 토지매입비를 지원하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실제로 흑석11구역 등 사례를 보면 알박기 우려가 컸던 교회와의 매매 협상을 이끌어 내는 등 자금력을 동원해 문제를 해결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신탁사의 자금력이 힘을 발휘하는 건 딱 이정도까지입니다.

사실 자금이 가장 많이 들어가는 단계는 ‘이주 후 공사기간’입니다. 이주비 지급에 따른 이자비용이 발생하고, 공사비를 마련하기 위해 일으키는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이자도 엄청 납니다.

그럼 이 이주비와 PF를 신탁이 조달할까요? 정답은 'NO'입니다. 대다수 재개발‧재건축은 대기업계열의 대형건설사를 시공사로 선정합니다. 서울‧수도권은 10위권이 아니면 명함도 내밀지 못하지요. 이들 건설사들은 신탁사보다 신용도가 높습니다. 그래서 결국 신탁사가 아닌 건설사의 보증으로 자금을 조달하게 됩니다.

물론 소규모 사업이나 지방사업에선 신용도가 높지 않은 시공사를 대신해 신탁사가 보증을 서고 자금을 끌어오기도 했습니다. 이게 최근에 신탁사의 부실화를 불러온 ‘책임준공형 토지신탁’입니다.

“조합보다 전문적이다”라는 부분은 어떨까요? 물론 신탁사의 도시정비 담당자 중 몇몇은 시공사와 정비업체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입니다. 하지만 대다수를 차지하는 사원~과장급 인력은 도시정비 쪽 경험이 거의 없는 수준입니다.

애초에 도시정비 사업이라는 것 자체가 10년 정도를 거쳐 진행되는 ‘긴 호흡’의 사업입니다 큰 틀에서만 봐도 행정-설계-철거-금융-토목-건축-자재-인테리어-법률 등 다양한 분야가 어우러집니다. 적게는 40개에서 많게는 수백 개의 협력업체가 달라붙습니다. 경력 10년 미만의 사원~과장급이 능수능란하게 사업을 수행할 수가 없지요.

그럼 결국?? 신탁업체를 선정하고도 다시 전체 사업일정을 조율하고, 협력업체를 관리해주는 ‘정비사업전문관리업체’(=정비업체)가 필요해지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신탁에 대한 신뢰는 높은데 실력은 부족하고, 정비업체는 실력은 있지만 이름값이 부족합니다. 결국 정비업체와 신탁이 손잡고 공동영업을 하는 실정입니다.

실력 있는 정비업체를 잘 선별해서 선정할 수 있다면, 굳이 신탁이 ‘전문적인 관리’라는 부분에서 필요한 걸까요? 아직 준공실적이 없는 신탁업계가 얼마나 전문성을 발휘할지는 아직 더 지켜봐야할 부분인 듯합니다.

눈에 띄는 부정‧비리는 확실히 줄어들 것입니다. 그러나 협력업체 선정과 단가책정에 있어 신탁이 ‘공명정대’하게 ‘제로베이스’에서 선정절차를 추진할 것인지에 대해선 의구심이 남습니다. 실제로 신탁업체의 영업멘트를 들어보면 “그 분야에 잘하는 업체들이 들어오도록 소통할 수 있습니다”라든지 “어디 어디 시공사가 입찰하도록 할 수 있습니다”라는 말을 하는 것을 보면 ‘내정’을 약속하고 공생관계를 맺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요즘엔 공공지원제도가 정착되면서 조합도 함부로 비리를 저지를 수 없는 환경입니다. ‘정비사업 정보몽땅’과 같은 공공지원 시스템에 일체의 서류와 정보가 모두 공개돼 있고, 정보공개청구도 자유롭게 가능합니다. 서울시와 일선 구청 등 지자체의 감시도 작동하고 있습니다.

비용관리와 공정관리를 해줄 수 있다는 것도 신탁사가 자신들의 강점으로 내세우는 내용입니다.

비용관리는 확실히 되는 것 같습니다. 1회성 관계인 조합과 달리 신탁은 여러 사업에서 자주 만나야 하는 상대입니다. 시공사와 협력사에선 지속적인 관계를 위해서라도 단가를 좀 더 낮춰서 입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만 신탁사가 지급해야 하는 수수료는 감수해야합니다.

공정관리는 ‘물음표’입니다. 신탁에서 전문 CM을 수행할 만큼 건설이나 토목분야에 전문가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미 신탁사들 상당수가 공격적인 영업을 통해 수십 개의 현장을 수주했는데, 이 모든 현장에서 칼 같은 공정관리가 될까요? 저는 다시 전문 CM업체를 선정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봅니다.

비용관리의 경우에도 기본설계에서 실시설계단계에 이르는 과정 속에서 확실한 ‘적산’(비용 산출)이 뒤따른다면 신탁에 못지않은 비용절감과 협상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어차피 신탁도 모든 정비사업 내 세부분야를 다 커버하지 못합니다. 전문업체를 써야하죠. 그 말은 조합도 그 전문업체를 쓸 수 있다는 말입니다.

관건은 신탁보다 더 효율을 낼 수 있느냐 일 것입니다. 결국 조합장을 비롯한 조합 집행부와 조합원들이 공부를 해야 합니다. 어떤 분야에서 어떤 전문성이 필요한지, 비용을 얼마인지, 어느 정도의 일을 해낼 수 있는지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어설프게 자리만 차지하고서 거드름만 피워도 분담금 없이 새 집 받고 마치 내가 잘해낸 양 할 수 있던 재개발‧재건축의 호시절은 끝났습니다. 제대로 된 경영마인드가 필요합니다.

여러분이 제대로 공부해서 조합장이, 조합원이 한명한명 훌륭한 ‘디벨로퍼’가 된다면 신탁 수수료를 아끼면서 좋은 단지를 충분히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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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0

  • 키득 · 2024년 12월 15일

    조합장만 믿다가 큰코 다치는 수가 있죠 조합장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조합원 모두가 잘 지켜보는 것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 도란 · 2024년 12월 15일

    흑석11구역 신탁보수 비용 높여서 청구한다고 해서 한동안 시끄러웠던 것 같은데 잘 해결되었나 보네요.

  • 마리한화 · 2024년 12월 15일

    그럼 1기 신도시 재건축 단지들 조합 방식보단 신탁방식을 더 선호할까요?

  • 옥여사 · 2024년 12월 16일

    글 읽어보시면 신탁방식이 유리한게 하나도 없는데요? 조합방식으로 가지 않을까요?

  • 승리의움추림 · 2024년 12월 16일

    그러니까 스타조합장이 나오는거임

    조합장 한 사람 역량에 사업 전체의 향방이 달라진다고 봐도 무방함

  • 원희 · 2024년 12월 16일

    조합장하면 아파트 한 채 얻고 감옥 한번 갔다온다는 말이 괜히 나온게 아님

  • 호비 · 2024년 12월 16일

    스타조합장이 한형기 말고 또 있나요? 이 사람만 계속 여기저기 불려다니는 것 같던데

  • 이지현 · 2024년 12월 16일

    선도지구 분당 빌라단지는 신탁 아니면 공공방식으로 결정될 예정이라고 하네요~

  • 세은아빠 · 2024년 12월 16일

    서울 목동이나 여의도에선 재건축 단지의 절반 가까이가 신탁방식을 선택했다고 하는데 1기 신도시는 어떨지 저도 궁금해지군요

  • 세은아빠 · 2024년 12월 16일

    일정 비용을 수수료로 감수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합에 비해 투명한 내역 산정을 할거라 믿고 하는 거죠

  • 펨맨 · 2024년 12월 17일

    신탁 방식에 이러한 문제가 있을 수도 있군요

  • 마름모 · 2024년 12월 17일

    아뇨 아직인 거같아요.. 신탁수수료 폭탄 위기래요. 일반분양 매출액과 조합원 분담금이 상승해도 신탁사만 이익을 보게되는 계약인가봐요..

  • 아아한잔 · 2024년 12월 17일

    목동81213단지 일제히 재건축 구역지정함 압구정 여의도는 조합vs신탁 경쟁 치열하나 목동은 신탁 방식 재건축 진행이 많음

  • 고민중독 · 2024년 12월 17일

    수수료 상향 안결 부결났을걸요? 조만간 조합원-신탁사 재협상할겁니다

  • 초록만장 · 2024년 12월 17일

    수수료 지불하고 나면 실익 적을 거에요. 그래도 그만큼 사업 빨리 진행되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순 있겠지요

  • 염라 · 2024년 12월 18일

    선도지구 1기 신도시 특별법이 유리한 지 재건축 패스트트랙법이 유리한지 궁금하오

  • 풀잎메뚜기 · 2024년 12월 18일

    선도지구는 노후도나 안전 같은 정주 환경 개선이 필요한거 아닌가? 동의율이나 추가 공공기여 같은 걸로 선정하고 있으니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다 봅니다

  • 한양 · 2024년 12월 18일

    노특법 VS 도정법

    안전진단 면제되는 노특법이냐 예비시행자 구성 사업면 측면에서 더 유리한 도정법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 부동산초짜 · 2024년 12월 18일

    신탁방식을 더 선호하는 분들이 많은가보네요

  • 이번엔내차례 · 2024년 12월 19일

    용적률 보면 숨이 턱 막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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