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서울에 살게 됐을까
너구리읽는 데 약 2분

필자의 집에서 바라본 안양천과 광명시 풍경.
나는 안양 토박이다. 안양에서 태어나 5살 때 아버지 직장 문제로 어린시절을 대구에서 보냈다. 그 후 중학교 3학년 때 다시 안양으로 올라왔고 대학 때는 분당에서, 직장에 들어간 후에는 용인에서 살았다. 친구들과 술이라도 한 잔 걸치는 장소도 대부분 안양이나 분당이었다. 인생의 대부분을 경기도와 대구에서 보낸 셈이다.
서울은 나에게 가까운 듯 먼 도시다. 경기도에 살지만 직장 때문에 거의 매일 서울을 방문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결혼 후 구일역 인근에 신혼집을 마련해 전철을 타고 다니지만 용인에 살 때는 광역버스가 유일한 출근 방법이었다.
용인에서 매일 버스로 광화문 출퇴근을 했다. 한남대교를 건널 때마다 버스 창가에 비친 강변북로의 모습은 지옥 그 자체였다. 나는 차로 가득 차 있는 강변북로를 바라보며 "아 절대 서울에서는 살지 말아야지"라고 매번 다짐했다. 가끔 결혼식이나 일 문제 때문에 차를 몰고 서울 도로를 다닐 때도 같은 생각을 했다. 서울은 나에게 너무 답답한 도시였다.
나는 올해 결혼을 했다. 40대 초반인 필자는 여러 사정(?)으로 결혼이 많이 늦었다. 아내인 '꼬북이'는 고향이 평택이지만 대학 때부터 서울에서 자취를 해 나보다는 훨씬 서울이 친근한 사람이다.

KB부동산 앱 화면에서 구로동 인근 매물 모습.
결혼 후에도 나는 경기도에 살고 싶었다. 복잡한 서울살이에 자신이 없었다. 평촌이나 분당처럼 아파트들이 많은 신도시에 살았다 보니 집 앞 공원, 서울보다는 덜 막히는 도로, 도보로 이동 가능한 대형마트 등이 익숙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가 서울에서 그런 환경을 갖춘 곳에 살 수 있을까?'란 질문을 매번 던졌다. 답이 보이지 않았다. 서울의 집값은 너무 비쌌고 모은 돈은 턱없이 부족했다.
결혼 전 집을 구할 때 부동산 앱을 열고 1분도 안돼 바로 창을 닫았던 것 같다. 서울 집값을 눈으로 확인하면 할수록 한숨만 나왔다.
서울 변두리 지역 집값도 이렇게 비싸다니... 그렇다고 경기도 집값이 만만한 것도 아니다. 그렇게 꼬북이와 발품을 팔다 비교적 집값이 싼 구로로 눈길을 돌렸다.
살면서 구로구에 대해 별로 생각해 본적이 없다. '구로 디지털단지가 생각나는 곳', '중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동네' 정도의 생각만 해 본 것 같다. 그렇게 우려섞인 마음으로 발품을 팔았고 구일역 근처 아파트형 오피스텔에 전세로 입주하는 데 성공했다.
앞으로는 결혼을 앞둔 예비 신혼부부가 구일역 전셋집을 구하는 과정, 그리고 구로, 구일역 전셋집에서 살면서 느낀 소소한 얘기들을 글로 옮길까 한다. 나는 부동산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사람도, 평소 관심을 많이 가지는 편도 아닌 평범한 40대 직장인이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신혼집 고민, 서울살이에 대한 고민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 나의 글이 그런 사람들에게 작은 공감을 안겨주길 바랄 뿐이다.

필자의 집에서 바라본 풍경. 저 멀리 고척돔이 보인다.
댓글 13
호라이즌 · 2024년 10월 27일
뷰 좋네요~~ 구로동 제 친구도 거주하는 곳이에요! 앞으로의 글도 궁금해집니다 글 잘봤어요 :)
부울경 · 2024년 10월 28일
오- 고척돔 뷰네요 경기있을때 많이 안막히나요?
펨맨 · 2024년 10월 28일
저도 경기도에서만 살다가 처음 서울 집 값 알아보며 다닐 때 놀랐던 기억이 있네요
너구리 · 2024년 10월 28일
네 아직까지 경기날 엄청나게 체감이 올 정도로 막히지는 않았습니다. ㅎㅎ
카트리나 · 2024년 10월 28일
한 10년전쯤 구로역 쪽 주상복합 보러 간적 있었는데 단지 주변 방송이 나오는데 중국어로 나와서 기겁하고 돌아온적 있었어요 ㅎㅎ
너구리님 글 덕에 시세 한번 찾아보니 그래도 꽤 상승했네요
4억대에서 거의 10억 찍고 지금은 8,9억 하는 듯

부읽남체고 · 2024년 10월 28일
원래 본인이 사는 동네가 제일 좋다고 여겨짐
경기도민은 서울 답답하다고 하지만 서울 살다보면 경기도에 살기 싫어짐
서울 입성을 축하드립니다!
오늘도화이팅 · 2024년 10월 29일
고척돔 뷰에서 거주하시는군요. 구로는 일 때문에 몇번 가봤었는데 예전이랑 뭔가 분위기가 다르네요
스위티자몽 · 2024년 10월 30일
뷰가 정말 멋진 곳에 거주하시네요. 서울 입성 너무 축하드립니다!
말차우유 · 2024년 11월 4일
서울 입성 축하드려요! 저도 부모님과 서울 거주중인데 제 명의로 된 서울 아파트 가지고 싶네요
아아정복 · 2024년 11월 8일
저는 언제쯤 서울에 입성할수있을까요 ㅠㅠ
오렌지쥬스과 · 2024년 11월 10일
저는 어렸을 때부터 서울에서 나고 자라서 서울이 익숙해서 그런지 복잡하다는 말이 잘 이해가 안갔었는데 나이를 먹다보니 확실히 와닿는것같습니다.. 인프라 때문이라도 이젠 벗어나기가 영 힘드네요 ㅠ
쿠크다스 · 2024년 11월 11일
서울이 좋기는 좋죠 서울만한곳이 전국에 없습니다. 한강뷰만 봐도 엄청 이쁘고 대중교통 너무 잘되있고 배달도 너무 잘되고 서울은 정말 짱이에요
Obeisance · 2024년 11월 11일
결국엔 서울만 한 곳이 없긴 한데, 전 개인적으로 다른 지방에서 한번 살아보고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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