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3구역 현대백화점 유치 무산···전화위복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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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저번주에 이어 한남뉴타운 이야기를 더 해볼까 합니다. 삼성물산과의 17년 만의 맞대결에서 뼈 아픈 패배를 당한 현대건설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수주전의 패배로 한남4구역을 놓친 현대건설은 이제 이주가 막바지에 접어든 한남3구역을 잘 단속해야 하는 입장이 됐습니다.
업계에선 현대건설이 한남4구역에서 패배한 주요 이유 중 하나로 한남3구역의 영향을 꼽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한남4구역 수주전 때 한남3구역 내 도로를 이용하겠단 공약을 내걸었다가 한남3구역 조합 임원이 현대건설 본사에 차량을 돌진시킨 일화가 있었죠.
이외에도 한남3구역 내 백화점 유치 공약이 무산된 것도 현대건설에 대한 한남뉴타운 내 민심이 상당히 악화시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남3구역 백화점 유치 공약은 2020년 한남3구역 수주전이 진행되면서 처음 등장했습니다. 당시 현대건설은 범현대가의 일원인 현대백화점그룹과 MOU를 맺고 현대백화점 유치를 추진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사실 백화점 유치 무산 가능성은 수주전 이듬해인 2021년부터 제기됐습니다. 백화점을 유치하겠다는 땅의 용도지역이 '준주거지역'이었는데요, 소매시설인 백화점이 들어서려면 '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준주거지역과 상업지역은 상한 용적률이 400~100%까지 차이가 납니다. 서울시에서 해줄 가능성이 극히 낮았죠.
당시에 제가 이런 사실을 지적하는 기사를 썼다가 조합원 카페와 단톡방,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서 비대위랑 돈독해서 조합을 공격하기 위해 기사를 쓴거 아니냐는 등 비난을 하시기도 했습니다...

결과는... 결국 제가 지적한 것이 사실이었지요. 현대건설은 2024년 5월 총회에서 백화점 유치를 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PT를 진행합니다. 촉진계획 변경으로 상가면적이 축소된데다, 백화점을 입점시키는 것이 사업성 떨어진다는 이유였지요.
당연히 조합원들은 크게 반발했습니다. 시공사 교체 이야기까지 나왔죠. 현대건설에선 화들짝 놀라서 백화점 유치 재추진을 포함해서 다시 열린 자세로 접근하겠다고 안내하는 등 대응에 나섰습니다만 여전히 어려운 터널을 지나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만 용도지역 변경 등 현실적 이유를 떠나서 백화점 유치가 정말로 한남3구역에게 이득이 될지는 조금 더 고민할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사실 이제 백화점이라는 형태의 소매점은 사양길로 접어들었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지방의 백화점들은 경영악화로 매각이나 폐점, 업태 변경이 이어지고 있죠. 오는 6월엔 서울 구로구의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점'도 문을 닫을 예정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미국이나 일본에서도 나타나고 있지요.
백화점의 몰락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입니다. 쿠팡이나 네이버스토어, 이베이 등 이커머스로 물건을 사는 시대가 된데다, 단순히 '명품 판매점' 정도로는 소비자를 끌어당기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문화 향유나 인적 교류 등 '플러스 알파'가 필요한 것이지요.
물론 백화점 중에서도 여전히 매출이 잘 나오고 사람이 몰리는 곳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백화점이라는 형태 때문이 아닙니다. 갤러리아 백화점이나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여전히 그 위상을 지키고 있는 것은 해당 매장을 이용하는 VIP 고객을 대상으로 한 여러 서비스(가령 VIP 전용 카페&휴식공간 제공, 상류층을 겨냥한 문화센터 프로그램 운영)가 있기 때문이지요. 백화점이 '부자'들을 묶어주고 사교를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남뉴타운의 조합원들도 백화점 유치를 통해 그런 유대와 교류를 바랐던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다리 하나만 건너면 압구정이 나오는 동네에서 '신생백화점'으로 갈지 '전통있는 곳'으로 갈지 생각해보십시오. 압구정 사람들이 한남으로 건너오는 그림보단 한남사람들이 갤러리아나 현대백화점 본점으로 넘어가는 그림이 더 잘 그려지는게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현대건설이 제안한 '스트리트형 상가'는 전망이 좋을까요? 이건 하기에 따라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한남뉴타운은 북쪽으로는 이태원을 등지고 있고 남쪽으로는 한강을 끼고 있습니다. 이태원은 우리나라에서 명동과 함께 가장 많은 외국인이 방문하는 곳이지요. 한남뉴타운의 언덕은 압구정현대부터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까지 한강변을 따라 펼쳐지는 강남권 부촌 아파트 빌딩을 한눈에 넣을 수 있는 '뷰 맛집' 입니다.
지금은 한남뉴타운 내 좁은 골목과 낡고 오래된 집들 때문에 이태원에서 한강까지 내려가는 길이 자연스럽지 않습니다. 하지만 뉴타운 개발이 끝난 뒤엔 충분히 한강변으로 내려가는 동선을 따라 유동인구가 생겨날 수 있습니다.
이런 유동인구를 잡아채기엔 폐쇄적인 백화점보다는 개방적인 스트리트형 상가가 더 유리할 것입니다. 뜬금없이 만들어서 파리만 날리다 실패한 다른 스트리트형 상가보다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봅니다.
아파트에게 직주근접이나 커뮤니티가 중요하듯, 상가는 방문목적이 분명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방문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활성화되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물건을 산다'라는 단순한 개념보단 '경험을 산다'라는 것이 요즘 상가에는 더욱 절실합니다.
경험을 사고 싶게 하려면 '정체성'이 명확해야 겠지요. 그냥 다른 곳에서 잘 되는 점포들을 가져다가 늘여놓으면 실패할 것입니다. 다른데서 성공했다고 그곳의 스트리트형 상가를 그대로 따라해도 안 통하겠죠? 말 그대로 짝퉁일 뿐이니까요. 가로수길도 망하는 판국에 파생형 'O로수길'이 잘 될 일이 없듯 말입니다.
'남산 + 이태원 + 한강 + 서울 + 언덕'<-----이런 한남뉴타운을 둘러싼 키워드들을 잘 배합해서 고민해야 할 듯합니다.
과연 현대건설과 한남3구역이 재개발을 통해서 '경험을 사고 싶은 골목'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 한 번 지켜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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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7
나스닥 · 2025년 2월 4일
현대백화점 무산될 줄 알았으면 현대건설 안찍었지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는게 바로 이런거 그러니 한남4 삼성물산한테 밀리지 다 업보다 업보
88년생 · 2025년 2월 4일
건설사가 갑이네효ㅜ 정비사업이 이래서 힘든가봐요
랑호이 · 2025년 2월 4일
한남3구역 상근이사가 현대건설 정문 들이박은거요?
아자아자잉 · 2025년 2월 4일
상근이사가 아니라 열사였네
아자아자잉 · 2025년 2월 4일
한남3구역 이주율 99% 돌파 3월 철거 이행 예정 조합에서 착공 일정에 차질 없이 진행한다함
이둔 · 2025년 2월 4일
툭하면 공사중단 때려서.. 현대건설이 한남4구역 진 이유가 있다니깐요
키득 · 2025년 2월 4일
잉? 디큐브시티는 현백 더 운영하고 싶어했는데 용도변경한다거 해서 계약 무산된거 아닌가여? 오피스인가로 변경한다고 그랬덩것 같운데
북극 · 2025년 2월 5일
한남에 백화점 생기면 주민들한테는 좋은일이겠죠
백화점 장사가 잘 되냐안되냐는 알빠노고 고급부촌 이미지 더하는데 도움될테니까
제우스 · 2025년 2월 5일
오늘 속보 뜬건데 현대건설이 반포주공1단지 조합에 금품제공 혐의 2심 오늘 결과 나온대요
청춘이다 · 2025년 2월 5일
학교용지 공공공지로 변경 결정되었는데 조합원 분들이 반발해서 원상복구~ 학교 다시 생긴다네요~ 백화점은 엎어졌지만 학교는 지켰어요
이지현 · 2025년 2월 6일
한남3구역은 언제쯤 일반분양 진행하려나요? 통상적으로 조합원들 이주하고 나서 어느정도 걸리는지 궁금해요
승훈맘 · 2025년 2월 6일
신뢰가 중요하죠~ 요즘 공사 중단하는 건설사가 한두군데도 아니구 전국 곳곳에서 나오는데 그 와중에 삼성물산은 공사 중단이 단 한 번도 없었으니깐요 저라도 삼성물산 선택해요 한남4 조합원들이 현명했던거죠~
살랑 · 2025년 2월 6일
그래서 시공사 선정 전까지만 조합원이 갑이고 이후에는 건설사가 갑이라고 하죠
살랑 · 2025년 2월 6일
한남4구역은 두 건설사 모두 조건이 너무 좋아서 누가 되더라도 이상하지 않았어요
살랑 · 2025년 2월 6일
몇 번 가봤는데 거긴 솔직히 이름만 백화점이지 허접하긴 해요 백화점보단 아울렛에 가깝다? 그래도 나름 현백이었는데 없어지고 오피스 들어온다니 아쉽네요
그러덩가 · 2025년 2월 6일
있는 백화점도 폐점하는 마당에 유치? 쉽지 않지
Mr.리퍼비시먼트 · 2025년 2월 9일
보통 일반분양은 철거가 마무리되고 본공사 계약(변경계약=증액)이 완료되면 진행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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