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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이 이끄는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

Heathcliff

지금까지 나는 늘 기업의 이익을 위해 소비자를 '이해'하고, '탐구'하며, '설득'하는 일을 하고 있다. 시장이나 소비자를 바라보는 나름의 기준이나 가치관이 있냐고 하면 다행스럽게도 있다. 그 기준은 '소비 이데올로기'에 대한 천재적 발상을 해주신 프랑스의 한 사회학과 교수님 덕분이기도 한데, 그분 말씀대로라면 소비자를 정말 이해하고 싶다면 '이것'을 심도 있게 헤아려야 한다고 한다. 그것은 무언가를 사고자하는 사람의 '욕망'을 파악하는 것이다. 당연한 것 같지만 실상 우리나라 사람이 운영하는 기업과 조직은 이것을 간과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욕망' 드립이 뜬금없기는 하지만, 요즘 부동산을 놓고 정부가 내놓는 입장이나 판단을 보면 표면적이기 그지없다. 대표적인 것인 '강남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섰다'이다. 이는 소비자의 '욕망'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발언이다. 

결과적으로 그 어떤 제품과 서비스도 그것을 갖고자 하는 사람들의 '욕망'이 '수요'를 창출한다. 당연히 이런 욕망에 '공급'이 따라주지 못하면 가격은 '오른다'. 지금의 강남은 '욕망의 공간'이다. 거래량은 동결됐고, 신규 공급은 말 다했다. 따라서, 언제든 강남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것은 당연지사며 시간문제다. 거래량이 묶여 집값이 정체된 것을 '집값 잡았다'라고 표현하는 것은 전형적인 포퓰리즘 발언으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우리나라 주식 시장에 20~30% 수준을 차지하는 건설 경기가 꺾이며 경제 전반에 영향을 주기 시작할 때, 무주택자를 시작으로 LTV는 60%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며,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정책도 완화될 것이다. 강남 집값은 그때부터 다시 기지개를 켤 것이고, 솔직히 이 정도는 알만한 사람 다 아는 사실이다. 

본론으로 돌아오면, 강남이나 인기 지역 집값을 견인하는 이유는 '욕망'에 있다. 적어도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사물이나 상품을 절대 '사용 가치'로만 소비하지 않는다. 우리의 소비는 나의 사회적 지위나 인정, 자신을 남과 차별화된 존재나 위치로 인지시키기 위한, 일종의 자신을 타인과 구별 짓는 '기호'로서 소비를 한다. 물신숭배적 논리가 소비 이데올로기를 만드는 나라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평등한 경험을 부여하려는 노력은 오류다. 결국 평등한 혜택을 부여하려고 하는 어떠한 서비스도 차별화된 소비를 원하는 옵션을 항상 고려하고 반영한다. 따지고 보면 토스도, 쿠팡도, 유튜브는 이런 부분을 고려하고 대중적인 것 같지만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세상에 내놓고 있다. 저들은 어쨌든 '남과 다른 나'를 만들어 주기 위한 '욕망'을 충족시켜 주려는 노력을 하는 중이다. 공장에서 찍어내듯 유사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산업 전반에 퍼뜨리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이제는 통하지 않는 세상이 됐다.

19세기에 미국을 시작으로 '생산 중심의 마케팅'에서 '소비 중심의 마케팅'으로 전환된 이유도 '내 제품이 최고', '내 서비스는 훌륭하다'라고 생각하는 1차원적인 '선전'에 가까운 소통 방식을 대체하기 위한 대안책이었다. 당시는 소비자의 욕망을 분석할 필요도 없었다. 만들기만 하면 팔리는 시대였으니. 하지만 시대가 변해도 여전히 '선전'과 '광고', '마케팅'을 구분하지 못하는 조직들이 꽤나 많은데, 마케팅이나 홍보를 단순히 조직과 브랜드, 서비스를 일방적으로 알리고 설득하는 일련의 전략과 활동들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당연히 소비자의 '욕망'을 심도 있게 고민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한다. 또한, 한참을 실행하고 나서야 '앗, 내가 생각한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정말 이게 맞나?'라는 멘붕에 빠지기도 한다. '욕망'까지는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한 결과기도. 

이야기가 옆으로 샜는데, 어쨌든 사람들의 '욕망'에 대한 고민이 없는 세상이 답답하긴 하다. 그것만 알아도 강남 집값을 잡겠다는 무리수는 두지 않을 텐데 말이다.

[출처] 다음 브런치, 찰리오빠 :

https://brunch.co.kr/@charlieoppa86#articles

가람이 작가의 브런치스토리잠시소설 CEO | 두루마리휴지 같은 삶을 추구합니다Brunch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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