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지옥 해결책? 미니도시까지 만드는 지하터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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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지하터널. 보령시 제공>
도시 교통의 해답은 땅 위가 아닌, 땅 아래에 있을지도 모른다. 늘어나는 교통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선 도로와 철도 같은 교통 인프라를 확충해야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도시 내 토지 가격 상승과 공간 부족, 환경 제약은 수평적 확장을 가로막는다. 이에 세계 주요 도시들은 지하 공간, 그중에서도 지하터널을 해법으로 주목하고 있다.
지하터널은 도시의 교통 흐름을 수직으로 확장하는 핵심 수단이다. 땅속으로 도로와 철도를 이설함으로써 기존의 교통 용량을 늘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상 공간은 새로운 도시 기능으로 전환할 수 있다. ‘효율’과 ‘환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것이다.
지하터널의 효용은 선진 도시들의 사례에서 이미 입증됐다. 미국 보스턴의 ‘Big Dig 프로젝트’는 대표적이다. 1982년 계획돼 2003년 완공된 이 프로젝트는 시내 중심부를 지나는 고속도로를 지하화해 도심의 만성적 정체를 해소했다. 개통 이후 도심과 외곽 간 차량 통행 시간은 약 62% 줄었고, 연간 약 2,000억 원 이상의 혼잡 비용을 절감하는 성과를 거뒀다.
스페인 마드리드의 M30(2007년), 싱가포르의 KPE(2008년), 프랑스 파리의 A86(2011년) 역시 지하도로를 통해 도심 교통 문제를 해결하고, 시민의 삶의 질을 개선한 사례다. 특히 파리 A86은 교통뿐 아니라 환경적 효과까지 고려된 복합적인 인프라 모델로 평가받는다.
한국도 최근 들어 지하터널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서부간선지하도로다. 서울 서부간선도로 지하 80m 대심도에 건설된 이 도로는 상습 정체 구간의 교통량을 분산시키기 위해 1994년 기획됐고, 2021년 9월 개통됐다. 북쪽으로는 월드컵대교, 남쪽으로는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와 연결되며 서울을 잇는 순환망의 한 축으로 기능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에 그치지 않고, 제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20212025)을 통해 경부고속도로(한남동탄), 수도권제1순환선(퇴계원판교), 경인고속도로(남청라신월) 등의 지하화를 추진하고 있다. 각 지자체도 여기에 발맞춰 서울(신원여의지하도로), 인천(인천대로), 부산(도서고가도로) 등 주요 도심의 혼잡 구간을 지하화하고 있다.
도시 경계 허무는 해저터널
지하터널은 단지 도로와 철도를 숨기는 기능만 하지는 않는다. 물리적 경계를 넘어 지역을 연결하는 매개체로도 기능한다. 1994년 개통된 영국과 프랑스를 잇는 ‘채널터널(Channel Tunnel)’은 고속열차 유로스타가 런던-파리 간을 2시간 20분 만에 연결하며, 유럽 경제·문화의 교류를 가속화시킨 상징적인 인프라다.
국내에서는 보령해저터널이 이 같은 기능을 담당한다. 보령해저터널(6.927km)은 국내 최장 해저터널이자 세계에서 7번째로 긴 도로터널로, 국도 77호선의 단절 구간을 연결했다. 덕분에 90분 걸리던 거리는 10분으로 단축됐고, 물류 흐름과 관광 산업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터널 위 도시 가능한 이유
지하터널의 가장 혁신적인 효과는 ‘상부 공간의 재창조’다. 단순히 교통 혼잡 해소를 넘어 도시의 단절을 회복하고, 새로운 경제·문화 공간으로 재구성하는 것이다. 프랑스 파리 리브고슈는 철도를 지하화한 후 상부를 업무·주거·교육시설로 개발했고, 홍콩 구룡역세권도 도심공항터미널과 국제상업센터를 중심으로 초고밀도 복합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미국 시애틀의 ‘Alaskan Way(2025년 개통 예정)’, 싱가포르의 ‘North-South Corridor(2027년 개통 예정)’는 지하터널을 중심으로 상부에 녹지, 상업시설, 교통 공간이 어우러지는 복합 개발 프로젝트다.
한국도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지하화를 통한 도시 리디자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 ‘신월여의지하도로’는 지상부에 공원과 자전거도로가 조성될 예정이다. 또한,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프로젝트는 지하 5층 규모로 교통허브를 구성하고, 상부에는 광장을 포함한 랜드마크급 열린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 같은 대규모 지하 프로젝트는 굴착 기술의 발전 없이는 불가능하다. 대표적으로 NATM(New Austrian Tunnelling Method)과 TBM(Tunnel Boring Machine) 두 공법이 있다. NATM은 화약 발파 후 숏크리트, 록볼트로 보강하며 굴진하는 방식으로 단단한 암반에 적합하며, 시공성과 경제성이 우수하다. 반면 TBM은 소음·진동이 적고 굴진 속도가 빨라 도심지 및 연약 지반에서 주로 활용된다.
여기에 디지털 기술이 접목되면서 터널 시공과 운영 효율은 한층 높아졌다. 터널 스마트 안전 시스템 ‘HITTS’을 통해 지하 전 구간에 와이파이 통신망을 설치하고 CCTV, 유해가스 감지, 근로자 위치 추적 등 다양한 기능을 실시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기술도 기획부터 유지관리까지 전 생애주기를 디지털로 관리하는 핵심 도구로 활용된다.
현재 경기도 남양주에서 진행 중인 ‘왕숙 국도 47호선 지하화’는 이러한 스마트 기술이 집약된 국내 최대 지하도로 프로젝트다. 총연장 6.41km에 달하는 이 노선은 스마트 멀티 배연 시스템, 가상 레이저 안전 펜스 등 최첨단 기술이 대거 적용되며, 향후 지하 인프라 개발의 본보기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지하터널은 교통시설을 넘어 도시의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공간을 창조하며, 사회적·경제적 기회를 확장하는 복합 인프라다. 전문가들은 지하터널을 중심으로 도시가 입체적으로 확장될 수 있다고 말한다. 지하가 단순한 ‘보조적 공간’이 아닌, 생활과 산업, 문화가 어우러진 제2의 도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댓글 17
눈사라밍 · 2025년 9월 9일
와 지하터널은 진짜 생기면 저도 꼭가보고싶네요
팽오리 · 2025년 9월 9일
와 사진만 봐도 지하터널은 뭔가 솔깃하는데요??꼭 가보고싶네요 ㅎㅎ
김다솔이에요 · 2025년 9월 9일
지하터널이생기면은 교통편이 정말 편리해질것같아요
창조경제 · 2025년 9월 9일
보령에 해저터널은 가봤는데 지하터널이라니 이게 그 원산도 이야기인지 가봤는데 좋았습니다
오늘을살자 · 2025년 9월 9일
신도시를 만들 땅이없다보니 이런대안도 좋을 같네요 저 보령해저터 가봤는데 좋더라고요 휴양으로 :
말차우유 · 2025년 9월 9일
해저터널이라니.. 말만 들어도 너무 멋지고 기대되네요. 도로를 지하화하고 상부를 개발하는 건 앞으로도 늘어날 것 같아요.
스위티자몽 · 2025년 9월 9일
요새 보니까 지하 공간에는 도로를 만들고 그 위에 상부 공원 같은 걸 많이 만드는 추세 같더라고요. 지하 공간 활용이 앞으로 더 다양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치킨 · 2025년 9월 9일
교통 지옥을 해결하기 위해 지하터널을 고안하다니 이거 신박한데요? 나쁘지 않은 거 같습니다 다만 비용이..
호잇 · 2025년 9월 12일
와 해저터널은 진짜 멋있을거 같네요 ㅎㅎ
미니멀부자 · 2025년 9월 12일
어떻게 진행될까요?? 대안으로는 좋을거 같은데.. 어떤 단점이 있을지도 궁금해요
베테랑킴 · 2025년 9월 12일
진짜 대단한듯합니다. 기술발전도 대단하고.. 기대합니다 ㅎㅎ
뽀뽄 · 2025년 9월 14일
지하터널, 도시 교통난 해결 넘어 상부 공간까지 재창조하는 미래 도시 해법이네요!
아기새 · 2025년 9월 17일
우왕 미니도시.. 진짜 교통지옥인 곳이 너무 많아요 ㅠㅠ. 이거 참 신기한 생각이네요 ~ ㅎㅎ
치킨 · 2025년 9월 29일
보령해저터널이 세계에서 7번째로 긴 해저터널이군요 나중에 한번 가보고 싶습니다 ㅎ
와사비 · 2025년 10월 11일
서울서부간선지하도로 뿐 아니라 지하터널을 이용한 방식이 세계적인 흐름이군요
새우깡 · 2025년 10월 11일
육로만으로는 안되니 지하터널이 교통 혼잡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떠오르나 보네요
펜트하우스 · 2025년 11월 5일
지하터널이 보급된다면 지상에서의 교통마비도 해결하고 주상의 구역이 더 확대되어 경제도 살아날 수 있겠네요

